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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살구곷이 돌아왔다"를 읽는다. ‘인고와 발효의 시간’을 견디고 오래 곰삭은 편 편의 시들은 ‘형언할 수 없는 얼싸한 향기’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바닷가를 무대로 살아가는 시인의 삶은 철썩이는 파도의 생생한 보고를 통해 눈부신 외출을 한다. ‘어머니 기다란 치맛자락 휘휘 늘어’진 서해는 ‘희로애락이 두루 녹아 있는’ ‘진창의 노래판’이며, 고독한 ‘마음의 풍경’들이 걸려 있는 적요의 공간이다. 굴곡진 해안선을 따라 가면서 ‘조개 야담’을 듣고, 갯고동, 홍어, 우럭 등을 통해 생명의 지혜를 얻어 간다. 바다를 끼고 있는 섬들과 갯벌과 물고기와 어촌 민들의 삶과 친해지고 싶다는 시인. ‘적막하고 척박하기 그지없는’ 한반도 서남부 변방의 목소리에 두 귀를 활짝 열고 누구보다 먼저 손 내밀어 준 시인이 있었기에 서해는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다. ‘삼라만상이 저토록 짜릿짜릿하’게 몸을 섞는 교감의 시간들을 만나면서, 출렁이는 바다의 풍경을 한 편 시로 엮고 있을 그를 떠올려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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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의 어느 바닷가, 찾아 오는이 적어 한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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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시집은 즐겨 읽는 편이 아닙니다. 지인이 건네준 시 한 편을 읽고 '뭐야 이거, 시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거야' 몇 날 며칠을 고심하면서 쓰신 김선태 시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저에게는 이 시집을 읽는 내내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그 유쾌함 속에는 나름 가슴 저린 것도 포함해서요. 시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저는 가보지 못한 여러 곳을 마치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환상을 맛보고, 같은 언어로 기막힌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에 감탄합니다. 그러니 시인이시겠죠. 시집을 내려놓고 방바닥에 누워 한없이 남도를 생각하면서 공상을 이어가 봅니다. 시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주신 저자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 시집 중에 가장 재미나게 읽은 시 한 편 적어봅니다.
<직방> 홍어 낚는 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홍어 수컷을 낚는 데야 홍어 암컷을 미끼로 쓰면 직방이지요 갓 잡은 암컷을 줄에 달아 바닷물 속에 집어놓으면 수컷이 암컷의 아랫도리에 착, 달라붙어 얌전히 따라올라오지요 대롱 모양의 수컷 거시기는 두 개인데 희한하게 가시들이 촘촘 박혀 있어 발버둥쳐도 잘 안 빠진다는 말씀 거참, 그야말로 거시기 물린 셈이지요 그렇게 해종일 수컷을 낚다보면 아랫도리가 너덜너덜해진 암컷은 그만 기진하여 죽고 만다니 하여튼, 짝짓기를 위해서라면 홍어도 기꺼이 한목숨 거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