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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혼자 오는 게 아냐.
"평화는 혼자 오는 게 아냐." 내용보기
그들은 다만 생각이 다르고, 옷차림이 다를 뿐이야.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미국의 젊은이들은 무엇을 했나? 소설은 이 질문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쟁을, 그것도 침략 전쟁을 정당화할 수 있는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아무리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한다 해도 결국은 '욕심'이다. 베트남에서 전쟁을 일으킨 미국에게 중요한 것은 '주도권', 권력에 대한 욕심이다. 모든
"평화는 혼자 오는 게 아냐." 내용보기

그들은 다만 생각이 다르고, 옷차림이 다를 뿐이야.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미국의 젊은이들은 무엇을 했나?

소설은 이 질문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쟁을, 그것도 침략 전쟁을 정당화할 수 있는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아무리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한다 해도 결국은 '욕심'이다.

베트남에서 전쟁을 일으킨 미국에게 중요한 것은 '주도권', 권력에 대한 욕심이다.

모든 갈등과 싸움의(불행히도 힘의 격차가 크면 더더욱) 저변에는 오만이 있다.

왜 우위에 서야 하고, 주도해야 하고, 힘을 가져야 하고 짓눌러야 하는가?

나이, 부, 권력, 높은 지위를 가지면 꼭 그래야 당연함인가?

소설이 말하는 것은 베트남 전쟁만이 아니다. 국가 간 전쟁만도 아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수많은 갈등이고, 승리보다 소중한 평화이다.

 

인간이 입고 있는 것들로 아무리 차별화한다 해도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오만을 반성할 때 전쟁의 폭력으로부터, 혹은 그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생각도, 성향도 다른 두 친구 데비와 린다를 통해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리 작은 전쟁도, 승리한 전쟁도 남기는 것은 상처 뿐이다. 승리의 영광이란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

 

 

의미 없는 폭력에 대한 분노, 베트남에서 전사한 오빠와 다른 많은 군인들에 대한 슬픔으로 뜻하지 않게 반전운동의 지도자가 된 데비는 이렇게 말한다.

 

이 전쟁은 미국이 시작한 거야. 전쟁의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서 미군이 북베트남군을 자극해 기습을 유도했던 거야.

미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건 오로지 권력뿐이야. 도대체 누가 미국인들만이 명령을 내릴 권리가 있다고 했지?

밀라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아. 이 전쟁에서는 모두가 거짓말을 해.

세상에 이 엿 같은 전쟁처럼 엄청난 음모는 없을 거야.

 

우린 미국이 온 세계를 지배하기를 바라지 않아.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싶지도 않고. 우리가 바라는 건 평화야! 오로지 평화일 뿐이야.  

하지만 평화는 혼자 오는 게 아냐. 우릴 둘러싼 세계가 허물어져 폐허가 되면 우리도 함께 몰락하는 거야.

 

 

전쟁에 대해 분노하지 않고, 순진하게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베트남 간호장교로 지원한 린다는 전쟁을 경험하면서 회의감에 젖어든다. 그리고 그녀 역시 대부분의 군인들처럼 전쟁에서 돌아온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도대체 이 엿같은 전쟁에서 어느 쪽이 정의일까? 도대체 어느 쪽이든 정의롭기는 했을까?

그 사람들이 정말 우리의 적일까?

그들이 사는 마을을 불태우고, 주변의 숲에 네이팜탄과 고엽제를 퍼붓는 일이 정당할까?

 

소설 속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어느 사회에나 존재할 법한 사람들.

데비와 같은 운동가, 린다와 같은 애국자, 그리고 조이와 같은 히피족, 또 데비에게 관람석에서 삶을 구경하고 있다는 비난을 들은 그녀의 부모님...

 

조이는 삶을 피해 뒷걸음치며, 오성을 마비시키고, 공기와 사랑만 먹고 살려고 했다.

조이는 사랑조차도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데비는 거칠다. 그리고 조금은 서툴다. 그러나 그녀는 뜨거워 보인다. 열렬히 사랑하지만 차갑게 비판하고, 냉정하게 돌아서지만 뜨겁게 포옹할 줄 안다. 절친 린다가 전쟁에 지원한 것을 알았을 때, 데비는 린다가 미국의 횡포를 지원한다는 사실에 힘겨워하며 그녀를 비난한다. 하지만 사랑한다.

 

지금 난 널 비판하는 거야.

그러면서도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난 언제나 너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내년 봄엔 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길 바란다는 것뿐이야.

 

데비는 나보다 분노가 크고, 나보다 용감하고, 나보다 자유와 평화에 뜨거운 인간이었다.

데비의 말을 듣는 내내 김수영의 시가 맴돌았다.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YES마니아 : 골드 a*******6 2009.07.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