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심을 경각하는 종소리! 단순한 문학적 메타포어에 그치지 않고 때때로 활자 혹은 영상으로 '곧이곧대로의' 형상화를 거치기도 하는 이미지이다. 유난히 '3편'이 많았던 2007년에 개봉한 스파이더맨3의 경우, 그 씬을 두고 호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기도 했지만, 나 개인으로서는 그의 삽입이 적절하고 효과적이었다고까지 생각했었다. 코믹의 필름화는 원작에 기대는 편안한 행보를 유지하는 어드밴티지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인 것이, 그 가장 초기단계의 시도로 볼 수 있는 '수퍼맨'에서조차 어느 정도의 진지함, 유머, 알레고리의 비율 배합으로 이를 빚어낼 것인지를 두고 치열한 고민이(결과가 그 고뇌의 보람에 값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있긴 했다는 사실을 엿듣고도 확인이 가능했다. 스파이더맨은 어찌 보면 거의 노골적으로 '보수가치의 회복'을 부르짖은, 게다가 (이미 1편에서부터도)다분히 기독교적 세팅을 배경으로 한, 틴에이저 교화 목적이 강한 연작이었다. 아무튼, 영화에서 알레고리 요소를 도입하는 것은 바로 이런 실례에서도 알 수 있듯 대담성이 요구되는 일인데,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을 느낄 일이긴 하나 문학에서도 (그 시발의 의도를 어디에서 취했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이런 우화적 엘리먼트를 태연히 끌어들이는 건 르블랑같은 재간둥이에게도 능수능란의 솜씨만 가능한 건 아니겠다, |
| 아르센 뤼팽이 자신의 친구 레빈공작이 겪은 일이라면서 얘기해주었다지만, 서문에서의 서술자의 의문처럼 아르센 뤼팽의 모험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3번째 이야기에서 기암성의 이야기를 상기시키는 듯 뤼팽의 이름이 거론되고 또한 레빈공작의 통신원들이나 전화도청 얘기를 들으면, 마치 '내가 들은 얘기인데..' 하면서 거드름을 피우며 담배를 피우는 뤼팽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작품은 오르탕스와 레빈공작이 성안 망루의 전망대에서 발견한 두 구의 시체와 8번의 시계 종소리 이후 공작의 제의에 따라 3개월 동안 겪은 모험 이야기인데, 강도살인으로 사형직전에 사건을 해결하고 ('물병'), 전화도청을 옅들은 살인계획 ('테레즈와 제르맨', 살해당한 이와 그의 트릭은 다소 가슴을 징하게 한다), 섬세한 관찰력으로 밝혀지지 않은 납치와 로맨스를 감지하고 ('영화 속의 단서'), 현대판 솔로몬의 재판 ('장-루이 사건'), 다소 끔찍한 엽기적 도끼살인 ('도끼를 든 귀부인'), 마치 추리퀴즈를 푸는 듯한 '눈 위의 발자욱' 등이 소개된다. 그 중 살인사건에서의 레빈공작의 모습은 트릭을 푸는 탐정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윽박지르고 구슬르면서 자백을 받아내는 해결사의 모습이다. 여기서는 다른 작품들처럼 경찰과 같은 공권력은 피해자를 구해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다소 억지스럽지만, 오르탕스의 말처럼 믿음직스러운 모습이다 (p. 197-138. 모든 사건들을 제 마음대로 통제하고, 적이든 상대의 운명을 항상 가지고 노는 듯한 비범한 사내....사람을 매혹시키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품게 만드는....일종의 주인이자...방어해야만 할 적...골칫덩이이면서 지극히 매력적이고 유혹적인 친구....) '한마디로 내가 치뤄온 모험들 각각은 여인을 쫓아다니느라 나 자신을 던지는 순간적인 충동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이라는 [불가사의한 저택]의 서문처럼, 레빈공작, 아르센 뤼팽의 이번 모험 또한 오르탕스의 사랑을 얻기 위한 모험이다. 순간 매번 아슬아슬하지만 듬직한 레빈공작을 따라 다녔던 오르탕스가 눈물겹게 부럽다. |
|
아르센 뤼팽 전집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는 여덟 편의 모험으로 되어있다. 여덟 번의 모험은 레닌 공작과 오르탕스의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 사랑을 실에 구슬을 꿰 메듯 한 편 한 편이 레닌 공작을 주인공으로 하는 것처럼 소설 전체의 흐름을 좌우한다. 오르탕스를 사랑하는 것까지 여덟 편의 소설 속을 독특한 개성으로 마치 짜 맞추기라도 하듯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자 주인공 오르탕스는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다. '결혼 지참금을 탕진한 남편으로 인해 이혼도 못하게 된다'는 대목이 우리나라 결혼 풍속도와 좀 다른 것을 본다. 이혼은 우리나라의 위자료 보다는 지참금을 되돌려 받는 것인가 보다. 시 숙부로부터 독립할 수 없는 조건에서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사랑을 받아들여 도망치고자 한다. 그 계획을 알고 있는 시 시숙부의 손님인 레닌 공작의 방해로 주저앉게 된다. 때로는 안 좋은 일이 오히려 더 좋은 일이 되듯 레인 공작과의 이런 사건은 오르탕스의 일생을 바꿔 놓는다. 레닌의 활약으로 과거 시 숙부의 살인 사건이 밝혀지고 오르탕스는 지참금을 되돌려 받게 된다. 그 지참금은 오르탕스에게는 자유의 몸을 의미하며 레인 공작은 오르탕스에게 사랑의 결실을 위한 제안을 하게 된다. 이 소설 속의 제목에서 볼 수 있는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가 소설 전제의 흐름을 이야기한다면 첫 번째 이야기는 오르탕스의 해방이고 나머지 일곱 번의 모험을 경험하면서 레인 공작과 오르탕스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여덟 전의 시계 종소리>는 통찰력과 추리력을 겸비하고 여덟 편의 단편적인 모험을 통해서 오르탕스의 사랑을 얻어내는 레닌 공작의 순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레닌 공작의 예리한 눈과 지적 능력을 통해 어떤 상황이든 단편 속에 보이는 주인공들이 법의 울타리보다 그들의 삶에 더 주안점을 두었다는 사실이 법보다 인간적인 사랑의 관점이 더 우위에 있음을 표현하고 있어 당시 프랑스 사회의 한 면을 보는 듯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