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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지기의 눈으로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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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살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시골로 삶을 옮기면서 처음 가졌던 생각은 도시에서 일에 얽매여 사는 것보다 책 읽을 시간이 많아지겠지 하는 것이었다. 또한 자연 속에서 읽는 책의 맛은 나의 감성을 자극하리란 기대도 있었다. 허지만 시골에서의 책 읽기는 생각처럼 그리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어찌 보면 시간이 넉넉하여 더 많은 책을 볼 수 있을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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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에 살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시골로 삶을 옮기면서 처음 가졌던 생각은 도시에서 일에 얽매여 사는 것보다 책 읽을 시간이 많아지겠지 하는 것이었다. 또한 자연 속에서 읽는 책의 맛은 나의 감성을 자극하리란 기대도 있었다. 허지만 시골에서의 책 읽기는 생각처럼 그리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어찌 보면 시간이 넉넉하여 더 많은 책을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시골 일이라는 것이 딱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별 생각 없이 일에 몰두하다 보면 책 읽을 시간을 내는 것도 만만치가 않았다. 물론 비가 오거나, 일이 없을 때는 하루 종일 남는 시간이지만 그렇다고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아니다. 아마 빠듯한 시간 속에서 짬을 내어 책을 읽었던 습관이 아직 덜 빠져서 일 게다.

 

  그러다 이 책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을 만났다. 막상 구입을 하고서도 책상 위에 놔 둔지가 한참 되었는지라 내가 이 책을 무슨 이유로 구입했는지가 아리송해졌다. 그럼에도 모처럼 여유가 있길래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잘 모르지만 [보리국어사전]을 편집했다고 하니 우선 반가웠다. 얼마 전 내가 그 사전을 구입해서이다. 이 책의 부제는 시골에서 책을 고르고, 읽고, 쓴다는 것이다. 부제를 발견하고서야 이 책이 어떤 종류의 책인지 감이 왔다.

 

  그는 시골에 살면서 책을 종이 책, 숲 책, 마음 책, 이야기 책이라는 얼개로 바라보며 읽는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 혹은 내가 책을 읽는다고 할 때 종이 책을 읽는 것과는 달리, 그는 숲도 책을 읽듯이 바라보고, 아이들이나 동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역시 이야기 책을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그에게는 책인 셈이다. 책을 읽으면서 분명 책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는데 어떤 책인지 아리송하였던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가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은연중 내가 생각하는 시골살이와 비교를 하고 있음을 느끼기도 했다. 그와 생각이 같은 부분도 상당했지만 다른 부분도 적지는 않다. 조그만 농사를 짓더라도 농약과 비료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 하는 점이나 풀과 꽃과 나무들을 보면서 삶을 생각해보려 하는 것에서는 공감을 느꼈다. 그러나 시골에서의 삶의 방법이나 농사의 방식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다. 나도 심정적으로는 마을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추며 들일을 하기 바라지만, 그것은 내가 어릴 적 보았던 풍경에 대한 향수 혹은 시골이란 이래야 한다는 희망 섞인 선입감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든 시골에서든 살아가는 방식은 각자 그들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이다. 물론 농약을 쓰지 않고, 비닐이 밭을 덮지 않고 있다면 좋은 일 임에는 분명하지만 말이다. 일상에서의 생활 역시 마찬가지이다. 조그만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도 나는 잡초를 두려워(?) 한다. 물론 제때 제때 김을 매주면 해결될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럴 자신이 없기에 나 역시 밭에 비닐을 씌우고, 수확을 하고 나면 폐비닐을 모아 처리한다. 정원에 심어놓은 나무들의 잎이 누렇게 뜨고 벌레들이 잎을 파먹으면 그 나무에 한해서는 약을 친다. 이처럼 똑같은 시골살이 임에도 차이가 나는 것은 그와 내가 시골살이를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시작했는지가 다르고, 또 삶의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면서 공감을 하고 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책을 읽는 것은 곧 내 삶을 읽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확인할 수 있어서이다. 가능한 많은 책을 읽으려 하는 나에게 그의 말은 채찍이 되어 다가오기도 한다. 백 권을 읽든 만 권을 읽든, 책 읽기는 삶 읽기로구나 하고 늘 깨닫습니다. 삶을 읽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많다 싶은 책을 읽는다 하더라도 읽기 아닌 훑기를 한 셈이요, 삶을 읽을 수 있다면, 한 권이나 열 권을 읽었다 하더라도 사랑과 꿈을 가슴에 품을 수 있으리라 느낍니다.’ (155)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머릿속엔 여러 생각이 떠 오른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골이어도, 도시여도 무슨 상관이 있겠나 싶은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책을 읽겠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이미 책 읽는 즐거움을 알고 있으리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 역시 시골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 위해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이 책을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분명 어디선가 이 책에 대해 듣고서 일 텐데, 그것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삶이 바로 내 이웃의 삶같이 여겨졌다. 그도 그리고 나도 시골살이의 행복한 날들이 계속되길 기원해본다.

 

k*****1 2018.05.10. 신고 공감 6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