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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넌 소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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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0년 11월 25일. 미사마 유키오는 만 45세의 나이에 자위대의 궐기를 외친 후 할복 자살을 했다. 그의 대표작 <금각사>를 읽으며, 선연한 핏빛 비명이 들리는 듯했다. 이 소설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취재한 '시사소설'이자 '고백소설'이다.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주인공 '미조구치(나)'가 불태운 금각사는 내겐 낙산사와 여수 향일암의 다른 이름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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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0년 11월 25일. 미사마 유키오는 만 45세의 나이에 자위대의 궐기를 외친 후 할복 자살을 했다. 그의 대표작 <금각사>를 읽으며, 선연한 핏빛 비명이 들리는 듯했다. 이 소설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취재한 '시사소설'이자 '고백소설'이다.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주인공 '미조구치(나)'가 불태운 금각사는 내겐 낙산사와 여수 향일암의 다른 이름이었다.

 

무섬증이 일었던 2004년 겨울. 지금의 아내와 나는 직장 동료로서 숨막히듯 죄여오는 회사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무턱대고 감행한 기나긴 잠수. 단순한 직장 동료 이상도 이하도 아닌 우린 일탈을 넘어 일상의 전복을 꿈꿨는지도 모른다. 거의 한 달동안이나 정처없이 이곳 저곳을 떠돌았다. 모든 소통의 매개를 닫은 채, 서울의 구석구석을 거닐며 내내 술만 마셨었다. 그러다 찾아간 곳이 동해의 낙산사였다. 늘 심란한 마음을 다스리고자 찾았던 겨울의 낙산. 팔딱이는 생선과 질펀한 강원도 사투리가 난무하는 대포항 한켠. 그렇게 술을 마시며, 현실을 외면했었다.

 

그 때 아내는 여전히 직장 동료였다. 손도 마주잡지 못하는 그런 기묘한 관계. 아내를 이끌고 낙산사를 향했다. 서로의 안녕을 빌며 올렸던 기와. 정확히 뭘 빌었는지 생각나진 않지만, 그냥 각자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것 같다. 그렇게 아내와 함께 한 첫 여행지(?)가 낙산사였다. 일종의 구원을 받고, 부부로서의 인연을 생각하게 한 희망의 토대였던 그곳.

 

2005년 어느날 뉴스에서 들려온 낙산사 화재. 결혼 전이었지만, 내겐 엄청난 충격이었다. 우리를 부정하는 것같은 일종의 계시라고나 할까? 한동안 시름에 잠겼던 그때를 떠올리면 여전히 마음 한켠이 화마에 데인 듯 아파온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2006년 결혼을 하고, 2009년 4월에 직장을 그만뒀다.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꿈꾸고 있던 그때. 아내와 일주일 간의 남도여행을 떠났다. 군산, 목포, 담양, 해남, 완도, 여수, 다시 보성, 전주로 이어지는 기나긴 여행길. 우린 여수에서 또 한번의 특별한 곳을 만났다. 대한민국에서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손꼽히는 여수 향일암. 산 중턱 굽이굽이 계단을 따라 올라간 그곳엔,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사찰 하나가 내 넋을 빼놓았다.

 

  

 

해돋이를 보며, 아내와 난 또 한번 다짐을 했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항상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그런 삶을 살겠노라고. 고색창연한 황금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었다. 그랬던 향일암에 화재 소식이 전해졌다. 앞만 보고 달려온 10여 년의 직장생활. 고스란히 우리의 한때가, 그 힘듦 속에서 얼마간의 희망을 내려놓았던 버팀목이 쓰러진 기분이었다. 송두리째 내 삶의 일부분이 잘려나간 기분. 태양의 주광색 빛깔이 찬란하게 부서지던 경이로운 광경은 이제 폐허로 변해버렸다. 정녕 '금각사'는 내게 '향일암'의 다른 이름이었다. 온갖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날 들쑤셨다. 왜 미조구치는 금각을 불태웠는가? 

 

주인공 '미조구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금각에 집착과도 같은 애정과 일체감을 느낀다. 하지만 늘 일상 속에서 강력한 억압으로 다가오는 금각, 소위 땡중이라 할만한 노사의 퇴폐적이고 이중적인 모습, 대학에서 만난 안짱다리인 가시와기와의 소통 등이 현실에 대한 강한 불만을 품게 되었고, 결국 금각사에 방화를 저지른다. "언젠가 반드시 너를 지배할 테다. 두 번 다시 방해하지 못하도록, 언젠가는 반드시 너를 내 것으로 만들테다!'란 다짐에 답하며...

내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직면한 문제는, 미(美)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아버지는 시골의 소박한 승려로, 어휘도 부족하기에, 단지 "금각처럼 아름다운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만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나는 자신도 모르는 곳에 이미 미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에, 불만과 초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가 명백히 그곳에 존재하고 있다면, 나라는 존재는 미로부터 소외된 것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금각이 나에게 결코 하나의 관념은 아니었다. 산으로 막혀 있다고 해도, 보고 싶으면 직접 가서 볼 수 있는 하나의 물체였다. 미는 그처럼 손으로 만질 수도 있고 눈에도 확실히 비치는 하나의 물체였다. 여러 가지로 변모하는 가운데, 불변의 금각이 버젓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었으며 믿고 있었다. <P25~26>

태어날 때부터 주인공은 심하게 말을 더듬는 아이였다. '소년 시절부터, 남들에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 유일한 긍지가 되었던' 나는 생의 의미가 금각에 모아졌다. 하지만 '나'를 따라다니는 죽음의 그림자. 특히 우이코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그녀에게 당한 배신, 이어 그녀의 죽음은 금각에 불을 지르는 순간까지 그를 쫓아다닌다.

 

이 소설에서는 미시마의 강한 남성성에 대한 희구가 잘 드러난다. 하숙집 주인딸, 꽃꽂이 여성 등 여성과의 관계 맺음에 번번히 실패한다. 성욕이 동하여 몸을 움직이다가도 '내' 앞에 거대한 벽처럼 '금각'이 떠온다. 마치 우이코의 환영처럼. 결국 '나'는 노사로부터 받은 등록금을 유곽에서 탕진하고, 금각을 불태우기에 이른다.

 

한편으로 '나'와 대척점에 있던 친구 '쓰루카와'의 자살과 내게 현실에서의 행동을 촉구했던 '가시와기'는 금각을 불지른 공범이라 할 수 있다. '남천참묘(南泉斬描)'의 공안을 가시와기와 논하는 자리에서, 가시와기는 "지금은 네가 남천이고 내가 조주(趙州)지만, 언젠가, 네가 남천이 되고 내가 조주가 될지도 몰라."라고 말한다. 아래 임제록의 한 구절은 '행위자'로서의 나를 암시하고 있다.

"안으로 향하여 밖으로 향하여 마주치면 즉각 죽여라." ... 그 최초의 한마디는 그런 것이었다. <임제록> 시중(示衆)의 유명한 구절이다. 말은 잇달아 거침없이 나왔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상을 만나면 조상을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족을 만나면 친족을 죽여서, 비로소 해탈을 얻노라.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투탈자재(透脫自在) 해지리라."

결국 노사로부터 후계자로 삼을 일이 없다는 통보를 받고, 한국에서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세계의 몰락을 확신한 나는 금각을 불지른 후 산으로 뛰어올라간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금각을 바라보며, 준비한 단도와 수면제를 계곡 아래로 던져버린다. 그리곤 안도하듯 읊조린다. "살아야지"

 

불 타버린 금각은 과연 그 소멸을 통해 미조구치의 새로운 삶을 선사했을까? 실제 이 사건의 주인공인 방화범 하야시는 소설과 달리 금각을 불태운 후 자살을 시도했다. 재판을 통해 7년형의 징역을 받은 후, 27세의 나이에 폐결핵 악화 및 전신 상태 불량으로 사망한다.

 

'금각사'의 테마를 '미(美)에 대한 탐닉'이라 말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표지 뒷쪽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떠온다.  

'탐미문학의 거봉,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 금각사'

소멸과 생성의 청춘 광시곡- 미(美)에 대한 극단적인 집착과 탐닉!

파멸을 향해 내딛는 젊음의 불꽃!

그 끝에서 새로운 생에의 모색이 시작된다.

젊은 시절 특유의 어두운 고뇌와 자기혐오의 터널 속에서 빠져나와,

그 고뇌를 극복하고 성장하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을 살이 베일 것 같은

아름다운 감수성으로 벼려낸다.

소설 서두에서부터 '미(美)'를 향한 나의 인식과 행위가 등장한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나의 변화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집착이 낳은, 강박관념이 낳은 정신 이상 증후일까? 내가 주인공 '마조구치'를 정신 이상으로 보는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주입되어 온 '금각'의 아름다움에 반해 자신의 말더듬 장애, 우이코에게 당한 망신, 어머니의 불륜, 꽃꽂이 선생의 부정, 노사의 이중생활 등이 절대 美에 부합할 수 없는 단죄되어야 할 대상으로 비췄기 때문이다.

 

낙산사, 향일암이 불타고 난 자리에, 세월은 또 그만큼의 흔적을 아로새긴다.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또한 내겐 깊은 상흔을 헤집는 기제가 됐지만, 한편으론 유려한 문체와 짜임새 있는 구성 능력을 갖춘 한 작가를 만나게 했다. 여전히 그의 할복 자살과 금각사의 방화는 내게 처연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t******2 2010.09.26. 신고 공감 1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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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생각을 하는 작가의 삶을 보라, 그러면 깨달음이 있다.
"색다른 생각을 하는 작가의 삶을 보라, 그러면 깨달음이 있다." 내용보기
일본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장편소설인 금각사는 실제로 있었던 로쿠온지[鹿苑寺] 방화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선천적으로 말을 더듬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청년이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들었던 금각사의 미에 매료되어,금각사의 도제(徒弟)가 되고, 또 전후 금각사 내부의 타락을 알게
"색다른 생각을 하는 작가의 삶을 보라, 그러면 깨달음이 있다." 내용보기
일본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장편소설인 금각사는 실제로 있었던 로쿠온지[鹿苑寺] 방화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선천적으로 말을 더듬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청년이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들었던 금각사의 미에 매료되어,금각사의 도제(徒弟)가 되고, 또 전후 금각사 내부의 타락을 알게 되면서 금각을 태워버리는 결심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감각적인 작품이다. 또한 미시마 유끼오는 외설에 대해 재미있는 생각을 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미와 외설을 이렇게 말한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한 남자가 우연히 이웃 단층 집 뒤뜰을 바라보고 있을 때, 화단사이로 「실례」를 하고 있는 여성의 하얀 엉덩이가 보인다. 남자는 그 엉덩이의 주인이 어린이인지 어른인지 구별할 수 없이 그냥 아름답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예술이다. 그러나 그 엉덩이의 주인이 젊은 처녀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그것은 외설이라고...이런 재미있는 생각을 가진 그의 작품 또한 색다른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색다른 생각을 전해보면 다음과 같다. <임제록>에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상을 만나면 조상을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족을 만나면 친족을 죽여서, 비로소 해탈을 얻노라.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투탈자재(透脫自在)해지리라." 라는 구절이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새롭게 다가온 대목이었다. 그리고 또 <금각사>에는 색다른 생각과 생각할만한 많은 내용들이 있다. "존재의 불안이란, 자신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치스러운 불만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신록에 싸인 조용하고 평범한 듯한 눈 앞의 풍경에도 지옥의 흔적이 있었다.", "남들이 보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와, 어느 쫏이 오래 지속되는가....어느 쪽이든 멈추지."와 같은 대목들을 만날 수 있다. 색다른 생각을 하는 작가의 문학과 그의 삶을 보면, 거기에는 깨달음이 있고, 감동이 있다. 그의 작품처럼 그의 삶도 정말 색다르다. 또, 미시마유끼오는 작품만큼 삶에도 많은 이슈를 만든 작가이다. 내가 이 작가를 알게 된 것은 1949년 발표했던, 장편소설 《가면(假面)의 고백》때문이었다. 문단에서 확고하게 지위를 굳혔던 이 작품의 앞 부분은 정말 어마어마한 내용으로 시작된다. "나는 내가 태어난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이 부분을 읽다가 얼마나 놀랐는지...또 얼마나 새로웠는지 그 감동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는 전후세대의 니힐리즘이나 이상심리를 다룬 작품을 많이 썼는데, 그 본질은 오히려 탐미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탐미작품이 나는 바로 금각사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그를 말하기를, "자위대여, 각성하라."라는 말과 함께 할복자살을 한 작가, 노벨문학상 후보까지 오른 작가로 말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 속에는 그의 삶처럼 색다르며, 뭔가 중요한 것을 담고 있는 듯하다. 이런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 아닐까?
m*****1 2003.06.23.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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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마음 속에 든 은시계
"미시마 유키오의 마음 속에 든 은시계" 내용보기
보라, 미시마 유키오를. 저 당당한 군국주의자의 신체가 가진 자신감을. 어떻게 저 긍지에 찬 자세 속에 ‘금각사’의 탐미주의가 숨겨져 있단 말인가. 자신의 후배들인 도쿄대학생들과의 토론 일전을 앞두고 마치 장판교에 단신으로 나선 장비와 같은 미소를 짓는 저 얼굴 속에.   ‘금각사’는 아름다움이 지상에 현현한 구체적인 자태이다. 나, 곧 미조구치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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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 미시마 유키오를. 저 당당한 군국주의자의 신체가 가진 자신감을. 어떻게 저 긍지에 찬 자세 속에 ‘금각사’의 탐미주의가 숨겨져 있단 말인가. 자신의 후배들인 도쿄대학생들과의 토론 일전을 앞두고 마치 장판교에 단신으로 나선 장비와 같은 미소를 짓는 저 얼굴 속에.

  ‘금각사’는 아름다움이 지상에 현현한 구체적인 자태이다. 나, 곧 미조구치는 아름다움에 대해 질투한다. 중학교 선배인 사관생도의 칼집에 아무도 몰래 상처를 입힌다. 사모하던 우이코가 자신에게 조금도 마음을 주지 않자, 상심을 감당해낼 수 없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녀의 결정적인 범법 행위를 발견하자 그녀를 추적하는 경찰과 함께 그녀의 말로를 보고자 한다. 그녀는 쫒기는 정치범을 숨겨줘 온 것이다. 하지만 끝내 그녀는 마지막까지 아름다움의 자태를 흩트리지 않는다. 거기 아주 호두껍질처럼 아주 단단한 아름다움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미조구치가 결코 범접할 수 없는.

  미조구치가 밤의 금각 경내에 홀로 서서 “언젠가 너를 지배하고 말테다.”하고 외치는 데에는 그런 그의 과거가 숨겨져 있다. 그는 미와 공존할 거라고 배워왔던 절대선이 붕괴되는 과정을 서서히 겪는다. 이것이 이 소설 ‘금각사’가 세계문학사에 유례 없는 방식의 성장소설이 된 이유다. 자신의 운명을 한손에 쥐고 있는 금각사의 주지-‘노사’가 게이샤와 어울리는 모습을 목격한 것, 어머니가 불륜에 빠진 것을 보게 된 것, 자신은 어쩌지도 못하는 아름다운 부잣집 딸을 안짱다리의 가시와기가 유혹해낸 것.

  어떻게 삶은 이렇게 부조리하고, 내 뜻과는 너무도 먼 곳에 있는가.

  미조구치의 한탄은 완벽한 아름다움이 구현된 이상적인 세상으로부터 시시각각 멀어지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경멸이다. 그 경멸이 미조구치의 껍질을 깨버리고, 미조구치의 본질마저 흔들어버리려 할 때, 그는 불을 지르려 한다. 바로 금각사에, 자신을 키워주고, 앞으로 자신이 주지가 되어 가꿔 가려했던 바로 그 금으로 만들어진 절에.


“칼과 약을, 나는 만일의 자살에 대비하여 샀으나, 새 가정을 꾸린 사내가 무언가 생활의 설계를 세우고 사는 물건들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그것들은 내 마음을 즐겁게 하였다. 칼집에서 빼낸 단도의 칼날을 핥아 보았다. 칼날에는 곧바로 김이 서리며, 싸늘한 느낌이 혀에 뚜렷이 전해져 오더니, 이윽고 어렴풋이 달콤한 맛이 느껴졌다. 달콤한 맛은 이 엷은 강철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도달할 수 없는 강철의 실질로부터, 어렴풋이 반사되어 오듯이 혀에 전해져왔다.”

“한때는 번창하던 불이, 낡은 부적 뒤에, 창백하고 희미하게 병들어 수척한 모습으로 변모된 모습이 보였다. 요즈음의 내가 불의 환상에 육욕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면 남들은 믿을까? 나의 살겠다는 의지가 모두 불에 걸려 있다면 육욕도 그쪽으로 가는 기우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그리고 나의 그러한 욕망이 불의 나긋나긋한 자태를 그려 내어, 불길은 검게 빛나는 기둥을 통해 내가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며 곱게 몸치장을 하고 있는 듯이 여겨졌다. 그 손, 그 다리, 그 가슴은 가냘팠다.”


  이렇게 읊조리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미조구치인가. 아니, 그렇지 않다. 그는 바로 미시마 유키오. 세상의 절대 아름다움에 도달하지 못함을 철저하게 체감한 작가. 결국 미조구치가 금각에 불을 지르듯이, 자기 마음속의 미학에 불을 지른 인간. 그 방화의 방식으로 군국주의를 부르짖었던 인간.

  그는 스무살 때 학습원 고등과를 수석으로 졸업하면서 천황으로부터 은시계를 선물 받았다. 그가 지금 저 사진 속에서 도쿄대학의 쟁쟁한 논객들과 맞붙고자 할 때 그의 가슴에는 그 은시계가 빛을 발하고 있었으리라.

h***j 2007.07.16.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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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금각사를 불태운 범인의 심리상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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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다녀온 일본근대문학기행의 첫날 일본근대문학관을 찾았습니다. 도쿄 메구로구의 고마바 공원에 있는 일본근대문학관은 패전을 딛고 경제성장을 이루어가던 과정에서 문학자료의 분산을 막기 위해 1967년에 개관하였습니다. 150명 이상의 현대 일본 작가와 관련된 수십만점의 도서, 서신, 잡지, 일기, 육필원고, 동영상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펀트래블의 일본근대문학기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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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다녀온 일본근대문학기행의 첫날 일본근대문학관을 찾았습니다. 도쿄 메구로구의 고마바 공원에 있는 일본근대문학관은 패전을 딛고 경제성장을 이루어가던 과정에서 문학자료의 분산을 막기 위해 1967년에 개관하였습니다. 150명 이상의 현대 일본 작가와 관련된 수십만점의 도서, 서신, 잡지, 일기, 육필원고, 동영상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펀트래블의 일본근대문학기행의 일정에 따라 방문한 일본근대문학관에서는 미시마 유키오 탄생 100주면 기념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전시회에 나와 있는 자료들은 대부분 일본어로 되어 있어 해독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미시마 유키오는 이번 여행의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일본의 근대작가의 한 명으로 당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필자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1970년 할복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짧은 생애였지만 단편소설 156편, 장편소설 36편, 희곡 및 시나리오 73편, 수필 비평, 대담 등 400편 이상을 남겼다고 하는데,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전시회에서 만난 인연으로 그의 작품 중 수작으로 꼽히는 <금각사>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금각사>는 1950년 교토에 있는 금각사를 불태운 승려에 초점을 맞추어 범행과정의 심리상태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킨가쿠지(金閣寺)라고 하는 교토의 로쿠온지(鹿園寺)는 오사카에서 학회가 열렸을 때 가본 적이 있습니다. 벽을 온통 금빛으로 칠한 사찰건물이 연못에 비쳐 보이는 특이한 풍광으로 기억합니다. 이 절은 무로마치 막부의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츠가 부처의 사리를 모시기 위해 건립하였는데 1950년의 화재로 불탔던 것을 1955년에 복원했다고 합니다.


방화범 하야시 쇼켄은 조그만 절간의 주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병약하고 말을 더듬어 주위로부터 놀림을 당하였지만, 태연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 금각사 주지의 도제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외톨이로 지내면서 성격이 괴팍해져 다른 도제들과 다툼이 잦았다고 합니다. 조서에 따르면 ‘장로는 친절한 듯하면서도, 솔직하지 못한 데가 있고, 나만을 따돌렸다.’고 했습니다. 방화사건 이후의 정신감정에 따르면 ‘가볍기는 하지만 정신이상증세가 있기에, 분열병질로 진단하여야 할 상태에 있었다고 추정된다. 따라서 본 범행은 동증병질에 의 부분현상인 병적 우월 관념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동 사건을 소재로 삼아 쓴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는 주인공 미조구치의 고백으로 일관되는 1인칭 소설입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들어온 금각사에 유별난 관심과 애정, 심지어는 일체감마저 갖게된 미조구치입니다. 금각사에 대한 이런 감정들은 성장하면서 불가피하게 마주하는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감정을 방해하게 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금각사를 불태우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미조우치가 작은 아버지 집에 맡겨져 중학에 다닐 무렵 같은 동네에 우이코라는 소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해군병원의 간호사가 된 우이코 앞에 나섰지만 말을 더듬는 바람에 곤혹을 치루고 말았습니다. 얼마 후 해군기지에서 병사가 탈영한 사건과 관련된 우이코가 탈영병과 함께 사살되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은 미조구치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남았습니다.


미조구치가 아버지로부터 말로 듣던 금각사를 처음 보았을 때 “아무런 감동도 일지 않았다. 그것은 낡고 거무튀튀하며 초라한 3층 건물에 지나지 않았다. 꼭대기의 봉황도, 까마귀가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아름답기는커녕 부조화하고 불안정한 느낌마저 들었다. 미라는 것은 이토록 아름답지 않은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29쪽)”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실망을 주었던 금각이 야스오카에서 돌아온 후 나날이 미조구치의 마음속에서 다시 아름다움을 되살렸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미조구치는 교토의 금각사로 가서 도제가 되었고, 득도하였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득도(得度)는 불교의 오묘한 이치를 깨닫는 득도(得道)가 아니라 불교에서 승려가 되기 위한 출가의식을 이야기합니다.

교토의 중학교로 전학을 하고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쓰루가와라고 하는 동료 도제와 함께 지내게 됩니다. 그 무렵 태평양전쟁이 막바지에 달했고 금각사가 불에 타게 될 것이라고 미조구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생각이 훗날 금각사를 불태울 생각으로 전이된 것 같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심한 안짱다리를 가진 가시와기와 친구가 되는데 그 이후로 미조구치의 행동에 변화가 생깁니다. 수업을 빼먹고 여자들과 어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자와의 관계를 통하여 자신의 인생을 찾아보겠다고 시도할 때마다 금각이 나타나 관계를 방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시와기의 꽃꽂이 선생과 관계를 시도할 때 역시 금각이 나타나 방해받게 되면서 금각사를 불태우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 것입니다. 금각사 주지의 일탈을 목격한 것이 계기가 되어 후계자 구도에서 밀려난 것도 결심을 실행에 옮기는데 힘을 더한 것으로 보입니다.


작가는 금각사를 사랑하던 미조구치가 금각사를 불태우겠다는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심리상태를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어 미주구치의 행동이 이해되기도 하면서, 과연 그토록 대담한 생각을 행동에 옮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미조구치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미조구치의 치명적인 생각을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묘안은 없었을까요?

y*****2 2025.01.2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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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고 서서 "눈을 감고 달을 상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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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보다 저 하성란의 여름의 맛을 읽으여 글 속 주인공마냥 아, 복숭아 한개가 근질근질 불러들이는 기억처럼 나는 금각사를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사건은 엉뚱한 곳에서 그의 이름을 잊을 수도 없게 그래, 읽어 주어야지. 뭐 사건이 터지기 전에 왔든 아니든, 읽으려 맘에 먹었던 책이고 미룬다고 쓰지 않을건 아니니   하성란 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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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보다 저 하성란의 여름의 맛을 읽으여 글 속 주인공마냥

아, 복숭아 한개가 근질근질 불러들이는 기억처럼

나는 금각사를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사건은 엉뚱한 곳에서 그의 이름을 잊을 수도 없게

그래, 읽어 주어야지. 뭐 사건이 터지기 전에 왔든

아니든, 읽으려 맘에 먹었던 책이고 미룬다고 쓰지 않을건 아니니

 

하성란 작가는 금각사가 숭례문이 불에 타는 것을 보며 기억에

떠올리고 복숭아가 익을 즈음 떠오르는 것이고

 

나는 달"을 보면 , 아주 선명한 달을 보면 금각사가

떠오르지...한다.

 

책을 덮은 지금..아무 문장도  생각하고 싶지 않고

영화의 한 장면 상의원 속에서 이공진(고수)가  조돌석(한석규)에

한 대사만 자꾸 메아리처럼 울리는 탓에..

이건 시간의 힘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시각..적인 것이 환치시킨 보다"라는 것이 의미하는 환상이상의 것

을 인간이 상상할 때 극치를 무얼 기준으로 두느냐...에 일까..

 

돌석과 공진은 기방에서 잘난 양반들을 좀 비웃어주고 나오는 차에

비단옷문제로 말이다..한껏 고무된 한 패 랄까..남자들끼리의

우정이나 , 같은 옷 짓는 이들끼리의 의리, 서로들만 아는 어떤 것을

공유 하게 된다.

곧 양반이 된다던데 입고 싶은 옷이라도 지어둔것 아니냐 는 농에..

못할 것도 없지..그러며 있지도 않은 갖은 비단과 천들과 옥과 보석과

가죽들로 옷과 그에 필요한 일색들을 갖추는 두사람.오직 상상만으로..

옷을 짓는 시간...

공진은 문득 , 달을 보고 서더니.

"나리 저 달이 보이십니까? 그럼  눈을 감고 달을 상상해 보십시오."

하더니 그를 달로 초대해 상상 속 달 세계에서 공진과 돌석은 즐겁다.

아름다운 옷들과 함께..토끼도 떡방아를 찧다말고 놀라버리는.....

 

어쩐지 나는 자꾸 있는 것을 두고 눈감고 상상해서 더 아름다운 것을

그 의미를 찾는 심미안이라고 찾아야 하는 그런 마음이랄까...

그런 것...을 읽는다. 사라져서 안타까운 것에 덧입히는 것...

 

생각으로 결행해서 없애기만 수도 없이..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상을 만나면 조상을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금각은 그런것이 아니었을까...부처, 조상, 나한,부모, 친족,구애,

거부당한 무엇이 반발처럼 튀어오른 것....

 

시작하면서 앞의 부분에 아버지가 죽는 광경을 본다" 보다라는 것에 몰입하는 주인공

또,우이코를 보겠다는 일념에 달려가 자신의 마음과 상관없이 배반당한 마음과 그녀의

죽음을 보는 것. 그는 계속 보는 행위에 몰입해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꾸 이상과 이미지를 덧 씌우고 싶어한다는 것.

또 그 바람대로 보고 싶어함을 깨닫는 게..

금각사를 읽으며 더 분명해지니 말이다.

 

어느 책이었는지..

인간은 의외로 그냥 순수하게 보다"라는 것 .

아..미야베 미유키 [이유]

에 나온 말이었다..

본다..보다 라는 것을 잘 못한다고..했었다.

그 말에 공감을 한다.

 

 

 

 

y*****7 2015.06.24.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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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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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킨카쿠지 방화사건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이다.   여성적 원리에서 남성적 원리로의 이행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섬세한 심리묘사, 화려한 문체.   단숨에 읽어버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실화+픽션 그리고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방화범의 '미에 대한 질투' 라는 한 마디 말로 이정도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것이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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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킨카쿠지 방화사건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이다.

 

여성적 원리에서 남성적 원리로의 이행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섬세한 심리묘사, 화려한 문체.

 

단숨에 읽어버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실화+픽션 그리고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방화범의 '미에 대한 질투' 라는 한 마디 말로 이정도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것이 놀랍다.

e********4 2009.09.2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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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하게 읽어 내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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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도 고통스런 책읽기였다.책이 재미없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할 거라는 불한에서 비롯되는 고통이었다."(여행자의 독서중에서)   금각사를 읽고 난 후 '여행자의 독서'를 다시 찾아 읽었다.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소름돋음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 기분을 누군가와 당장이라고 공유해야 할 것 만 같아서였다. 재미없어서 고통스러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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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도 고통스런 책읽기였다.책이 재미없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할 거라는 불한에서 비롯되는 고통이었다."(여행자의 독서중에서)

 

금각사를 읽고 난 후 '여행자의 독서'를 다시 찾아 읽었다.

내가 읽으면서 느꼈던 소름돋음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 기분을 누군가와 당장이라고 공유해야 할 것 만 같아서였다.

재미없어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 내지 못할 거라는 불안...이라고 소설 금각사에 대한 느낌을 필력해준 저자가 새삼 고마웠다.

나만 이렇게 고통스럽게,불안스럽게 읽은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이랄까.

교토를 간다면,금각사를 봐야 할 것이고,그럴려면 소설 금각사를 먼저 읽어야만 할 것 같았다.그런데,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금각사를 보기 전 소설로 꼭 먼저 만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금각사 소설의 배경은 실제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실화소설이다.

물론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구성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사실에 기반을 둔 소설이라고 했다.

여기에 작가적 상상력이 더해짐으로 금각사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만 하고 연구가 진행되는 소설로 남겨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말더듬이라는 것과 미적열망에 대한 집착이 방화로 이어질 수 도 있었다고 생각했던 작가 역시,어쩌면 그의 소설 금각사가 후대에 영원히 그렇게 불멸로 남길 희망했는지도 모르겠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조상을 만나면 조상을 죽이고,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족을 만나면 친족을 죽여서,비로소 해탈을 얻노라.(151)

 

 소설을 읽으면서 광적으로 미에 집착하는 주인공의 마음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았다.또한 이해했다 치더라도,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가 쉽지 않은 문제였다. 왜냐하면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가 되다가도 순간순간 나도 모르게 미친것 아니야..라는 말이 절로 나와버렸기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모델은 정신과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치료결과도 나왔다고 하는 걸 보면,아름다운 미에 광적으로 집착한 탓에 일어난 방화일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다만 작가는 그와 같은 상황을 미치광이로만 몰아 부친 것이 아니라,정말 금각의 미에 집착한 탐미적예술가로 만들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는 생각이다.

광기에 사로잡힌 누군가가 저지는 방화였다면,소설은 차라리 쉽게 읽혔으리라.

 

 "인식만이,세계를 불변인 채로,그대로의 상태에서 변모시키지.인식의 눈으로 보면 세계는 영원히 불변이고,또한 영구히 변모한다구...(중략)

세계를 변모시키는 건 절대로 인식이 아니야 세계를 변모시키는 건 행위야.그것밖에 없어"

 

이와 같은 문장을 읽을 때면 소설 속 그에게 안스러운 연민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방화범은 실제 금각사의 미에 탐닉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소설을 통해 아름다움에 탐닉한 모습으로 변화되었다는 느낌,이런 반복되는 감정 탓에 금각사 읽기가 수월하지 않았다.

잘 읽히면서도,왠지 뒷끝이 찜찜한 이 기분이란,금각사를 온전히 읽어 내지 못한 까닭일테지...

 

w*******i 2010.12.13.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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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 미에 대한 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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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의 일부분이 언론에서 표절시비로 자주 소개되어 거의 외울 지경이 되었고,  '~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문학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사용하는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시의적절하게  「우국」을 읽어봐도 좋겠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군국주의의 냄새와 작가의 피비린내나는 최후가 연상되어 불편하기에 그냥  『금각사』나 읽어보기로 한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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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의 일부분이 언론에서 표절시비로 자주 소개되어 거의 외울 지경이 되었고,  '~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문학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사용하는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시의적절하게  「우국」을 읽어봐도 좋겠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군국주의의 냄새와 작가의 피비린내나는 최후가 연상되어 불편하기에 그냥  『금각사』나 읽어보기로 한 것입니다. 


   주인공인 미조구치는 시골의 가난한 중의 아들로 외모도 별로인데다 말더듬이라 친구도 없고 연애도 하지 못합니다. 그런 현실과 어울리지않게 아름다움에 대해서 너무 높은 기준을 갖고 있는 까닭에 인생에서 끝없이 좌절만을 맛보게 됩니다. 구원의 여인상이던 우이코가 탈영병과의 사랑을 위해 죽음을 선택했던 순간이나, 아버지에 의해 미의 표상으로 제시된 금각사가 불에 타는 순간에야 자신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미에 대한 질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선한 면을 대변하던 아름다운 친구 쓰루가와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치기어린 고민을 이기지 못해 자살이라는 '행위'를 하고, 악한 면을 대변하는 추한 친구 가와시기가 오히려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을 보면 그의 화두였던 '아름다움'이란 불멸은 커녕 '인식'의 허상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그가 살면서 고민하는 것은 행위와 인식간의 투쟁입니다. 금각사에 불을 지르기 전 그는 그 행위가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임제록』 시중에 나온다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상을 만나면 조상을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족을 만나면 친족을 죽여서, 비로소 해탈을 얻노라.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투탈자애해지리라"  ...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제부터 내가 해야할 일이 부질없는 짓이라고 집요하게 알리고 있었으나, 내 힘은 헛수고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부질없는 짓이기에 오히려 나는 하여야만 했다.(268쪽)" 부질없다는 것을 아는 인식에 도달했음에도 아름다움을 파괴하는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그는 행위의 사람입니다. 


   책의 뒷표지에 '탐미문학의 거봉'이라고 소개되었듯이 시각적 인상이 아주 강렬하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생생한 그림을 그려가며 아주 천천히 읽게 됩니다. 금각사의 실제 방화사건을 모티브로 한,  미조구치라는 한 청년의 성장소설이기도 하지만 작가 자신의 처절한 고백록으로도 읽힙니다. 미조구치가 자신의 우상이던 금각사에 불을 지르듯이, 작가의 지나치게 예리한 감수성은 자신을 파괴하는 결말로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어쨋거나 일본 교토의 자랑인 금각사는 방화이후 1950년대에 재건된 것입니다. 우리의 숭례문과 같은 운명이었던 것이지요. 




y***d 2015.07.04. 신고 공감 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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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이 불에 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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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이 불에 타버렸다. 벚꽃 흐드러진 4월이면 그들의 정원으로, 놀이터로 가야 한다는 내 바람 또한, 그러므로 함께 전소되었다.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다 읽었다. 1950년 7월 2일, 금각사의 도제였던 하야시 쇼켄에 의해 저질러진 방화 사건은 미시마 유키오에게 어떤 충격을 주었던 모양이다. 2000년 4월 해뜨기 전 도착해 밤의 이파리처럼 흩날리던 꽃잎이 서서히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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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이 불에 타버렸다. 벚꽃 흐드러진 4월이면 그들의 정원으로, 놀이터로 가야 한다는 내 바람 또한, 그러므로 함께 전소되었다.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다 읽었다. 1950년 7월 2일, 금각사의 도제였던 하야시 쇼켄에 의해 저질러진 방화 사건은 미시마 유키오에게 어떤 충격을 주었던 모양이다. 2000년 4월 해뜨기 전 도착해 밤의 이파리처럼 흩날리던 꽃잎이 서서히 떠오르는 추억처럼 사방에서 소곤거리던 것을 잊을 수 없다. 아름다웠다. "어째서 노출된 창자는 처참한 것일까? 어째서 인간의 내부를 보면 끔찍해서 눈을 가려야만 하는가? 어째서 피의 흐름이 사람에게 충격을 줄까? 어째서 인간의 내장이 추한 것일까? 그것은..." 유키오는 자신에게 절망의 체험이 된 패전의 충격, 민족적 비애 따위에는 초연한 금각을 보며 생각한다. '금각과 나와의 관계는 끊겼구나...이것으로 나와 금각이 같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몽상은 깨어졌다.' 시인 고은은 말했다. 낙산사에 가면 같이 간 사람의 얼굴이 부처로 보인다고. 어찌 보면 내가 간 낙산은 기억과 감정을 두고 오는, 부채처럼 쌓여버린 나의 죄인지도 모른다. 미시마 유키오에게 금각사는 완벽한 미의 세계이다. 중세 아시카가 요시미츠에 의해 준공된 금각사는, 1970년 자위대 옥상에서 천황제를 부르짖으며 자위대의 각성을 촉구하며 할복한 일본 우익의 대표적인 인물인 미시마 유키오에 의해서 같은 세계의 것이 아닌 단절된 미의 대표적인 상징이 된다. 여기서 나는 잠깐 멈춘다. 미시마 유키오는 그의 이력부터가 낯설다 못해 어지러울 지경이다. 별로 입에 두고 싶지 않지만 이문열이 드문드문 끼어들 정도로 불쾌하기까지 하다. '금각사'는 미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탐미문학의 거봉이라고 불리는 그의 대표작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탐미는 미의 대상에 전이된 감정이입,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물론 미시마 유키오는 소설 속에서 욕망, 존재, 정신, 자각 등을 거울에 비춰내긴 하지만, 주인공은 처음부터 내버려진 존재이고 세계와 관계 맺을 수 없는 인물이다. 낙산이 불에 타버렸다. 그러므로 내가 두고 온 버릴 수 없는 죄들도 전소되었나? 나를 정화시켜주던 죽비와 같은 꽃잎들만이 산화되었을 뿐이다.
YES마니아 : 골드 p***4 2005.08.0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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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후 문학의 유산은 얼마나 두텁고 높고 빛나는가. . .
"일본 전후 문학의 유산은 얼마나 두텁고 높고 빛나는가. . ." 내용보기
탐미주의라는 설명의 뜻을 사전으로 찾아보지 않아도 금각사는 알게한다. 이게 바로 탐미주의라고 지문과 묘사에서 금과 미가 줄줄 흐른다. 치밀하고 섬세한 묘사. . . 소설 속 몇 개의 죽음을 설명하는 지문은 너무도 아름답다. 이런 소설을 같은 문화권에서 같은 언어로 읽었을 일본인들이 부럽다. 미시마 유키오의 국적이 일본이고 극우였다고 그네들은 폄하하지만 소설가로서 미시마
"일본 전후 문학의 유산은 얼마나 두텁고 높고 빛나는가. . ." 내용보기
탐미주의라는 설명의 뜻을 사전으로 찾아보지 않아도 금각사는 알게한다. 이게 바로 탐미주의라고 지문과 묘사에서 금과 미가 줄줄 흐른다.

치밀하고 섬세한 묘사. . . 소설 속 몇 개의 죽음을 설명하는 지문은 너무도 아름답다. 이런 소설을 같은 문화권에서 같은 언어로 읽었을 일본인들이 부럽다.

미시마 유키오의 국적이 일본이고 극우였다고 그네들은 폄하하지만 소설가로서 미시마 유키오는 완벽하며 정점에 서있다. 그리고 인간으로서도 신념을 지켰다.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또 그가 주장했던 우국대로 2015년 일본이 변하는 것도 놀랍다.
b*****a 2015.11.1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