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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아이들의 눈과 목소리로 전하는 제2차 세계대전 이야기
"순수한 아이들의 눈과 목소리로 전하는 제2차 세계대전 이야기" 내용보기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이후로 읽게 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가 제2차 세계대전을 전쟁에 참전했던 여성의 관점에서 보았다면 이 책은 전쟁 당시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다.  어린이들의 시선은 참으로 순수하고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잔인하다. 어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순수한 아이들의 눈과 목소리로 전하는 제2차 세계대전 이야기" 내용보기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이후로 읽게 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가 제2차 세계대전을 전쟁에 참전했던 여성의 관점에서 보았다면 이 책은 전쟁 당시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다. 

어린이들의 시선은 참으로 순수하고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잔인하다. 어른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행동만을 하거나 그런 기억만 살릴 수 있지만 아직 때묻지 않은 어린이들은 다르다. 사회가 무엇인지, 전쟁이 무엇인지 개념이 잡혀 있지 않기에 오히려 이런 개념이 잡힌 어른보다 실상을 더 진솔하고 상세하게 인지하고 기억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기억들 중에서 주로 벨라루스 지역의 어린이들의 기억이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가 구 소련 전역의 사람들을 인터뷰했다면 이 책은 벨라루스라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저자의 모국에 초점을 둔다. 이번에 책을 읽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우크라이나 및 리투아니아와 더불러 소련의 서쪽 경계선에 위치한 국가였던 까닭에 소련의 다른 지역보다 더 극심한 참삼을 겪었다고 한다. 독일이 독소 불가침 조약을 파기했을 때 가장 먼저 침략 당한 지역이기도 했고, 나치 독일이 소련 전역을 공격하기 위해 벨라루스 공화국이라는 이름만 공화국인 괴뢰정부를 세운 뒤 이들의 삶은 약 4년 동안 철저히 파괴되었다. 마을 628곳이 주민과 함께 불살라지고 인구의 4분의 1이 사라졌으며, 1945년에 고아의 수는 2만 5천 명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나치 독일의 점령지에 있었다는 이유로 '배신자' 취급과 온갖 차별을 받게 된다. 

자신의 모국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작가는 전쟁의 참상과 피해를 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과거사 문제에서 좀 더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하지 않고 단순한 논리로 접근한 소련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우리나라에도 생각할 점을 던져주는 대목이다. 

w*********n 2020.12.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