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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사회에서도 많이 논의되는 페미니즘이 어떻게 의제화되는 형성 과정을 거쳐왔는지, 이 시점에서의 이슈는 무엇인지, 잘 이해해보고는 싶으나 나로서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그들의 관점은 어떠한지 등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쉽게 해소해보고자 선택한 책이다. 만화로 설명한다는 점과 90쪽도 안 되는 두께라 두껍지 않다는 점에서 위의 의도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봤다. 페미니즘이란 결국 세상의 모든 차별을 없애자는 개념이라는 현재의 생각 정도에서 한 걸음 더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어렵지 않게 채워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는 뜻이다. 압축해서 담았기 때문일까, 매우 속도감 있게 내용이 전개된다. 그런 탓인지 때때로 전달되는 특정의 내용 자체나 해당되는 내용의 함의까지 이해하기에는 너무 빠르고 많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지식의 측면에서나 연대의 측면에서나 그만큼 내가 부족해서 이해가 더디다는 뜻으로 받아 들인다. 즉 이미 기층 사회의 기득권자 중 대표로 분류되는 heterosexual 남성이라서 그런지 책에서 다루어지는 내용들 가운데에서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종종 보인다. 그러다 보니 조금 혼란스러운 면도 있고. 현대 쪽으로 들어오면서 페미니즘이라고 통칭되는 분야에서도 각자의 처지에 따라 이를 해석하고 기존의 페미니즘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우머니즘, 포스트 페미니즘 등. 불평등, 차별이 워낙 수많은 모습으로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본다.차별이란 것을 우리의 뇌 속에서 완전히 없앨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인지하는 차별만큼은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없애기 위한 노력을 성 구분을 떠나서 해야 하리라 생각한다. 그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데 힘을 보태는 역할을 이 책이 조금 담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페미니즘을 이해하고자 할 때에는 명백한 정의를 요구하지 말고 항상 맥락을 보아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만의 입장을 갖기를 회피하지는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의 페미니즘”은 존재하지 않으며 언제나 새로운 제안, 연구 결과, 그리고 지식만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p.5)’ 갈 길이 멀고 험하겠지만 페미니즘은 어떻게든 현재와 미래 사회에 있어서 폐기할 수 없는 핵심 담론으로 존재할 것이다. 많은 논의 과정을 거쳐 지금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을 도출할 수도 있을 테고. 그러니 남성들은 부디 이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페미니즘을 어색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한번씩 읽어보시면 좋을 책이라고 평가한다. P.S. 바오로/바울을 파올로스, 올랭프 드 구주를 올림페 드 구주, 조르주 상드를 조르주 샌드, 가톨릭을 카톨릭 등으로 표기한 것은 이제껏 보아온 표기 방법과 달라서 매우 어색했다. 이런 표기에 대한 원칙 같은 것을 일러두기 하지 않았는데 (원칙 자체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이 책에 대한 평가를 떨어트리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책 만드시는 분들께서 고려해주었으면 한다. 나로서는 여호와, 하나님 등의 표현도 불편했다. 독일 작가니까 신교적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본 것일까? 공동번역 성서에서 야훼, 하느님으로 표기함을 참조할 필요가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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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여성 차별에서부터 현대의 복잡한 퀴어문화까지, 이 책은 페미니즘은 방대한 계보를 쫓는다. 90쪽이라는 많지 않은 분량안에 중요한 맥락을 압축해서 정리하고 있다. 지금의 페미니즘 운동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은 권한다. 그러나 페미니즘의 역사를 깊이 있게, 그리고 찬찬히 되짚고 싶은 분에겐 이 책은 너무 빠르다. 고대부터 여성차별은 존재했다. 그러나 여성들의 목소리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평등, 자유의 정신이 깨어나던 (프랑스 혁명 시기) 근대에 페미니즘은 수면 위로 등장했다. 정치적으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권리, 참정권을 주장하는 제 1세대 페미니즘이었다. 1세대의 주류는 정치적 세력을 꿈꿀 수 있는 부르주아 여성이었다. 2세대의 주역은 백인 여성이었다. 내 몸을 결정할 권리(낙태)를 외쳤고, 가정 내 성적푝력을 가시화했고, 가사노동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시작했다. 여성들의 평등과 자유를 외쳤지만, 흑인 여성, 여성 이주자는 존중받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이 3세대를 이끌었다. 성적 차별에 다른 형태로 드러나는 차별을 들여왔다. 인종, 차별, 성, 세개의 억압! 그리고 지금, 페미니즘은 성적소수자를 포용하고, 이분법적 성 분류 방식을 거부하는 퀴어문화로 이동해왔다. 페미니즘의 계보는, 마땅히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여성'이라는 범주를 확대해가는 걸음이었다. 압축된 정보를 짧은 분량 속에, 그림과 함께 전달하다보니 속도가 빠르다. 중요한 사건들은 빠른 전개 속에서 주목받지 못한다. 페미니즘에 대해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갖춘 사람은 큰 맥락을 읽는 기회가 된다. 반면 페미니즘의 입문자들에겐 빠른 전개에 큰 그림도, 구체적 사건도 놓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