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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을 드러낸 살벌한 늑대 아래 차분히 웃고 있는 여성. 표지부터 심상치 않았다. [자아놀이공원]이라니. 제목 또한 곱씹을수록 의미심장했다. 지식성장소설이라는 그럴듯한 표제로 시작하는 소개 글을 보며 괜찮겠다 싶었다.
기존의 심리학 책들은 퀴즈쇼에 나가면 딱 좋을 백과사전식의 널리고 널린 교양 책에 가깝다. 하지만 자아놀이공원은 특이한 표지만큼이나 뭔가 달랐다. 놀이공원 형식을 따서 다양한 심리이론을 살핀다는 아이디어부터가 참신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기존의 책들이 단순주입식 교사라면, 이 책의 저자는 스스로학습을 중시하는 대안학교 교사와 같다고나 할까.
책을 읽어나가면서, 어느 순간부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이 거꾸로 가듯 나의 시간도 거꾸로 가기 시작했다. 청소년이 아닌 내가 아직도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끊임없이 자아에 대해 고민을 하듯 어느새 나도 내 자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자아놀이공원에서 수행하는 미션들이 내가 사회생활을 하며 헤쳐 나가야하는 상황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난 사람들이 말하는 ‘88세대’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신과 패배자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 속에 살고 있다. 목표의식도 없이 사람들이 말하는 데로 휩쓸리기 일쑤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 살기 바빴다.
주인공 상준이의 말처럼, 시간이 흘러가면 저절로 자아정체성을 갖춘 어른이 될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사회 환경에 적응하면서 우리의 자아는 언제든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그렇다. 자아정체성의 문제는 살면서 평생 고민해야 하는 문제였던 것이다.
책의 내용 중 마음에 드는 구절이 많았다. 힘든 삶에 대처하는 방법을 말해주기도 했다.
“희망은 현실에 대해 불신감을 가지고 있음에도, 나중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 끝내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야. 보통 희망은 미래에 어떤 일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소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희망은 믿음과 불신의 긴장에서 나오는 끝없는 투쟁이야." p158
"의지가 있다는 것은 고집이 세다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판단으로 자신을 통제할 줄 아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의지는 결심을 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거나 결심 자체에 의심이 든다고 해도, 결국 결심을 깨지 않고 나서는 것이야.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을 가로막는 제약을 뛰어넘는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이야" p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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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많이 공감하며 읽은 소설이다.
세상은.. 학교는.. 자아실현이 무엇인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으면서
자아를 실현하라고 한다.
어쩌면 끝없이 흔들리고 있는 자아를 느끼고 불안해 하는 이들에게
그것은 공포다.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걸까?
저자는 만만치 않은 심리학 지식을 소설로 만들었다.
저자는 자아를 과학화하고 설명하려고 애쓴 심리학자들을 등장시켰다.
그리고 그들이 규명하려고 했던 것들이 단지 지식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측면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마음에 대한 탐사에서부터 자아 위기와 자아 형성에 대한 것까지
진작에 알았으면 나는 나의 자아를 더 건강하게 가꿀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정말 반가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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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 윤리 위원회 추천도서와 책따세 여름방학 추천 도서라는 겉껍데기 말고, 그냥 그 내용 자체로 녹아들어 보면 좋은 책이었다. 저자의 <인생학교> 강연회에서 들었던 이야기도 멋졌다. 동화도 곧 나오고, 번역책도 나오고, 철학책도 썼다고 한다. 그 많은 책들을 각각 다른 자아 정체성으로 쓴다고 하는 저자의 말에 다시 한번 자아 정체성은 하나다라고 하는 편견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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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성장 소설, 새로운 장르다. 나도 주인공처럼 16살 청소년이라면?? 조금만 더 빨리 이 책이 나왔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그치만 내가 16살에 이 책이 나왔다고 해도, 내가 이 책을 볼 수 있었을까? 책이란 것도 타이밍이란 생각이 든다 ㅋㅋ) 어릴 적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래저래 책도 보고. 근데 이상하더라 처음에 심리학,하면 쉬울 것 같았는데(사람은 공통된 심리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니까 말이다!) 근데 내가 읽은 책들은 재미가 없었다. 교육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교육심리학을 배운다. 심리학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심리학에서는 학생의 발달단계에 따른 자아실현, 자아욕구, 정체성... 등등 이런거 엄청 중요시한다. 그런데 성인이 된 나도 자아실현을 했는지, 사춘기가 지나갔는지 알 수 없겠는데 아동의 발단단계 와닿지 않더라. 그래서 발단단계, 학자들만 요령껏 외웠다. 그래서 프로이드. 융, 스키너, 아들러 안다고 말은 할 수 있어도 정말 이름만 익숙할 뿐이었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나처럼 얇팍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자꾸 연결시켜보려고 해서 몰입이 잘 안 된다. 그냥 소설책처럼 읽으면 좋은걸 '음.. 이건 무슨 단계인 것 같네. 아니! 여기서 왜 이런 반응이 나오지?? '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생각이 튀어나와서 거슬렸다.
이 책 보면서 내 심리를 들키는 것 같았고, 나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뜬 구름 잡기 같았던 교육심리학 이론들이 머리 속으로 콱콱 와 닿았다. 요즈음 내가 힘들어 하고 우울했던 이유가 실제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수준이 다른 것임을 알았다. 이제 해결책만 찾으면 되겠다! 이상적 자아 수준을 낮출 것인가?? 아니, 난 실제적 자아의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 노력할거다. 서양심리가 아닌 동양심리 지식 성장 소설도 쓸 거라고 하셨는데 이것또한 너무 기대된다. 심리학은 외로움을 줄이는 학문이다.. 저자 후기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나를 더 잘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고(타인에게 이해받는 것과는 다른 그 무엇이다.),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그 방법을 찾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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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입학때 독서록을 쓰기 위해 구입했던 책. 프로이드, 융 등 심리학자들의 주장을 토대로 놀이공원이 지어졌다. 지루할 법한 얘기를 전혀 그렇지 않고 흥미롭게 전개했다.
그치만 내가 이 책을 읽고 자아를 찾는 데 도움을 얻었다기 보단 등장하는 심리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생각해보고 공부를 했다.
그냥 위의 저 심리학자들의 생각에 대해 궁금하다면 읽어볼만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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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뜨거운 지구를 때리며 내뿜는 태고의 흙냄새는 수만년전의 과거로 나를 이끈다. 나를 찾는 여행은 인류가 생각이란 도구를 갖게 될 때부터 일 것이다. 돌도끼를 만들어 사냥을 나갔을 때 물소떼를 기다리며 그리고 별을 보며 누워 생각하였다. 나는 누구인가?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알 수 없는 물소떼를 기다리는 현재의 나도 생각한다. 나는 무엇인가?
난 모범생이 되고 싶었으며, 또한 친구들의 영웅이 되고 싶었다. 그와 반대로 선의 저편에 선 악마를 꿈꾸기도 한다. 난 좋은 사람이고자 노력한다. 또 난 나쁜 사람이 되려고 한다. 분리된 자아가 분리된 성격을 만들어 나간다. 프로이트, 융, 스키너, 매슬로우. 누가 되었든 나는 하나로 규정될 수 없다. 분리되었으면서 통합된 하나의 물체이다.
나는 사람들을 내 경험으로 설계한 인간 분류 항목에 맞게 분류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색인번호를 쥐어준다. 만약 분류항목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제외시키거나 다른 색인번호를 주고 그 방으로 옮긴다.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제목의 사람이 예상치 못한 내용을 보여줄 때 나는 당황한다. 그리고 지켜본다. 우리가 자아 혹은 자기라고 부르는 그 본질을 보기 위해 기다린다. 맞다. 그는 예외의 사람이다. 기타로 분류했어야 했다.
난 다른 사람의 책꽂이에 어디쯤 있을까? 관계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으니 그네들의 분류 솜씨를 간과할 수는 없다. 내가 자연과학 분야에 있는지 경제학 분야에 있는지 알고 있어야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나의 색인번호를 알아 내고 그 사람 앞에서 나는 기타 항목으로 분류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색인번호에 맞는 양장을 하고 그 책장 한가운데 꽂혀 있으려 한다.
그러나 내일이 되면 기타 항목으로 분류된다. 나 조차 나의 색인번호를 알 수 없다. 내 옆에 꽂혀 있는 녀석은 아직도 여드름꽃이 활짝 핀 사춘기다. 웃음만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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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자주 눈에 띄는 분야의 책이 바로 '~심리학'책일 것이다. 그뿐이랴 도서관의 인문사회 코너에 가서 봐도 비슷비슷한 책 제목의 책들이 다른 듯 서로 같게 즐비하게 꽂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길게 늘어선 책들을 보노라면 '또?'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슨 얘기를 하고 있을까 궁금해지고, 손이 가게 된다. 그만큼 나, 타인의 마음에 대한 궁금증과 풀리지 않은 문제같은 답답함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심리학책을 보는 이유가 나에 대한 관심도 있겠지만 타인에 대한 마음이 궁금해서, 좀더 솔직히 말하면 타인의 마음을 조정하고 싶은 의도로 책을 읽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패 수단으로 심리학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자기 스스로가 누구인지 자기 정체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혼란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책을 읽다 보면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서 읽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를 포함해서 내가 괴로워하고 있는 모든 문제들은 실은 모두 내 마음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모든 것이 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원망도, 미움도, 증오도 눈녹듯이 사라져버린다. 관계의 맺음으로 생긴 갈등의 뿌리는 결국 나 자신을 내가 몰랐기에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나'를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 <자아 놀이 공원>의 '자아 놀이 공원'은 그런 '나'를, 나도 모르는 '나'를 놀이 공원에서 즐기면서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동안 '나'를 잘 몰라 헤매고 힘든 나날을 보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실제 이런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움의 시선으로 읽어내려 갔다. 나 역시 늘 인간들 속에서 벌어지는 관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심리학책의 주변을 서성거렸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심리학에 문외한인 일반인들도 한 번쯤은 들었을 법한 심리학자들이 직접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는 다른 심리학책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그러한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좀 독특한 방식을 취하는 흥미로운 이야기 구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놀이 공원이라는 독특한 공간에서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주인공 남상준이 단계별 체험을 통해 온몸으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또한 심리학만이 아니라, '성장'의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꽃들에게 희망을'이나 '데미안'과 같은 문학의 영역까지 범위를 넓혀서 다루고 있어 이해와 공감이 더 쉽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주인공은 '프로이트 빙하 놀이관'부터 '스키너의 입체 게임관', '에릭슨의 서바이벌 게임장', '매슬로의 피라미드관', '융의 UFO 전시관'까지 각 단계별로 미션을 수행하면서 심리학자의 이론과 그로 이해 설명되어지는 자아의 정체성을 이해하며 '자아'를 찾아간다. 딱딱하고, 지루할 수도 있는 심리학의 이론을 이야기 속에 녹여 내고, 직접 이론을 주장한 학자가 나와서 그 상황을 설명함으로써 쉽게 이해하고,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책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 피라미드를 통해 인간은 평생 해결해야 할 욕구가 있음을 설명했다. 놀이공원을 나올 때 쯤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던 청년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그 욕구가 채워지면서 함께 훌쩍 성장을 한 기분이 든다. 심리학이라는 소재를 놀이공원이라는 재미있는 도구로 풀어낸,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멋진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