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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미 루이스에 관한 책들을 잔뜩 읽어놓은 상태였고, 제목조차도 지극히 건조하지 않던가.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다시 표지를 보니 영어 원서의 제목은 “MERE THEOLOGY”, 우리말로 하면 “순전한 신학”이었다. 루이스의 가장 유명한 책인 “순전한 기독교”에서 따온 제목이다. 차라리 순전한 신학 쪽이 좀 더 눈길을 끌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면서 저자의 ‘루이스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금새 눈치챌 수 있었다. 전 세계의 수많은 루이스 애호가들처럼, 저자 역시 어린 시절 접한 “나니아 연대기”로 루이스에게 푹 빠졌고, 이후 루이스의 책을 모두 읽은 후에, 무려 7년에 걸쳐 루이스의 사상을 정리해 항목별로 이 책에 옮겼다.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방대한 루이스 참조목록을 매우 성실하게 표시해놓았고(일부 루이스 관련 책들은 단지 저자의 이야기에 루이스의 문장들을 곁들이는 식인 경우가 많다), 덕분에 이 책에 언급된 루이스의 주장의 출처를 쉽게 찾아, 그 원본을 다시 읽을 수 있게 해뒀다. 또, 루이스의 작품 전체를 읽은 사람답게, 책에서 인용되는 루이스의 책들은 굉장히 다양하다. 대여섯 권 읽고서 루이스가 어쩌구 하는 식이 아니었다는 거다. 여기까지만 해도 굉장히 내적 친밀감이 생긴다. 저자의 작업도 매우 충실하다. 무려 스물다섯 개의 항목으로 루이스의 사상을 정리했는데, 그 수도 방대하지만, 각 항목 안에서도 여러 개의 세부적인 항목들에 따라 루이스가 관련 주제에 관해 쓴 글들을 총 망라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여기에 루이스가 어떤 배경과 문맥에서 그런 글을 썼는지에 대한 설명도 매우 질이 높다.(최근에 읽었던 어떤 책에서는 ‘루이스가 정말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저자의 ‘과감한’ 해석이 눈에 좀 거슬렸다.)
참고로 저자는 건전한 복음주의적 성향의 목회자이고, 루이스의 일부 사상들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동의를 하지 못할 때도 보인다. 다만 그런 경우에도 왜 그런 사상이 나왔는지를 충분히 배경과 상황을 통해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역시 우리 과다. 이 정도의 책이라면 앞으로 두고두고 참고하면서 사용할 것 같다. 특히 최근 만들고 있는 유튜브 콘텐츠에도 유용할 듯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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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독교인이 된다고 할 때 그것이 무엇을 믿는 사람이 되는 것인지, 혹은 기독교는 무엇을 믿는 종교인지에 대해 개혁주의만큼 많은 내용을 말하는 교파도 없습니다. 최소한 한국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다른 교파들은 기독교 신앙이 무엇인지, 무엇을 믿는 것인지를 일관된 체계를 세워서 설명하는데 매우 취약합니다. 그러나 개혁주의만큼은 이 부분에 있어서 탁월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특별히 칼빈주의 '구원론'에 끌려서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대한 총체적인 설명을 제시해주는 칼빈주의의 매력에 끌려 개혁주의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혁주의자들은 자신의 주변에 보이는 다른 기독교 교파들에 대해 지적인 우월감을 가지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이 『C. S. 루이스의 신학』이라는 책은 그러한 개혁주의자들에게 중화제가 되어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루이스는 개혁주의자가 절대로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과 그 아들을 믿는 사람들도 자신들이 무엇을 믿는지에 대해 체계적인 이해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꼭 개혁주의가 아니라 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도 지적으로 납득할만한 충분한 설명 체계를 세워서 믿는 것이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2) 또 어떠한 사항에 대해 얼마나 다르게까지 믿으면서도, 주 안에서 한 형제이고 자매일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게 해줍니다. (3) 한편으로 조직신학에 대한 별다른 배경 지식이 없는 분들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작은 지성만을 가지고 마음대로 이해해왔을 수 있는 하나님과 기독교 신앙에 대해, 구체적이고 자세한 부분에 있어서까지 교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