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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나서 책에 대해 뭐라 평해야할 지 도통 모르겠는 순간은 참 당황스럽다. 분명히 읽었건만, 어떤 걸 읽었는지, 느낌은 어땠는지 글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쉽게 읽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김유진이라는 신인작가의 첫 작품이라는데, 강하고 낯설다. 불편하고, 기이하고, 무섭다. 물론, 그런 요소들은 매우 유혹적이긴 하다.
9개의 단편들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환타지 속, 어느 기괴한 마을에서 벌어진 일들을 나열해 놓은듯하다. 아이들이 폭사당하는 당혹스런 상황으로 시작하는 [늑대의 문장]에서 이미 공포는 주위에 엄습해 왔다. 이어지는 [빛의 이주민들]에서의 불편한 출산 장면에서 멈췄어야 했는지도 모른겠다. 이 찜찜한 기분을 피하려면. 하지만, 그러기엔 분명 유혹적이다.
소설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보여주고, 느끼게 해줄때 읽는 이의 만족감은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다소 친숙한 소재는 아니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죽은 엄마의 발목을 곁에 두고 사는 두 자매의 이야기 [마녀]와 물 속에 가라앉는 마을에 사는 두 자매의 이야기 [목소리]는 그 의미들이 명확하지 않아 무슨 말인가 이해하지 못하기도 했다. 모호함이 갖는 상상력이랄까. 아마 작가는 그런 의도로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다 읽은 후, 뒷 부분의 해설은 큰 도움이 되었다. 명확한 결말과 의도를 바랐던 궁금증들이 해설에서 풀리는 듯하다. '신선한 상상력과 특유의 크로테스트한 묘사가 인상적이다'라는 심사평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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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문학동네에 실렸던 그 <늑대의 문장>을 기억한다. 당시로서 나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데, 심지어 그녀의 당선소감마저 인상적이어서 이후로도 가끔은 김유진의 장편 소설이 언제쯤 나올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 책은 아직 사보지는 않았지만 일단 기대된다. yes24 홈페이지에서 보자마자 아주 반가웠는데, 혹시나 하는 생각에-혹시나는 장편소설이 나왔나 하는 그런 혹시나-봤는데, 그건 아니군...약간 아쉽지만,,,암튼 그녀가 지금 장편을 쓰고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장편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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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의 그림형제의 동화는 환상의 세계를 많이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환상적인 세상의 동화 세계를 속 깊이 들여다보면 잔혹한 내용이 함께 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원래의 이야기에 담긴 잔혹한 장면을 그린 의미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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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터진다! 늑대의 문장은 독자가 먼저 나서서 집착을 부린다면, 이내 손에서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잉크 투성이인 푸른 셔츠와 같은 색채를 지닌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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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혀를 쭉 내밀고 죽어 있는 개를 보았다. 모두들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고 있었다. 나 역시 개를 보자마자 고개를 돌리며 얼굴을 찡그렸다. 일상에서 늘 보아오던 장면이 아니라 불쾌했다. 김유진의 소설을 읽으면서 며칠전 장면이 불현듯 떠오른건, 어쩌면 김유진의 소설과 그 장면이 닮아있어서가 아닐까?
'늑대의 문장'에서는 느닷없이 폭사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어떤 폭발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느닷없이 폭발하는 사람들. 죽음이 섬을 덮고, 공포가 사람들 마음을 잠식해간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죽음이 일상이 되어가는 상황속에 소녀가 등장하고, 엄마가 등장하고, 이모가 등장한다. '죽음'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버려진 개들은 경계가 모호한 늑대들로 변모하고 늑대와 죽음은 늘 붙어다니게 된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늑대들을 사냥하는 사람들과 엄마, 그리고 그런 늑대를 보호하는 이모 사이에서 소녀는 방황한다. 소녀는 늑대들의 소리를 듣게되며 이미 늦어버린 현실을 깨닫게 된다. 김유진의 소설을 읽어내려가며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상황이 현실의 우리네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 역시, 끔찍한 일들로 인해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내려오기 때문이다. 비단 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상황에서도 죽음과 맞닿게 되면 눈빛이 형형한 늑대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움'처럼 신성시되는 괴물이 등장하기도 하며, 목소리없는 누군가가 전설을 이야기해주기 때문이다.
고대생물들을 느끼게 하는 기괴한 분위기 속에서 김유진은 현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낯설게 느끼면서도 깊이 공감했는지도 모르겠다. 각각 따로 발표한 단편들이지만 '늑대의 문장'이라는 제목 아래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건 현실 속 불편한 감정을 단편속에 올곧이 표현한 작가의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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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상한건가. 62 page를 마지막으로 책을 덮고 그것을 손가락으로 집어 저쪽으로 던져버렸다. 오물을 만진 느낌. 그 역겨움에 방에서 악취가 난다. 꿈속까지 흘러들어갔는지 뒤숭숭한 꿈을 꾸고 일어났다.
내가 읽지 못한 작가의 마음은 도대체 무엇일까. 책을 덮으면서 다른 분들은 박수를 치는데, 나는 찌푸린 얼굴에 눈만 꿈뻑꿈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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