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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인문학적 비전…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인문학적 비전…" 내용보기
이 책의 제목은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이다. 줄여서 ‘정세청세’라고 이름붙였다. 이 책은 부산의 한 조그만 서점 ‘인디고’의 청소년들의 인문학적 희망을 꿈꾸며 세상과 소통한 내용을 정리한 자료이다. 정부나 학교가 하지 못하는 인문학 교육을 부산의 한 조그마한 서점이 해내고 있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년전에 대학교에서 인문학의 위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인문학적 비전…" 내용보기

이 책의 제목은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이다. 줄여서 ‘정세청세’라고 이름붙였다. 이 책은 부산의 한 조그만 서점 ‘인디고’의 청소년들의 인문학적 희망을 꿈꾸며 세상과 소통한 내용을 정리한 자료이다. 정부나 학교가 하지 못하는 인문학 교육을 부산의 한 조그마한 서점이 해내고 있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년전에 대학교에서 인문학의 위기를 호들갑스럽게 떠든 기억이 난다. 인문학 위기를 떠들었던 교수님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인디고’서점에 가서 배우라고 말이다. 인디고 서점을 운영하는 분은 젊은 여성분으로 알고 있다. 그 분의 인문학에 대한 꿈과 열정이 부산의 청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개 조그마한 서점이 주체가 되어 인문학 심포지엄 ‘주제와 변주’로 몇십회에 걸쳐서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인가 재작년에는 ‘유스북페어’를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시초부터 결과까지 기록한 책이 ‘꿈을 살다’라는 책이다. 유스북페어를 개최하기 위해 네팔과 남북아메리카, 유럽, 남미, 호주를 다녀오는 대장정에 나서기도 했다. 여섯가지 주제를 정하고 거기에 적합한 분들을 만나고 생각을 미리 나누고 유스북페어에 초청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청소년들의 의식수준이다. 30대 후반에서 40고개를 넘으면서 인식한 인문학적 통찰이 여기 나오는 고등학생들인 청소년들의 인식수준보다 못하다는 사실이다. 사회현실, 약자가 소외되는 사회제도, 자본주의의 문제, 환경문제, 교육문제 등 인디고 청소년들이 다루는 주제는 다양하다. 그 인식과 문제제기도 날카롭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정리한 한줄 사전도 그 표현이 놀라운 내용들이 많다. 예를 들면 ‘자유란’에서 이윤영이란 학생이 정리한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그리고 그것이 남에 의해서가 아닌 절대적으로 나의 행복임을 확신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자유가 결코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고, 그것을 깨달은 자가 자유를 얻은 자이다.’라고 한 것이다. 인디고의 청소년들의 독서량과 토론수준 글로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수준이 정말 놀랍다는 것이다.

 또한 문제제기 수준만이 아니다. 민주주의에 대해서 논의하면서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히 언급한다. 민주주의를 훈련할 수 있는 곳이 학생들에게는 학급운영인데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교칙을 정해놓고 지키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이야기 한다. 학교의 부당한 조치에 학생들이 수업거부를 벌였지만 담임선생이 오셔서 ‘지금 과학실로 오지 않으면 수행평가 0점’이라고 외치니까 하나둘 실험실로 향했다고 한다. 이런 것은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라 군중심리였다고 분석한다. 인디고 청소년들은 이런 식으로 깊은 분석과 토론을 통해서 현실 인식의 수준을 높인다. 그들도 당장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는 없다. 단지 희망을 가지고 그 목적을 잊지 말고 계속 연대해서 행진해 나가자고 한다.

 광우병으로 인한 촛불집회의 의미를 논하면서도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집회에 참석한 것은 좋았지만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우리는 먹지않겠다는 소아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한다. 우리가 거부하더라도 그 광우병 소고기를 누군가는 먹어야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단편적인 사고가 아니라 세계 전체를 조망하는 큰 시각을 가질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다룸에 있어서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남극과 북극의 빙산이 녹아서 ‘투발루’ 섬이 물에 잠기게 된다는 것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투발루 사람들의 아픔, 남극의 펭귄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 등 당장 눈앞에 닥친 나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생태학적 관점을 가질 것을 얘기하고 있다.

 용산참사와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과 프랑스 노동법 개정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는 너무 자기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려서 대국적으로 단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가가 국민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지식인을 비롯한 국민 모두가 자기와 당장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그 노동법이 개정되면 국가가 국민을 무시하는 풍조가 만연될 것임을 알고 모두가 단결해서 국민의 권리를 지켜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국가 권력이 용산참사에서 가난한 국민을 쫓아내고 심지어 죽이고 미군기지를 이전한다고 거기서 살던 사람을 무자비하게 쫓아내는데도 우리는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다는 것이다. 아니 더 나아가서 관심사도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정치인과 언론인, 기업주들이 국민을 갈수록 더 무시하는 행태를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개인의 힘이 미약하지만 누군가는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고 한다. 아마도 이 ‘정세청세’도 그런 희망의 싹일지 모른다. 국가가 알려주는 것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닌, 그 어떤 것에 있어서도 국가가 국민을 배제하지 못하도록 두 눈을 뜨고 있어야만 국가가 국민을 두려워하는 살아있는 민주주의가 될 것이라고 인디고 학생들은 말한다. 그리고 이라크 전쟁을 공식적으로 반대했던 미군장교 에런 와타다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모범적인 군인이었지만 이라크전쟁에 투입되기로 결정된 뒤에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 자세하게 조사해 보았다고 한다. 그가 조사해보니 이 전쟁은 하면 않되는 것이었다. 미국의 몇몇 정치인과 전쟁관련 기업만의 이익을 위한 전쟁이라고 그는 판단한 것이다. 그는 군법재판에 회부되었고 몇 년간의 감옥생활도 감수하면서 양심선언을 했던 것이다. 개인의 힘은 미약하지만 그가 그렇게 소신을 밝혔기 때문에 그를 도와주는 많은 양심인사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라크 전쟁을 막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진실을 밝히는 실천이 중요하고 그것을 같은 뜻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기’를 통해서 뭉친다면 조금은 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수 있고 우리는 누구나 그런 ‘변화의 선구자’가 될 수 있다고 인디고 청소년들은 주장하고 있다.

 인디고 청소년들은 인식과 실천을 넘어 용기를 가지고 저항하고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며 그런 공감을 나누고 희망을 창조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의 존재방식으로 살아갈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루는 주제도 광범위하고 그 깊이와 수준도 상당히 놀라운 것이었다. 피터 싱어, 박원순 희망제단 이사장, 하우드 진, 발터 펠트만 등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과 대담을 나누기도 하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기도 한다.

 자본주의와 국가 폭력의 문제, 가난한 자, 소외된 자의 문제, 환경문제를 다루기도 한다. 또한 소통으로서의 예술과 문학의 아름다움도 다룬다.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학교의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토론을 한다. 교육문제에 대한 한 대안으로서 알바니 프리스쿨의 공동체 교육을 소개하기도 한다.

 이런 희망의 싹이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시작되어서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 한다. 자기가 있는 그 곳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한다. 그런 인식이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인문학적 희망을 이야기하는 청소년들이 제도권 학교가 아닌 조그마한 서점에서 출발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희망의 싹은 그렇게 알지 못하는 곳에서 시작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정세청세’를 앞으로는 부산만이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도시에서 확대해서 진행하겠다고 한다. 희망의 싹이 이제는 봄바람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인문학적 희망이 계속적으로 확산되고 발전되기를 바란다.



k*****a 2010.02.0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