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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들이 사는 곳이 우주공간은 아닐터, 그들도 우리 곁에서 우리와 똑같이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살아가고 있을텐데 지금까지 나는 이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뉴스에서나 등장하는 그런 무시무시한 괴물 같은 것이라 여겼었고 보지 않고 외면하면 나와는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되는 것처럼 모른척 해 왔다. 그런데 강풀의 '이웃 사람'은 이런 무관심으로인해 무고한 한 생명이 죽어갈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저 사람 수상해. 별 일 아니겠지. 신경 끄자" 이런 말로 변명하며 외면해 버리고 용기를 내지 못했을 때 이미 나의 이웃은 한 사람씩 죽어가는 것이다. "에이, 이거 너무 극단적인 생각 아니야? 아무일 아닐 수도 있는데 괜히 의심해서 신고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 될 수도 있고 더군다나 경찰들이 증거도 없는 일에 신경이나 쓰겠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들 하겠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의심하는 사람이라면 경계해야 하는 것이 맞다.
열흘에 한 번씩 피자를 시킨 2동 101호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들은 지하에서 들려온 '탕', '탕'하는 소리들, 가방을 사 간 사람이 수표에 타인의 이름을 도용해 이서한 것을 알게 된 가게 주인, 경비원이 화장실에서 발견한 흰색 머리카락 등 수많은 증거들이 있으나 수상하게만 생각하고 외면해 버린 것으로 인해 이 빌라에서 사람들이 한 명씩 사라져 가게 된다.
강풀의 '이웃 사람'은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어떤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르는지 독자들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시작한다. 첫 장면은 죽은 딸이 일주일 째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 여인의 독백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을 '열흘 전'으로 돌려 사건이 어떻게 벌어지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범인의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이웃'에 대한 공포심을 고조시킨다. 큰 가방을 사는 남자에게 시선이 머물었을 때 이미 독자들은 사건의 전말을 파악해 버리지만 별일 아닌 것으로 끝나길 기대하며 외면해 버린다. 저 큰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갈지 아니까. 좀 작지만 가방 두 개에 넣으면 된다고 했을 때 범인이 어떻게 할지 이미 머릿속에 떠올라 버려도 그가 무섭게 생겼지만 씩 웃으면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로 보일 거야, 라고 끊임없이 되뇌인다. 곳곳에 드러난 증거와 행동들로 그가 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 끔찍함에 나는 비겁해지기로 한다.
언제부터 '이웃'이라는 말이 이렇게 무섭게 들리기 시작했을까. 어린 시절 이웃과 음식을 함께 나눠 먹던 시절에는 '이웃'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을 떠올리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해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살인범이 나와 같은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섭지만 누가 살인범인지 알 수 없어 그 익명성 때문에 더 무섭다. "엄마"라는 말을 내뱉지 못하고 "어, 어, 어".......라는 말만 하며 범인에게 끌려가는 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코 앞에 집이 있지만 닫힌 문 밖에서 "엄마"라고 외쳐부르지 못한 아이는 비겁한 내가 외면해 버려 죽게 되었다. 이제 이 아이는 가족이 된 새 엄마 가까이에 다가설수도 더이상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도 없게 되었다. 자, 이제 나는 이 수상한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외면해버리면 나도 범인의 손에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 이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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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언제나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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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법에서 가장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가정법이다. '만약..했더라면...' 근데 어느순간 가정법이란 가장 치사한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했더라면..'은 '..'을 하지 않았기에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고, 일말의 후회가 깃들어있는 것이라.
8명의 사람이 실종이 되고 그중에 3번째로 여고생 원여선이 가방에서 사체로 매장된 것이 발견된다. 10일 간격으로 되풀이되는 연쇄살인.
이 이야기는 살인범이 누구인지를 잡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보는 이에게 공개된 살인범의 행태와 이를 둘러싼 인물들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한편, 죽은 원양의 집에서 그녀가 매일 귀가시간에 되살아 돌아오는 환영을 보는 것으로 새엄마는 공포에 질린다. 그녀는 재혼한 남편의 딸인 여선에게 살갑게 다가서지 못하고 가까워지기를 기다렸는데, 가까워질 시간도 없이 그녀는 살해당했던 것이다. "당신에겐 딸이 아니지만, 나에겐 딸이었어. 당신이 보는 그 귀신이라도 나는 딸을 다시 보고싶어!"라고 그녀에게 소리를 지르며 멀리하는 남편. 그녀는 범인을 잡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과연 그 딸이 죽은뒤에도 왜 계속 자신에게 돌아오는지 알기 위해.
과거의 실수로 한 사람을 죽게 만든 야간경비원 표씨, 그리고 연쇄살인범 101호에게 10일 간격으로 라지 사이즈의 피자를 배달하는 것에 의문을 갖게된 피자집 배달청년, 자신이 판 여행가방이 TV에 나오는 것과 정기적으로 가방을 사가는 청년에게 의문을 가지는 가방가게사장 등.
원여선의 살인이 벌어지기 직전과 직후를 통해, 이들의 작은 개입이 마치 나비효과처럼 실제 현실에서 무언가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가까이 있지만 실제로는 더 관심이 없는 이웃이 범인으로도 또는 나의 안전을 지켜주는 인물이 될 수 있음은, 자신외에 타인에게는 관심이 없는 극대화된 개인주의 사회의 어두움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작품의 교훈대로 실제로는 과연 어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러한 작은 관심이 제대로된 반응을 갖기는 커녕 오히려 더 반대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더 안타까운 현실인지라, 악인에게는 악용될 수 있는 시간을 걸친 관계의 소중함에서 구제를 받는 수연이 있음으로 대신 위로한다.
피자배달 총각은 가게 사장, 그러니까 자신의 아버지에게 묻는다.
"그 놈은 왜 연쇄살인을 저질렀을까요?"
"그런 놈들에게는 구구절절한 사연이란 없다. 사연이 있는 놈들이 다 살인을 저질렀다면 세상에는 살인자가 넘쳐났을 거야. 그런 놈들에게는 핑계를 붙여줄 수 없다"란 답변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작은 것이지만 후기에서 밝혀지는 수연에 대한 배려가 참 좋았다.
p.s: 이거 연재할때 다음접속량이 현저히 늘어 직원들이 근무를 더했다는 추천평을 보았다. 게다가 책으로 보고난뒤 리뷰를 쓰다가 문득 검색을 해보니 인터넷으로도 전체작품 감상이 가능한다. 뭐, 싫지는 않지만..최근에 황미나님의 만화를 다시 보고자 열심히 찾았더니 절판에다, 구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나달나달한 대여점용 만화책뿐이다. 다시 찍어낼 비용이 판매수익을 초과하기 때문인지, 황미나 정도의 작품이면 참 대단한 건데 다시 볼 수 없음과 현실이 참 안타깝다.
철딱서니 없는 닉 혼비는 영화나 음반계는 (출판계보다는) 돈이 많으니까 불법다운로드로 보는거 좀 어때..했지만, [이웃사람]에서도 귀찮음이 결국 나쁜 결과를 가져오듯, 이제는 조금씩 비용을 지불하고 작품을 감상하고 소장하는 방향이 대세가 되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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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야산에 암매장된 트렁크에서 부패된 여고생 원여선의 시신이 발견된다. 범인은 다름 아닌, 같은 빌라에 사는 류승혁. 여고생이 실종되기까지의 과정과 류승혁의 수상한 행동은 피자집 점원, 가방 가게주인, 야간 경비원 등 마을 사람들에 의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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