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오우 하 권까지 이틀에 걸쳐 단숨에 읽어 나가고 나서는. ............그야말로 일상의 모든 것이 의미를 잃고 온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이대로 죽겠구나 할 만큼, 머릿속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리오우를 따라 숨가쁘게 달린 느낌. 허탈하고, 가슴이 텅 비면서, 그러나 무엇도 놓고 싶지 않은. 그런 기분이었다.
정말로, 보는 도중에 리오우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눈이 떨어지지 않고, 페이지마다 리오우의 이름을 눈으로 뒤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어떻게 글 만으로 한 사람을 그렇게나 아름답고 요기흐르게 그려낼 수 있는 걸까. 도무지, 나로선 막막하기만 한 경지다.
"반했다고 말해!"
나한테도, 그렇게 말해 줘. 말해 준다면, 내 입술에 연지를 바르고 다시 흰 손가락을 뻗어 연지를 거두어 가 준다면, 바다 냄새에 휩싸여 "내려와!"라고 말해 준다면. 그러면 나도, 분명, 틀림없이, 퍄오퍄오량량아, 내 간과 심장, 외치고 또 외치며 그에게 반해 버리리라. 숨조차 쉬지 못할 만큼 간절하게, 반하고 또 반해 버릴 것이다.
일 년에 천 그루씩 벚나무를 심어,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속삭여 줘. 빛과 꿀과 향기에 휩싸여 삶도 죽음도 뛰어넘어, 내 심장을 기꺼이 당신에게 줄 수 있도록 해 줘. 나는 울음조차 터뜨리지 못했다. 나는 뛰는 심장을 감히 억누를 수 없었다. 나는 리오우의 이름을 따라 오천 일을 기다리는 카즈아키의 곁에서 지리멸렬한 일상과 지난한 역사가 흐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오천 그루의 벚나무가 꽃을 피우는 넓고 고요한 곳, 만물이 멈추어 바람을 만드는 곳, 두 남자가 오천 일을 기다려 서로의 심장에 귀와 입을 가져다 대었다. 벅차오르도록, 숨이 멎을 만큼, 반하고 또 반하며 긴 시간이 흘러갔다. 누구의 것도 아닌, 그저, 기다림과 같아 에너지가 넘치는. 빛이 나는. 폭발하는. 아아, 퍄오퍄오량량아! 리오우! [인상깊은구절] "세월 따윈 세지 마. 이 리오우가 시계다. 당신의 심장에 들어 있어." "심장에?" "움직이지?" "아아......, 심장이 임신한 것 같은 기분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