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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눈을 중심으로 보는 헤밍웨이의 단편들
"킬리만자로의 눈을 중심으로 보는 헤밍웨이의 단편들" 내용보기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 중 가장 유명하리라고 생각되는 킬리만자로의 눈은, 오래 전에 조용필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연계해서 이 작품을 모르는 대중의 입에도 회자된 바가 있다. 소설의 첫 부분에 나오는 이 서쪽 봉우리 가까이에는 바짝 말라 얼어붙은 표범의 시체가 하나 있다.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이 도대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은 지금껏 아무도 없다(
"킬리만자로의 눈을 중심으로 보는 헤밍웨이의 단편들" 내용보기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 중 가장 유명하리라고 생각되는 킬리만자로의 눈은, 오래 전에 조용필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연계해서 이 작품을 모르는 대중의 입에도 회자된 바가 있다. 소설의 첫 부분에 나오는 이 서쪽 봉우리 가까이에는 바짝 말라 얼어붙은 표범의 시체가 하나 있다.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이 도대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은 지금껏 아무도 없다(p. 47)는 내용이 노래의 첫 부분에 차용되었다.

 작품의 주인공 해리는 미국의 중견 작가로서 아프리카에서의 수렵 여행 중의 별 것 아닌 사고-사고라고 해야 하는지도 의심스러울-로 인해 죽음으로 다가가게 된다. 해리를 둘러싼 다른 이들은 그의 죽음을 상상하지 않지만 그는 자신이 죽음을 향해 가고 있음을 깨닫고 과거-자신의 생을 거쳐간 전쟁, 낚시, 도시의 화려함, 힘들었던 결혼 등-를 회상한다. 해리 자신의 죽음뿐 아니라 이 회상 과정에도 죽음은 깔려있다. 우리에게 죽음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늘 가까이 있다고 알려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글의 첫 부분에서 죽음은 가당치도 않은 가정이며 저 멀리 떨어져 있어 보였지만 점점 그의 주변으로 다가선다. 이제 죽음이 그에게 들러붙었을 때 해리는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향해 비행하는 환각에 빠진다. 생명을 붙들고 싶은 욕구로 해석될 수도 있고 죽음 앞에서 일종의 해탈하는 상황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 환각 부분의 삽입으로 소설은 사람은 죽음 앞에 그냥 스러지지 않는다고 소리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마냥 죽음만 다루는 것을 헤밍웨이는 원치 않았던 모양이다.

 사실 킬리만자로의 눈을 처음 읽었던 것은 고등학교 초년 때였다. 그때는 이게 무슨 뜻인지, 해리는 죽은 것인지 어떤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다시 읽으니 조금은 글의 흐름이 이해되고 소설의 마지막을 그렇게 마무리한 헤밍웨이의 관점도 가슴 속에 다가온다.

 

사냥, 살인, 전쟁 등을 글의 소재로 다루는 모습은 헤밍웨이의 생활과 경험에 묻은 마초 성향을 드러낸다. 그런 소재들을 잔인하거나 과격하게 다루지는 않지만 거칠고 뻗대는 모습을 남성의 특성이라고 보여준다. 그러나 책에 실린 모든 작품들에서 그런 특성 뒤에 숨은 외롭고 유약한 내면을 나타냄으로써 실제로는 흔들리는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마 헤밍웨이의 자살조차도 그런 해석의 선 상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P.S. 1

책에 실린 소설들과는 별개로 책 맨 앞에 실린 헤밍웨이의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이 매우 의미 깊게 다가왔다. 특히 작가는 꼭 해야 할 말을 입으로 말하지 말고 글로 써야 한다는 마지막 문구는 구태의연해 보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가 할 일을 함으로써 세상이 돌아가게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모자라는 부분이 분명히 있겠지만.

 

P.S. 2

번역가로서의 김욱동은 꽤 이름이 알려진 사람인데 곳곳에 억지로 번역한 듯한 부분들이 보인다. 편집/구성의 별 1개는 어색한 번역을 감안하여 깎았다.

a******9 2018.05.10. 신고 공감 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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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밝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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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깨끗하고 밝은 곳은 그 제목과는 매우 상반된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첫 장에는 그가 항공기 사고로 인해 노벨상 수상을 하지 못하고 대사가 대신 받은 노벨상 수상소감문을 기록하고 있고 그외 대부분의 소설은 죽음과 삶에 대한 인간의 고뇌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미국 문학사에 길이 남은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하드보일드 문체 즉 특별한 수식을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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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깨끗하고 밝은 곳은 그 제목과는 매우 상반된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첫 장에는 그가 항공기 사고로 인해 노벨상 수상을 하지 못하고 대사가 대신 받은 노벨상 수상소감문을 기록하고 있고 그외 대부분의 소설은 죽음과 삶에 대한 인간의 고뇌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미국 문학사에 길이 남은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하드보일드 문체 즉 특별한 수식을 하지 않고 간결하고 건조한 문체를 쓰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단편을 한번 만나 보자
p*****9 2019.04.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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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습 뒤에 비치는 군상.
"삶의 모습 뒤에 비치는 군상." 내용보기
20세기 전반기 미국문학의 삼총사(스콧 피츠제럴드,윌리엄 포크너) 중 하나인 헤밍웨이의 단편소설은 역동적인 삶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연민과 번뇌를 잘 표현하고 있다.이 책은 많은 단편들 중 5편이 수록되어 있다.그 중 '프랜시스 매코머의 짧지만 행복한 생애'가 젤 기억에 남는다.그 이유는 사냥 중에 드러나는 3명의 심리뿐만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을 잘 표현한 반전도 맘ㅇ
"삶의 모습 뒤에 비치는 군상." 내용보기


20세기 전반기 미국문학의 삼총사(스콧 피츠제럴드,윌리엄 포크너) 중 하나인 헤밍웨이의 단편소설은 역동적인 삶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연민과 번뇌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많은 단편들 중 5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 '프랜시스 매코머의 짧지만 행복한 생애'가 젤 기억에 남는다.
그 이유는 사냥 중에 드러나는 3명의 심리뿐만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을 잘 표현한 반전도 맘ㅇㅔ 들기 때문.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 :

글을 쓴다는 것은 최상의 경우일지라도 고독한 삶입니다. 작가들을 위한 조직체는 작가의 고독을 덜어 줍니다만, 그것이 작가의 창작을 진작시켜 줄지는 의문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고독을 벗어버림으로써 대중의 인기가 높아지기도 하지만, 그러다가 종종 작품의 질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작가는 혼자서 작업할 수 밖에 없으며, 만약 그가 휼륭한 작가라면 그는 날마다 영원성(영원한 고독) 또는 영원성의 부재(영원한 고독의 결핍)를 직면해야 합니다.ㅡㅡㅡㅡp6

도대체 그가 두려워하는 게 무엇일까? 그것은 두려움도 공포도 아니야. 그것은 그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허무라는 거지.ㅡㅡㅡp15

킬리만자로는 해발 6000미터의 눈 덮인 산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서쪽 정상은 마사이어로 '응가예 응가이',즉 신의 집이라고 부른다. 이 서쪽 봉우리 가까이에는 바짝 말라 얼어붙은 표범의 시체가 하나 있다. 그 높은 곳에서 표범이 도대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은 지금껏 아무도 없다.ㅡp47

지난 몇 해 동안 죽음은 강박 관념처럼 그의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심한 피로감이 죽음을 이렇게 쉬운 것으로 만들다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ㅡp51

눈은 케이크에 입힌 설탕처럼 부드럽고 흰 가루처럼 가벼웠다.ㅡp55

내면이 단단하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처럼 정신적으로 파산에 빠지는 일은 없었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p60

이런 식으로 그는 마치 권투 선수가 자기 육체의 지방을 없애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가 노동하고 훈련하듯이 자신도 영혼에 붙은 비곗살을 제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p61

우리는 모두 우리가 하는 일에 맞게 태어나야 하는 거야ㅡㅡㅡㅡp62

물이 세차게 흐르거나 바람이 불어닥치듯 그렇게 온 것이 아니라, 느닷없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공허감처럼 갑자기 내습한 것이다.
ㅡp67

그가 사랑했던 다른 여자들과는 싸움이 너무 잦아서 부식 작용처럼 언제나 그들이 서로 공유하고 있던 것까지 갉아먹곤 했다. 그는 너무 많이 사랑했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고, 그래서 그 모든 것을 마모시켜 버렸던 것이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p67.68

그녀를 바라보면서 그녀의 친근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보는 순간 그는 다시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촛불을 사르르 흔들어 불꽃을 가늘고 길게 피어나게 하는 바람처럼 불어왔다.ㅡㅡㅡㅡㅡㅡㅡp72

노동 시간이 단축되어 골탕 먹는 건 노동자의 아내들뿐이라고요.ㅡp77

부자란 특수한 매력을 지닌 족속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는 다른 어떤 것 못지않게, 바로 그 때문에 망가졌던 것이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p80

언젠가 한번은 주님이 우리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주시지 않는다는 문제로 토론을 벌인 적이 있었다.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p81

한때는 자신만만하던 자리에 두려움이 마치 차갑고도 끈적한 텅 빈 동굴처럼 그대로 남아, 이내 메스꺼움이 올라왔다.ㅡㅡㅡㅡㅡp102

"아무리 용감한 남자라도 사자에게 세 번은 놀란다. 발자국을 처음 보았을 때, 울부짖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처음 마주쳤을 때 말이다."라는 소말리아 속다므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p103

때로는 죽을 때까지 평생 어린애 티를 벗지 못하는 놈도 있거든. 나이 오십이 되었는데도 어른 가면을 쓴 채 여전히 어린애로 남아 있는 사람들 말이야.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p136
YES마니아 : 로얄 c***s 2018.05.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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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밝은 곳』_ 헤밍웨이의 거친 매력
"『깨끗하고 밝은 곳』_ 헤밍웨이의 거친 매력" 내용보기
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의 소설을 처음 마주한 것은고등학생 시절 대표작인 『노인과 바다』를 통해서였다.워낙 유명하기도 했고 책 분량도 작아보여 읽었던 것 같은데,그때의 감상으로는 거칠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거친 바다 위에서노쇠했지만 끈질긴 노인과그에게 저항했던 물고기(청새치)그리고 그들을 물어 뜯었던 상어와결국 남겨진 앙상한 뼈거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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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의 소설을 처음 마주한 것은

고등학생 시절 대표작인 『노인과 바다』를 통해서였다.


워낙 유명하기도 했고 책 분량도 작아보여 읽었던 것 같은데,


그때의 감상으로는 거칠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거친 바다 위에서

노쇠했지만 끈질긴 노인과

그에게 저항했던 물고기(청새치)

그리고 그들을 물어 뜯었던 상어와

결국 남겨진 앙상한 뼈


거친 그 느낌을 겨우 소화한 다음 

함께 있던 단편인 『킬리만자로의 눈』의 책장을 펼쳤는데,

어린 나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독백들이 가득한 글로만 느껴져서

몇장을 넘기다 책장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고

문득, 거친 문체로 기억되는 헤밍웨이가 생각났다.


『노인과 바다』 외에 다른 소설을 찾고 싶었는데,

마침 도서 『깨끗하고 밝은 곳이 눈에 띄였다.




위의 도서는

"글을 쓴다는 건 언제나 고독한 일.

다시 시도하는 새로운 시작." 이라는 

헤밍웨이의 노벨상 수상소감을 시작으로 


「깨끗하고 밝은 곳」

「살인자들」

「병사의 집」

「킬리만자로의 눈」

「프랜시스 매코머의 짧지만 행복한 생애」


총 5 편의 단편이 담겨져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전히 헤밍웨이의 소설에는 거친 문체가 그득하다.

학창 시절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매력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특히나 어린시절 그 매력을 느낄 수 없었던 

「킬리만자로의 눈은 그 독백의 묘미

죽음의 향기에 대한 탁월한 비유

그리고 환상적인 죽음과 비극적인 현실의 대비를 보며

왜 이 소설이 유명한 지를 이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를 바라보면서 

그녀의 친근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보는 순간

그는 다시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갑자기 닥친 것이 아니었다.


촛불을 사르르 흔들어 

불꽃을 가늘고 길게 피어나게 하는 바람처럼 불어왔다.


「킬리만자로의 눈」 - p 072



또한 「프랜시스 매코머의 짧지만 행복한 생애 는 

각각의 인물들을 거칠게 몰아세우는 작가의 힘과 속도감을 

유감없이 즐길 수 있어 위의 

5개의 단편중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헤밍웨이를 만나서

어릴 때와는 다른 그의 매력을 맛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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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이 쓰는 글에 담긴 모든 것들은 

당장에 알아볼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점에서 때로 그는 운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것들은 아주 명료하게 밝혀집니다.


이 점 때문에, 또 작가가 소유한 연금술의 정도에 따라 

그는 오래 기억되거나 잊히게 될 것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최상의 경우일지라도 고독한 삶입니다.


작가들을 위한 조직체는 작가의 고독을 덜어 줍니다만, 

그것이 작가의 창작을 진작시켜 줄지는 의문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고독을 벗어 버림으로써 

대중의 인기가 높아지기도 하지만, 

그러다가 종종 작품의 질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작가는자서 작업할 수밖에 없으며

만약 그가 훌륭한 작가라면 

그는 날마다 영원성 또는 영원성의 부재를 직면해야 합니다.



진정한 작가에게 작품 한 편 한 편은 

성취감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을 이루기 위해 

다시 시도하는 새로운 시작이어야합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이루지 못한 그 어떤 것, 

또는 다른 작가들이 시도했다가 실패한 

그 무엇인가를 성취하도록 시도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만약 큰 행운이 따른다면 성공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문학작품을 쓰는 것이 이미 훌륭하게 쓴 다른 작품을 

른 방식으로 다시 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창작이란 얼마나 간단할까요. 


한 작가가 그가 갈 수 있는 먼 곳을 넘어, 

그 누구도 그를 도와줄 수 없는 그 먼 곳까지 자신을 몰아가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과거에 그런 위대한 작가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가치고는 너무 길게 말한 것 같습니다. 


작가는 꼭 해야 할 말을 입으로 말하지 말고 글로 써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p 005, 006

        글을 쓴다는 건 언제나 고독한 일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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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을 끄면서 나이 많은 웨이터는 자신과 대화를 계속했다.


물론 불빛도 중요하지만 깨끗하고 아늑해야 해.


너한테는 음악은 필요 없어.


그래, 정말로 음악은 필요 없지.


또 이런 시간에 열려 있는 곳은 바 밖에 없지만

너는 바 앞에서 품위를 지키며 서 있을 수 없지.


도대체 그가 두려워하는 게 무엇일까?


그것은 두려움도 공포도 아니야.


그것은 그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허무라는 거지.


그것은 모두 허무였고,

인간도 한낱 허무에 지나지 않거든.


모든 것이 오직 허무뿐,

필요한 것은 밝은 불빛과 어떤 종류의 깨끗함과 질서야.


허무 속에 살면서 

전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는 그것을 잘 알고 있지.




모든 것은 '나다'이면서 '나다'이고

또 '나다'와 '나다'이면서

'나다'일 뿐이지.


'나다'에 계신 우리 '나다', 

'나다'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나다'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나다'에서와 같이

'나다'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 일용할 '나다'를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우리 '나다'를 '나다'하여 주시고,

우리를 '나다'에 '나다'하지 않게 하시고,

'나다'에서 구하소서.


무(無)가 가득하신 무(無)님, 기뻐하소서.

무(無)께서 함께 계시니.




     p 015

           깨끗하고 밝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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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우리가 하는 일에 맞게 태어나야 하는 거야,

하고 그는 생각했다.


어떤 방식으로 생계를 이어 가든 

거기에는 각자의 재능이 있는거지.


그는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저런 형태로 자신의 생명력을 팔아 왔다.


애정에 너무 깊이 빠지지 않아야 

금전을 제대로 평가하는 법이다.


그는 그 사실을 알아차렸지만

지금 역시 그것에 대해 작품을 쓸 수는 없었다.




     p 062

           킬리만자로의 눈


==============================




그는 모든 여자와 함께 지낸 즐거운 시절과 

싸움을 했던 일도 회상했다.


그들은 언제나 싸움하기에 알맞은 장소를 택하곤 했다.


그런데 기분이 제일 좋은 때 

언제나 싸움이 벌어진 것은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그 싸움에 관해서도 그는 아직 작품을 쓴 적이 없다.


첫째는 그 대상이 누구든지 남을 중상하기 싫어서였고,

다음으로는 그것 말고도 

얼마든지 쓸 거리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꼭 쓸 때가 오리라고 생각했다.


작품으로 쓸 것은 참으로 많았다.


그는 이 세상이 변하는 모습을 보아 왔다.


그것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건을 보고 사람들도 관찰해 왔지만,

그것보다는 세상의 미묘한 변화를 읽었던 것이다.


그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기억할 수 있었다.


바로 그 현장에 있었고 그것을 관찰해 왔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쓰는 것은 그의 의무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에 대해 영원히 쓰지 못할 것이다.




     p 071

           킬리만자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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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훌륭한 여자예요.

나한테 신경 쓰지 말아요."

그가 말했다.



그녀는 《스퍼》 나 《타운 앤드 컨트리》 같은 잡지에서 볼 수 있었던,

친근하고 호감을 주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과음과 지나친 잠자리 때문에 얼굴이 조금 상하기는 했지만,

《타운 앤드 컨트리》 같은 잡지에서도 

그런 탐스러운 젖가슴이며,

쓸모 있는 넓적다리며,

등허리 부분을 부드럽게 애무하는 가벼운 손을 볼 수 없었다.


그녀를 바라보면서 

그녀의 친근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보는 순간

그는 다시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갑자기 닥친 것이 아니었다.


촛불을 사르르 흔들어 

불꽃을 가늘고 길게 피어나게 하는 바람처럼 불어왔다.




"나중에 아이들더러 모기장을 가져오라 해서 

나뭇가지에 매달도록 하고 불을 피워 줘요.

오늘 밤은 텐트에 들어가지 않겠어요.

움직여 봤자 별수 없으니까.

오늘 밤은 날씨가 맑아서 비가 내릴 리도 없고요."



이처럼 사람들은 

귀에 잘 들리지 않는 속삭임 속에서 죽어가는 것이다.


그렇다, 이제는 더이상 싸우지도 않을 것이다.


그것만은 약속할 수 있다.


이제까지 겪어 보지 못한 이 한가지를 

그는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른다.


넌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잖아.


하지만 어쩌면 그는 

그렇게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p 072, 073

           킬리만자로의 눈


==============================




그를 손에 넣은 뒤부터 그녀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자신이 살아남는다 해도 

이 여자에 대해서만은 작품을 쓰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는 지금 잘 알았다.


다른 여자들에 대해서도 쓰지 않을 것이다.


돈 많은 사람들은 대개가 재미가 없는 데다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거나 

주사위 노름만 지나치게 할 뿐이다.


그들은 단조롭게 반복적이어서 지루하다.


그는 가련한 줄리언(F. 스콧 피츠제럴드)이 생각났다.


줄리언은 부자들에 대해 

로맨틱한 경외심을 품고 있어 언젠가 한번은

"아주 돈이 많은 부자들은 

당신이나 나 같은 사람들과는 다르다."

* F. 스콧 피츠제럴드 「부잣집 아이」 앞부분


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소설을 쓴 적이 있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줄리언에게

"그래, 당연히 그들은 우리보다 돈이 많지." 라고 말했다.


그러나 줄리언에게는 그 말이 유머로 들리지 않았다.


부자란 특수한 매력을 지닌 족속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는 다른 어떤 것 못지 않게,

바로 그 때문에 망가졌던 것이다.



그는 망가진 사람들을 경멸했다.


이해는 했지만 좋아하고 싶진 않았다.


그는 극복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든 자기만 개의치 않으면 

그것 때문에 고통받을 일은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좋아! 

이제 그는 죽음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언제나 두려워했던 것은 단 한 가지, 고통 뿐이다.


고통이 너무 오래 계속되어 

그를 나가떨어지게 하기 전까지는 

누구 못지않게 고통을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서 

무엇인가가 몹시 고통을 주고 있었고,

그것 때문에 자신이 무너지리라고 느낀 바로 그 순간

고통이 갑자기 멎어 버렸다.




     p 079, 080

           킬리만자로의 눈


==============================




"한 번만 더 그 놈의 사자와 마주치면 좋겠군.

이제 사자 쯤은 조금도 무섭지 않아.

결국 놈들이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어?" 

매코머가 말했다.



"바로 그겁니다.

최악의 경우 기껏해야 상대를 죽이기밖에 더 하겠습니까."

윌슨이 맞장구 쳤다.


"그다음이 어떻게 되던가요?

셰익스피어가 한 말 있잖아요.

참으로 멋진 말인데요.

잘 기억하고 있나 한번 보십시오.

아, 참 좋은 구절이었죠.

한때는 곧잘 인용하곤 했습니다만.

가만 있자.


'결코 걱정하지 않을 테다.

인간이 죽는 건 오직 한 번뿐.

죽음은 하느님이 주신 것이니 될 대로 내버려 둘 일이다.

올해 죽는 놈이 내년에 다시 죽지는 않는 법'

*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 2부, 3막 2장


참으로 근사한 말이잖습니까?"



자신의 생활신조인 이 말을 꺼내고 나니 

윌슨은 어쩐지 쑥스러웠다.


그러나 이전에도 그는 

사람들이 어른이 되는 것을 보아 왔고,

그럴 때마다 언제나 감동을 받곤 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스물한 번째 생일을 맞는 것과는 또 다른 것이었다.



이런 변화가 매코머에게 일어난 것은 

이것저것 생각할 것없이 

불시에 행동으로 돌입해야 했기 때문에, 

즉 사냥이라는 이 기묘한 우연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가와 상관없이 

변화가 일어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저 거지 같은 녀석 꼴 좀 보게나,

하고 윌슨은 생각했다.




녀석들 중에는 오랫동안 어린애로 남아 있는 놈도 있지,

하고 윌슨은 생각했다.


때로는 죽을 때까지 

평생 어린애 티를 벗지 못하는 놈도 있거든.


나이 오십이 되었는데도 어른 가면을 쓴 채 

여전히 어린애로 남아 있는 사람들 말이야.


저 위대한 미국의 애늙은이들.


참으로 묘한 족속들이야.


그러나 지금 이 매코머라는 사내는 마음에 드는 것 같군.


정말 이상한 친구야.


어쩌면 이제 여편네의 서방질도 끝이 나겠어.


그래, 그래야지.


하여튼 정말 잘된 일이야.


정말 잘된 일이라고.


저 거지 같은 녀석은 평생 겁을 먹고 살아왔을 거야.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


하지만 이제 모두 끝났군.


물소를 상대로는 겁을 먹을 여유도 없었던 거야.


게다가 또 화가 나 있었고.


자동차도 한몫 거들었지.


자동차가 있었기에 쉽게 할 수 있었던 거야.


지금은 아주 기세가 대단하군.


똑같은 광경을 전쟁 영화에서 보았을 테지.


처녀성을 상실하는 것보다 더 큰 변화였어.


마치 수술한 것처럼 공포가 사라져 버렸거든.


대신 그 자리에 뭔가 다른 것이 들어섰어.


사내라면 가져야 할 중요한 뭔가가 말이야.


사내답게 해 주는 것 말이지.


여자들도 이런 것쯤은 알고 있어.


겁을 먹지 않았다는 것 말이야.



좌석의 한쪽 귀퉁이에서 

마거릿 매코머는 두 사내를 바라보았다.


윌슨은 변한 게 없었다.


그 전날 그녀가 그의 위대한 재능이 어떤 것인지 

처음 알았을 때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프랜시스 매코머는 변한 게 보였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하면 행복감 같은 게 느껴지지 않나?"

매코머가 새로 획득한 자산을 아직도 탐색하면서 물었다.



"선생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죠.

오히려 두렵다고 하는 게 훨씬 더 어울릴 것 같은데요.

보십시오.

앞으로도 겁먹을 일은 얼마든지 있을 테니 말입니다."

윌슨이 상대편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어쨌든 다음에 할 행동에 대해 행복을 느끼나?"



"그럼요. 하지만 그뿐입니다." 

윌슨이 대답했다.


"이런 일에 대해선 너무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말이 많으면 모두 망쳐 버리거든요.

뭐든지 너무 많이 지껄이고 나면 재미가 사라지는 법입니다.




     p 135 ~ 137

           프랜시스 매코머의 짧지만 행복한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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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밝은 곳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김욱동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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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 2018.01.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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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밝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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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밝은 곳』  『깨끗하고 밝은 곳』은 민음사 쏜살 문고 시리즈 중 하나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 소설집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195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항공기 사고로 입은 중상 때문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미국 대사가 수상 소감을 낭독했다. 이 책의 첫 장은 그 때 낭독 한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로 시작된다. 헤밍웨이는 항공기 사고의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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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하고 밝은 곳』

 

 『깨끗하고 밝은 곳』은 민음사 쏜살 문고 시리즈 중 하나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 소설집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195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항공기 사고로 입은 중상 때문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미국 대사가 수상 소감을 낭독했다. 이 책의 첫 장은 그 때 낭독 한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로 시작된다. 헤밍웨이는 항공기 사고의 후유증으로 평생 유지해왔던 활동적인 생활을 잃었고, 우울증과 무력한 집필 생활을 하다 엽총으로 자살했다. 

 깨끗하고 밝은 곳, 살인자들, 병사의 집, 킬리만자로의 눈, 프랜시스 매코머의 짧지만 행복한 생애 총 5편이 수록되어있다. 이 단편들에서 공통적으로 죽음과 고독의 향기가 묻어나는데, 이를 통해 자살은 한순간 선택에 의한 충동적 사건이 아니라고 짐작을 해본다. 어쩌면 1·2 차 세계대전, 스페인 내전에까지 참전하며 지구 전체의 전쟁을 쫒아 다닌 이유도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살을 하지 않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단편 소설을 통해 ‘하드보일드 문체‘라고 불리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했다. 하드보일드 문체는 쓸데없는 수식을 하지 않고 사실을 스피드하게 서술함으로서 비정서적이거나 스토익한 자세를 갖는 묘사방법으로, 특히 제1차 대전 후에 일어난 사실주의적인 비정한 문체를 일컫게 되었다고 국어 국문학 자료사전에 나와 있다. 『깨끗하고 밝은 곳』을 통해, 『노인과 바다』에서 보다 조금 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냉담한 태도로 담담하게 써내려간 작품들에서 그의 독자적 문체를 느껴볼 수가 있었다.

h*****5 2018.04.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