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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를 택하지 않았다. 나도 엄마를 택하지 않았다. 나는 엄마와 나, 우리의 관계가 얼마나 웃긴지 생각해 보았나. 나는 엄마를 택하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도 나를 택하지 않았다. 그냥 우리는 어떻게 만나서 나의 전 생을 엄마와 함께했다. 엄마도 엄마의 생애에 반 쯤을 나와 함께 했다. 나는 나의 친구도 선택하고 애인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만나고 싶은 만큼만 만난다. 그런데 웃기지, 엄마랑 함께 하는건 우리 서로 선택하지도 않았고, 친구나 애인이랑 함께 하는 것처럼 그렇게 좋은 것만도 아닌데, 더 이상 보고 싶지않다는 생각만큼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이런 관계를 얼마나 가질 수 있을까. 가족, 그러니까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들 정도일 터. 그리고 아마 미래에 서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만나게 될 내 자식이 그것일 터이다.
지난 날에도, 앞으로도 우리 사이에 선택이란 없다.
우리는 가족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그리고 미래에 또한 헤어진다거나, 보지 않는 다는 따위의 선택도 염두해두지 않는다. 우리의 관계에 예외란 없고, 예외가 없는 것이 맞다. 그것은 하늘이 내린 단 하나의 인연이며,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관계이다.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지만, 심지어 앞으로도 선택하려하지 않는 단 하나의 관계. 그 아이러니한, 너무도 편안한, 무한정한 믿음이 보장된 이토록 편하고 좋은 관계가 또 있을까.
생생하게 엄마를 기억하는 연습
단 한번도 가정한 적이 없어서, 아마도 내게 엄마가 없다는 것은 떠올리기 조차 어려운 일이다. 과연 그런 일이 오기나 할지. 분명 우리가 헤어지는 날도 오겠지만 나는 지금껏 가정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별로 생각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 <엄마의 도쿄>에는 엄마를 잃고, 엄마가 있던 자리들을, 엄마가 먹던 음식들을 찬찬히 되짚어 가는 에세이이다. 저자는 생생히 엄마를 기억하고 있다. 글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그녀의 엄마가 보이는 듯하다. 청바지에, 플랫슈즈를 신은 엄마. 아바의 노래를 듣는 엄마. 그녀의 인생에 대부분을 함께했던 엄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있을까. 잊혀지기는 할까.
우리는 아마도 엄마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부디 그런 일이 아주 먼 먼 훗날에 아주 먼 훗날에 일어났으면 하지만.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어떻게든 각자의 엄마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엄마의 모습을 좀 더 생생히 기억했으면 싶다. 우리 엄마의 비음 섞인 목소리, 가끔 따라부르던 노래 개여울, 엄마의 마른 다리와 엄마 정강이에 있는 화상자국. 엄마의 살결, 머릿결 같은 것 까지도 생생하게 말이다. 엄마도, 아빠도 생생히 말이다.
엄마 없는 세상은 없다
우리 엄마는 아버지를, 그러니까 나의 외할아버지를 꽤 일찍 여의었다. 아마도 내 나이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부모를 여의는 것이 어떤지를 아는 나의 엄마는 요즘 굉장히 불안해 한다. 외할머니가 아프시기 때문이다. 고아가 되어버릴까봐 무섭다고 내게 말하곤 한다. '너는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잖아. 나한테는 엄마 밖에 없단 말이야.' 이렇게 가끔은 아이 처럼 내게 말하기도 한다. 엄마없는 세계에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내게 아직 없다. 그리고 우리 엄마에게도 엄마 없는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미 엄마가 없는 세계에서 저자는 차분하게 자신의 엄마에 대한 얘기를 한다. 문장 문장에 녹은 애정, 그리움이 닿는다. 아마도 나도 그럴 것이기에, 꽈배기 도넛을 보고 마음이 아파올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오지 않았으면 하는 먼 먼 미래에 나도 오뎅 꼬치를 파는 포장마차 앞에서 마음이 아플 것을 알기에 그마음이 와 닿는다.
꿈이란 꼭 그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그 주변을 맴돌게 하는 힘이있다.(87쪽) "너희가 엄마보다 오래 살 테니까 엄마가 더 좋은 거 먹고 너희는 남은거 먹어" (중략) '엄마 입도 입'이고 '엄마도 인생이 있다'는 지론을 외할머니는 엄마에게 자연스럽게 물려주셨다.(74쪽) "밥 딜런을 모르는 사람으로 언젠가 세상이 뒤덮이지는 않을까? 그럼 어쩌지 엄마? 그럼 너무 슬프겠다. 근데 음악이 그렇게 쉽게 죽을까? 추억이 그렇게 쉽게 물거품이 될까? 아닐 거야."(148쪽) 나는 나만 힘든 줄 알았다. 나만 아빠가 없고, 나만 금수저 없이 태어났고, 나만 책임이 무겁다고 여겼다. 엄마생각은 못했다. 엄마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었다는 것도, 엄마가 우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전전긍긍 했다는 것도, 나는 알면서 몰랐고 모르면서 알았다. 내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모른척했고, 아는 척도 했다. 엄마에겐 그래서 기도와 묵주가 늘 필요 했던 건지도 모른다. (24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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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의 몸이 좋지 않아 엄마가 고향에 다녀오셨다. 예전부터 몸이 좋지 않으셨는데 최근 상태가 더 좋지 않아져서 요양병원으로 옮기시게 된 것. 엄마는 어떤 점에서는 대범한 면이 있어서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았지만, 당연히 마음은 좋지 않으셨을 것이다. 하루 종일 누군가가 붙어있지 않으면 거동도 할 수 없는 몸이란, 얼마나 애달픈 것인지. 개인적인 관점에서 엄마는 자매들 중에서 외할머니를 가장 많이 닮으셨다. 외향도 성격도. 그래서 유독 나는 엄마를 통해 나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엄마는 무엇을 통해 외할머니를 기억하게 될까, 나는 엄마를 기억하기 위해 무엇을 붙잡아야 하나-와 같은 생각들은, 아직은 너무 이른 것 같으면서도 분명 언젠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추억으로나마 함께하고 싶다는 간절함. 그 간절함을 느끼는 날이 너무 빨리 오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엄마의 도쿄]는 그리움과 추억에 관한 이야기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아이들을 키워야했던 엄마에 대한 이야기. 엄마와 함께 도쿄의 거리를 걷고, 즐겨 찾는 음식점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던 일상들. 그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엄마에 대한 추억들. 살아보고자 찾았던 일본에서 엄마는 터를 잡았고 이제 좀 여유를 즐길만하다 싶은 때에 병을 얻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랐던 엄마의 죽음, 그 부재를 고스란히 느낄 수밖에 없는 딸. 이 책은 딸이 엄마를 향해 바치는 사모곡이자 이제는 그 부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의 결정체이다.
때문에 이 책을 제목만 보고 단순한 여행에세이라거나 산문집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도쿄의 풍경이 아예 드러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엄마를 중심으로, 도쿄는 그저 배경으로 존재할 뿐이다. 이상한 것은 그리 길지도 않고 어려운 문체가 아님에도 쉽게 넘길 수 없었다는 것. 읽는 중간중간 가슴이 먹먹해져서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점차 무거워졌다. 재미 위주로 읽는 건 이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덕분에 이제는 그녀의 엄마가 내 엄마처럼 느껴진다. 그 엄마의 옹골차고 대범하고 담담한 삶에서 느껴지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느껴질 법한 삶의 진실들이 고스란히 내 마음 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우리 엄마도 재미있게 읽으셨다고 한다. 우리 엄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엄마의 엄마를 생각했을까, 아니면 엄마의 딸인 나를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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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고 엄마와 남동생 그리고 작가 김민정은 도쿄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녀의 엄마 나이 마흔, 그리고 그녀 나이 열여섯에 가족이 먹고살기 위해서 아빠의 죽음만큼이나 갑작스럽게 일본으로 건너온 것이다. 살면서 흘러간 어떤 음악에 그 음악을 함께 들었던 사람과의 시절이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또 살면서 어떤 음식을 먹으면 그 음식을 함께 먹었던 사람과의 추억이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이 책의 작가는 짜장면, 모스 버거, 돈가스 등 엄마와 함께 먹었던 음식을 통해서 엄마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있다. 아빠를 잃고 낯설고 일본땅에 건너와 힘든 생활을 하며 애써 위로의 말은 하지 않지만 서로 의지하며 맛있게 먹었던 추억의 음식을 통해서 말이다.
당당한 태도로 살아. 자유롭게 선택하고 마음껏 즐겨. 그렇지만 삶의 모든 책임은 네게 있다는 걸 잊지 마 - 본문에서
내가 결혼해도 될까?
그녀가 엄마의 대화를 보면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 명쾌하고 쿨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특히, 대학생이 된 딸에게 남자친구를 사귀어도 되며 집에 안 들어와도 된다는 쿨내 풀풀 풍기는 말을 그녀의 엄마가 그녀에게 했을 땐 멋진 엄마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엄마는 골든가에서 저녁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문을 여는 심야식당을 혼자 운영했는데 일본 만화 <심야식당>에 등장하는 주인장처럼 손님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했다. 마흔이라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두 아이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했던 엄마를 위로해주던 것은 바로 담배였다. 이 담배 때문인지 입안에 암세포가 퍼져 더는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엄마는 병을 숨기고 환자가 아닌 것처럼 딸과 함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을 읽은 나는, 내 엄마의 딸이 아닌 아들이다. 아직 곁에 계시지만 얼마 전 건강이 아주 안 좋다는 판정을 받으셨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그리 많지도 않은 엄마와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감정 조절을 하기 힘들었다. 이런 시기에 이 책을 읽게 되다니…. 그녀와 엄마가 다니던 식당과 거리 그리고 함께 먹었던 음식의 사진을 보며 살아 계실 때 더욱 잘하고, 엄마와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엄마에게 살가운 아들이 되어주지 못했던 나 자신이 미워지기도 했다. 누군가의 딸이라면, 그리고 아들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큰 고마움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좋은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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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도쿄]딸로 태어난 당신에게 추천하고 픈 책.
엄마와 도쿄를 여행했던 세번 중 단 한번도 나는 엄마와 걸었던 그 길이 그리워질거라 생각하지 않았고, 실제로 노트나 블로그에 옮겨적지도 않았다. 더군다나 사진을 찍었던 것은 엄마의 예쁜 모습을 소유하기 위해서지 엄마를 위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책을 읽기전에도 엄마와의 도쿄가 아닌 도쿄에서 오랜시간 머물었던 언니, 그리고 언니와 손잡고 걸었던 길을 떠올리기 위함이었다. 엄마의 도쿄를 읽기 직전까지 내 머릿속에 엄마는 '부재'였다. 첫장을 읽는다. 프롤로그에서 짐작했어야했다. 내가 울겠구나하고...
첫 챕터는 엄마와 함께 다녔던 음식점 혹은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다. 이후에 중복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신경쓰이진 않았다. 오히려 이 음식, 그 음식점에 더 가고픈 맘이 들었다. 커피를 좋아하던 작가의 엄마는 스타벅스를 좋아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단 한번도 스타벅스의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 커피라는 것은 마시는이를 위한 정성이라 느꼈기에 그랬단다.
엄마는 스타벅스 커피를 절대로 마시지 않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다맵를 피울 수 없고, 모든 게 셀프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커피는 누군가가 정성 들여 내리고, 따르고, 가져다 주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30
난 반대의 이유로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한다. 모든 것을 '셀프'로 하는 그 점이 좋아서 스타벅스에 간다. 음료를 제조하는 과정만 빼면 철저히 나혼자 즐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좋았다. 누군가가 날 위해 정성을 선물하기 보다는 어딜가도 혼자이기 싶지 않은 공간에서 철저히 혼자이길 원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나도 나이가 들어 점차 혼자있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면 아마도 그녀처럼 스타벅스보다 진하고 진한 커피한잔을 날 위해 제조해주는 듯한 그런 느낌의 카페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 마흔전에 남편과 사별한 엄마를 바라보는 모범생 작가의 넋두리는 차분하고 정겹지만 내 마음은 불편하고 서글퍼졌다. 생계를 책임지는 그래서 담배와 커피를 떼어놓을 수 없는 엄마를 위해 고작 할 수 있는 일이 공부였기에 사고치지 않는 것이기에 그정도만 엄마를 위했다는 그녀. 고작 공부하는 것으로 온갖 생색과 유난을 떠는 보통의 나와같은 이들은 자신의 엄마에게가 아닌 모범생 작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 엄마가 암투병으로 고생하던 때도 그녀는 묵묵히 일상을 지키는 모습이 놀랍도록 대단해보였다. 지난 해 외할머니가 많이 아프시던 때 나의 엄마도 그랬다. 외할머니가 서울에 거주하고 엄마는 시골, 버스도 하루에 두번밖에 다니지 않은 시골에 살면서도 일주일에 세번식 꼭 외할머니를 방문했고 병원가는길을 동행했다. 그래서 더 대단해보였다. 그것이 얼마나 고단한지를 옆에서 보았기에 알 수있었다. 지금의 나보다 어쩌면 어렸을지 모를 나이에 그녀는 그런일들을 했다는 것이 엄마라는 존재가 그녀에게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 알 수 있었던거다. 나는 무서우니까 빨리 나오라고 재촉한다. 엄마는 괜찮다고 엄마가 여기 있다고 말한다. "엄마가 있다"는 한 마디면 모든 근심이 사라지고 희망이 샘솟던 시절이 가슴 시리도록 그립다.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을 때 까지 간신히 울음을 참았나. 난 아직 울자격도 시기도 만나지 않았은까. 엄마의 도쿄를 읽고 나서 무언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그치만 난 이책을 언니에게 그리고 '딸'로 태어난 또다른 누군가에게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감성적인 사모곡은 쉽게 만나지는게 아니니까.
글을 쓴다는 것은 그의 뒷모습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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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태도로 살아. 자유롭게 선택하고 마음껏 즐겨. 그렇지만 삶의 모든 책임은 네게 있다는 걸 잊지 마." 요즘 말로 ‘쿨하다’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듯 한 말이다. 이런 말을 해주고 공부하라는 말 대신 돈가스(일본어에서는 수험생을 위한 음식으로 알려짐)를 사주며 힘을 주던 엄마에 대한 추억이 어린 도쿄의 이런저런 얼굴을 담아낸 책 <엄마의 도쿄> 나에게 도쿄는 할아버지와의 시간들이 여기저기 스며들어 있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할아버지가 많이 생각날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추억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이 책의 작가인 김민정님의 글은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힘이 있는 거 같다. 엄마가 즐겨 쓰던 ‘헤치마 코롱’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책에도 나온 대로 이 코롱은 일본의 화가이자 시인인 다케히사 유메지의 그림을 광고로 사용했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길을 가다 그 그림을 보고 할아버지는 그의 시 ‘달맞이 꽃’을 읊어주셨다. 꽤 짧은 시였는데, 일본어로 그리고 어린 손녀를 위해 한국어로 다시 한번. 사랑하는 님을 마냥 기다리기만 해야 했던 달맞이 꽃의 심정을 이해하기엔 그때는 너무 어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안타까워라’라는 애수 어린 목소리가 기억에 오래오래 남은걸 보면, 사람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니 이 책도 그런 느낌을 준다. 읽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추억여행에 흠뻑 빠지게 된다. 눈이 소복이 쌓인 들판에서 아빠가 밟았던 발자국을 엄마가 밟고 그렇게 단단해진 발자국을 자신이 밟게 하던 이야기는 참 따듯했다.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어버리지만, 그런 기억들은 일종의 보호막같이 평생을 마음에 품고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던가? 아빠와 엄마와 함께 여행을 갔다가 기차에서 내리다 아빠의 손을 놓치고 발을 헛딛어 넘어졌던 기억이 난다. 다들 그 관광지로 오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우르르 사람이 내려서 사람들에게 밟힐 뻔 했다고 엄마가 나중에 전후 상황을 이야기 해줬었다. 하지만 내 기억에 남는 것은 지금까지도 그렇게 화난 것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분노한 얼굴로 가방을 휘두르던 아빠와 얼른 나를 품에 안아주던 엄마뿐이다. 그렇게 위험한 상황이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나고 그저 그 기억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그 기억이 ‘단단해진 발자국’이 되어주는 거 같다. 다리모델을 꿈꿀 정도로 멋쟁이에서 시골 부잣집으로 시집을 왔다 남편을 여의고 두 아이와 함께 일본으로 와야 했던 책 속의 엄마의 이야기는 엄마와 나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특히 엄마의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그러했다. 사실 나도 그랬던 거 같다. 엄마에게 엄마의 삶이 있고 그 삶 속에서 엄마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참 못 받아들였다. 엄마의 선택을 늘 서운해했고, 반항의 표시로 잠적이나 독립이라는 극악의 수를 사용해 엄마를 힘들게 하기도 했다. 심지어 자기 성질을 못 이기고 담이 와서 쩔쩔매기도 했었다. 그때마다 엄마가 먼저 미안하다고 많이 이야기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때는 그렇게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는지 어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스물하고 두 살이 된 그제야 나는 엄마의 손을 놓아줄 수 있었다. 엄마의 손을 놓고 걸어갈 수 있었다” 나는 끝까지 엄마의 손을 놓지 못했던 거 같아 문득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난 참 어리기만 한가보다…… |
인상깊은 구절#9.
엄마가 돌아가셨다. 이래도 되는걸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나도 아니고 엄마도 아니다. 내가족만큼은 예외다. 내 가족도 분명 사람이고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그 죽음이 우리를 비껴갈 것이라고 믿으며 우리는 살아간다. 아무런 근거도 이유도 없으면서. p.195 엄마와 도쿄에서 함께한 20년간의 시간의 일부를 책으로 엮어 예쁜 감성 에세이집이다. 슬픔, 기쁨, 웃음, 고통들이 골고루 다 들어가있는 양념통 같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 모녀의 애뜻함은 딸이 결혼하면서 더 각별해진다고
친구에게 들은 적이 있다. 이러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스하면서도
예쁜 엄마 이야기이다.
![]() 시모키타자와를 함께 걷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그시절이
아련하게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엄마와의 추억이 가득 담긴 스토리가 가득하다.
스스로 답을 찾아 이야기를 해대는 술집 손님들과 마주하며,
조금씩 자리 잡아갔던 엄마의 식당 이야기부터,
엄마의 소시적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듯한 착각마져 들 정도로 리얼하고, 재미있다.
![]() 작가가 바라본 엄마는
자신보다는 남을 사랑하고 100을 받으면 200을 주는 그런 인심 넉넉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착한 여자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 나의 엄마와도 오버랩이 되면서
나도 엄마의 죽음 앞에서 이렇게 작가처럼 씩씩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깊숙히 해보았다.
암투병중인 엄마에게 창가의 토토에 나오는 말처럼
"엄마는 착한 사람이니깐 꼭 나을거야!"라고 , "엄마 괜찮아?"를 입고 달고 살았던
그 시절의 추억조차도 고이 접어 예쁘게 간직하는 작가의 여린 마음속을 들여다보며
그 엄마의 그 딸이구나 싶기도 했다.
![]() 엄마와 함께했던 어린시절의 사진들과
사진속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 이세상 무엇보다 예뻐보였다
나도 엄마와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과 오버랩되면서 작가가 말한
묘한 향수는 아마 내가 지금 느끼고있는 엄마냄새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 작가의 필력은 수준급 이상인것 같다.
읽는 내내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말투로
감성적인 표현을 할줄 아는 작가는 극히 드물다.
김민정이란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했고,
몰입도 또한 높아져만 갔다.
![]() 정많고 예뻤던 엄마의 사진을 보며
엄마와 아빠와의 만남을 설명하고,
마흔에 사랑하는 사람을 죽을으로 잃고, 두아이라는 족쇄를 차고
삶의 무거운 짐을 등에 짊어지고 살았던 예쁜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암으로
투병하며 고통받았던 엄마의 모습들을 지켜보았던 작가는 엄마의 죽음앞에서도
씩씩하게 홀가분하다고 에필로그에서 말하고 있다.
이 이유는 엄마의 고통을 더이상 안봐도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병실에서의 생활은 대부분 엄마의 항암치료와 투병생활을 지켜보는게 전부였는데,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던 미국땅도 못가보고, 기자와 다리모델이 꿈이였던
엄마는 홀연히 고통을 내던지고 천국표 티켓을 끊어 떠나셨다.
이 책을 보며,
난 현재 나의 삶과 미래의 삶을 미리 상상하게 되었다.
책속의 엄마와 우리 엄마가 오버랩되기도 하면서 엄마의 부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가하게 되었고, 서슴없는 엄마와의 공감가는 대화들을 보며,
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 에세이는 엄마에 대한 딸의 사랑과 존경심이 가득했다.
물론 예쁜슬픔도 담겨있지만, 난 사랑하는 마음과 엄마를 마음속 깊히
넣어두고 자신의 두 아이와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 작가가 부럽기까지 했다.
군더더기없는 표현력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교훈을 남겨주었다.
나도 이 책을 읽고나서
엄마께 좀 더 후회없이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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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가족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법이긴 하지만 딸과 엄마, 이 관계는 참 많은 감정이 숨겨져 있다. 그 감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설명하긴 어렵지만, 엄마를 부정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한 대부분의 딸들은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감정이 폭발할 때는 아마도 독립해서 집을 떠나 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언제나 가까이 있을 때는잘 느껴지지 않는 이 미묘한 감정은 꼭 오래 못 봤을 때, 곁에 없을 때서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
김민정 씨의 <엄마의 도쿄>는 바로 이 '감정'에 대한 에세이다. 김민정 씨는 어린 시절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에 홀어머니 아래에서 동생과 살다 16살 때 일본 도쿄로 이주했다, 먹고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던 그녀의 엄마는 일본 드라마 '심야 식당'의 배경이 되는 신주쿠 골든가에서 바 '파인트리'를 열어 아이들을 부양했고 손님들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며 살았다. 그 곳에서 유일한 한국인 사장이었던 엄마는 그들의 배척과 사랑 속에서 힘들었고, 그녀를 달래주는 것은 담배와 커피 뿐이었다. 가끔 민정씨와 엄마는 도쿄 주변을 산책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쇼핑을 했다. 그러다가 환갑을 앞둔 한달, 엄마는 위로의 산물로 평생 손에서 놓지 못했던 담배 때문에 암에 걸렸다. 죽어가는 엄마를 보면서 민정씨는 수많은 감정을 느끼고, 그녀를 떠나보낼 준비를 한다.
<엄마의 도쿄>는 엄마의 죽음 이후 민정 씨는 엄마와 함께 한 수십년의 세월과 흔적을 일본의 이곳저곳에서 찾으며 추억하는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엄마와 함깨 했던 도쿄의 식당(맛), 도쿄의 장소(공간), 엄마의 흔적, 도쿄에서의 여행의 4파트로 나누어 엄마의 흔적을 쫓기도 하고, 그리워 한다. 모든 내용이 엄마와 딸 민정 씨의 이야기는 아니다. 가끔은 딸의 시점에서 '엄마'에게 가졌던 섭섭함, 미안함을 이야기 한다. 또는 홀로 간 여행에서 생각난 엄마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김민정 씨의 엄마에 대한 헌정사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한없이 평범했고 살아가는 것에 급급했던, 여자로써의 모습을 버린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 뿐이다.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으레 느꼈을 그런 이야기. 다만 장소가 한국이 아니라 외국, 일본 도쿄라는 점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엄마이기 때문에 포기했던 많은 것들을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비로소 깨닫는다.
강인했던 엄마가 항상 일기장에서 오래 전에 죽은 아버지의 이름을 적으며 그리워했음을 알게 된다. 딸은 힘든 생활에 조숙했지만 엄마의 새로운 연인을 인정하는 데 오래 걸렸으며, 엄마의 어깨에 있는 삶의 무게를 나누어 짊어지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엄마의 화장품, 커피, 담배, 노래, 신발 등을 하나 하나 바라보면서 엄마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벽하게 엄마를 이해한 것은 아닐 터였다. 엄마의 죽음 이후 비로소 내가 알던 엄마가 100%의 엄마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뿐. 아니, 내가 알고 있던 것은 엄마로써의 엄마일 뿐. 여자로써의 엄마는 아니라는 것. 엄마가 짊어진 것이 생각보다 더 무거웠다는 것을.
단지 엄마의 흔적을 쫓으면서 엄마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엄마와 딸이 갖고 있는 그 미묘한 관계와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보는 내내 밀려오는 감정이 주체가 안 된다. 남자보단 여자들이 좀 더 공감할 것만 같은 <엄마의 도쿄> 나이를 먹어가면서 몰랐던 엄마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알게되어가는 '딸'의 엄마에게 바친 이야기.
가끔 엄마에게 속상할 때, 꺼내보면서 가끔씩 잊고 있던 엄마의 사랑과 엄마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다. 혹은 나도 먼 훗날 이런 책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엄마에 대한 추억을 쌓고 싶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도대체 '엄마'와 '도쿄'가 무슨 연관일까 싶었다. 이 책에는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만, 한 편으론 엄마와 함께 살고 행복하고 힘들었던, 새로운 삶에 살게 되었던 '도쿄'에서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국이 아니라 일본 도쿄였기 때문에, 그들이 가질 수 있었던, 평범하지만 그들만의 이야기. 자신의 딸이 글을 쓰며 살기 바랬던 김민정 씨의 어머니는, <엄마의 도쿄>를 보고 만족했을까? 책장을 덮는 순간, 가끔 잊고 살았던 엄마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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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그 관계는 오묘하고도 복잡하다. 누구보다 가까운 관계이면서도 이따금 밉고 야속한 순간도 있으며, 세상에 사는 각각의 모녀가 서로 다른 감정의 골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딸들과 엄마들은 비슷한 감정들을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명료하지 않은 관계가 또 있을까? 알면 알수록 어렵기만 한 모녀 관계는 엄마와 딸 각자의 삶에서 작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며 때로는 눈물겨운 사랑이 되기도, 때로는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되기도 한다. '엄마의 도쿄'는 이 부분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어떤 딸이 엄마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엮어낸 책이다. 엄마의 존재는 음식에서, 공간에서, 그리고 사소한 에피소드와 사물에 배어 딸을 웃게도, 울게도 한다. 글쓴이가 켄터키 치킨을 보고 느꼈던 것들을 나는 노브랜드 버거를 보고 느꼈고, 카레를 보고 떠올렸던 엄마의 교훈을, 나는 빨래를 개키며 떠올린다. 가장 가까운 친구지만 영원히 알 수 없는 존재인 엄마를, 딸로서 되짚어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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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도쿄라니 자신이 엄마라서 이런제목을 지은건가? 엄마로서의 도쿄생활이런거? 하는 의문을 갖고 읽기시작했다 매번 느끼지만 역시나 어긋났다 ㅋㅋㅋㅋㅋ 저자는 어린시절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 남동생 이렇게 세식구만 남고 먹고살기위해 일본으로 이주한다 도쿄에서 살게되면서 혼자서 억척스럽게 장사로 돈을 벌면서 아이들을 키워내고 그런엄마가 얼마전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게 되고 이책은 그런 그녀에게있어 엄마를 추억하는 책이 아닐까싶다 도쿄에서 함께갔던 식당 공원... 그리고 한국에서의 어릴때 기억 엄마의 꿈 생각보다 엄마와 많은 얘기를 나누지못했음을 엄마와 함께 해외로 여행을 가려치면 가게때문에 언제나 거절했던 엄마에게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고 아픔으로 점점 스러져가는 엄마의 모습 그래도 기적이 일어날것이라고 애써 생각했던것 나역시 부모님이 나보다 먼저 돌아가실 확률이 크다고 산술적으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언제까지나 함께 옆에 있으실거라고 생각하는듯하다 부모님의 부재를 상상도하지못하기때문이다 그래서 여전히 다투고... 사실 바로 어제도 화를 내고 기분이 상하고 진짜 이해할수없다고 투덜거렸다 아마도 대부분의 자식들은 그러하지않을까 그러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생각보다 따뜻한 말한다미 사랑한다는말 그리고 함께한시간 기억 추억이 얼마되지않음에 엄마를 그저 엄마로만 엄마도 자신의 인생 꿈이 있었음을 외면했다는 사실을 깨닫는것이다 나역시 작가처럼 사근사근하기보다는 그저 뚝뚝하기만해서 더 공감하며 읽었던것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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