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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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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기 드물게 변태 작가와 만나게 되었다. 한국 출판 시장에서 '책을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제대로 만든 글을 읽은 지가 얼마만인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오래간만에 좋은 책을 한 권 사 읽었다.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에는 원작인 소설과 구보씨의 일일의 배경이 되는 식민지 경성을 꼼꼼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실제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으로 살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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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기 드물게 변태 작가와 만나게 되었다.

한국 출판 시장에서 '책을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제대로 만든 글을 읽은 지가 얼마만인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오래간만에 좋은 책을 한 권 사 읽었다.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에는 원작인 소설과 구보씨의 일일의 배경이 되는 식민지 경성을 꼼꼼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실제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으로 살려내었다.

 

# 2.

 군대를 막 제대하고 나서 정신이 없을 때였다. 내 하루 일과라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서 가서 밤늦도록 공부하고, 집에 들어와서 쓰러져 자는게 전부였다. 가끔 주말이라도 될라치면 어학당에 나가서 외국어 공부에 일주일에 꼭 한번씩은 시험이 있어서 집에도 못 들어가는 생활을 할 때였다.

 우연히 신문 문화면에 소개된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는 식민지 경성에 열광하는 내 눈길을 잡아 끌었고, 다이어리 한 켠이었는지 핸드폰 메모장이었는지 책 제목을 적어 뒀지만, 어찌어찌 잊혀졌었다.

 

# 3.

 운좋게 찾은 안동의 먹자골목안에 찜닭집을 찾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음식이 나오면 잽싸게 먹어치우는 내 개걸스러움을 계산하지 못 한 바람에 오월의 뙤약빛 아래 내 앉게 되었다. 버스시간까지는 한 시간이 넘게 남아 있었고, 마른먼지 풀풀 날리는 시골역 시외버스 대합실은 도무지 앉아서 기다릴 곳이 못됐다. 시간이나 때울 겸  별 기대를 안하고 들어간 서점 안은 별천지였다.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대충 읽을 책을 찾을랑 싶던 원래 의도는 맹렬히 도대채 이 많은 책중에서 뭘 사야 할지도 바뀌었고, 수십번 고민하고 잡아든 책이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였다.

 

# 4.

 교과서에 나오는 지루한 근대 문학이 역자 조이담씨를 거쳐서 하나의 근사한 문화 콘텐츠로 되살아 났다. 책을 보고 나는 옜날의 청계천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식산 은행앞의 거리하며, 카페 엔젤 / 이상의 티룸 제비를 떠올렸다. 책속에서는 소설가 구보인 박태원씨와 이상이 생생하게 대화하고, 산보하고, 고독해 하면서 경성 거리에서 살아 있었다. 박태원씨는 춘원 선생이랑 또 연결되고, 동시대에 최창학씨가 나오고 또 좋아하던 누이의 남편인 한위건이 나왔다. 한위건은 김산과 대립하고 있었고, 김산은 님 웨일즈를 끌어냈다. 님 웨일즈는 에드가 스노를 불러오고 한 권의 책이 잊어버렸던 옛날의 꿈을 다 깨워 줬다. 

r*******w 2010.02.2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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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책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다른 책에서 많이 들어봤지만, 솔직히 딱히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워낙 많이 눈에 띄었기 때문에 대체 어떤 책이길래,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는 했다. 경성, 지금의 서울을 거니는 구보씨의 하루에 관한 책인데, 도대체 어떻게 하루 동안의 일을 소설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그러다 <구보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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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책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다른 책에서 많이 들어봤지만, 솔직히 딱히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워낙 많이 눈에 띄었기 때문에 대체 어떤 책이길래,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는 했다. 경성, 지금의 서울을 거니는 구보씨의 하루에 관한 책인데, 도대체 어떻게 하루 동안의 일을 소설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그러다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 라는 책을 알게 되어 이왕이면 하는 생각에 이 책을 구입해 버렸다.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라는 소설도 있고, 소설가 박태원의 이야기도, 배경이 되었던 그때의 문화에 대한 자료도 함께 담고 있어 한 권의 책으로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을거란 기대때문이었다. 그 결정은 잘한 일이었다.

재밌게 구보씨의 일일을 지켜 볼 수 있었고, 지금은 많이 바뀐 구보씨가 걸었던 경성의 거리를 사진 자료와 함께 보며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소설이라고 하지만 작가의 삶과 많이 닮아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소설이라고 한다. 얼마전 읽은 <버지니아 울프>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 속의 인물이나 배경, 사건 등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고, ‘느닷없이’ 어느 시점, 어느 장소 속에 있는 인물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독자들로 하여금 그 사람이 되어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나 표정, 감정을 눈치껏 살펴 이해하도록 노력하게끔 하는, 한마디로 작가는 사람들의 ‘밖에 서서’ 설명하지 않고 사람들 ‘안으로 들어가’ 밖에서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 그 사람 마음속의 느낌과 생각을 포착하는 것을 바로 ‘의식의 흐름 기법’ 이라고 한다. (버지니아 울프 p8)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으면 소설가 구보씨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게 되는 것이다. 소설가 구보씨는 하루동안 경성을 돌아다니며 정말 별별 생각을 한다. 별것 아닌 것 같은 고민으로 시작해서 그의 생각을 통해 우리는 그의 벗, 과거의 사건, 구보가 살던 시대의 문화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얼마전 다녀온 대구에서 나는 근대의 시간을 느껴 볼 수 있었는데,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를 따라가다보면 서울의 근대 시간을 만끽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전차가 다니고, 모던 걸, 모던 보이들이 활보하는 서울의 거리... 생각만 해도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8월 1일을 구보씨의 날로, 그 날은 서울의 거리를 구보씨처럼 하릴없이 걸어보는 것에 찬성한다!

b****4 2011.08.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