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책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다른 책에서 많이 들어봤지만, 솔직히 딱히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워낙 많이 눈에 띄었기 때문에 대체 어떤 책이길래,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는 했다. 경성, 지금의 서울을 거니는 구보씨의 하루에 관한 책인데, 도대체 어떻게 하루 동안의 일을 소설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그러다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 라는 책을 알게 되어 이왕이면 하는 생각에 이 책을 구입해 버렸다.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라는 소설도 있고, 소설가 박태원의 이야기도, 배경이 되었던 그때의 문화에 대한 자료도 함께 담고 있어 한 권의 책으로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을거란 기대때문이었다. 그 결정은 잘한 일이었다. 재밌게 구보씨의 일일을 지켜 볼 수 있었고, 지금은 많이 바뀐 구보씨가 걸었던 경성의 거리를 사진 자료와 함께 보며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소설이라고 하지만 작가의 삶과 많이 닮아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한 소설이라고 한다. 얼마전 읽은 <버지니아 울프>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 속의 인물이나 배경, 사건 등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고, ‘느닷없이’ 어느 시점, 어느 장소 속에 있는 인물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독자들로 하여금 그 사람이 되어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나 표정, 감정을 눈치껏 살펴 이해하도록 노력하게끔 하는, 한마디로 작가는 사람들의 ‘밖에 서서’ 설명하지 않고 사람들 ‘안으로 들어가’ 밖에서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 그 사람 마음속의 느낌과 생각을 포착하는 것을 바로 ‘의식의 흐름 기법’ 이라고 한다. (버지니아 울프 p8)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으면 소설가 구보씨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게 되는 것이다. 소설가 구보씨는 하루동안 경성을 돌아다니며 정말 별별 생각을 한다. 별것 아닌 것 같은 고민으로 시작해서 그의 생각을 통해 우리는 그의 벗, 과거의 사건, 구보가 살던 시대의 문화 등에 대해 알 수 있다. 얼마전 다녀온 대구에서 나는 근대의 시간을 느껴 볼 수 있었는데,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를 따라가다보면 서울의 근대 시간을 만끽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전차가 다니고, 모던 걸, 모던 보이들이 활보하는 서울의 거리... 생각만 해도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8월 1일을 구보씨의 날로, 그 날은 서울의 거리를 구보씨처럼 하릴없이 걸어보는 것에 찬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