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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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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책만큼은 편식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요즈음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내 시간을 들여 책을 읽는데 재미없는 걸 억지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 그래서 요즈음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만 읽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책 편식이 심해졌다.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읽으려고 하는, 책들. 인문학 수업을 오래 했던 지인들과 한 달에 두 번 독서 토론을 하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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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책만큼은 편식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요즈음은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내 시간을 들여 책을 읽는데 재미없는 걸 억지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 그래서 요즈음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만 읽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책 편식이 심해졌다.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읽으려고 하는, 책들. 인문학 수업을 오래 했던 지인들과 한 달에 두 번 독서 토론을 하는데 이번에 선정 책이 바로 5도살장이다. 세계문학전집으로 되어 있는 책. 사실 이런 책 중에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책도 있다. 반전소설이라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읽다 보면 그만의 매력이 있겠지, 생각했는데. 솔직히 나는 이 책이 말하는 게, 말하고자 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책이 잘 읽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재미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이 전혀, 전혀 아니라서.

 

주인공 빌리 필그림. 그는 시간과 시간 사이를 여행한다.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독일군 전선 후방, 포탄이 쏟아지는 드레스덴의 도살장, 트랄파마도어 행성의 동물원, 뉴욕, 시카고 등으로.

 

이 책을 소개하는 표지에는 풍자와 블랙 유머로 무장한 소설이라고 하는데 나는 미국식 블랙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정서적으로 나랑 맞지 않는 건지 그냥 내 스타일은 아니다. 반전소설이라고 해서 묵직한 교훈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매력적인 주인공이 등장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이 있어야 하는 것도, 인간적인 갈등이나 대치 상황이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지만, 이렇게 정신없는 소설이라니.

 

나와는 너무 맞지 않아서 솔직히 읽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끝까지 읽은 이유는 그래서 뭔가 책을 다 읽고 나면 내 마음 어딘가에 괜찮은 교훈 그 비슷한 게 남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같은 게 있어서다. 같이 독서 토론을 할 지인들은 이 책을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나는 어떤 것으로 토론을 해야 할지 심히, 고민이다.

 

많은 사람의 죽음에 뭐 그런 거지.’라는 문장이 붙는다. ‘모든 죽음을 그저 구조화되어 있는 것이라 받아들이는 빌리의 태도. 이게 결국은 비극과 부조리를 향한 방어기제라고 말하는데 내가 부족해서인지 이런 심오한 의미를 나는 느끼지 못하겠다. 확실한 건 이 소설은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 이 책을 추천했던 지인에게 꼭 물어보고 싶다. 도대체 어떤 포인트에서,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추천한 것인지. 그 이야기를 듣고 납득이 되면 부분, 부분 다시 읽어보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소설에서 교훈이나 감동을, 위트나 재미를 알지 못하는 나는 아직도 내공이 많이 부족한 사람인가 보다. 그래도 읽어 냈으니(?) 그걸로 만족.

 

그리고 나는 현재에 관해 자문했다. 현재는 얼마나 넓고 얼마나 깊으며, 그 가운데 내 것으로 챙길 것은 얼마나 되는가. (32)

전쟁 중에도 현재의 나에 대해 주인공은 생각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현재의 나를 생각했기에 그는 살아남은 것일까? 좋아하는 풍의 소설은 아니지만 그래도 밑줄 칠 수 있는 문장을 만난 건 행복한 일이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23.06.02. 신고 공감 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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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거지 『제5도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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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이란 제목, 커트 보니것,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하며 손에 쥘 듯 쥐지 않고 또 넘어갔을 것이다. 책팟캐스트에서 제대로 다루어주지 않았다면 말이다.    시간 흐름이 뒤죽박죽, 그만큼의 공간 이동도 왔다갔다, 정신없을 것 같은데 의외로 잘 짚고 다녔(읽었)다. 이말 했다 저말 했다 하는 두서없는 이야기 듣는 기분이 들다가도 이유가 있고 맥락이 있다고 느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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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이란 제목, 커트 보니것,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하며 손에 쥘 듯 쥐지 않고 또 넘어갔을 것이다. 책팟캐스트에서 제대로 다루어주지 않았다면 말이다.

 

 

시간 흐름이 뒤죽박죽, 그만큼의 공간 이동도 왔다갔다, 정신없을 것 같은데 의외로 잘 짚고 다녔(읽었)다. 이말 했다 저말 했다 하는 두서없는 이야기 듣는 기분이 들다가도 이유가 있고 맥락이 있다고 느끼는 것은 작가의 치밀한 계산때문인가, 하며 나도 모르게 말리는 기분도 든다.

 

 

아직 소년티도 벗지 않은 이등병 빌리의 제2차세계대전 참전은 전쟁의 참혹상을 세세히 묘사하여 독자의 반전의식을 고취시키지 않는다. 책 소개에도 강조한 커트 보니것 특유의 블랙 유머 또는 풍자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저렇게 심각하고 극도의 긴장상태인 전쟁 상황을 덜떨어진 빌리의 소년 십자군과 뜬금없는 트라팔마도어의 외계인 등장은 내가 지금 공상과학 소설을 읽는 것인지 반전(反戰) 소설을 읽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문장에서 자조의 풍자와 체념이 뚝뚝 떨어지는데 이런 장치는 뭔가 전쟁에 대한 경고등을 더 세게 울리게 하는 것 같다. 커트 보니것이 직접 본 '드레스덴 폭격'은 아마도 그에게 평생의 숙제를 안기게 된 것이리라. 연합군의 이유없는 살상을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사건보다 모르는 세계인들에게 '아무리 독일이 나빴어도 드레스덴을 폭격해선 안되는 거였어요~'라고 목이 쉬도록 외치고 있는 것 같다. '뭐, 그런 거지'를 100번 넘게 뱉는 이유가 아닐까. 겨우 "지지배배뱃!"이 아니라.

 

나쁜 짓을 해도 할 말은 있다. 사연없는 사람 어디있던가? 뭐, 그런 거지.

"그럴 수밖에 없었소."(246쪽)

드레스덴 폭격작전이 몇 십년 간 비밀로 부쳐졌던 이유는 뻔하다. 군수공장이 있는 곳도 아닌 곳에 대량 학살 무기를 투하함으로써 적게는 4만명 많게는 15만 여명의 무고한 시민이 타 죽었다. 그건 학살이었다. 전쟁은 더 성능이 좋은 무기를 개발하게 하고 의미없는 학살이 자행되게 만들고 내가 살기 위해 적을 죽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정당화한다. 존엄? 생명? 인간? 전쟁 중엔 다 부질없다.

 

재밌긴 한데 무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빌리의 나약함과 엉뚱함이 삶의 집착없이 흐르는대로 살아가게 만들었다. 그러한 나약함은 전쟁때문에 빚어진 것 같다. 툭툭 썰어놓은 문장들이 명치에 쿡쿡 박힌다. 커트 보니것이 빚은 문장은 아이러니를 담고 있어서 유쾌함과 동시에 고통을 선사한다.

 

 

YES마니아 : 로얄 g********s 2018.07.29. 신고 공감 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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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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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2월 13일 미국과 영국의 1200여개가 넘는 폭격기가 독일 작센주의 드레스덴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다.이로 인해 도시의 80% 가 파괴되고 3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이 드레스덴 폭격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 커트 보니것 ’ 은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 제 5 도살장 > 을 집필했다.커트 보니것은 드레스덴 폭격 당시 도살장을 개조해서 만든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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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2월 13일 미국과 영국의 1200여개가 넘는 폭격기가 독일 작센주의 드레스덴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다.

이로 인해 도시의 80% 가 파괴되고 3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이 드레스덴 폭격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 커트 보니것 ’ 은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 제 5 도살장 > 을 집필했다.

커트 보니것은 드레스덴 폭격 당시 도살장을 개조해서 만든 드레스덴의 수용소에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혀 있었다.

 

“ 달 표면 같았어 ”

 

커트 보니것은 < 제 5 도살장 > 의 주인공 빌리 필그림의 입을 빌어 그 당시 드레스덴의 참혹한 참상을 이야기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우리의 6.25전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에서는 각종 군사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은 오직 비극만을 낳을 뿐인데 왜 인류는 전쟁을 그만두지 못하는 걸까?

 

“그걸 안다면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그 조종사가 단추를 누르는 걸 막을 수 없나요?

“그 조종사는 늘 그걸 눌렀고, 앞으로도 늘 누를 겁니다. 우리는 늘 누르게 두었고 앞으로도 늘 놔둘 겁니다. 그 순간은 그렇게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

“그렇다면 지구상의 전쟁을 막는다는 생각도 멍청한 거겠네요. ”

 

주인공 빌리 필그림은 타랄파마도어라는 외계인들을 만나면서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 이동할지도 알 수 없고, 어느 시점으로 이동할지도 알 수가 없다.

집에서 가족들과 있다가도 갑자기 과거의 전쟁이 일어나던 시기로 이동했다가, 다시 결혼하기 전 자신의 부인과 만나기도 했다가 자신이 죽기 전 장면도 등장했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오기도 한다.

빌리는 행복한 시간 속에 있다가 마음의 준비를 할 틈도 없이 전쟁이라는 잔혹한 시간 앞에 내팽겨진다.

언제 이 시간여행을 그만둘 수 있는지 알 수 도 없는 상황에서 빌리는 끊임없이 전쟁을 계속 경험해야만 한다.

마치 전쟁을 경험했던 군인들이 전쟁 휴우증으로 평생을 고통 받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시간 여행이라는 것은 전쟁의 부조리함과 전쟁으로 인한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끝없는 고통을 보여주기 위한 작가가 의도한 장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현재는 죽은 상태지만 어차피 과거로 돌아가면 살아있을 사람을 위해 슬퍼할 필요도 없고 그들의 죽음이나 자신의 죽음마저도 막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시간 여행을 통해 빌리가 깨닫게 된 것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그 무엇도 그가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무기력해진다.

죽음의 위협에 놓여있어도, 자신의 아내가 죽을 때도 드레스덴 폭격으로 많은 사람이 죽을 때도 그는 그저 모든 것을 방관하며 받아들인다.

항상 ‘ 뭐 그런 거지 ’ 라는 말을 하면서...

 

전쟁 통에 무엇이 얼마나 파괴되고 죽었는지를 보여주는 것보다 전쟁 속에 무기력해지고 무감각해져 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전쟁의 참혹함이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시간 여행을 통해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는 주인공 때문에 처음엔 내용 파악이 힘들었는데 초반을 넘기고 나면 전개가 흥미로워지니까 혹시나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있다면 읽는 것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a*****2 2019.12.1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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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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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의 인간들은 철모에 배설을 하고, 철모는 환풍구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로 건네지고, 그 사람들이 그것을 버렸다. 빌리가 버리는 담당이었다. 인간들은 수통도 건넸고, 경비병들은 거기에 물을 채웠다. 음식이 들어오면 인간들은 조용해지고 신뢰로 가득해지고 아름다워졌다. 94페이지그 안에 있는 인간들은 교대로 서거나 누웠다. 선 사람들의 다리는, 따뜻하고 꿈틀거리고 방귀를 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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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의 인간들은 철모에 배설을 하고, 철모는 환풍구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로 건네지고, 그 사람들이 그것을 버렸다. 빌리가 버리는 담당이었다. 인간들은 수통도 건넸고, 경비병들은 거기에 물을 채웠다. 음식이 들어오면 인간들은 조용해지고 신뢰로 가득해지고 아름다워졌다. 94페이지

그 안에 있는 인간들은 교대로 서거나 누웠다. 선 사람들의 다리는, 따뜻하고 꿈틀거리고 방귀를 뀌고 한숨을 쉬는 땅에 박혀 있는 담장 말뚝들 같았다. 이 묘한 땅은 숟가락처럼 겹쳐 누워 자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모자이크였다. 95페이지
b******s 2019.04.0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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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익살로 풀어낸 전쟁의 상흔
"유머와 익살로 풀어낸 전쟁의 상흔" 내용보기
"유머와 익살로 풀어낸 전쟁의 상흔"   커트 보니것의 <제 5도살장> 을 읽고      "뭐, 그런 거지(So it goes)" -부조리와 모순의 20세기가 낳은 최고의 반전(反戰)소설-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많은 사상자수를 기록한 드레스덴 폭격의 참상을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뭐, 그런 거지." 라고 하나의 도시가 하루 아침에 폭격으로 '달 표면 같이 폐허로 변해버린 참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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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익살 풀어낸 전쟁상흔"

 

커트 보니것제 5도살장> 을 읽고 

 


 

"뭐, 그런 거지(So it goes)"

-부조리와 모순의 20세기가 낳은 최고의 반전(反戰)소설-

 

2차 세계대전 중 가장 많은 사상자수를 기록한 드레스덴 폭격의 참상을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뭐, 그런 거지." 라고 하나의 도시가 하루 아침에 폭격으로 '달 표면 같이 폐허로 변해버린 참상의 현장 속에서 남는 것은 고통과 슬픔뿐일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뭐 그런 거지."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뭐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식으로, 어쩔 수 없거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처음 내가 이 책  『제 5도살장』을 읽었을 때,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어 라고 생각하며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난 지금은 책 속 주인공 빌리 필그림처럼 " 뭐, 그런 거지." 라고 말하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106번이나 반복되는 "뭐 그런 거지" 라는 말이 106번 각각 다른 상황 속에서 사용되었고, 그 의미도 정말 각각 다름을 알게 되었다.

 

참혹했고 끔찍했던 드레스덴 폭격을 소재로 해서 커트 보니것 작가는 제 2차 세계대전의 참상과 상흔을 특유의 익살과 유머로 풀어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마음을 우는 심정이랄까. 그 웃음 속에서 비통함과 처절함이 느껴진다.더군다나 이 책 속 빌리 필그림처럼 제 2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가해서 그 고통을 실제로 겪은 커트 보니것에게는 그 의미는 남다를 것 같다. 어찌 그 고통과 슬픔을 이루 다 말할 수 있으랴. 너무 끔찍하고 참혹하기에 유머와 익살로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리라.

 

어쩌면 작가 자신의 모습을 대변한 주인공 빌리 필그림은 제 2차 세계대전 벌지 전투의 독일군 전선 후방으로 배치가 된다. 그런데 작가는 드레스덴 폭격까지 상황을 죽 전개하지 않고,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 여행을 통해 삶의 단편들을 제시해준다. '빌리 필그림은 시간에서 풀려났다.' 라는 문장을 통해 빌리는 자유롭게 과거로도 갔다가 미래도 가고, 전쟁 상황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그런지 전쟁의 참상을 느낄 새도 없이 '뿅' 하고 사라져서 과거에 짠 나타난다. 처참한 전쟁 상황 속 전우의 죽음에도 그저 그는 이렇게 말할 뿐이다.

'뭐 그런 거지.

 

어떻게 할 수 없는 체념과 포기, 허무 등 여러 다양한 감정들이 느껴진다. 열 마디, 백 마디 말보다 뭐 그런 거지 한 마디가 그 모든 허무와 체념을 뒤덮는 것 같다. 

 

시간여행과 함께 빌리 필그림은 트랄파마도어 행성인에게 납치가 되어 그 행성의 동물원에 갇힌다. 마치 우리 속에 갇힌 원숭이처럼 빌리는 트랄파마도어인들에게 보여진다. 

이렇게 외계 행성의 동물원에 갇혔다가, 갑자기 전쟁 후 검안사가 되었다가, 뉴스가 넘치는 뉴욕으로, 시카고로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며 정신없이 빌리의 이야기는 펼쳐진다.

이렇게 유쾌하고 황당한 이야기 속에서도 여전히 빌리는 그 주소를 잊을 수 없다. "슐라흐토프-픤프' (제 5도살장)을 말이다.

 

전쟁으로 인한 비관론과 허무주의, 전쟁에 대한 반대 등 이 모든 메시지를 커트 보니것은 익살과 유머로 포장하여 이 책 『제 5도살장』에 담아놓은 것 같다. 커트 보니것만이 쓸 수 있는 독특한 반전소설임은 분명하다.어느 누가 전쟁의 참혹함을 익살과 유머로 표현하겠는가. 

그랬기에 나에게 읽는 것에 도전할 가치가 있고, 제독, 삼독을 부르며 충분히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책과 함께   『제 5도살장: 그래픽 노블』을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그래픽 노블이라서 생생한 그림을 통해 시간여행을 통한 빌리의 삶을 따라가기가 더 쉬웠고 내용을 이해하기도 더 좋은 것 같다. 

 


 

 

YES마니아 : 골드 s*******4 2023.07.3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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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 5도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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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http://www.yes24.com/Product/Goods/33694483추천독자위의 링크에 들어가 한번 미리보기 정도를 읽어보시라.그의 툭툭 던지는 말투와 드라이 휴머가 거북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 책을 골라도 손해보지 않을 것 같다.책 소개/ 독서 팁드레스덴 폭격은 제 2차 세계 대전의 유럽 전선에서 마지막 몇 달 간 미국과 영국이 독일 드레스덴 시를 대규모 폭격한 사건이다. 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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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http://www.yes24.com/Product/Goods/33694483


추천독자

위의 링크에 들어가 한번 미리보기 정도를 읽어보시라.

그의 툭툭 던지는 말투와 드라이 휴머가 거북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 책을 골라도 손해보지 않을 것 같다.


책 소개/ 독서 팁

드레스덴 폭격은 제 2차 세계 대전의 유럽 전선에서 마지막 몇 달 간 미국과 영국이 독일 드레스덴 시를 대규모 폭격한 사건이다. 드레스덴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아름답고 호화로운 도시였는데, 이 날 두시간 가량의 폭격으로 책에서 나오는 추정치로는 13만명 이상의 사람이 숨졌다. 도시 자체가 녹아버린 것은 말할 것도 없고.(히로시마 원폭 투하 사상자의 2배 가량이다.)

이 드레스덴에는 놀랍게도 미군 포로들도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미국으로 귀국해서 이 끔찍한 기억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게 되니 바로 이 책의 저자 커트 보니것이었다.


이 책은 이 폭격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빌리의 일생을  시간적으로 뒤죽박죽 섞어서 제시해준다.

또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들과 이야기 흐름이 굉장히 중요하다.
옆에 종이 한장 정도 마련한 다음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경험을 일단 핵심 줄기로 두고 나머지 일생 들을 약간씩 정리해두며 읽으면 편하다.

※어린 시절-검안 학교-제 2차세계대전(군종사병-위어리 일당-기차-영국장교 캠프-드레스덴 제5도살장 수용소-귀국)-검안학교 졸업, 발렌시아와 결혼-검안사로서의 성공-트랄파마도어 동물원 납치-비행기 사고,아내의 죽음-트랄파마도어 이야기 알리려는 시도-50대 때의 죽음

친절히 정리해주었다. 이건 스포가 아니다. 플롯자체는 이 책에서 중요한 게 아니다.

책을 좋게 평가하는 이유&책의 핵심 아이디어들
일단 보니것의 작가적 역량이 있다. 모든 문장들이 마음에 든다. 간결하고, 또 그의 특유의 유쾌함이 스며들어있음을 느낄 수 있으며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사실적인 대화가 오간다.
그러나 이 모든 게 가능한 건 그가 삶과 죽음, 시간, 전쟁에 대한 그만의 매력적인 관점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이 철학에 매우 동의하지 못한다면 책을 즐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바로 '뭐 그런 거지.' 이다.

트랄파마도어에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순간들은 항상 존재해왔고,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 고정된 것이고 영원한 것이기도 하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과도 통한다. 이후 드러나는 말의 고통을 보고 우는 장면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하다.)

무엇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어디에서 일어났는 지에 대한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진짜 이유는 그냥 그 순간이 그런 것인 거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뭐, 그런 거라는 말이다.

트랄파마도어인에게는 그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지도 몰라도 드레스덴을 하룻밤만에 가루로 만들어버린 폭격, 주변 사람들의 무심한 죽음들, 마차를 끌던 말의 고통 모두  빌리에게는 아직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빌리의 상습적인 울음의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러나 결국 우리는 '뭐 그런 거지'라고밖에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나서 보니것은 이런 말을 한다.
세월이 흐른 후 트랄파마도어인들은 빌리에게 인생의 행복한 순간에 집중하라고, 불행한 순간은 무시하라고-예쁜 것만 바라보고 있으라고, 그러면 영원한 시간이 그냥 흐르지 않고 그곳에서 멈출것이라고 조언했다.
커트 보니것왈 삶에 대해 알아야할 것이 모두 들어있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속의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해."

"삶을 그것의 의미보다도 더 많이 사랑해야 된다?"

"반드시 그래, 형 말대로 논리에 앞서, 반드시 논리에 앞서 삶을 사랑해야 하고,

그때야 비로소 나는 삶의 의미도 이해하게 될 거야."

결국 삶을 긍정하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책이다.


"EVERYTHING WAS BEAUTIFUL, AND NOTHING HURT."

그 메세지를 받아들이고 나서야 위의 구절을 진심을 다해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반전적 요소

위의 철학적 배경은 이 책의 반전소설적 주제와도 잘 연결된다.

전쟁과 대학살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이 하나도 없고 미화할 수 있는 요소는 없다는 것이다.

그냥 일어나버린, 뭐 그런 것인, 대참사일 뿐인 것이다. 절대로 기뻐해선 안된다.

도대체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느냐 이거다. 

※33p의 아래부분에서 너무나도 이 메세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

대학살에 관해 할 수 있는 말은 "지지배배뱃?" 같은 새소리 말곤 없다, 라고.


소설의 클라이막스라고 작가가 밝힌 에드거 더비의 죽음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에드거는 건장하고 신실한 전통적인 주인공이자 영웅상이다. 그러나 그는 폭격에도 살아남지만 폐허속 찻주전자를 훔쳤단 이유로 어이없게 총살당한다. 뭐 그런 거지.


제5도살장의 또다른 죽음이 소년 십자군인 이유다.

세계 대전 이야기를 영웅적이고 의미 있는 것처럼 말하는 20세기 중반 당시의 주류 문화에게 

'전쟁은 멍청하고 추잡한 대규모적 인간적 실패일 뿐이었어' 라고 말하는 셈인 것이다.


마지막 한마디

깊이와 재미 둘다 굉장한 작품입니다. 20세기 최고의 소설 중 하나이죠.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이기도 하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잘 읽으셨다면 댓글이나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귀찮으시면, 안해도 되고요.

m***********2 2020.09.1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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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제5도살장- 지은이 : 커트 보니것- 옮긴이 : 정영목- 출판사 : 문학동네- 드레스덴 폭격에서 살아남은 미군병사가 작가가 되어서 폭격 경험담을 냉소적으로 이야기 한다.드레스덴은 우리나라 대통령이 연설을 하였던 곳 이라는 것 외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드레스덴 폭격은 일종의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처럼 전쟁 말기에 상대방을 항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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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제5도살장

- 지은이 : 커트 보니것

- 옮긴이 : 정영목
- 출판사 : 문학동네

- 드레스덴 폭격에서 살아남은 미군병사가 작가가 되어서 폭격 경험담을 냉소적으로 이야기 한다.

드레스덴은 우리나라 대통령이 연설을 하였던 곳 이라는 것 외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드레스덴 폭격은 일종의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처럼 전쟁 말기에 상대방을 항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일어난 일종의 최후의 일격이었고 피해자는 대부분 민간인이었다. 잘몰랐지만 드레스덴 폭격때 피해자가 거의 13만명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역시 전쟁은 너무나 끔찍한 것이다. 이 책에서 주인공은 보통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전쟁에 참가 할수 없는 그리고 참가했다면 제일먼저 죽음을 맞이해야할 사람처럼 비실비실하고 힘없는 사람이다.그렇지만 전쟁에서 살아남아서 미국으로 돌아온 사람은 그 비실비실한 사람이다. 이것 만으로도 지금까지의 전쟁소설에서 보여주었던 전쟁 영웅적 요소와는 반대되는 주인공이다. 일종의 아이러니즉 반어, 역설이다.이러한 아니러니를 통해서 전쟁의 무용론과 반대를 적극적이지않고 냉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류사에서 전쟁은 사라져야 하지만 아직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오지 권력층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다만 직적접인 이유는 권력 유지이지만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다양하게 위장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공통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국가와 국민의 평화,안전,생명을 위해서 란다. 그 이유를 위해서 일반 국민들한데 죽으라고 요구한다. 지구상에서 전쟁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혹시 모를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이 살아 있는 한  이책은 계속해서 팔릴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w******4 2018.06.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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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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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은 기계 문명, 시간 여행, 외계인 같은 소재를 즐겨 사용하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고, 스스로도 현대를 사는 작가가 기계 문명에 무지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 말했다. 실제로 아버지 커트 보니것 시니어는 MIT 출신 건축가였고 형인 버나드는 저명한 과학자였으며, 본인 역시 코넬 대학교에서 생화학을, 테네시 대학교와 카네기 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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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은 기계 문명, 시간 여행, 외계인 같은 소재를 즐겨 사용하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고, 스스로도 현대를 사는 작가가 기계 문명에 무지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 말했다. 실제로 아버지 커트 보니것 시니어는 MIT 출신 건축가였고 형인 버나드는 저명한 과학자였으며, 본인 역시 코넬 대학교에서 생화학을, 테네시 대학교와 카네기 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과학을 사랑하고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던 청년. 그대로 흘러갔다면 그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소설을 쓰게 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드레스덴 폭격은 그의 인생을 바꾸고 말았다. 제2차세계대전에 보니것은 미 육군으로 참전했고 미국은 전쟁에서 승리했다. 승전국의 군인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독일이 항복을 선언했을 때 그는 폐허가 되어버린 드레스덴에서 산처럼 쌓인 시체를 옮기고 있었다. 아군이 만든 지옥에서 죽어버린 적국의 사람들을 수습하던 시간. 이후 아이러니와 부조리는 그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전통 서사를 뒤집는 독특한 반전소설

1945년 2월 13일, 독일 동부의 드레스덴에 포탄이 쏟아졌다. 사흘간 폭격이 있었고, ‘엘베 강의 피렌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답던 도시는 화염에 휩싸여 폐허로 변했다. 전세를 굳히기 위한 미영 연합군의 공격이었다.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추산 3만 5천 명에서 15만 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드레스덴 폭격에서 “우연이 허락한” 덕에 살아남은 보니것은 전쟁에서 돌아온 후 이 사건에 대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실제로 책이 출간된 것은 1969년, 전쟁이 끝나고도 20년 넘게 지난 후였다.

전쟁을 다룬 이야기는 많다. 그러나 『제5도살장』은 조금 다른 방식을 택한다. 소설 안에서 평화를 주장하고 전쟁을 반대하는 사상적인 표현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작가는 전쟁의 참극을 결코 노골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잿빛의 달 표면, 위태롭고 고르지 못한 곡선, 돔을 이루고 있는 돌과 목재로 이루어진 레이스. 시간과 공간을 어지럽게 넘나드는 이야기 안에서 드레스덴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있고, 주인공인 빌리가 겪은 드레스덴 폭격 또한 매우 무덤덤하게 그려진다.

등장인물 역시 일반적인 서사와 다르다. 이 소설에는 전투에서 동료와 나라를 구하는 영웅도, 전쟁으로 모든 걸 잃고 고통받는 희생양도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 빌리 필그림은 우연히 시간에서 해방되어 삶의 여러 시간을 발작처럼 여행한다. 외계인에게 납치되기도 한다. 빌리가 어떻게 한 행성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지 묻자, 모든 시간을 로키 산맥처럼 한눈에 볼 수 있는 트랄파마도어 행성의 생명체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은 그렇죠. 하지만 다른 날에는 당신이 보거나 읽던 어느 전쟁 못지않게 끔찍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건 우리도 어쩔 도리가 없기 때문에 그냥 안 보고 말지요. 무시해버립니다. 우리는 기분좋은 순간들을 보면서 영원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므로 모든 죽음 앞에서 트랄파마도어인은, 그리고 빌리는 이렇게 말한다. “뭐 그런 거지.”

그러다 보니 『제5도살장』은 얼핏 보면 그저 숙명론의 결과물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허무와 비관론을 한 겹 들치고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작가가 설치해둔 정교한 아이러니가 숨어 있다. 작품 속 화자는 초반부터 전쟁이 미화되는 것을 경계한다. 또한 가장 주인공다운 인물인 에드거 더비가 아주 사소한 일로 죽음을 맞이한 일을 ‘전쟁 소설’의 클라이맥스로 꼽는다. 작가는 화자와 주인공을 분리시켜 서로 다른 의견을 전하고, 독자들에게는 전쟁이 불러온 비극의 윤곽만을 전달한다. 이렇게 전통적인 서사를 전복시킴으로써 이 소설은 전쟁의 비극적인 면모를 더 분명히 드러내게 된다. 모든 죽음을 그저 그렇게 구조화되어 있는 것이라 받아들이는 빌리의 덤덤한 태도는 결국 비극과 부조리를 향한 방어기제인 셈이다.
l****w 2019.02.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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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도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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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로 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문학동네의 세계문학 시리즈를 모두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트 보니것은 역량이 대단한 작가다. 이 책의 구성은 최근에 본 책 중에 가장 탄탄하고 놀라웠다. 시간의 흐름이 뒤죽박죽이고 심지어 외계인이 등장하고... 처음에는 내가 이야기를 잘 따라가고 있는건지 혼란스러웠는데 계속 읽을수록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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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로 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문학동네의 세계문학 시리즈를 모두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트 보니것은 역량이 대단한 작가다. 이 책의 구성은 최근에 본 책 중에 가장 탄탄하고 놀라웠다. 시간의 흐름이 뒤죽박죽이고 심지어 외계인이 등장하고... 처음에는 내가 이야기를 잘 따라가고 있는건지 혼란스러웠는데 계속 읽을수록 머리 속에서 이야기의 구조가 천천히 잡힌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때는 모든 퍼즐이 딱 짜맞춰지면서 입이 딱 벌어지더라.. 


빌리 필그림은 전쟁 서사의 주인공에 어울리는 인물이 결코 아니다. 빌리 같이 살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고 전투 능력도 없고... 이런 무색무취의 인물이 주인공으로 설정되고 처음부터 죽을 때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을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이런 인물들은 서사 속에서 오래 조명을 받지 못하던 인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빌리를 통해 전쟁의 참혹성을 깨닫는다.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 빌리의 어머니가 '어쩌다가 이렇게 늙어버렸지'라고 한숨을 터트리는 모습이 인상이 깊었다. 그렇다. 인생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우리는 끝에서는 허무함과 비참함을 느낀다. 그런데 왜 무엇을 위해 우리는 서로에게 창과 총을 겨눴는가? 


드레스덴 폭격 후 전쟁이 끝나고 빌리는 자신을 태운 마차를 끄느라 발굽이 모두 망가진 말을 보며 엉엉 운다. 그는 눈물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말을 보고 울었다. 빌리의 마음이 어땠을지 나는 결코 상상도 할 수 없고 감히 예상도 못하겠다. 나는 내 눈앞에서 내 동료가 총살 당하는 모습을 본적도 없고 하물며 무차별 폭격으로 인해 아름다운 도시가 폐허가 된 모습을 목격한 적도 없다.


죽음은 언제나 일어나게 구조화되어 있고 죽음은 끝이 아니기에 슬퍼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빌리에게 위로가 됐을까? 보니것이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니었을까. 그래, 그런거지. 



d*********1 2018.07.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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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네것,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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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었을때가 기억난다. 이런 소설도 있구나, 라고 느꼈던 것 같다. 거의 25년도 지나서 알게되었다. 그런 스타일의 소설을 이미 쓴 작가가 있었다는 것을. 하루키가 꽤 좋아했던 작가로 알고있다. 쓰고 싶은 것을 썼을때, 자연스럽게 좋아하던 작가의 스타일이 나온것이 아닐까. 물론 스타일 얘기다. 다루는 내용은 꽤 다르다. 하지만 25년전에 읽었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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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었을때가 기억난다. 이런 소설도 있구나, 라고 느꼈던 것 같다. 거의 25년도 지나서 알게되었다. 그런 스타일의 소설을 이미 쓴 작가가 있었다는 것을. 하루키가 꽤 좋아했던 작가로 알고있다. 쓰고 싶은 것을 썼을때, 자연스럽게 좋아하던 작가의 스타일이 나온것이 아닐까. 물론 스타일 얘기다. 다루는 내용은 꽤 다르다. 하지만 25년전에 읽었던 그 신선한 느낌을 다시 맛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날카롭고, 자유로운, 그리고 재밌는, 반전소설. 기회가되면 원서로 읽고싶은 책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8 2018.08.13.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