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전작 야차왕 평이 꽤 괜찮았던 기억이 있어 선뜻 집어든 작품입니다만... 1권 읽고 나니 2권 읽을지 심히 고민되는군요. 몇가지만 짚어보겠습니다.
01. 수십년간 천하의 기재란 기재는 다 만나보면서도 제자를 정하지 못했던 천하제일신마 백무량은, 스스로 구하겠다며 강호에 나섰다가 주인공을 만나 제자로 삼습니다. 그런데 백무량이 주인공에게 본 가능성은 '천이통'이라는 능력 하나일 뿐입니다. 그럴 거면 수십년 간 튕긴 이유가 불분명해집니다. 마음 속에 정해놓은 조건이 따로 있었기에 다른 아이들을 거절한 것일 터인데, 전혀 그런걸 따지는 모습이 없습니다.
02. 명색이 마교 교주이자 천하제일인입니다. 그의 유일한 제자라면 마교를 물려받게 될 테지요. 그런데 마교 교주께서 소교주께 가르치는 거라고는 무공 뿐입니다. 마교 교주가 무공 좀 세면 해먹는 그런 자리인가요? 수성이 더 어려운 것일진데 천하를 지배하는 마교 교주 자리를 물려줄 제자에게 무공이나 가르칠 뿐... 다른 교양과목은 없나봅니다. 교주 하기 쉽네요.
03. 주인공의 가장 큰 특성은 천이통입니다. 백무량이 주인공을 고른 이유도 그것 때문이죠. 그런데 막상 무공 수련하는 걸 보면 천이통이라는 특성은 전혀 살리지 않습니다. 그럼 대체 왜 주인공을 선택했는지 의문입니다. 그냥 주구장창 신공 하나 익힐 뿐.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전대 교주였다는 악씨 늙은이에게 음공을 배울 모양인데, 그럼 백무량이 천이통을 고른 이유가 애매해집니다. 그는 음공을 가르치는 것도 아닌데.
04. 솔직히 금강님의 제왕천하 같은 내용을 기대했습니다. 거기서는 3대 음공끼리 처절하게 부딪히죠. 음공의 비중이 대단히 높고. 근데 1권 내내 음공은 코빼기도 안보이고, 심지어 자기 사부에게 배우는 최강무공은 검법입니다. 이... 이건 배.. 배신이야!! 뭐 2권 들어가서 악씨한테 음공을 배우긴 하겠습니다만.-_- 이건 좀 아니지 않나...
05. 중간에 백무량 딸네미의 강제 혼인 사건, 부군 구타 사건 같은 헤프닝은 완전 개그 중심으로 갈 것 아니라면 빼는 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실없는 내용이 끼어있으면 작품 자체가 가벼워보이는 악영향이 있으니까요. 전혀 의미없는 에피소드이기도 하고.
06. 깨달음을 얻어 화경으로 진입하는 장면이 너무 어설픕니다. '아 나는 사람을 가려서 만나는구나. 이 얼마나 위선적인가' 하면서 대오각성(?)하는 장면인데요. 이런 전개를 써먹으려면 최소한 앞에 몇번 정도 무의식 중에 사람을 가려 대하는 장면을 넣고, 그로 인해 장애가 있다 정도의 암시를 주면서 미리 멍석을 깔아놔야죠. 몇장 앞에서 만난 여아가 갑자기 한마디 한다고 깨달음을 얻어버리다니.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