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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그림이란 보는 것말고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감동을 주는 어떤 것을 보면, 그리면 되는 것입니다.'
두툼한 두께, 자그마한 글씨, 기나긴 문장. 이들로 이루어진 이 책을 읽다 내 인내심은 바닥이 났다. 그래서 결국 중간중간 눈으로 쓰윽 읽어내려가면 속독으로 휙휙 넘기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이 책을 놓을 수 없었던 건 감칠맛 나게라도 드러나는 렘브란트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였다. 뒤로 갈수록 렘브란트의 이야기의 비중은 점점 더 커져갔지만 이미 내 인내심은 바닥이 드러난 터라 난 꼼꼼히 읽기가 힘들었다.
내가 봤을 때 이 책의 제목은 다시 붙여야 할 것 같다. <어느 네덜란드 의사의 이야기>, 또는 <어느 의사와 네 남자가 살아가는 법> 같은 제목으로 말이다. 분명 다른 여느 책들보다 역사 속 실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실감나는 당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지만, <렘브란트>란 제목에서 느껴지는 렘브란트의 비중은 상당히 작았다. 처음과 끝은 렘브란트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끝맺었지만, 일이 권에 달하는 이 책에서 렘브란트의 비중은 정확히 5분의 1이였다. 이 책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의사와 그의 친한 친구들 셋, 그리고 렘브란트 이 다섯 사람의 이야기였다.
인내심 테스트를 해가며 마저 읽은 <렘브란트>. 이 책에서 알려준 당시 네덜란드와 그 근방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들, 그리고 당시 살았던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화가 렘브란트에게 다가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비록 말주면이 별로 없는 의사 아저씨를 통해 듣다보니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게 상당히 힘들었지만 말이다.
너무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게 되어 꼭 내가 네덜란드에 살았던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오히려 몇번 갔던 일본보다 네덜란드가 더 친숙하고 그곳 사람들의 정서까지도 알고 있는 듯했다. 내가 이 책에 빠져들기 어려웠던 몇가지 요소들만 없었더라면 난 정말 네덜란드에 더 푹 빠져들었을 것 같다. 이미 전부터 네덜란드에 관심이 가진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땐 아마 내가 네덜란드에 가기 직전이 될 것이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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