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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이름은 신뇌베. 이 작품의 제목 그대로 '해맞이 언덕의 소녀'이다. 소년의 이름은 토르비욘. 전나무 숲의 소년이다.
마을에서 가장 햇살이 잘 드는 언덕 '솔바켄' 농장의 딸 신뇌베는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만큼 누구나 다 좋아할 성격과 외모를 가지고 있다. 그에 비해 울창하게 그늘진 전나무 숲 속 농장 '그란리덴'의 아들 토르비욘은 성격이 거칠고 종종 주먹을 써서 마을에서 소문이 좋지 않다. 둘은 어렸을 때 교회에서 처음 만나 호감을 갖게 되지만, 신뇌베와 토르비욘은 너무나 극과 극인 데다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도 토로비욘의 여동생을 통해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데...
인물들의 전형성이나 스토리 등은 이미 고전이 된 여러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가령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비극으로 끝난다면 이 작품은 해피엔딩이라는 점. 그러나 어떤 방해에도 불구하고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선 같다.
또 하나 생각나는 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만약 이 작품을 토르비욘의 측면에서 재각색한다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아주 유사해질 것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세계적인 대문호 괴테의 첫 소설이었던 것처럼, 『해맞이 언덕의 소녀』 역시 노르웨이가 사랑하는 작가이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비욘스티에르네 비요른손의 첫 소설이라는 점이다(참고로 그는 소설이 아니라 시로 노벨문학상을 탔고, 노르웨이의 국가 역시 그가 작사하였다).
이 두 소설의 그들의 최고의 작품이 아닌 건 분명하지만, 대문호들의 첫 작품, 그 태동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누구에게나 '첫'은 유일하게 딱 한 번뿐이니깐 말이다. '첫사랑'이 그렇듯이.
풋풋하지만 오해로 점철되어 가슴 아프기도 한 첫사랑과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가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어울려 투명하고 맑게 빛난다. 그 당시 노르웨이 마을의 생활 풍속 등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가령 작은 마을에서 교회에 갖는 의미라든가, 사람들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종교가 가졌던 의미 같은 것도 알게 된다. 한마디로 '풍속'이라 할 수 있을텐데, 일상과 종교가 분리가 안 된 채 자연스럽게 하나였던 삶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비욘스티에르네 비요른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엔 작품이 거의 번역 소개되지 못했는데, 노르웨이가 사랑한 대문호의 첫 소설, 그 태동이 궁금한 작가라면 이 소설을 권하고 싶다. 한참 이성에 눈뜰 청소년들은 물론 어른들도 읽을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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