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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속에 존재하는 나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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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발트연안국가를 여행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우주피스공화국은 제가 여행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1년에 단 하루, 만우절에만 존재하는 마이크로네이션(micronation)입니다. 마이크로네이션은 ‘독립국가라고 주장하지만 국제기구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집단’을 말합니다. 하지만 독립국가를 주장하는 만큼 화폐, 메달이나 우표, 심지어는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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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발트연안국가를 여행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우주피스공화국은 제가 여행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1년에 단 하루, 만우절에만 존재하는 마이크로네이션(micronation)입니다. 마이크로네이션은 ‘독립국가라고 주장하지만 국제기구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집단’을 말합니다. 하지만 독립국가를 주장하는 만큼 화폐, 메달이나 우표, 심지어는 국장, 국가, 국기, 여권은 물론 헌법,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 등 정부조직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1997년 4월 1일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니우스 구시가에 있는 0.6㎢ 면적의 우주피스 지역에 살던 몇몇 예술가들이 공화국의 설립을 선언하면서 시작된 우주피스 공화국은 만우절인 4월 1일 하루 24시간만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거주인구 7,000명의 우주피스 구역에는 1,000명의 예술가가 살고 있다는 우주피스 공화국은 국기, 국가, 헌법, 화폐는 물론 내각을 비롯한 정부조직과 군대까지 두고 있으며 대통령이 국가원수라고 합니다.

리투아니아어로 우주피스()란 ‘강 건너편’을 의미하는데,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열반의 세계에 도달하는 경지를 의미하는 피안(彼岸)이라는 우리말과 상통하는 느낌입니다. 1990년에 <경마장 가는 길>로 등단한 이후로 경마장을 주제로 한 소설을 발표해온 하일지 작가의 <우주피스 공화국>은 환상소설의 범주에 해당하는 소설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에 40대의 동양인 남자 할이 고국 우주피스 공화국으로 가기 위하여 리투아니아에 입국하는 것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고국으로 가는 길을 찾아 헤매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할은 아버지의 유골을 묻기 위하여 고국 우주피스공화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한(Han)이라는 동방국가에 주재하던 우주피스공화국의 대사였던 할의 아버지는 우주피스공화국이 주변국가에 점령되자 한에 망명하여 살다가 죽었는데, 우주피스공화국이 독립되면 고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던 것입니다.

최근에 고국이 독립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주피스공화국에 가기 위하여 빌뉴스에 도착한 할에게 이상한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택시 운전사는 우주피스공화국으로 가자는 할을 우주피스라는 이름의 호텔에 데려다 주는가 하면, 블라디미르라는 사람은 우주피스공화국은 가난한 예술가들이 농담으로 만든 나라라며 놀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피스어를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곳곳에서 우주피스공화국의 흔적을 만나면서 할은 눈길을 뚫고 우주피스공화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빌뉴스의 공항에서 스쳐간 요르기타라는 여성은 자신의 남편이 우주피스공화국을 찾다가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할과 인연을 맺기도 합니다. 할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꽃 파는 소녀 마리아의 할머니 요르기타가 우주피스 공화국의 국민이라고 해서 그녀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온통 눈으로 덮인 망망한 들판 속에 숨어있는 아듀티스키스라는 마을에서 만난 요르기타 노파는 자신의 남편 역시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다가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아다니다 지친 할이 결국 머리에 권총을 겨누는 장면에 이르는 것을 보면, 할이 시간을 오가면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엮어가는 과정을 뒤쫓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등장인물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인공마저도 이런 정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우주피스는 시간 속에 존재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빌니우스에 갔을 때 인근의 성 안나 교회에는 가보았지만, 우주피스 지역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우주피스는 빌니우스를 관통하는 네리스(Neris)강으로 유입되는 빌니아(Vinia)강이 크게 휘감아도는 구역입니다. 따라서 우주피스가 의미하는 강 건너편은 빌니아 강일 듯합니다. 구시가에서 내려오다 만나는 개울 건너편이 우주피스 지역입니다. 웅크리고 앉은 고양이의 뒷발 근처에는 소설에 나오는 우주피스 호텔도 있습니다. 계절도 겨울이었더라면 그리고 우주피스에 들어가 보았더라면 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을 실감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y*****2 2019.12.03.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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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타, 마노 카비나, 경마장 이후 - '소통'의 곤혹스러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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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 공화국> (하일지, 민음사, 2009)   지타, 마노 카비나, 경마장 이후 - '소통'의 곤혹스러움에 관하여      어떤 삶이든, 반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반복이 주는 권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수많은 이야기를 지어내고, 감정의 특별함을 역설하면서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닿을 수 없는 어떤 것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이 모든 몸부림 속에서도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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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 공화국> (하일지, 민음사, 2009)

 

지타, 마노 카비나, 경마장 이후 - '소통'의 곤혹스러움에 관하여

 

 

 어떤 삶이든, 반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반복이 주는 권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수많은 이야기를 지어내고, 감정의 특별함을 역설하면서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닿을 수 없는 어떤 것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이 모든 몸부림 속에서도 우리는 이미, 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알고 있음에도 그렇게, 살아간다. 삶의 무의미와 맞서기 보다는, 외면하는 것이 수월하기에. 이러한 세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아, 삶은, 내가 살아가는 세계는, 이토록 처절하게 외롭고 지루한 곳인데 구원이란 과연 가능한 것일까. 인간은 누구나 생애에서 이러한 탄식을 내뱉을 수밖에 없는 존재일 뿐이다.

 

 문학, 특히 요즘의 문학작품들은 이 세계에 대하여 두 가지 방식으로 발언하는 듯 하다. 권태를 이겨내기 위하여 기발한 착상에 기인한 이야기 창출, 혹은 문제적 개인이 이 세상을 극복하는 무용담. 이러한 발언들은 나름의 의미를 지니겠지만 결국 숱한 반복 속에서 다시 묻혀지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이 악순환 속에서 독자들의 역치는 그만큼 커지고 그것을 넘기 위하여 자극의 강도는 더욱 커져가리라. 하일지는 역치의 상승이라는 악순환 속에서 색다른 모색을 보여준다. 그는 권태와 반복에 맞서지 않는다. 그의 소설에서는 치열하게 세계와 맞서는, 루카치적인 인물은 없다. 색다른 이야기를 통해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애쓰지도 않는다. 하일지는 이미 무한대의 고독과 권태라는, 세계의 본질을 알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1990년대 초반 <경마장 가는 길> 씨리즈를 통해서 이를 확인한 바 있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두 남녀의 대화. 이야기는 진화하지 않는다. 반전이 도사리는 듯 하면서도 끈길기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형국이다. <경마장 가는 길> 씨리즈에서 보여준 이런 집요한 동어반복은 <그의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1994)와 <위험한 알리바이>(1995), <새>(1999)를 통해서 반복되었다. 1인 진술극이라는 형식을 지닌 <진술>(2000)에서는 아예 작중 화자 1인이 모든 것을 말하면서 스스로를 속이고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실패한다. 자신을 스스로 변호하고, 속이며, 주장하고 타협하는, 지루한 독백. 이 독백은 자기 스스로를 대상으로 하기에 확장되지 않는다. 하일지의 작품 속에서 "관계"란 존재하지 않거나, 관계의 무의미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서 작동할 뿐이다.

 

시나리오 <마노 카비나의 추억>(2002)에서는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엇갈리는 관계들과 그 속에서 파생되는 비극을 다룬 바 있다. 모두 이야기는 진척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서사적 줄거리는 하일지 소설 속에서 뫼비우스의 띠처럼 처음으로 회귀한다.

 

 신작 <우주피스공화국>(2009)은 앞서 거론한 작품들에 내재된 문제의식들이 한꺼번에 결집하여, 권태와 구원의 부재를, 그리고 반복이 주는 절망을 토로하고 있다. 주인공 '할'이 리투아니아의 공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이 소설은 시작된다. '할'은 '우주피스 공화국' 이라는 나라에 입국하기 위해 리투아니아를 경유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우주피스가 독립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의 유골을 묻어주기 위해서다. 자신의 조국인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기 위해 '할'은 동분서주하지만 사람들의 진술은 엇갈리고 '할'은 끊임없이 헤매인다. 온갖 고초를 겪으며 리투아니아 국경 부근을 떠돌지만 그는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주변 사람들의 대사는 합리적이지 않다. 

 

 택시기사는 엉뚱하게 '호텔 우주피스'에 내려주질 않나, 사람들은 가난한 예술가들이 지어낸 '가짜 공화국'이라고 비웃기까지 한다. 곳곳에 우주피스의 흔적이 있고, 우주피스어를 쓰는 사람도 있는데도 사람들은 우주피스 공화국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할은 남편이 우주피스를 찾아 헤매다 자살했다는 아름다운 여인 요르기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할'은 또 설원을 가로질러서 그녀와 같은 이름을 지닌 요르기타라는 노파도 우연히 알게 된다. 놀랍게도 그 노파는 젊은 요르기타의 50년 후의 모습을 하고 있고, 그녀의 남편 역시 우주피스를 찾다가 자살했다고 한다. 젊은 요르기타의 집을 다시 찾지만 집은 텅 비어 있고, 절망에 빠진 주인공은 결국 권총으로 자살한다. '할'이 죽은 후 젊은 요르기타는 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요람 속의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데, 그 아이의 이름은 '게르디 할'이다.  '할'은 요르기타의 자식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이자,동시에 사촌오빠이기도 한 것이다. 대체 둘은 무슨 관계인가. 둘의 관계는 우주피스의 존재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실제로'우주피스'는 리투아니아어로 '강 건너 저쪽'이란 뜻이다. 우주피스는 그 자체로 이상향인 동시에, 미궁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소설 속에서 엇갈리는 서사와 비합리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미궁이라는 의미를 증폭시킨다. 절망적인 언어단절은 바벨탑의 풍경을 연상시키고, 비현실적인 지명과 사람들은 '할'이 찾고자 하는 우주피스의 존재를 긍정하는 동시에 부정한다. 기시감을 떨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사무엘 베케트의 두 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를 알고 있지 않은가. 나무 한 그루의 황량한 무대는 <우주피스공화국>의 무대와 겹쳐지며 무의미한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들은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대화와 닮아 있다. 그러나 하일지는 삶의 권태와 무의미한 반복, 그것이 주는 절망에 대하여 베케트 보다 뚜렷하게 의식하고 있다. 상황의 구체적인 언급과 주변의 등장인물들의 숫자에서 하일지의 소설은 베케트의 희곡을 압도한다.

 

 소설 속에서 우주피스의 존재는 장소의 개념이 아니라 기억(시간)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기억으로서의 의미란 무엇인가. 유년의 기억, 종교, 근원적인 그리움, 사랑, 절망, 언어, 그리고 그것들을 표현한 예술 등에서 우주피스의 존재는 드러나지만 공간으로서는 부재한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 동시에 작동하는 현실에 익숙하다. 모든 것을 물질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물리적인 양으로서 가치가 매겨지는 잔혹한 시공간에서 반복적인 삶을 영위한다. 이러한 세계에서 서사란 한 방향을 지니고 그것은 폭력적이며 허무한 귀결을 낳지 않는가. 현실에서 벌어지는 물리적인 사건은 소설 속의 사건을 앞지르고 있으며 새로운 이야기들의 '새로움'은 곧 권태로움으로 귀결된다. 이런 세계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란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 하일지는 바로 이 지점을 응시하는 것이 아닐까. <경마장 가는 길> 에서 마치 녹음한 테이프를 반복하듯이 집요하게 이어지는 두 남녀의 대화는, 허구로 포장하지 않은 일상을 그대로 노출한 것처럼.

 

 이 지루하고 권태롭고, 욕망의 추악함을 포장하는 세계에서 구원이란 어떤 형식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하일지는 시공간을, 나아가 단일적인 서사를 해체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타진한다. 우리는 행복과 구원이라는 개념을 물리적인 공간에서 실현할 수 없다. 인간이 살아온 기록(역사)과 개인들의 삶을 되새겨보라. 모두 구원이나 행복이라는 개념을 실현하지 못하고 나아가다가 어느 순간 소멸되는 과정의 연속이 아니었던가. 권태와 반복이 주는 잔인함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인간은 종교와 예술, 무의식을 발견했다. 그것은 '장소'라는 공간적인 개념이 주는 한계성을 탈피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었던가. '우주피스'를 찾아가려다가 결국 자살하는 '할'은 세계의 무의미를 극복하려다가 소멸되는 보편적 인간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할'은 꿈, 노래, 여인의 젖가슴, 그리고 기억에 대한 확인을 통해 행복과 안정을 얻는다. 이는 폭력적이고 단원적인 서사와 물리적인 시공간 분할에 대한 하일지식 저항이 아닐까. 우주피스를 찾기 위해 낯선 곳을 떠돌고 설원을 가로지르는 '할'의 몽환적인 방황은, 지금-여기에서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며 수많이 방황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지금도 스스로를 변명하고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무언가를 주장하며, 욕망의 충족이라는 화두에 충실하지 않은가.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은 개인의 기억 속에서만 가능하리라. 발터벤야민의 말처럼, 구원은 미래에 있지 않으며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개인들의 과거에 존재하므로. 우리는 현실에서 결코 행복을 느끼지 못하리라. 세계는 반복과 권태로 가득한 잔인한 장소이므로. 우리는 이 질문 앞에 피할 수 없이 노출된다. 당신의 '우주피스'는 무엇인가? 

 

 

 

YES마니아 : 로얄 2*****h 2009.05.06. 신고 공감 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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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강물을 마시고 도달할 수 있는 스틱스 강 저편으로 가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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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지의 언어는 모호하고 불친절하다. 그것이 우리 주변의 이야기일지라도 인물들은 소통이 부재하는 낯선 방식으로 대화하고, 이질감에 부유하기 마련이다. 신작『우주피스 공화국』은 거듭되는 데자뷔와 미묘한 엇갈림이 축척되면서 발생하는 시공의 뒤틀림이 섬세한 묘사 속에서 극대화되고 있다. 부정확한 목적지로 향하는 망명자의 후예는 영원히 닿을 수도 없고, 빠져나올 수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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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지의 언어는 모호하고 불친절하다. 그것이 우리 주변의 이야기일지라도 인물들은 소통이 부재하는 낯선 방식으로 대화하고, 이질감에 부유하기 마련이다. 신작『우주피스 공화국』은 거듭되는 데자뷔와 미묘한 엇갈림이 축척되면서 발생하는 시공의 뒤틀림이 섬세한 묘사 속에서 극대화되고 있다. 부정확한 목적지로 향하는 망명자의 후예는 영원히 닿을 수도 없고, 빠져나올 수도 없는 그 뒤틀린 시공간을 유골이 담긴 가방을 들고 떠돈다. 그 자신도 곧 가방 속의 유골과 같은 처지가 되어버릴망정.


리투아니아 접경지대에 존재한다는 작은 공화국 '우주피스'를 찾아 '한'에서 온 동양인 할은, 우주피스의 망명자였던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모국을 찾으려한다. 그러나 리투아니아 인들에게 '우주피스' 공화국은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만우절에 독립을 선포한 농담공화국에 불과하다. 리투아니아어로 '강 건너 저편'이라는 뜻이며, 프랑스어로는 '화장실'을 뜻한다는 '우주피스'는 결국 고유하게 존재하는 어느 곳이라고 증명되지 않는다. 우주피스 어를 하는(현지인들에게는 방언으로 치부되는) 공화국에 관한 소소한 기억들을 가진 이들과 조우하지만, 할은 현지인들과도, 우주피스 인들과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없다.


할은 우주피스에의 닿지 않는 여정에서 요르기타라는 미망인을 만나 모국을 추억하며,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눈 속에 파묻힌 소박한 촌락에서 죽은 아들 게르디할 대신 제비를 키우며 사는 노파 요르기타를 만난다. 요르기타의 남편, 게르디할의 아버지, 노파 요르기타를 만나러 가는 망명자 모두 할 자신인 것은 대체 어떤 의미인가. 교차할 수 없고, 교차해서도 안 되는 평행우주의 한 단편이 뒤틀려 발생한 초시공이라도 되는 것인가.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스쳐 지나며, 예정된 최후를 향해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근근이 전해진 기억을 통해 건재하는 망각의 나라는 망자가 되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강 저편, 생의 저편일 수도 있겠다.


농담 삼아 선포된 독립국과 망자의 넋을 잠재울 유일무이한 안식처가 동음이의어로 끈끈히 붙어있는 것은, 삶과 죽음의 대척관계의 또 다른 은유일지도 모른다. 공화국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대부분이 암울한 최후를 불러오는 진실보다는 남겨진 자들을 위한 소소한 위안이면 충분할 런지도. 스틱스 강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이다. 최후의 강을 건너기 전에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레테의 강물 한 모금으로 이승의 기억을 망각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강 건너의 존재한다는 우주피스는,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의 건너편이기도 하지만,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뒤섞인 삶을 비로소 완전히 망각해버려야 다다를 수 있는 최종 종착지를 가리키고 있다.


시공이 뒤섞이고, 추억과 망각이 혼재하고, 떠들썩한 유흥과 가방 안의 유골이 공존하는 『우주피스 공화국』의 예정된 결말은, 영원한 순환구조이므로 죽음은 곧 삶의 연장선상이다. 할의 죽음과 게르디할이 요르기타의 젖을 빠는 장면이 연이어져 오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하일지의 쓸쓸히 정제된 모호하고 불친절한 언어는, 동시대인들의 완전한 소통이 결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역설하면서도, 존재 이면의 근원적 순환 고리가 영속하는 한 완전한 절망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유골이 든 가방을 지닌 채 경계를 넘나드는 망명자의 여정에는, 이제 삶과 죽음에 대한 은밀하고 간곡한 의지가 깃 들린다.

a******i 2009.12.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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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순환 고리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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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한국소설. 내게 와 걸작이 되었다.   독특한 소설을 만났다. 소설은 소설인데 가볍게 읽히지가 않는다. 읽는 내내 묵직한 기분이 들게 한 이 소설을 뭐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책은 소수에게만 존재하는 나라 우주피스공화국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나라가 정말 실재하는지 실재하지 않은지는 확실하게 나와 있지 않다. 할이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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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한국소설. 내게 와 걸작이 되었다.

 

독특한 소설을 만났다. 소설은 소설인데 가볍게 읽히지가 않는다. 읽는 내내 묵직한 기분이 들게 한 이 소설을 뭐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책은 소수에게만 존재하는 나라 우주피스공화국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나라가 정말 실재하는지 실재하지 않은지는 확실하게 나와 있지 않다. 할이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고군분투가 이야기의 큰 틀이긴 하나 좀 더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것은 할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와 대화인 듯하다.

 

동양인 남자 한 사람이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는 최근에 그의 고국 우주피스 공화국이 독립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리투아니아로 오게 됐는데 우주피스 공화국이 리투아니아 근방에 있는 걸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할. 그는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한 기억이 어렸을 때를 제외하곤 남아있지 않지만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고 아버지의 유해를 모시기 위해 돌아왔다. 하지만 할이 공항에서 탄 택시에서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그가 탄 택시의 기사도, 호텔에서 만난 사람들도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점점 실망하는 할이지만 그의 나라가 있었다는 단서는 여기저기서 조금씩 발견된다. 그리고 아름다고 신비로운 여인 요르기타와 만나면서 이야기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현실 세계 같지가 않았다. 자신의 나라를 찾기 위한 할의 여정에 나도 동참하면서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가 헷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 이 나라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지만 소설 속에서는 이게 판타지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상상인건지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할이 머물렀던 나라 한(Han)도 대한민국을 연상케 하지만 책에선 확실히 제시해 주지 않는다. 작가는 리투아니아도 프랑스도 그 외에 소련에 독립했다는 여러 나라들도 실제 나라 명을 써주지만 할이 자라온 나라와 태어난 나라만 모호하게 처리해 버린다.

또 할이 그의 모국의 사람들을 간간이 만나지만 그들도 우주피스 공화국처럼 정말 존재하는 인물인지 확실하지가 않다. 마치 신기루같이 손에 잡힐 듯 했지만 이내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이 리마스에게 더 매달렸는지도 모르겠다. 리투아니아로 온 날 처음 본 사람이고 친구도 뭐도 아니지만 리마스는 우주피스 공화국의 국민이 아니면서 그 나라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전해지지 않는 편지도 오지 않는 답장도 할에겐 모두 절망으로 가는 길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에 관하여.

 

우주피스 공화국 사람들은 시를 사랑한 사람들이었다. 나라가 식민지로 흡수되면서 그 나라의 국민적 시인인 우르보나스는 시베리아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나라가 사라지고 시가 사라지면서 우르보나스의 시들은 다른 나라의 시인이 쓴 것으로 세상에 알려진다.

 

 “그래서 일찍이 우르보나스는 이런 말을 했지요. ‘우리가 나라를 되찾으려고 하는 것은 잃어버린 시를 되찾으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p. 233

 

 할도 아버지가 우주피스 공화국에 뼈를 묻고 싶어 하는 것은 시의 씨앗을 틔우기 위해서라고 응수한다.

 

 그러나 할의 입에서 나온 말은 우주피스어가 아니라 영어였다. 할은 우주피스어로 다시 말하려고 했지만 한마디도 발음할 수가 없었다. p. 270

 

 할과 우주피스 공화국이 잃어버린 것은 나라만이 아니었다. 그들의 근본이 되는 시와 언어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들은 같은 국민이면서 우주피스어로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 오로지 공용어인 영어를 알고 있어야만 서로 대화가 되는 것이다. 또 시를 잃어버린 우주피스 공화국 국민은 샤트놉스키같이 국수주의자에 백과사전에 나온 지식만을 인정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이 두 가지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잃어버린, 잊어버린, 혹은 이미 지나가 버린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작가는 실로 오랜만에 자신의 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그 오랜 기다림의 결과물이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해설집이 있었으면 하고 소망한 난해한 소설이었지만 읽고 나서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없는 그 묵직함이 좋았다.

 

하지만 할의 반복된 삶처럼 우리의 삶이 반복된다면 끔찍할 것 같다. 소설이라 다행이라고나 할까.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리투아니아 겨울의 황량한 풍경과 할의 절망감이 내 주위를 감싸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t****a 2009.06.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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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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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억에는 존재하지만 다른 이들의 기억에는 존재하지않는 나라, 우주피스 공화국주인공' 할'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우주피스 공화국에 가기 위해 '리투아니아'에 입국하게 된다.하지만 그 어디서도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한 이야기도, 건물도 찾을 수 없다.그렇지만 할은 포기하지 않고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기위해 고군분투를 하게된다. 읽기 시작했을때, 나는 어딘가에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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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억에는 존재하지만 다른 이들의 기억에는 존재하지않는 나라, 우주피스 공화국
주인공' 할'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우주피스 공화국에 가기 위해 '리투아니아'에 입국하게 된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한 이야기도, 건물도 찾을 수 없다.
그렇지만 할은 포기하지 않고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기위해 고군분투를 하게된다.

읽기 시작했을때, 나는 어딘가에 분명히 우주피스 공화국이 존재할 것이다. 라는 작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존재할 것이며, '할'은 분명히 도착할 것이라고.
하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면 읽어내려갈 수록 묘한느낌이 계속해서 찾아왔다.
자신이 가진 물건을 타인에게서 건네받아지면 자신이 가진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분명 알고 있음이 분명한데도, 알아보지 못한다.
책에서는 분명히 같은 식의 문구가 반복된다. '같은 것임에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계속해서 알아차리지 못한다. 반복되어지는 생활 속에서 우리가 특이한 것만 알아채고,
나머지는 압축해 기억하듯이, 할은 그 무엇도 기억하지 못하는 듯이 행동한다.

그러면서도 소설은 묘한 흡입력을 가지고 계속해서 전개되어간다.
분명히 같은 시대와 시간속에 살고있지만 할이 가진 시계와, 다른 사람들의 시계는 분명히 다르게 흘러간다.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없지만
우주피스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할은 영어밖에 사용하지 못해, 우주피스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이야기하지 못한다.
하다못해 리투아니아어 조차 하지못해 타인의 도움을 받지않으면 대화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 상태에서 그의 우주피스공화국찾기는 점점 멀어진다.
그렇게 계속 묘한 느낌이 돌고도는 상태에서도 할은 우주피스공화국을 찾기위해서 고군분투하고
느리지만 한 걸음씩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한 증거와, 관련된 인물을 찾아낸다.
증거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이야기에 대해서 좀더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분명 '할'의 관점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끝이 난다.
하지만 내가 읽고 있을때의 할의 관점과 우주피스 광화국 사람들의 대표격인 '요르기타'의 이야기에 ..
연결되어지면서도 연결되지 않는 묘한 감각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뫼비우스의 띠.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라는 것.
우주피스를 마지막까지 읽었음에도, 아지각지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고 다시 돌아가 반복하고 있는 느낌이다.
결말이 나지 않은.
'할'의 관점에서는 도저히 끝날것 같지 않는 내용.


읽고나서는 감탄했다.
어찌보면 지루할 수 있음에도 강한 흡입력이 있다.
그리고 읽고나면 미친듯이 머리가 회전하게된다.
분명히 읽었고, 무슨 내용인줄 알겠지만 다시 정리하려고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느낌.
아직 세상을 살아온 경험이 적어서 일까, 아직은 완전히, 솔직히 완전히 책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하다못해 여기에 들어있는 내용이 품고잇는 80%라도 확실히 알게되었으면 한다.

마음속으로는 이해가되는 것같은데,
도저히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든.
하지만 읽기는 편한.

그런 책이다.

b******6 2009.06.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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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려놓으면서 멍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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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아 떠나는 할이라는 주인공의 모습. 사진 한장과 어릴적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으며 찾아가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기억하려 하지 않는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은 때로는 조롱거리로 때로는 동정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소설의 구성은 책을 읽어 나가는 사람을 혼란과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자신의 기억을 찾아 고향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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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아 떠나는 할이라는 주인공의 모습. 사진 한장과 어릴적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으며 찾아가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기억하려 하지 않는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은 때로는 조롱거리로 때로는 동정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소설의 구성은 책을 읽어 나가는 사람을 혼란과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자신의 기억을 찾아 고향을 찾아 깊은 안식과 평안을 느껴 보고 싶었던 주인공의 모습은, 최근 우리 곁을 떠난 어떤 한분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 자신만의 세계, 우주피스라는 꿈을 찾아 떠난 사람의 마지막 모습에서 그 분의 모습이 떠오르게 만든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고, 때론 조롱거리로 우주피스 공화국을 조롱하는 사람들 속에서 시간을 찾아 자신의 모습을 찾아 떠난 주인공의 모습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현실에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설을 마무리 지었다. 마치 그분의 모습처럼.


소설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드는 의문점은 우주피스 공화국만의 언어다. 주인공은 영어를 사용하고 우주피스의 말은 하지 못하지만, 그 언어는 이해한다. 그 말을 알아듣는 다는 것은 흉내를 내더라도 한마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이런 설정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 스스로 생각해 본다. 작가는 이런 설정에서 우리의 내면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머리 속에 잠재하는 자신만의 의식을 언어 소통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반문을 해본다.


언어의 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곳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젊은 시절, 노년시절의 부인을 만나고 시간의 개념 역시 일정한 배열이 아닌 추억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소설을 전해해 나가고 있다. 시계를 짊어지고 산에 오르는 사내의 모습을 표현하는 대목에서 시간의 압박에 눌려 사는 내 모습을 그려보고, 시간 속에 지난 일들을 담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 보기도 한다. 추억은 시간을 동반한다. 그 시간의 시점이 사람마다 무게가 다르게 다가오기에 이런 장면을 표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읽고나서 아! 이 소설 감동이다. 아님 재밌었다 등의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하일지님의 소설은 읽고나면 멍~~ 해진다. 스피디하게 책장을 넘기면서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하는 글의 맛깔스러움에 마지막장을 향해 달려가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마무리하는 순간 허탈함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소설을 읽고 머리가 아프다는 말을 하면 이해가 될까?


소설의 줄거리를 되뇌어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하일지님의 글의 특징인가 보다. 지금 줄거리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 경마장 가는 길을 읽고 나서 받았던 느낌이 지금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궁금하다. 하일지님이 이 소설을 통해 나에게 생각하게 하고 싶었던 많은 것들이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까지...

a********8 2009.05.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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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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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를 보고, 공상과학인가? 라는 생각이 든 소설, 아닌게 아니라 책 겉표지를 보고 지인도 한말씀 하셨다. 공상과학소설이냐고.... 어쩌면 공상과학 같기도 하고 어쩌면 아닌거 같은 우주피스 공화국,     주인공은 할이다. 할은 아버지의 유골을 자신의 나라인 우주피스 공화국에 묻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우주피스 공화국으로 가기 위해 처음으로 도착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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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를 보고, 공상과학인가? 라는 생각이 든 소설,

아닌게 아니라 책 겉표지를 보고 지인도 한말씀 하셨다.

공상과학소설이냐고....

어쩌면 공상과학 같기도 하고 어쩌면 아닌거 같은 우주피스 공화국,

 

 

주인공은 할이다.

할은 아버지의 유골을 자신의 나라인 우주피스 공화국에 묻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우주피스 공화국으로 가기 위해 처음으로 도착한 리투아니아,

그곳에서 그는 우주피스를 찾기 시작한다.

우주피스 공화국이라는 사진한장을 들고, 공항에서 택시기사에게 사진을 건네면서,

그의 여행길은 시작되는데,

사진속에는 분명 우주피스 공화국이 존재하지만 사람들은 그곳을 잘 모른다고 한다.

결국 택시기사가 내려준 곳은 우주피스 호텔,

저녁이 되어 호텔에 도착하자 그는 하루 쉬고 다시 길을 나설 결심을 한다.

호텔바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에게 우주피스를 물어보는 그,

그러다 어떤 한 여인이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그녀를 만나고,

그녀는 자신의 아내, 미래모습의 아내였던 것이다.

시간을 넘나드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면 나는 어떨까?

어떤게 정말 현실인지 허구인지 무엇으로 구분할수 있을까?

엄청난 혼란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아마 그렇기에 할도 최후를 맞이하지 않았을까 생각이든다.

자신의 현재가 어떤 것인지 몰라서, 너무나 혼란스러워서

 

책속 주인공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만큼 나도

책을 읽는 내내 이것이 실제인지 허구인지 혼란스러웠다.

정말 한이라는 나라가  있는지 찾아보고, 우주피스 공화국이 있는지 찾아보고,

책을 다 읽긴 했지만 작가가 정말 말하려고 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나에게 어려운 책이었을까?

미래, 과거, 현재가 공존되어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다.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는 나는 누굴까?

나도 모르게 미래, 과거, 현재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아닐까?

 

d*******2 2009.06.27. 신고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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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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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또 한국소설을 다 읽었다. 엊그제께 배명훈 작가의 <타워>를 읽었는데 바로 다음날 또 한국소설을 읽은 것을 보니, 요즘 한국소설이 많이 한국소설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어제 본 <타워>도 그렇고, 이번에 본 <우주피스 공화국>도 그렇고, 절대 한국적이지 않다. 그냥 요즘 세태를 반영했다고나 할까. 그 이야기는 이제 어느 곳을 가나 사람들이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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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또 한국소설을 다 읽었다. 엊그제께 배명훈 작가의 <타워>를 읽었는데 바로 다음날 또 한국소설을 읽은 것을 보니, 요즘 한국소설이 많이 한국소설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어제 본 <타워>도 그렇고, 이번에 본 <우주피스 공화국>도 그렇고, 절대 한국적이지 않다. 그냥 요즘 세태를 반영했다고나 할까. 그 이야기는 이제 어느 곳을 가나 사람들이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겠지... 이게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이 소설은 참으로 묘하다. 한('훈'으로도 발음됨)에서 온 한 남자가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참으로 몽환적이라고 해야 할지, 우울하다고 해야 할지, 한 마디로 말하기가 헷갈리는 소설이다. 그저 이 이야기 속에 들어가고 있으면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안개만이 자욱하게 느껴질 뿐이다. 마치 진실을 가리는 그 무언가처럼.
 
할이 우주피스 공화국으로 가기 위해 잠시 리투아니아에 들렀다. 그 곳에서 아주 가깝다던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는데 처음부터 막혀버렸다. 대학교수이지만 부업으로 택시운전을 한다는 요나스의 택시에 몸을 싣고 엽서에 쓰인 주소로 가보지만 몇 시간이 걸려도 찾지 못하고 정작 도착한 곳은 호텔 우주피스 공화국이었다. 화를 내려다가 체념한 할은 그곳에서 묵기로 하고 들어갔다. 그런데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는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들은 듯이, 박장대소하는 모습은 그를 바보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실은 우주피스 공화국은 예전에 없어졌고, 그저 그것을 농담삼아 강 건너 편(리투아니아어로 '우주피스')에 우주피스 공화국이란 나라를 가상으로 만들어 두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할에겐 그저 농담일 수 없었다. 자신이 바로 우주피스 공화국에서 태어났고 대사이셨던 아버지를 따라 고국을 떠나왔는데 이제 독립이 되었다는 소식을 받고 이렇게 찾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유해를 고국에 묻어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말이다.
 
여기서 가장 이상한 것은 할의 원래 직업이 무언지, 그의 가족들은 아버지를 제외하고 다 어디에 있는지, 친구나 애인은 있는지 등의 소소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할에게는 오로지 우주피스 공화국만이 모든 것인 양 그렇게 막무가내로 찾기만 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돈도 우주피스 공화국에 가면 아무 쓸모가 없을 거라며 거지나 꽃 파는 소녀들에게 마구잡이로 퍼주고 말이다. 그렇다고 할이 무지하거나 독선적이거나 오만한 사람은 또 아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아버지의 유언을 이행하려는 효성도 지극하고, 자신의 조국에 대한 애국심도 간직하고 있으며, 약한 자를 도와주려는 갸륵한 마음씨까지 있다. 게다가 자신의 눈에는 손님의 지갑이나 털려고 못된 플레이를 하는 택시기사에게도 선심을 쓰며 후한 팁을 건네고, 할의 체류 연장을 하기 위해 통역해주는 빌마가 엉뚱하게 통역을 하더라도 화를 내거나 무안을 주지 않고 그 상황을 지켜보기까지 한다. 낯선 땅에서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리마스에게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그는 어찌보면 미련하게도 보이는데 어찌 그럴 수 있을까 싶다. 나로선 전혀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처음에는 할이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지 못하도록 많은 사람들이 그를 예의주시하며 방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무언가 은밀하고도 끔찍한 비밀을 감추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읽도록 그런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할을 방해하는 것처럼 보였던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었다. 참으로 어이없었다. 게다가 273페이지나 되는 분량 속에 같은 말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데자뷰 현상을 보는 듯 했다. 해설을 보니 그런 것을 의도한 듯도 싶은데, 내겐 너무 어려웠다고나 할까. 할이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기 위해 리투아니아로 온 것이 아무 소용이 없어져 버린 듯한 결말엔 우울함, 안개조차도 싫다고 도망가버릴 짙은 우울함 밖에는 남은 것이 없는 듯 하다. 현대 사회가 이렇게나 우울하단 말인지...
j*****3 2009.06.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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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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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 공화국. 주인공 할은 아버지의 유골을 고국에 묻기 위해서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아간다. 그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무리 찾으려해도 보이지 않는 우주피스 공화국. 흔적은 보이는데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다 결국 주인공은 자살하고 만다.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실제로 리투아니아에 우주피스공화국이 존재했다. 그리고 4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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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 공화국.

주인공 할은 아버지의 유골을 고국에 묻기 위해서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아간다.

그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무리 찾으려해도 보이지 않는 우주피스 공화국.

흔적은 보이는데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다 결국 주인공은 자살하고 만다.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실제로 리투아니아에 우주피스공화국이 존재했다.

그리고 4월1일 만우절마다 독립을 한다. 작가는 거기에서 착안을 한것같다.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나라. 누구나 웃을권리가 있고 누구나 실수할권리.

모든사람이 우주피스공화국처럼 이상적인 나라를 꿈꾸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주피스 공화국이라는 실존하지 않는 나라를 실존하는것처럼 착각하고

그것을 굳게 믿고 그렇기때문에 아무리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뫼비우스띠처럼 실존하는것이 실존하지 않는것처럼 실존하지않는것이 실존하는것처럼

이책속에는 존재한다. 실존하지 않는 우주피스공화국이 실존하는것처럼 증거들이 나오고

증거들은 실존하지만 우주피스 공화국은 실존하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그 혼란때문에 주인공은 자살을 한것같다.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않는 그곳.

여러가지로 해석될수있는 이책은 나는 엄청나게 생기는 향수로 인해 허구의 세상을 만들었다고 정의하고싶다.

k*****7 2009.06.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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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우주피스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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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공화국'이라는 제목의 느낌에서 공상과학적 소설일 것이라 추측했었다.  우주피스공화국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아니, 어쩌면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아버지의 조국을 찾아가는 주인공 '할'의 이야기이다. 외국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을 받들고자 아버지의 유골을 고국에 묻어드리고자 할은 우주피스공화국으로 가고자 한다. 그러나 우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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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공화국'이라는 제목의 느낌에서 공상과학적 소설일 것이라 추측했었다.

 우주피스공화국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아니, 어쩌면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아버지의 조국을 찾아가는 주인공 '할'의 이야기이다. 외국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을 받들고자 아버지의 유골을 고국에 묻어드리고자 할은 우주피스공화국으로 가고자 한다. 그러나 우주피스공화국으로 가기 위해 마주치는 사람들 대부분은 우주피스에 대해 알지 못하며, 일부는 할이 존재하지도 않는 상상과 동화속 나라를 찾으려 한다며 비웃거나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주피스 공화국은 할의 기억과 추억속 그리움의 대상이다. 어릴 적 기억을 되살리고자 자신의 기억에 분명 존재했었던 우주피스를 찾아 과거 행복했던 어린시절로 되돌아 가고자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할이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할에게 가장 적대적인 블라디미르는 과거를 부정하고 현실세계와 타협하며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간혹 우주피스 공화국의 존재를 인정하거나 알고 있는 사람들 역시 현재가 아닌 과거로만 우주피스 공화국을 기억하고 있다. 젊은시절과 노년시절의 요르기타를 모두 만나게 되지만 그녀는 어느 시점에서든 할을 과거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할과 요르기타는 상대방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지만 결국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나 할은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듯 마지막에 요르기타의 남편으로 기억되고자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그는 죽음으로서 그렇게 가고자 했던 우주피스 공화국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가고 싶지만 갈 수없는 곳이 있을 것이다. 그곳이 과거이든 이상적인 세계든 가고 싶어하지만 결국 현실의 삶에 순응하게 된다. 할의 아버지와 할이 그토록 갈망했던 우주피스 공화국은 어쩌면 갈 수 없었기에 그토록 가고싶어했을지도 모르겠다.

l*****1 2009.06.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