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의 추천으로 책을 샀지만 너무 기대를 하고 읽어서인지 그닥 마음에 들진 않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비슷한 두 개의 이미지를 서로 합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게시판에 할 일 없이 납작하게 붙어있는 압핀을 보며 작가는 매일 아침 문닫고 없어진 회사로 출근하는 삼촌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그시 압핀을 눌러줌으로써 압핀과 삼촌을 하나로 묶어버리기. 시집 앞부분에는 대체로 저런 시들이 많지만 뒷부분에는 작가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맨홀과 토마토케찹' 연작시도 있다. 또 중간중간 약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도 끼어있어 마치 딱딱한 맨홀 사이에 넉넉히 짜넣은 케찹같은 느낌이다. 다른 시집과 비교해 볼 때 표면적이라는 느낌을 받지만 이제 막 시를 배우기 시작하는 습작생들이라면 이 시집을 추천하고 싶다.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는 느낌으로 시집을 읽어보면 신미균 한 편의 시 자체가 하나의 비유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