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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멋진 적수였어...[프로스트 / 닉슨]
"당신은 멋진 적수였어...[프로스트 / 닉슨]" 내용보기
1. 연예인을 불러 이런저런 일들을 입방아에 올리는 강호동이나 유재석 같은 이한테 대통령과 마주 앉아 다툼이 있고 잘 하지 않는 일을 갖고 이야기를 하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강호동) 대통령님, 미국 소고기 때문에 사람들이 손에 손잡고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달려 나왔을 때, 푸른집 뒷산에서 촛불을 보면서 많이 뉘우쳤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곧이어 촛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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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예인을 불러 이런저런 일들을 입방아에 올리는 강호동이나 유재석 같은 이한테

대통령과 마주 앉아 다툼이 있고 잘 하지 않는 일을 갖고 이야기를 하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강호동) 대통령님, 미국 소고기 때문에 사람들이 손에 손잡고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달려 나왔을 때,

푸른집 뒷산에서 촛불을 보면서 많이 뉘우쳤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곧이어 촛불을 든 사람들의

뒤를 캐고, 장사를 못하게 된 가게 임자들을 부추켜서 손해배상을 받도록 소송을 걸게 하셨나요?

 

(이명박 대통령) 강호동씨, 아마 뭘 잘못 알고 계시는 듯합니다. 저는 그런 짓을 시킨 적이 없어요.

장사꾼들이나 그 일과 엮여 있는 벼슬아치들이 알아서 한 것일 뿐...

 

(강호동) 대통령님, 여당과 야당이 자세하게 살펴본 다음에 만들고자 한 행정복합도시인 세종시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바꾸려 하셨나요? 처음에 다 들어있는 걸 새로 만들어야 하나요?

 

(대통령) 그건 처음부터 잘못 만들었으니 고쳐야 합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 때 여당이나 야당도

생각이 짧았어요. (머리나쁜 사람들...) 그렇게 만들면 쓸모가 없어요. 내 생각이 맞아요.

 

(강호동) 물은 흘러가야 썩지 않으며, 우리나라 강들은 살아 있고 물도 그렇게 모자라지 않는데,

대통령님은 왜 자꾸 4대강이 죽었다고 둘러대면서 물을 가득 가두어 배를 띄우려 하십니까?

행여나 대통령님이 몸을 담았던 건설업계를 살찌우려고 하는 건 아닌가요?

게다가 4대강 사업이 미친 짓이라며 하지 말라고 막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언론에 4대강 사업이 좋은 것이라며 홍보만 잔뜩 하는 것도 잘 하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대통령) 허허...강호동씨, 내가 강을 잘 알아요. 비가 올 때만 물이 많고 겨울에는 물이 없는

우리 강들을 다른 나라 강처럼 보기 좋게 물을 채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강에 큰 배를 띄워 구경도 하고 물건도 실어 나르면 좀 좋지 않겠소.

그깟 24조원쯤 들어가는 건 돈도 아니요. 해놓고 나면 모두들 잘 했다고 할 거요...

 

2.

다른 나라들과 걸린 일들을 겪으면서 일어난 뒷 이야기를 잘 알며, 온갖 일들을 큰 틀로 지켜보는 대통령과

남들을 웃기고 즐겁게 하는 데만 솜씨가 있는 조금은 가벼운 진행자가 맞수가 될 수 있을까?

노련하고 수 읽기가 빠른 대통령이 아이와 싸우듯 가볍게 웃으며 치고 빠지면서 끝을 낼 것이다.

 

혼자 잠깐 꿈꾸어 본 일이 미국에선 그대로 일어났다.

자리에서 물러난 닉슨 대통령과 한 수를 겨워보겠다고 나선 이가 있었다.

이 일을 영화로 담은 것이 바로 론 하워드 감독이 2008년에 만든 <프로스트/닉슨 Frost/Nixon>이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난 것은 딱 한 번 뿐이라 한다.

민주당사를 몰래 엿들으려다 들켜 1974년 8월 9일에 물러난 공화당의 닉슨 대통령.

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세무조사를 받게 하거나, 하는 말을 몰래 엿듣거나

집에 몰래 들어가서 그 사람의 약점을 잡아 꼼짝 못하게 만들었으니 물러날 수밖에.

그러나 물러날 때도 '실수'였을 뿐 큰 잘못은 아니라는 말로 제 잘못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대한 탈출'같이 사람들을 웃기면서 놀라게 하는 토크쇼 따위를 맡아 하던 영국 사람 데이빗 프로스트

(마이클 쉰)는 끝까지 둘러대는 닉슨을 텔리비전으로 보면서 엉뚱한 생각을 한다.

'내가 닉슨 대통령과 만나 이야기 하는 걸 텔리비전으로 내보내면 돈도 벌고 인기도 엄청날 거야'

 

3.

자리에서 물러난 리처드 닉슨(프랭크 란젤라)은 대통령 때 있었던 일들을

저녁 자리 같은 데서 말해주고 몇 푼을 받는 게 싫었다. "내가 어릿광대도 아니고..."

그러니 4회에 걸쳐 12시간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 60만 달러를 주겠다는 프로스트의 말에 솔깃할 수밖에.

'프로스트가 남을 웃기는 데는 솜씨가 있을지 모르지만, 정치 따위를 이야기하는 데는 젬병일 뿐이겠지'

 

서로 죽이 잘 맞다. 꿍꿍이 속은 다르지만.

둘 다 이 일로 돈을 챙기려 하고, 떨어진 인기를 끌어 올리고자 한다.

정치와 외교, 워터게이트 사건 따위를 나눠 네 번에 걸쳐 말 싸움한다.

 

닉슨의 입에서 "제가 잘못 했습니다. 백성들한테 못할 짓을 했어요..." 이런 말이 나오도록 해야

프로스트는 떨어져 나간 프로그램들을 다시 받을 수 있고 돈방석에도 앉을 수 있다.

 

닉슨은 얼뜨기 같은 프로스트를 빌어 제가 한 일이 나라를 위한 것일 뿐 제 속셈을 채운 건 아니라는 걸

드러내 사람들한테 나쁘지 않은 모습으로 비치도록 해야 한다.

 

4.

숨가쁜 싸움이 벌어진다.

온 세계를 발 아래 둔 듯 미국 대통령 자리에 앉았던 닉슨과 견주면 프로스트는 그저 아이일 뿐.

그렇지만 광고를 끌어오지 못해 싸움에서 지면 빈털털이가 되고 말 프로스트라 그냥 질 수는 없다.

 

탐 크루저가 해병대 사령관 잭 니콜슨의 속을 긁어서 끝내 있었던 잘못을 밝혀내는 영화

<어 퓨 굿맨 A few good men>처럼, 프로스트도 닉슨을 이기려면 열을 내게 만들어야 속 생각이 나올 듯.

 

1976년 영화 <대통령의 음모>는 닉슨이 저지른 잘못이 드러나서 대통령 자리를 내놓게 되기까지를 그렸고,

이 영화는 닉슨이 물러난 다음에 일어난 일을 담았다. 둘 다 있었던 일을 다시 되살린 것이다.

 

닉슨 대통령과 생김새가 다르지만 백전노장의 노련한 모습으로 프로스트를 내리 누르는

프랭크 란젤라의 연기가 아주 좋다. 연극 무대에서 닉슨 대통령을 맡은 바람에 영화에 나오게 되었는데,

프로스트와 얘기를 나누는 끝에 기가 꺾이는 얼굴을 보여줄 때의 그 눈과 입매는 으뜸이다.

나중에 레이건 대통령을 맡을 일이 있어도 잘 어울릴 듯하다. 모습이나 말투도.

 

프로스트가 같이 일하자고 한 프로듀서 존 버트(매튜 맥파디엔)나,

닉슨을 미리 알고자 프로스트가 부른, 닉슨에 대한 글을 쓴 제임스 레스튼 쥬니어(샘 락크웰),

닉슨의 비서실장 잭 브레넌(케빈 베이컨)은 영화에 꼭 있어야 할 사람들이지만,

프로스트와 사귀는 캐롤라인 쿠싱(레베카 홀)은 꼭 나와야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구색 맞추기?

 

5.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은퇴자요. 아무런 목표가 없으니..."

일을 즐겼던 닉슨이 말하는 것이지만, 아마 감독의 생각도 들어있는 말이리라.

 

프로스트와 이야기를 나누면 닉슨한테 50만 달러를 주겠다는데 닉슨이 거간꾼한테 55만 달러로 부르도록

하고, 미리 받는 20만 달러를 제 통장으로 달라는 대목은 어딘지 어색하다. 닉슨을 나무라는 게 지나치다.

 

나온지 오래 되지 않은 영화라 디브이디는 좋다. 화면이나 소리도 깨끗하다.

풍성한 보너스는 마음에 든다. 우리말로도 옮겨놓았고.

잘라낸 장면을 보여주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감독이 나와 이야기 해주며,

1977년 3월에 닉슨과 프로스트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 모습도 나온다.

프로스트는 영화에서 조금은 촐싹대는 마이클 쉰보다 깊이가 더 있어 보인다.

 

올 해 7월에 이 디브이디를 9,900원에 샀다. 그런데 이제 보니 13,500원이다.

내가 살 때보다 뒤에 값이 떨어졌는데, 거꾸로다. 이런 날도 다 있다. ㅎㅎ.



b******g 2010.09.12. 신고 공감 5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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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정치가의, 하지만 결국 사죄하게 만드는 미국정치의 힘을 보여준 영화
"뻔뻔한 정치가의, 하지만 결국 사죄하게 만드는 미국정치의 힘을 보여준 영화" 내용보기
친구 중에 말이 많은 영화를 싫어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특히나 외국 영   화의 경우에는 자막을 읽는 것이 귀찮아서 더욱 더 말이 많은 영화를 싫어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고 매력적인 부분은 역시 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   다. 말을 이용한 대결은 모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   다. 어떤 점에서는 단순한 액션보다 훨씬
"뻔뻔한 정치가의, 하지만 결국 사죄하게 만드는 미국정치의 힘을 보여준 영화" 내용보기

친구 중에 말이 많은 영화를 싫어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특히나 외국 영

 

화의 경우에는 자막을 읽는 것이 귀찮아서 더욱 더 말이 많은 영화를 싫어했다.

 

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고 매력적인 부분은 역시 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

 

다. 말을 이용한 대결은 모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

 

다. 어떤 점에서는 단순한 액션보다 훨씬 거대하고 강력한 대결을 그 말의 대결

 

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소설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준다. 영화에서 우리는 그 대결 상황에서의 표정

 

과 행동을 함께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에서 대화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말로 열심히 싸우는 영화.

 

실화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에 우리의 결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가들과

 

지금도 정치한답시고, 자신의 뱃속 챙기기에 바쁜 쥐돌이 일당의 모습을 보면서

 

결국 그 모든 정치꾼들이 물러난다 해도 결코 그 죄를 인정하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며, 더해서 그들이 인정하게 하는 방법도 결코 갖고 있지 않으며, 가해자인 그

 

들이 피해자인 국민들 위에 아직도 굴림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1970년대의 미국이 21

 

세기의 대한민국보다 못하다는 것에 너무나 슬픈 영화였다.

 

지금의 정치꾼들을 우리는 과연 21세기에는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게 만들 수 있을지

 

결국... 아마리 미국을 욕해봤자, 그들에 비해서 철저하게 정치 후진국인 우리들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결국 자신의 작은 욕심으로 우리의 정치를 일제시대에 묶어두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죄이기에, 한번쯤 정신 차리기 위해서도 볼만한 영화다.

 

엔터테이너적인 토크쇼 진행자가 결국은 거물 정치꾼을 제대로 이겨내는 모습을 우

 

리의 현실에서도 볼 수 있기를... 그 토크쇼 진행자가 정신을 차리고 그렇게 해냈

 

듯이 말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m******d 2009.05.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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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참 복잡한 인물
"닉슨 참 복잡한 인물" 내용보기
이 영화는 큰돈을 들이지 않았음에도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시대를 상징하는 감성을 효율적으로 잘 뽑아냈습니다. 저는 비행기 여행 장면이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허영과 긴장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두른 프로스트가  여성에게 여유로운 척 추파를 던지는 장면은 정말 멋졌습니다.  상업영화의 거장인 론 하워드의 재주가 하늘에 닿았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시퀀스라는 생각이 듭니
"닉슨 참 복잡한 인물" 내용보기

이 영화는 큰돈을 들이지 않았음에도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시대를 상징하는 감성을 효율적으로 잘 뽑아냈습니다.

저는 비행기 여행 장면이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허영과 긴장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두른 프로스트가 

여성에게 여유로운 척 추파를 던지는 장면은 정말 멋졌습니다. 

상업영화의 거장인 론 하워드의 재주가 하늘에 닿았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시퀀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론 하워드는 지금보다 더 높게 평가될 감독 같습니다. 마이클 파웰처럼...

  

연기자들 또한 드림팀으로 구성되어 시종일관 탄탄한 호흡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무척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 닉슨 역의 프랭크 란젤라의 연기였습니다. 

물론 열심이었습니다만...

그의 연기는 연기일 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시나리오 상의 허구의 인물을 세련되게 표현했을 뿐이지

실제에 가까운 닉슨도 아니었고 영화로 재구성된 닉슨도 아니었습니다.

그게 무척 아쉬웠는데요

사실 어떤 배우가 닉슨같이 복잡한 인물을 표현해내겠습니까?

부록에 있는 실제 닉슨의 인터뷰 장면에서

분노와 슬픔, 낙담이 어지러이 섞인 그의 눈을 보면

이게 왠만한 연기로서는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올리버 스톤의 <닉슨>에서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도 불만족이었습니다.

차라리 전두환 전대통령 같은 인물은 연기하기가 얼마나 편안할까요.

 

영화는 재밌습니다.

감독이 재미에 공을 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역사적 인물의 쟁점을 부각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팬이라면 소장할만한 타이틀이라고 생각됩니다.

j****2 2011.01.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