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책표지와 책제목만 보고 이 책은 틀림없이 판타지 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우주에 떠다니는 블랙홀처럼 바람이 바뀌는 바로 그 지점에서 미지의 세계로 빠지는 길이 있으리라. 주인공들은 그곳을 통해 미지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곤 3일을 그 환상의 세계에서 머무르며 겪게 되는 모험이야기. 이거 앞서가도 너무 지나치게 앞서갔다. 이 책은 이러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니 그렇게 완전히 다른이이기 라고 단정지을수도 없을 것이다. 환상의 세계는 아니었지만 어쩌면 환상이라 불러도 좋을만한 현대문명과의 접촉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그런 곳에서의3일이 펼쳐지니깐 말이다.
부동산중개인의 안내를 받으며 전원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시작된 작은 여행길 늦은밤 예기치 못한 자동차 사고로 인해 그들은 길을 헤매게 된다. 칠흑같은 어둠 그곳에서 발견한 집한채. 그곳이 바로 바람이 바뀌는 그곳 "윈드 시프트"이다. 그곳엔 어떠한 문명의 혜택도 거부한채 자급자족의 원시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한 가족이 있다. 길을 잃은 일행은 그곳에서 머물며 일상의 탈출감과 일상의 대한 그리움을 동시에 느끼며 크고 작은 마음의 변화를 겪게 된다.
초반 별다른 이유없이 길게 펼쳐지는 그들의 이야기는 읽는 나에게 지루함이라는 단어를 안겨주었지만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일상의 탈출에서 느끼는 도시인들의 심리적 변화를 느끼게되며 차츰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나도 가끔 일상의 탈출을 꿈꾼다. 보다 나은 삶을 살기위한 육체의 고단함과 엉킨 실타래와 같은 인간관계 그리고 내가 어디에 있건 추적이 가능한 핸드폰, 매일 똑같은 동선의 움직임에서 벗어난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것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종의 로망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주인공들과 함께 문명과 거리를 둔 상태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곳은 그들에게 현실의 도피처를 마련해 주었고, 또한 현대문명의 편리함을 앗아갔다.
무엇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을것이다. 책에서 얘기하고 싶었던 것도 아마 그것이 아닐가 싶다. 어떠한 것도 모든것을 만족시킬수는 없다. 어느 선택을 하든 한가지를 잃게 될 것이고, 또 나머지 한가지를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삶을 지배하는 일탈이 아닌 그저 한순간의 일탈을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은 불안과 안정이 공존하는 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돌아보게 되는 자아여행이 될 것이다.
딱 별 세개 반을 주고 싶지만 .. 반이 표시가 안되는게 아깝다 예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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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문명사회를 떠나 전화도 전기도 없는 산속에 들어가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 안해본 사람이 있을까. 어느정도 나이를 먹은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꿈꿔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 <바람이 바뀌는 곳에서의 3일>은 어쩌면 그러한 상상의 시간들을 현실적으로 구체화한 소설이 아닐까 싶은 책이기도 하다. 물론, 책의 배경은 이탈리아. 산좋고 물좋은 곳에서의 별장마련은 대한민국의 소시민에겐 꿈일 수밖에 없겠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보다는 바캉스 문화에 더 익숙하고 휴가기간이 긴 이탈리아에선 그런 것도 그렇게 먼 꿈만은 아니었나보다. 그러나, 그러한 것이 책의 주인공들에게 접근을 쉽게 하기는 했지만, 적응이 쉬웠던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중이 하나겠다.
.. 책의 첫장을 펼치면 가운데에 떡하니 적힌 글이 있다. -> '사람들은 이곳에 오면 변신하게 되죠.' 처음 책장을 펴고 읽기 시작할 때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책의 주인공들을 따라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의 집에 함께 머물게 되면서 그리고, 그속에서 변하기 시작하는 주인공들의 감정을 따라가면서 첫장의 말을 떠올리게 되었다. 참으로 인간의 감정을 거북하지 않게 잘 끌고가는 소설이다.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고대를 갸우뚱하면서도 결국에는 나도 그런 상황이라면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도록 자연스럽다. 마음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외모가 변하지 않아도 그 사람은 바뀐 것이 아닐까. 물론, 그것이 다시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게 되어도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겠지만, 책속의 주인공들이 이른바 '바람이 바뀌는 곳'에 머문 며칠은 그들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달라지도록 만든 주요한 전환점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며칠만 휴대폰이 정지가 되어도 불안해지는게 현대인들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내가 무슨 세계평화의 버튼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몇시간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손해보는 일도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보급된지 얼마 안된 문명의 이기일뿐인 휴대폰의 손바닥위에서 놀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이 생길 때에 한번쯤 읽어본다면 그동안 무심하게 당연히 생각해온 일들이 다만 익숙해있을 뿐이지 그다지 필요하거나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될 듯하다. 그리고, 그렇게 한번쯤 멈추어서서 돌아보는 일은 시대가 발전될수록 더욱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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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탈을 꿈꿔 본적 있는가. 하루하루를 일에 쫓겨, 공부에 쫓겨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다. 지나간 세월은 되돌릴 수도 없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그렇기에 바쁜 일상 속에서 가끔은 일탈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나는 단 며칠만이라도 사람들도 별로 없고 문명의 혜택도 받지 않은, 그러니까 전기나 상수도 시설이 들어오지 않은 오지의 마을이나 섬에서 3박 4일 정도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쉬다가 왔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적이 있다. 나의 이런 상상에는 아무래도 텔레비전 방송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는 1박 2일이나 무모한 도전을 펼치는 무한도전 등을 보면서 진정한 야생의 생활 속으로 한번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구나 한번쯤 상상은 해보지만 막상 진짜로 시도를 하기에는 큰 용기가 뒤따르는 야생의 세계에 빠져든 다섯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작품이 바로 <바람이 바뀌는 곳에서의 3일>이라는 책이다. 출판사 편집장 일을 하고 있는 루이자와 그녀의 남편 엔리코, 그리고 가구점을 하고 있는 아르투로와 토크쇼 진행자를 하고 있는 마르게리타는 절친한 친구 사이로, 이들 네 사람은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에서의 삶에 지처있던 차에 친구들끼리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전원주택을 구입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내게되고, 바로 실행에 올리기로 마음을 먹고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을 안내해주는 안내자인 부동산 중개인 알레시오는 부동산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이들의 여행에 적극적으로 동참을 한다. 각자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한 이들 다섯 사람들의 여행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어딘지도 모르는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타고 온 자동차까지 구덩이에 빠져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휴대폰도 말을 듣지 않고, 추위와 비바람에 떨다가 인가를 찾아 헤매던 다섯 사람은 윈드 시프트라고 불리는 곳에 당도하게 된다. 게다가 이곳은 바로 그들이 그렇게나 찾아 헤맸던 전원주택 단지였다. 이탈리아의 대도시 밀라노에서 3시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윈드 시프트는 주민들이 다함께 힘을 모아 자급자족의 생활을 하고 있는 원시 그대로의 공동체이다. 문명사회에서 그래도 잘나가던 사람들에 속하던 이들 다섯 사람들은 이 기묘한 곳에서 3일간 전혀 새로운 일상을 보내게 된다. 이들 다섯 사람들이 윈드 시프트라는 신비로운 장소에서 어떻게 변화해가고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되는지가 이 책 <바람이 바뀌는 곳에서의 3일>의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성공한 현대작가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안드레아 데 카를로의 작품 <바람이 바뀌는 곳에서의 3일>은 유쾌함 속에 현대인들에 대한 해학을 담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바람이 바뀌는 곳에서의 3일 동안 어느새 달라져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분명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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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는 많은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다. 그리고 인간을 편하게 해줄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특히 컴퓨터와 휴대폰 등으로 대표되는 정보 통신분야의 발전은 정말 눈부시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원하는 것을 척척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불과 몇 십년 아니 몇 년전만 하더라도 직접 움직여야했는데 말이다. 이러한 환경은 인간에게 편리한 생활을 영위시켜주지만 그에 반해 여러가지 폐해들도 보여주는거 같다. 점점 몰인간화되어가는거 같고, 움직일 필요도 없을 정도로 너무 편리하기에 과거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질병들이 발생하고 있는것이다.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아마 몇 년 아니 몇 십년 후에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과거에도 지금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것들을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물론 지금의 편안한 생활에 만족을 느끼고 있지만 가끔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다. 특히 TV에서 현재의 문명에 의지하지 않고 원시 시대처럼 살아가는 다큐멘터리의 모습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저들은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지만 그들은 정말 행복해 보인다. 어쩌면 우리는 현대의 문명들에 중독되어있는지도 모른다. 나만해도 요즘은 휴대폰이 내 손에 잠깐만 없어도 불안해하고 컴퓨터를 하루라도 못하면 불안해한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휴대폰은 나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었고 컴퓨터 역시 그러했는데 말이다. 나는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포기할 운명은 아닌거 같다.
이 책은 안드레아 데 카를로라는 이탈리아 작가가 쓴 이야기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유럽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이탈리아 밀라노에 사는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그들은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밀라노 근처에 전원친화적인 멋진 집을 사기 위해 중개인과 함께 가고 있다. 밀라노에서 불과 3시간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그곳은 휴대폰도 터지지 않고 내비게이션에도 잡히지 않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원시 농경사회를 이루며 살고 있는 인디언들을 만나게 된다. 그곳 윈드 시프트의 인디언들은 문명과는 완전히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모든 것을 자신들의 노력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었다. 염소를 키우며 치즈와 빵을 만들어먹고 집안의 가구도 모두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며 골절과 같은 부상도 스스로 치료하고 부러진것도 스스로 고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활을 사용하여 다른 부족과의 영역 전쟁도 하고 있었다. 현대 문명이 극도로 발달된 21세기의 모습은 전혀 아니었다. 그것도 밀라노에서 불과 3시간 거리에서 말이다. 도시인들은 어떻게 이런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한다. 그런데 이곳의 주민들은 전혀 불편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행복해하는 것이다. 윈드 시프트를 찾은 도시인들은 당황해한다. 현재의 삶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그것은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러한 곳에 가게 된다면 같은 반응을 보일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씩 지날수록 윈드시프트를 찾은 도시인들은 조금씩 그들의 삶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물론 전부 그런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이기주의와 욕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인간들은 무엇을 위해 그러한 것들을 가지게 되는가하고 말이다. 오로지 자기 자신밖에 모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을 속이고 또 속임을 당하는 우리의 삶이 참 우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그러하듯 윈드 시프트같은 곳에 가면 인간의 본성을 볼 수 있는거 같다. 그곳에서는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을 누릴 수가 없기에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기가 힘든거 같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의 삶의 모습이 변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하루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은 정말 행복한걸까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순수한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시간이 흘러가고 그냥 있을수만은 없기에 수레바퀴처럼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게 된다. 나는 윈드 시프트에서의 삶을 견뎌낼수 있을지 말이다. 지금의 내 모습이라면 하루를 버티기가 쉽지 않을거 같다. 하지만 그속에서의 삶을 영위해가기 위해서라면 지금의 삶의 모습을 바꿀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느낄수가 있었던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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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작가의 소설은 몇 번 읽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선 책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읽고 난 후에도 무언지 정의하지 못할 감동이 내 마음 속을 떠다녔다. 책을 읽기 전, 책과 마주한 느낌은 이렇듯 잘 들어 맞는다. 이탈리아를 가본 적이 없지만, 등장인물의 삶과 대화를 통해, 이탈리아를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은 이 책을 읽는 보너스 와도 같았다. “사람들은 이곳에 오면 변신하게 되죠.” 라는 첫장을 넘기며, 대체 그들은 그곳에서 어떻게 변하게 될까.. 연신 궁금했다. 그들이 그곳(윈드 시프트)으로 가게 되는 이유는 간단했다. 친구들인 건축가 ‘엔리코’, 출판업에 종사하는 그의 아내 ‘루이자‘, 많은 가구점의 사장인 사업가 ‘아르투로‘, 방송인 ‘마르게리타’는 오랜만에 모여서 부동산 중개인 ‘알레시오’가 렌트한 밴을 타고, 그들의 주거지인 도시의 중심부 ‘밀라노’에서 3,4시간 가량 떨어진 시골에 있는 집을 보고 구매하기 위해 차를 출발시킨다. 그들은 사회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부족할 것 없는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출발할 때 서로가 오랜만에 모인 것을 굉장히 기뻐하며 서로의 우정을 확인 하려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서로의 사회적 위치에 흠을 내지 않는 적정한 친구들의 만남으로 보일뿐이었다. 늘 직설적이고 서로의 의견을 피력한다. 그들의 벤은 늘 시끌시끌하고 불평불만이 넘쳐 보였다. 윈드 시프트에 있는 건물을 팔려고 하는 알레시오 역시, 성공한 사람이었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그 건물을 일행에게는 다녀온것 처럼 꾸며 말하는, 전형적? 사업가이다. 그들은 모두들 다른 것 같으면서 닮아있는 도시인들이었다.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전화를 건다. 그들에게 핸드폰 이 터지지 않는 생활권이란 상상할 수도 없는 곳이다. 그러나 그들은 윈드 시프트 “바람이 바뀌는 곳”를 찾아가다 밴이 웅덩이에 빠져,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그곳에서 3일을 보내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좀 살만하게 되면, 도시에서 멀지 않는 경치 좋은 곳에 전원주택이나 별장을 하나쯤 갖고 친한 친구들과 휴일을 보내다 돌아가는 것을 꿈꾸는데, 이런 바람은 비단, 우리나라 도시인만이 꿈이 아닌 모양이었다. 갑작스런 차사고로 근처의 집을 찾아 들어간 곳은 구매의사가 있던 그 집이었지만, 이미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법적으로는 소유권이 없지만, 원시농경사회를 꾸려가며 집을 가꾸고, 동식물을 가꾸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삶의 터전을 이루고 있었다. 전화기도 없는 곳, 말 외에는 교통수단이 없는 곳에 갇혀버린 그들은, 도시로 돌아가기 위해 몇시간이고 걷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고, 지나가던 차를 잡았을때는 총알을 뿜어댄다. 윈드 시프트의 아룹은 도시인들의 냉소와, 불신에도 불구하고, 부러진 다리를 고쳐주고, 고장난 차를 몇시간이고 고쳐준다. 그 큼직큼직한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 사이에는, 도시인들과 윈드 시프트의 그들와의 끊임없는 대화가 있다. 물론 작은 소리로 하는 대화라기 보다, 화를 내며 말하는 대화가 더 많긴 하지만, 그 3일간의 윈드시프트를 경험한 시간들이 자의든, 타의든, 그들에게 변화를 주었다. 라우로와 대화를 했던 루이자는, 남편과 자신과의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고, 뻔뻔하게 바람을 피는 루이자의 남편 엔리코는 아내를 잃게 되었다. 계속해서 계약성사만 생각하던 알레시오는 부러진 다리를 고치고는, 더 이상 계약은 아무상관이 없어졌다. 이혼경험이 있던 아르투로는 도시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윈드 시프트의 미르타에게로 돌아간다. 살아가면서 수 많은 경험들을 한다. 슬프고, 화나고, 어려웠던 경험들이, 행복했던 경험들처럼 자주 떠올리고 싶지는 않겠지만, 분명 우리를 성장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들도 분명, 바람이 바뀌는 곳에서의 3일을 보내며 많이 성장했 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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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에 대한 환상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 도시를 좋아한다. 도시에서 태어나 콘크리트 바닥을 달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녹색등이 켜지면 녹색 허락을 받고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다는데에 무한한 안전을 느낀다. 워터 월드 시대에 태어난 아이가 물 천지인 세상에 적응하고 살 듯이 도시의 아이들은 도시에서 행복하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어른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흙이 묻지 않는 보도블록을 걸으며 떠드는 하교길의 친구들과의 수다도 즐겁고 늦은 밤 학원의 쉬는 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먹는 떡볶이도 맛있다. 입에 맞지 않는 향신료가 잔뜩 들어있는 프랑스 유명 요리보다 훨씬 맛있다. 음식 비평가들이 밀가루와 고추장의 단순하고 원색적인 맛이라고 소리를 쳐도, 고상한 명화의 벌거벗은 여자와 한 밤 중의 홈쇼핑 속옷 광고의 느낌이 아이들에게는 매한가지일 수 있다. 아이들은 맑고 순수해서 가장 단순하면서 직접적인 본능에 대한 통찰을 끌어낸다.
어른들이 올챙이 시절의 다양한 경험을 망각하고 마음 아펐던 트라우마만을 되새기며 평생을 살아가는데 반해서 아이들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찾는다.
시골 생활을 경험해 본 것은 딱 한 번 고등학교 1학년 때이다. 강원도 양양이 고향인 간호사 언니가 우리 병원에서 먹고 자며 근무를 했었는데 고딩 여름 방학때 나와 동생 두 명이 엄마의 엄명하에 그 집으로 합숙?을 가게 되었다. 지금 굳이 기억을 떠올리자니 미리 합숙비를 받지 못했던 간호사 언니의 엄마 표정이 떠오른다. 우리들은 그런 것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 시골 집에 머무는 동안 잘 자고 잘 먹고 신나게 놀았다. 시냇가에서 수도꼭지를 틀지 않아도 양치질이 가능하고, 흐르는 물에 머리만 담고 있으면 저절로 머리가 감겨진다는 것도 배웠다. 전자동이었다!
나중에 시냇물을 따라 올라가다가 커다란 황소가 시냇가 근처에 푸짐하게 똥을 싸놓은 것을 발견하고 좀 찜찜하기는 했지만, 그 다음날 아랑곳하지 않고 그 시냇물에서 이도 닦고 머리도 감고 세수도 했다. 아이들은 그렇다. 더럽다, 깨끗하다의 이분법이 아직은 말랑말랑하다.
3박4일이었으니까 그럭저럭 보냈지, 만약 3년을 그 곳에서 살라고 했다면 심심해서 상추씨를 뿌렸을 거 같다?
도시의 문명인 건축가 엔리코 과르디, 그의 부인인 편집장 루이자 엔리코의 고등학교 동창인 가구 체인을 하는 아르투로 그리고 티비쇼의 사회자인 마르게리타는 투가리의 전원주택으로 휴가를 떠난다.
엔리코는 그 전원주택을 둘러 보고 구입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투가리에 가던 중에 길을 잃고 차는 웅덩이에 빠진다. 네 명과 부동산 중개업자인 알레시오는 폭풍우를 헤매다가 허름한 농가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집이 바로 그들이 휴가를 보내고 구입하려 했던 전원주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미 그 집에는 문명의 세계에서 빠져 나온 라우로와 공동체 식구들이 모든 물품을 자급자족하며 살고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포장을 한 거플씩 벗겨나갈 때 마다 드러나는 인간의 모습이 실망스럽기도 하고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문명 서계에서 살든지 자급자족을 하며 자연에 동화되어 살든지 인간이 모인 곳에는 시기와 질투, 음모와 배신, 습관과 태만, 비판과 조롱, 욕심, 상실과 절망, 허무, 두려움과 유치함, 실망과 후회, 이별 혹은 전쟁이 존재한다.
똑같은 크기로 인간이 모인 곳에는 인정과 격려, 충성과 믿음, 습관과 여유, 칭찬과 유쾌함, 양보, 행복과 안락, 열정, 안전과 성숙, 희망과 기대, 사랑 혹은 사랑이 존재한다.
같은 상황하에서 다른 선택을 내리는 다섯 명의 사람들이 흥미로웠다. 아마 자신이 가진 경험과 기질에 따라 방향을 정하는 것이리라.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완벽한 문명기기를 갖추고 있는 숲 속 집과 나무와 상추가 가까이 있는 도시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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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일상속에서 모든것을 다 잊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관광지로 가는것도 좋겠지만 얼마전 읽었던 인도에 관한 책을 보고 문뜩 떠오른 생각이지만,인적이 드물고 익숙하지 않은 낯선곳으로 여행을 가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찰라에 이 책을 만나게 된 것 같다. 바람이 바뀌는 곳에서의 3일이라는 제목부터 나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 볼 수 있는 주인공들의 느낌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간략한 설명도 큰 비중을 차지 하고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성공한 현대작가중 한명이라는 저자는 여러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하고 기타연주나 사진작가등 여러가지 다재다능한 작가라는 소개를 보고 어쩌면 지금 나의 감성과 너무 맞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어있었다. 희극적으로 풍자하고 그안에 철학적인 관념까지 담겨져 있다기에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주인공들의 일상을 보면서 각각 다른 독특한 개성을 가진 주인공들을 만나게 된다. 알레시오를 중심으로 마르게리타,엔리코,루이자,아르투로는 좋은 곳에 있는 집을 매입하겠다는 생각으로 부동산 업자인 알레시오를 만나게 되면서 이들의 3일간의 짧지만 서로에게 많은 변화가 있을 시간을 가지게 된다. 주인공들은 모두 굉장히 바쁘다.각자의 직업또한 사회인으로서 성공한 자리를 갖고 있고 이들은 잠시도 핸드폰과 자기만의 공간과 떨어질 수 없는 모습이다. 쩌면 주인공들의 모습이 아닌..지금이 내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나또한 핸드폰없이는 잠시도 있을 수 없고 바쁜 일에 시간에 얽매여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알레시오의 미니밴을 타고 이들은 알레시오가 소개하는 그곳으로 향한다.각자 너무 다른 성격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은 시작부터 순조롭지가 않다.어떤이는 담배냄새를 싫어하는데 어떤이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견딜수 없어 하는 사람이 있고,한시가 급하고 바쁜데 너무 먼 곳을 향하고 있는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고 그반면 냉철하고 침착하고 이성적인 사람도 볼 수 있다. 쉽고 순조롭게 그곳을 향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이들은 점점 외진곳으로 향하게 되는데 업친데 덮친격 비까지 오고 알레시오가 길을 찾지 못하자 극한상황에 감정이 격해지고 서로에게 또한 막말을 하는 사태가 온다. 이들에게 큰 시련이 온다. 웅덩이에 미니밴이 빠져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결국 이들은 내려서 잠시 농가에서 쉬고 일을 해결하기로 한다. 그곳으로 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무거운 짐을 들고가야한다고 비가오는데 부츠를 신고 힘들게 가면서 신경질적인 마르게리타와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에 서로 탓을 하며 감정적으로 복잡하고 짜증스러워 한다. 우여곡절끝에 그들은 어느 외딴 곳에 마치 그들과는 다른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한 집을 찾았다. 다른시간을 살고 있는 듯한 그들의 모습,생활방식들이 알레시오와 그의 일행들에겐 낯설고 마르게리타에겐 더욱 두려운기분을 가져다 준다. 자초지정을 설명한 알레시오와 그일행들은 그들이 찾고자 했던 곳이 지금의 그곳임을 알게된다."윈드시프트"그곳에 오면 모두가 변하게 된다는 그곳.. 차를 가지러 가지 못하고 윈드시프트에 살고 있던 가이아와 라우로등의 사람들과 너무 다른 서로의 삶을 보고 알레시오와 마르게리타 엔리코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 그들이 다시 그들이 살던 도시로 나오게 되기까지 정말 3일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일을 겪게 된다.서로가 너무도 다르지만 그 시간동안 그안에서 서로의 장점을 보게되고 또 사랑을 하게되고 자신들이 미쳐몰랐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된다. 윈드시프트.. 이곳을 책속에서 내가 처음 만났을 때 마르게리타처럼 두려움도 조금은 있었다.하지만 이책을 완독한 후 인 지금은 인생에 대해..나의 행복에 대해..나의 가치관에 대해 조금은 변화가 생긴 것 같다. 바람이 바뀌는 곳에서의 3일.. 풍자적인 해설과 그안에 담긴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책..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당신의 많은 복잡한 생각들을 잊고 나의 행복을 위해 나를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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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땐 책의 표지가 참 이쁘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 그러한 생각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도시 속에 갇혀 사는 우리들은, 적어도 나는, 이 책의 표지가 그렇게 마음에 들 수가 없었다.
허름한 구두, 아마도 저 낡은 구두로 직장에서 하루에 쓰기도 힘든 수십 시간을 뛰어다녔을 테지.
그렇게 열심히 일해봤자 능력을 인정받기도 어려울 뿐더러 여름에 3일 정도의 휴가 밖에 못 쓰는 신세이다.
혹시 바람이 바뀌는 곳에서의 3일이란, 공기조차 다른 신선한 휴가의 3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결국, 3일은 그 3일이 아니었지만 말이다.
네 명의 친구가 전원 주택을 사기 위해 움브리아라는 곳으로 길을 떠난다.
작가가 이탈리아 사람이니, 이탈리아의 어느 곳이 되겠지?
이 네 명의 친구들은 도시에서 열심히 치열하게, 숨가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각각 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 부터 친구였다.편집자인 루이자, 건축가인 그녀의 남편 엔리코, 가구점 사장 아르투로, 토크쇼 진행자 마르게리타.
직업도 성격도 제각각인 친구들이다. 모두 일에 찌들려 있고 불만이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그래서 그들은 탈출구를 찾아 주말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행은 그다지 쉽지 않았다.
비가 오는 데다가 자동차 까지 고장이 나서 아주 사정이 안 좋았고, 움브리아라는 곳에 겨우 도착하긴 했지만 도시 문명에 너무나 길들여져 있던 네 사람은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 어찌할 줄을 모른다. 움브리아에서 하룻 밤을 보내고 도시로 돌아오려던 찰나 그들은 다시 곤경에 빠지고 만다.
결국 도착한 곳은 아룹과 라우로가 있는 원시 마을이었다.
어떻게 이런 원시 마을이 있을 수 있지? 마치 로마시대나 신라 시대 처럼 구시대적이다.
구시대 적인 것이 아니라, 구시대 그 자체이다.
그들은 마치 시간 여행을 온 것 같다.
대도시에서 3시간 밖에 안 걸리는 곳에 자리잡은 구시대 라니, 믿어지지 않지만 그렇기에 소설이 될 수 있었겠지.
하지만 마치 판타지를 보는 것 처럼 책에서 펼쳐지는 대화는 영화의 대본처럼 물 흐르듯 흘러간다.
여기서 탁 하면 저기서 박자로 턱 하고 쳐 주듯이 척척 장단에 맞게 넘어가는 대화는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 내용도 너무나 좋다.
영화같다고 해서 상업적이거나 내용을 재밌게 하려고 갖은 수를 쓰는 듯한 느낌이 전혀 없다.
작가는 끊임 없이 말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만족할 만한 삶인가?
그것을 주인공들의 대화에서 유추해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러한 내용을 직접 묻고 답하게 한다.
결국 결론은 자신만이 아는 것이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그 삶이 전원이든 구시대이든 도시인의 삶이든.
무엇이 좋고 그르다 할 수 없는, 서로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면서도 상대의 삶을 부러워하는 그러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바람이 바뀌듯 사람의 마음도 바뀐다.
여기서의 바람은 그런 뜻이 아닐까 한다.
사람이 마음이 바뀌는 곳,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이 만나는 곳.
서로를 부러워하고 질투도 하지만 서로를 좋아하고 사랑하기도 하는,
자신의 세계에서만 산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나와는 또 다른 사람이 사는 .. 3일 말이다.
[본문 중 ]
반면에 여긴 전부 다 좋아요."
"전부요?"알레시오는 그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아룹이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소." 이번엔 아룹이 묻는다. "당신은 어떻소?" "제가 뭘요?" 알레시오는 왼쪽으로 90도 돌았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90도 돌아서며 묻는다. "당신은 당신 인생이 전부 마음에 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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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는 사람들’이란, 나라를 막론하고 비슷한 구석이 참 많은 듯 하다. 바쁘고, 건강 생각해서 아무거나 먹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봇물 터지듯 마구 정크푸드를 섭취하며 폭식을 일삼기도 하고, 대화가 부족하고, 소통이 안되며, 자신이 없으면 세상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착각 속에 살고 있다. 그렇게 살다가 문득 삶을 지겨워 하거나 잠시 딴 생각을 하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의 삶이 자신들의 무료한 삶에 유일한 치료제가 되어줄거라 믿으며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의 제 2의 삶을 꿈꾸기도 한다. 아무 준비 없이 자연에서의 삶이 절대 유일의 치료제가 될 것이란 믿음에 난 ‘아니오’라 생각하고 미리 말해주고 싶지만, 우정과 사랑으로 뭉친 이 네명, 마르게리타, 엔리코, 아르투로, 루이자의 귀에 닿기란 굉장히 힘든 일이겠지. 부동산 업자 알레시오 역시 모른다. 그저 집을 팔 생각에만 골몰하고 있으니 말이다. 알레시오는 네 명의 친구 모임을 이끌고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처녀지, 투리기로 답사를 떠난다. 하지만 그들 앞에 놓여 있는 건, ’바람이 바뀌는 곳, 윈드 시프트에서의 악몽같은 3일‘ 이었다. 우선, 알레시오가 네비게이션만 믿고 정확한 위치가 담긴 지도를 가지고 가지 않는다. 투리기의 단독 4채의 집을 찾지 못해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는 구덩이에 빠져 고장이 나버리고, 주변엔 불빛조차 없고, 곧 어둠이 내리며, 비까지 내려준다. 다섯 명의 사람들은 구조 전화를 걸기 위해 빗속을 뚫고 무작정 전진한다. 그러다 발견한 불빛.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문명의 혜택을 거부하는 가족들이었으니..,
도시에 익숙한 사람들은 문명을 거부한 이들과 끊임없이 반목한다. 싸우고, 도망칠 궁리나 하고, 경멸하고...... 그 와중에 그들은 도시가 줄 수 없는 무언가를 느낀다. 단지 불편한 3일을 보냈지만, 아르투로, 마르게리타, 루이자, 엘리시오의 마음에 알수 없는 변화의 바람이 찾아온다. 당장은 깨닫지 못하지만 엔리코도 그러할 것이다. 이들이 윈드 시프트에 살고 있는 라우로, 아룹, 미르타, 아리아, 가이아, 이카로와 벌이는 한바탕 소동같은 이야기를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어디에서, 어떻게 살지에 대한 문제가 정말 중요한 삶의 선택이라고도 생각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냉소적이기만 하고 문제 해결은 전혀 하지 못하는 도시인보다는 자연의 소리에 더 귀기울이며, 다른 사람의 삶을 주시하는 윈드 시프트의 삶이 더 풍요롭고 인간다워 좋아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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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빌딩들 사이에서 가쁜 숨을 겨우 내쉬며 쉴 새 없이 달려왔던 일상을 벗어난다. 멀리 펼쳐진 푸른 물결을 바라보는 바다, 녹음이 짙게 드리워진 사이로 예쁜 꽃봉오리들이 얼굴을 내미는 숲과 듣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계곡의 물소리. 잘 꾸며진 정원을 지나 원목의 투박함을 보여주는 건물의 외관으로 맞이하는 별장. 밤에는 장작이 타오르고 벽난로 가에서는 고구마 익는 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대는 흥분을 느낄 수 있는가.
자, 책속 이탈리안 네 명의 친구들은 부동산을 중개하는 알레시오와 함께 대도시 밀라노를 떠난다. 그들의 목적은 친분을 유지하며 도심의 스트레스를 가끔 날리고 충전의 시간을 보낼만한 장소의 별장을 보러 가는 것. 바쁜 일상에 돈은 충분히 벌지만 그들의 사생활과 대인관계는 그리 좋지 못하다. 사실, 도시 속에서 노동하는 현대인의 대부분이 이런 생활을 영위하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대는 이탈리아이지만 우리 서울에 사는 소위 잘 나가는 네 가족의 부동산 여행이라 빗대어 보는 것도 무방하겠다.
밀라노와 세시간반이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완벽한(?) 시골인데, 사전방문이 없던 터라 뜻하지 않는 사고를 겪게 된다. 밤이 되어 차는 구덩이에 빠지고 다섯 명은 갑자기 내리는 폭우에 노출되어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가까스로 ‘윈드 쉬프트 Wind Shift’ (책 제목과 관련된 지명이다. 일명 바람이 바뀌는 곳)라는 곳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 곳에는 도시문명의 편리함을 완전히 버린 채, 수공업품과 농산물로만 생활을 영위하는 집단이 살고 있었다. 마치 중세로 내려온 듯 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이들은 비바람을 피한 하룻밤을 청하면서 결국 그 동네의 집과 땅이 자신들이 사려고 했던 부동산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더욱 놀란다. 다음날 아침 세 남자가 도움을 청하기 위해 근처 도시로 길을 떠나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결국 하룻밤을 더 묵게 되고, 이 시간동안에 그 마을의 주민과 대화하면서 서로의 위치와 생활, 자아에 대해 깨어가는 내용이다.
“전 잘 모르겠어요.” 아리아가 울퉁불퉁하게 다져진 뒷마당을 보며 말한다. “그게 무슨 말이니? 넌 여기 사는 게 싫어?” “좋아요. 하지만 지겹기도 해요.” “정말? 꿈같은 곳이잖아. 모든 걸 네가 결정하고.” 마르게리타는 휘익 지나가는 돌풍을 타고 사람들 소리가 들린 것 같아 몸이 뻣뻣하게 굳는다. “그게 바로 지겹다는 거예요.” 아리아가 침착하게 말한다. -본문중
편리함으로 대표되는 문명을 이제 우리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편리함 이상의 무엇을 찾으려고 하지만 편리함이 주는 해악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마 그래서 틈나는 대로 여행을 떠나려는 것일 수도 있다. 내 삶에 대한 불만들을 위로받는 행위일수도 있다. 도시생활을 피하려는 귀농귀촌의 움직임도 이러한 의미로 설명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내가 주체가 되어 움직이고 계획할 수 있는 삶. 편리함에 종속되기보다 독립하여 떳떳하게 내가 나를 가꾸는 삶을 찾아 떠나는 길이라고도 하겠다.
그 순간 마르게리타는 로마와 밀라노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의 따뜻하고 안락한 욕실을 떠올린다. 버블 욕조와 사우나 효과를 내는 샤워부스, 환하게 불을 밝힌 대형거울, 서랍과 선반을 가득 채운 영양 크림과 재생크림, 작은 파운데이션 병과 볼연지가 든 작은 상자들, 눈썹연필, 립 라이너, 분첩, 마스카라, 립스틱, 브러시, 빗, 눈썹 집게, 손톱 다듬는 도구, 손톱깎이, 잇몸 자극기가 내장된 삼중 효과 전동 칫솔, 용도에 따라 분류 해놓은 처방약들, 다양한 생리용품들, 재스민 향이 나는 부드러운 화장지, 중앙 난방기로는 충분하지 않은 아침 시간에 조용히 돌아가는 전기 히터에서 나오는 열대 바람까지. -본문중
불편함 속에서 꿈꾸는 안락함은 편리함뿐이다. 그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으리라고 착각할 뿐이다. 또 그 속에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더 강한 안락과 편안함을 위해 몸을 던진다. 그러면서 자본이 잘 꾸며놓은 울타리 속에서 짐짓 행복한척 하느라 자신의 정신이 깎아 먹히는 것도 모른다.
“지금 그대로 행복하다면 상관없겠지.” 라우로가 말을 잇는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당신 인생이니까. 안 그렇소?” “그래서 어쨌다는 거예요?” 루이자는 말에서 내렸을 때와 같은 적개심을 느낀다. “행복하지 않았다면 바꿨을 거 아니오? 안 그래요?” “뭘 바꾼다는 거죠?” “다른 삶을 선택했겠지.” 루이자는 너무 기가 막혀서 웃음을 터뜨린다. “인생은 얼굴과 같은 거예요. 누구나 다른 얼굴을 가지고 싶어 하죠. 적어도 가끔은요. 하지만 당신에게 주어진 얼굴은 하나뿐이에요. 어떻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요.” -본문중
인생을 전환하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 급작스러운 환경의 변화는 익숙함에 대한 두려움이 따르게 마련이고, 또 시작도 전에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지 못할 경우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용기, 인생전환에 대한 확신이 머릿속에 들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아르투로는 이렇게 말하고 트렁크를 열어 빨간색과 노란색이 섞인 요트용 방수 가방을 꺼내 내려놓는다. 지금 그의 표정은 정말 이상하다. 짙은 붉은색 줄무늬 투성이의 얼굴에다 집에서 만든 옷 위에 걸쳐 입은 아일랜드제 트위드 코트. 그는 무슨 이유에선지 그 옷을 윈드 시프트 사람들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나머지 일행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본다. 그는 트렁크를 닫고 가방을 어깨에 멘 다음 그들이 왔던 방향을 바라본다. “지금 그게 무슨 뜻이야?” 엔리코가 긴장된 목소리로 묻는다. “난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거야.” 아르투로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대답한다. “아직 내게 시간이 있다면.” 그는 속도를 바꾸거나 애쓰지 않고도 수십 킬로미터는 너끈히 갈 수 있는 사람처럼 안정된 자세로 그곳을 떠난다. -본문중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또는 머무르는 자, 변화하는 자- 사이에서 묘한 신경전이 생긴다. 아마 ‘너 얼마나 잘 되나 보자’ 하는 심리도 있다. 서로 표면상으로는 부럽다 하면서 그 속에 있는 어려움을 들추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이 인간이다. 아르투로는 자신의 인생과 삶을 전환하는 모험을 시작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몇 달이 안 되어 다시 밀라노로 돌아갈 수도 있고, 그 곳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아이를 낳고 잘 적응하여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주저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의 것이다. 결국 목표는 하나 아닌가. ‘행복’을 찾아서 가는 것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