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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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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빈 자리가 났다. 드디어 앉을 수 있겠구나 기쁜 마음을 가지려는 찰나에 빈 자리는 이미 누군가의 차지가 되어버린다. 저 멀리서 가제트마냥 긴 팔을 뻗어 빈 자리를 차지한 그녀의 이름은 아줌마. 그 억척스러움이 어이가 없어 웃는 사람들의 눈빛에서 일종의 경멸이 느껴진다. 우리 사회에서 아줌마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 3의 성에 해당된다. 그녀들을 긍정적으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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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에 빈 자리가 났다. 드디어 앉을 수 있겠구나 기쁜 마음을 가지려는 찰나에 빈 자리는 이미 누군가의 차지가 되어버린다. 저 멀리서 가제트마냥 긴 팔을 뻗어 빈 자리를 차지한 그녀의 이름은 아줌마. 그 억척스러움이 어이가 없어 웃는 사람들의 눈빛에서 일종의 경멸이 느껴진다. 우리 사회에서 아줌마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 3의 성에 해당된다. 그녀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가 않다. 하는 일은 전혀 없는 것 같으면서 곧잘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제 아무리 아름다운 모습의 소유자였더라도 아줌마가 되는 순간 격이 수십 단계는 낮아지는 듯해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모든 어머니는 곧 아줌마라는 사실이다. 나의 어머니를 바라볼 때 누군지 모를 아줌마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눈을 하고 바라보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어머니는 경외의 대상이다. 신이 모두와 함께할 수 없기에 어머니를 이 세상에 보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머니는 인간 중에서도 최상의 위치에 놓인다. 그렇다면 우리의 시선만큼이나 우리 어머니들의 삶은 행복했을까? 집안의 경제권은 모두 여자가 쥐고 있단 소리도 있고, 여성이 남성보다 우위에 선 사회가 도래했다는 평도 있지만, 아직도 여성은 우리 사회에서 약자이다. 어머니들이라 하여 다를 리는 없다. 한국 특유의 정서, 한(恨)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도 바로 어머니이다. 이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우리 사회에 남존여비가 팽배했던 것은 아니다. 국사 시대에 배운 것처럼 고려 후기에 도입된 성리학이 고착화되기 전까지, 여성은 남성과 나름 대등한 지위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조선 중기를 넘어가면서 여성은 남성의 존재를 통해서만이 완벽해질 수 있게 되었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 아들의 어머니로서 그녀들의 위치는 고정되었다. 남편이, 아들이 승승장구할 때 비로소 그녀들은 빛날 수 있었는데, 그런다고 하여 그 성공을 곧 그녀 자신의 성공이라고 할 순 없을 터였다. 길이 막혀 버린 그녀들은 숨이 막혔다. 행려병자로 외로이 죽어간 나혜석과 같은 인물은 여성이 짊어져야 했던 운명이 얼마나 가혹했던가를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적지 않은 여성들은 물론 이러한 체제에 제대로 순응했다. 대학에 입학한 자녀의 수강신청을 대신해주고, 학점이 왜 이것밖에 안 나왔냐며 교수에게 항의를 하는, 다소 꼴불견으로 그려지는 오늘날의 어머니들은 주어진 경계에 제대로 적응한 어머니들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여전히 우리의 어머니들은 고생을 한다. 과거보다 많은 여성들이 결혼, 출산 후에도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육아의 문제는 여성의 몫으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처럼 야밤에도 수차례 연탄을 갈아대고 가장 맛없고 영양도 없는 음식만을 먹어댈 정도로 우리 사회가 가난하진 않지만, 변한 것 같으면서도 변하지 아니한 것이 바로 어머니라는 자리이다. 진정 어머니는 행복할 수 없는 것일까? 가정에서 어머니 혼자만 불행해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조금은 안쓰럽지만 어머니이기 때문에 이 모든 걸 감내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불행은 어머니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자녀 교육을 위해 생이별을 감당해야만 하는 아버지들, 공부 이외에는 어떤 미래도 그릴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아이들 역시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모두가 불행한 사회, 모두가 우울증을 앓는 사회에서 우린 살고 있다.

시대를 거스르며 하나의 주제에 대해 살펴보는 일이 이처럼 흥미로울 줄은 몰랐다. 하지만 달라진 듯하면서도 핵심 부분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어머니가 짊어져야 하는 멍에를 접하며 난 마음이 무거워졌다. 우리 집에도 어머니로 불리는 이가 한 분 계시다. 예순을 바라보는 연세. 하지만 그녀는 해방이라고는 모를 집안일을 매일 하신다. 이는 아버지가 직장생활을 하던 지난 날이나, 하루 종일 TV 앞에 앉아만 계시는 오늘날이나 변함이 없다. 당신께서는 이것이 숙명이려니 여기시는 듯해 보인다. 하지만 가끔은 내 인생이 왜 이리 갑갑한지 모르겠다며 내게 하소연을 하신다. 언제쯤 이 땅의 어머니들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계속해서 흐르는 시간이 우리를 미래로 데려가고 있다. 부디 우리가 속하게 될 앞날은 이제까지와는 달랐으면 좋겠다.

이달의 사락 q*****2 2010.09.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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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강한 어머니, 약한 여성
"한국의 강한 어머니, 약한 여성" 내용보기
저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아요. 오히려 결혼을 조금 기피하는 편이랄까? 제 이런 성향은 엄마를 보면서 생긴 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는 전업주부로 20년을 자식들 교육에 헌신하시고, 가사를 도맡아 하셨어요. 제대로 취미활동도 해보지 못하셨고 가지고 싶은 것도 꾹 참아가며 자식들 학원 보내고 공부시키셨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딸 다 입시라는 전쟁에 성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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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아요. 오히려 결혼을 조금 기피하는 편이랄까? 제 이런 성향은 엄마를 보면서 생긴 것 같습니다. 저희 엄마는 전업주부로 20년을 자식들 교육에 헌신하시고, 가사를 도맡아 하셨어요. 제대로 취미활동도 해보지 못하셨고 가지고 싶은 것도 꾹 참아가며 자식들 학원 보내고 공부시키셨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딸 다 입시라는 전쟁에 성공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린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것이 부모님의 희생 아래 얻어진 것이라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네요.

  이 책은 저희 엄마같이, 저희 아빠같이,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 부모님의 이야기가 시대별로 정리되어있습니다. (주로 어머니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개화기 시절부터 지금까지는 참 많은 것이 변했죠. 생각하는 것도 많이 바뀌고, 생활 양식, 나라 정책 등등등. 시대는 계속 변해왔지만 그 시대 흐름 속에서 어머니들은 거기에 따라 희생을 하셨죠. 시대 맞춤형 희생이랄까요? 전쟁통에는 가족들 먹여살리기 위해 억세게 일하시고, 연탄 땔 시절에는 가족들 따뜻하게 해준답시고 매일 연탄가스 들이마셔가며 연탄을 갈으시고, 요즘처럼 학구열이 높을 때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식이 공부 잘하도록 뒷바라지 해 주십니다. 책을 읽으면서 요즘 어머니들만 자식에게 희생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 근대 역사상 계속 그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자식에게 헌신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아름답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어머니의 입장에서 서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별로 없었어요. 그렇게 해 주시는 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 먹고만 있었습니다. 공부한다는 핑계로 집 청소도 제대로 해본 적 없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 설거지를 해본 날은 손에 꼽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무심했던 제 모습이 부끄럽고 엄마가 안타까웠습니다. 평소에도 물론, 엄마는 엄마의 인생이 있을텐데 이렇게 나랑 내 동생 교육에 이렇게 매여계시니 숨통이 막힐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뿐이었죠. 엄마가 그렇게 해 주지 않았어도 내가 이렇게 컸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엄마 밑에 자라서 저도 결혼을 하고 애를 낳으면 그 아이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곤 해요. 그것 때문에 결혼도, 애를 가지는 것도 꺼려집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것이 많거든요. 엄마라고 결혼 전, 애를 낳기 전 안그랬을까요? 당연히 저랑 같은 마음이셨을 겁니다. 엄마처럼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면서도 엄마처럼 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저는 제 직장을 가지고 제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거든요. 물론 성공하고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러다보면 필연적으로 아이에게 소홀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듭ㄴ다.

  책 한권 읽고 이렇게 고민하는 것이 우습게 보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어머니가 된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는 그렇게 녹록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남자의 생계유지 압박을 여자도 나눠 가지고, 여자의 육아 압박을 남자가 나눠가졌으면 좋겠어요. 저 한사람이 바라는 것 만으로는 사회가 변하지 않겠지요. 그래도 저같은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서 서로의 부담감을 조금씩 나눠 가질 수 있게 된다면 수난받는 어머니, 수난받는 아버지가 줄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이래저래 부모님에 대해,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s*******2 2009.07.04. 신고 공감 1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