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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날. 어쩌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 날을 챙겨왔지만, 내가 커가면서 편지의 내용은 늘 비슷한 내용이 반복됐고, 길이는 점차 짧아지다 어느덧 편지는 카드가 되었고, 카드는 메모로 변해갔다. 아이들과 함께 '어버이 날'을 맞이하면서 평범하게 편지를 쓰고, 카네이션을 접는 시간 대신에 아이들에게 부모님을 일주일간 비밀스럽게 칭찬해드리고 칭찬한 내용과 그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을 기록해두라고 아이들에게 비밀 미션을 내려주면서 '어버이 날' 두 곡의 노래를 아이들과 함께 들었다. 한 곡은 소녀시대가 부른 'Dear. mom' 이였고, 또 다른 한 곡이 바로 지금 소개하려는 앨범에 들어있는 곡, '아버지' 였다. god의 '어머님께' 왁스의 '엄마의 일기' 등 엄마를 소재로 한 곡들은 생각보다 많이 있지만, '아버지'를 소재로 한 곡이 많지 않은데다가 가사속에 등장하는 아버지와 나의 이야기가 많이 닮아 있어 이 노래에 대해 괜한 애착이 더 갔다.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싶다 가까이에 있어도 다가서지 못했던 그래 내가 미워 했었다. 제발 내 얘길 들어주세요. 시간이 필요해요.
노래 가사에서도 특히 이 부분이 더 와닿았다.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면서 항상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에 모든것들이 가능했는데, 결국 시간이 필요할만큼 그 마음을 알았을 때 내가 갖는 아픔은 얼마나 더 클까? 어쩌면 아이들은 이 노래를 가사를 보며 들으며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을지 모르겠지만, 어느덧 집을 떠나 생활한지 2년차에 접어드는 사회 초년생인 나에게는 무엇보다 이 노래 가사가 슬프게 느껴졌다. 평일이라 부모님께 직접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전화 통화를 했던 '어버이 날' 이 노래는 유독 더 가슴아프게 느껴졌다. 어쩌면 깊은 연륜을 가지고 있는 인순이가 시간이 지나 후회하는 마음을 담아 불렀기 때문에 더 애절함을 느낄 수 있고, 공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인순이가 가지고 있는 삶의 깊이와 17집이라는 그녀의 음악 활동의 무게가 만나 이 음반에 수록된 노래들은 세월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 가볍게 듣고 지나치는 노래들이 아니라 몇 년이 흘러도 다시 기억에 남을 노래들을 들으며, 오늘도 하루를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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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나이는 올해로 53세, 비슷한 또래인 하춘화(55세)나 심수봉(55세)은 각각 40주년, 30주년이라는 이력으로 디너쇼를 준비하겠지만 인순이는 아직도 젊은 가수들 중심의 음악방송을 출연한다. 여전히 섹시하고 파워풀한 컨셉을 고수하는것은 물론이고. 이를 두고 이제는 좀 나이에 맞게 활동했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을거다. 내가 인순이 6년팬이지만 나도 섹시한 의상을 입고 나오는 그녀를 보면 부담스러우니까..
근데 좀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그녀는 오늘도 오를 무대를 위해 몸매관리를 하고 클로즈업을 위해 피부관리를 하며, 라이브를 위해 목청을 가다듬는다. 세월앞에 장사가 없다지만 인순이의 노력앞에 세월 역시 뒤로 비켜섰다고 봐도 될정도.
여기서 잠깐 그녀의 짤막한 일화 하나를 짚고 가보자.
인순이는 1978년 '희자매'라는 3명의 여성그룹을 결성했다.주 활동지는 밤무대와 미군부대였으며, 1979년 희자매에서 탈퇴 후 1982년부터 현재까지 백댄서팀 '리듬터치'를 이끌어왔다.(리듬터치는 최초의 가수 개인이자 남성이 포함된 첫 댄서팀으로 주목받았엇다.)
'거위의 꿈'의 지나친 울궈먹기로 적잖은 팬들이 불쾌감을 표시하였듯 나도 마찬가지지만, 사실 이 곡은 팬들덕분에 리메이크 된 곡이라는 사연이 숨어있다. 리메이크된 초창기만해도 무척 좋아했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잡설이 길었는데 어찌됐든 2004년 나온 16집 이후 5년만에 나오는 새앨범. 국내뮤지션 중 그녀보다 많은 정규앨범을 발매한 가수는 조용필의 18집빼고는 없다. (17집은 전영록을 비롯하여 몇명 있음)
어쨌든 수록곡은 11곡 + 반주 1곡이다. 타이틀곡으로 애초에 점찍혔던 곡 'Fantasia'는 제목 그대로 환상속의 멜로디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작곡가 이현승의 작품. 무대 위의 퍼포먼스는 도발적이지만 노래만 놓고 보자면 신비스런 멜로디가 묘하게 와닿는 곡이다.
그외 트랙들은 타이틀곡과는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으니 1곡만 듣고 속단하긴 일렀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위로해주는듯한 '사랑가', 직접 가사를 쓰진 않았지만 딸을 위한 노래 '딸에게', 흑인이었던 아버지를 기리는 노래 '아버지' 등 가족의 달에 맞게 가족을 위한 곡들이 즐비해 있으며 결혼 31년간 쉴새없이 달려온 자신에게 이제는 걷는 방법을 택하기로 한듯, 느리고 서정적인 발라드곡들이 짙게 깔려있다. 물론 본격 수입창출 곡인 결혼축하송 'Merry Merry'이나 가창력 폭발표 '일어나'같은 곡들도 있긴 하다.
"사랑도 나무처럼 푸르르고 싱그럽게, 탄탄하고. 세월이 지나가도 색은 바랠지언정 꽂꽂히 있을 수 있도록, 뿌리깊게 내릴 수 있는 그런게 좋잖아"
프롤로그 곡 '뿌리'에서 녹음된 그녀의 음성, 이 말이 앞으로 그녀가 가고자 하는 길이 되리라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