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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할수 없는 사랑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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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아는 사람이 권해준 책이었다. 그가 얼마나 이 책에 대해 찬양을 하던지.... 문제는 그때 이 책이 절판되었다는 것이었다. 출판사에 전화해보고 각 대형서점과 중고 서점을 뒤졌건만 구할 수가 없었다. 그건 오기였을 것이다. 찬양에 대한 반골기질....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온 메일에서 이 책이 새책으로 소개되었을때 난 바로 구입했다. 거의 3년이 넘는 기다림의 성과였
"소유할수 없는 사랑의 궤적 " 내용보기
몇년전에 아는 사람이 권해준 책이었다. 그가 얼마나 이 책에 대해 찬양을 하던지.... 문제는 그때 이 책이 절판되었다는 것이었다. 출판사에 전화해보고 각 대형서점과 중고 서점을 뒤졌건만 구할 수가 없었다. 그건 오기였을 것이다. 찬양에 대한 반골기질....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온 메일에서 이 책이 새책으로 소개되었을때 난 바로 구입했다. 거의 3년이 넘는 기다림의 성과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 문학소녀들이 조용한 카페에서 분위기 잡고 읽기에 알맞을 듯한 예쁜 책이 한권 배달되어 왔다. "소유" 이 책의 가독성은 최악이었다. 올 4월에 구입해서 상권을 다 읽는데 약 4개월 정도가 걸렸다. 고등학생이었을때 읽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마르셀 프루스트)"와 비교될만 하다. 지금은 학생시절의 그런 지적 허영심도 없는데다 시간도 넉넉치 않아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었다. "소유"를 다 읽는데 약 6개월이 걸렸지만 상권을 읽고 나서 하권은 2주도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이 책에 길들여져 였을까? 이 책은 각각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각 두쌍의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병렬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자체는 흥미진진하다. 가난한 학자인 미첼이 대영박물관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천재시인 렌돌프 애쉬의 연서를 발견하고 미첼과 베일리 두명의 학자가 애쉬와 미지의 여인의 사랑을 추적하며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다. 애쉬의 미지의 연인은 크리스타벨 라모트라는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여류시인으로 이 두사람은 장대한 서사시를 썼으며 그들의 문학작품은 고도로 지적이며 은유적이다. 책은 이 두 시인의 작품들과 연서가 그대로 삽입되어 있고, 미첼과 베일리만 아니라 읽고 있는 독자까지도 스스로 그들의 관계를 추적하도록 하고 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문학작품과 그당시 지식인의 고뇌, 사랑, 신학적 의문과 북유럽신화들이 담겨있는 그들의 서사시를 읽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그들의 절제되어있는 글쓰기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훌륭한 작품이다. 고풍스럽고 멋스런 글을 읽어보는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상당히 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템포는 흐트러짐이 없고 긴장감도 떨어지지 않는다. 엔딩도 만족스럽다. 약 10년전 부터인가 출간되는 소설들이 사실 대부분 가볍다. 누군가는 컴퓨터의 보급으로 인한 쉬운 글쓰기때문이라고 하지만 꼭 그 때문은 아닐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정서이리라. 지난 여름에 읽은 "칼의 노래"를 읽었을때의 신선함과 비교되지 않을까 한다. "소유" 이 책은 사랑과 소유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는 사실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런 철학적 물음이 있다면 차라리 술집을 찾아라. 이 책에는 소유할수 없는 사랑의 궤적이 나올 뿐이다. 우리는 그 궤적을 쫓고, 궤적의 끝은 사랑을 앞에 두고 망설이는 우리 자신이다. 실패와 좌절에 익숙한 우수에 가득찬 미첼과 피해의식과 자존심으로 울타리를 치고 있는 베일리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이 따뜻하다. 그들이 성장해가는 여정도 볼만한 이야기이다. 중간중간 프로이트를 인용하는 구절들이 나오는데 프로이트나 라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또다른 재미를 줄것이다. "소유"라는 이 책이 주는 또다른 놀라움은 섬세하고 고집있는 번역이다. 아마도 올해 최고의 번역상을 이 분에게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쁜 직장생활중에 이책을 읽는 것은 분명 지나친 사치에 속하지만 약간의 사치와 허영도 한번 부려봐야 하지 않는가? 분명 즐거운 책읽기였다.
r*********n 2005.06.04.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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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듣는 듯한 느낌...
"클래식을 듣는 듯한 느낌..." 내용보기
저는 책보다는 먼저 포제션이라는 영화를 먼저 봤습니다.... 기네스 팰트로우가 주연한 영화인데 배우가 맘에 들어서 봤는데 영화도 괜찮구 해서 원작은 보게 됐습니다... 지금 현재 상권 읽고 있는데 흥미 위주로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다소 지루한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책의 느낌은 클래식을 듣는 듯한 느낌.... 클래식이
"클래식을 듣는 듯한 느낌..." 내용보기
저는 책보다는 먼저 포제션이라는 영화를 먼저 봤습니다.... 기네스 팰트로우가 주연한 영화인데 배우가 맘에 들어서 봤는데 영화도 괜찮구 해서 원작은 보게 됐습니다... 지금 현재 상권 읽고 있는데 흥미 위주로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다소 지루한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책의 느낌은 클래식을 듣는 듯한 느낌.... 클래식이 처음에는 좀 지루하지만 익숙해지면 다른 음악보다 훨씬 좋은 느낌을 주는 음악아닙니까? 이 책이 바로 이런 느낌입니다... 겨울에 읽기 딱좋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같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a******5 2003.12.0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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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구나서 뿌듯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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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각주 많은 책을 좀 좋아하는지라 이 책도 별 무리가 없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솔직히 문학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어서 처음엔 좀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내용 자체는 주인공이 전 시대를 살았던 한 시인의 행적을 추적하며 하나씩 알아가는 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초반부가 약간 지루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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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각주 많은 책을 좀 좋아하는지라 이 책도 별 무리가 없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솔직히 문학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어서 처음엔 좀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내용 자체는 주인공이 전 시대를 살았던 한 시인의 행적을 추적하며 하나씩 알아가는 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초반부가 약간 지루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시인의 편지가 대거 발견되면서, 갑자기 소설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하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전 시대를 살았던 두 시인의 사랑과,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두 학자 사이의 사랑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진행된다. 그러나 여느 로맨스 소설처럼 통속적이지 않으며 매우 지적이며 가슴깊이 와닿는 감동이 길게 남아있는 작품이다. 두 권으로 되어있어서 양이 좀 많은 감은 있지만 책을 읽기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명작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p******c 2003.11.1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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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려 들고" 마는 지적 추리의 퍼즐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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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A.S.바이어트는 지성적인 작가다. 영문학 전공자로서 교수를 역임한 바 있는 저자의 배경이 이를 말해 준다. 이 소설은 저자가 경험한 캠퍼스에서의 삶, 20세기 후반의 학계의 관행, 그리고 영문학과 신화에 대한 그녀의 지적 편력 등이 총체적으로 녹아 들어있어, 그 방대한 지적 깊이를 한길한길 탐사해 들어가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역사적 실제와 허구를 절묘하게
""홀려 들고" 마는 지적 추리의 퍼즐게임" 내용보기
이 책의 저자, A.S.바이어트는 지성적인 작가다. 영문학 전공자로서 교수를 역임한 바 있는 저자의 배경이 이를 말해 준다. 이 소설은 저자가 경험한 캠퍼스에서의 삶, 20세기 후반의 학계의 관행, 그리고 영문학과 신화에 대한 그녀의 지적 편력 등이 총체적으로 녹아 들어있어, 그 방대한 지적 깊이를 한길한길 탐사해 들어가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역사적 실제와 허구를 절묘하게 직조한 작가의 문견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소설의 구조는 모드 베일리, 롤랜드 미첼 사이의 20세기의 포스트모던적인 사랑과, 랜돌프 애쉬, 크리스타벨 라모트라는 19세기 시인 사이의 격정적인 정사가 병치를 이루며, 20세기의 모드와 롤랜드가 아직은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은 애쉬와 라모트의 정사를 퍼즐조각을 맞추듯이 그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전체 구조는 추리소설과도 같다. 모드와 롤랜드에게 주어진 단서는 과거 연인 시인들이 주고 받은 연애편지와 그들이 남긴 시편들이다. 시인들이 남긴 편지와 시속에 담긴 문장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그 의미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작업이 현대 문학연구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이 소설은 영문학 전공자가 읽는다면 그 읽는 재미가 더욱 각별하리라 생각한다.(물론 전공자라면 원서를 구해 읽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비전공자라 할지라도 그 방대한 지적 궤적을 따라가보는 일은 분명 가치가 있다. 다행히 번역이 좋다. 책의 흥미를 결코 반감시키지 않는다. 역자의 노고에도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읽기 쉽지 않은 책이지만 도전을 권유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l*******1 2003.04.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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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분위기, 그 후에 남은 허무함,,,,,
"매력적인 분위기, 그 후에 남은 허무함,,,,," 내용보기
소재나 이야기 전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근사한 영국식 격조와 은근한 기품으로 사람을 끈다. 그러나 이런 구조상의 매력을 따라가기엔 미흡한 네 주인공의 캐릭터,,,, 특히 크리스타벨 라모트와 모드 베일리는 각각 과거와 현재 시점에서 남자주인공의 경외와 찬미의 대상인 뮤즈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그저 고리타분하고 뻣뻣한 하품나는 여자들로 밖
"매력적인 분위기, 그 후에 남은 허무함,,,,," 내용보기
소재나 이야기 전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근사한 영국식 격조와 은근한 기품으로 사람을 끈다. 그러나 이런 구조상의 매력을 따라가기엔 미흡한 네 주인공의 캐릭터,,,, 특히 크리스타벨 라모트와 모드 베일리는 각각 과거와 현재 시점에서 남자주인공의 경외와 찬미의 대상인 뮤즈로 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그저 고리타분하고 뻣뻣한 하품나는 여자들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온갖 공들인 묘사에도 불구하고 생명력을잃은채 떠다니는 유령같은 존재인 詩人 애쉬,,,, 번역상의 문제라고 만은 볼수없는 지루하고 장황하기만한 은유, 생생함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묘사의 범람,,,, 그럼에도 왠지 다 읽고 난 후, 오래 여운은 남을 듯 하다. 그건 아마 책이 주는 재미보단 읽는 동안 내가 취했던 분위기와 내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그들 네 사람의 대화 때문일까,,,,?
l*****1 2004.05.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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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손이 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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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년 전에 신문 광고에서 이 책의 광고를 보았다. 광고에서는 마치 흥미진진한 추리물처럼 선전을 하여 읽어 보았는데 단적으로 말한다면 이 책은 추리물이 아니다. 다빈치 코드나 그 밖의 긴박하게 진행되는 지적 추리물을 생각한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내용상 추리와 사건은 (마치 살인사건 같은)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가 독자들로 하여금 문학의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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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년 전에 신문 광고에서 이 책의 광고를 보았다. 광고에서는 마치 흥미진진한 추리물처럼 선전을 하여 읽어 보았는데 단적으로 말한다면 이 책은 추리물이 아니다. 다빈치 코드나 그 밖의 긴박하게 진행되는 지적 추리물을 생각한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내용상 추리와 사건은 (마치 살인사건 같은)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가 독자들로 하여금 문학의 향기에 흠뻑 빠져들게 하기위해 추리 구성을 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 전개 사이에 끼어드는 그 놀라운 시구들과 문학적 해석을 저자가 다 혼자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건 저자의 작품집 모음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하룻밤 사이에 순식간에 한 번 읽고 마는 그런 소설이 아니다. 읽다 보면 지루하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를테면 북부 유럽의 신화 등)도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제일 여러 번 읽었던 소설이다. 읽을수록 새로운 느낌을 발견한다.

e******s 2005.01.1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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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소유의 의미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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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 내려가다 지난 봄 끼워 놓았던 꽃잎을 발견했다. 붉은색 튤립은 아주 칙칙한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는데 이 오렌지 픽시 꽃잎은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한 오렌지 빛을 여태까지 간직하고 있다. 학창시절 길거리에 떨어진 단풍잎을 고이 말려 보았던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익히 이 즐거움과 가슴 두근거림을 알 것이다.   이 책'소유'는 내가 우연히 마른 꽃잎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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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 내려가다 지난 봄 끼워 놓았던 꽃잎을 발견했다.

붉은색 튤립은 아주 칙칙한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는데 이 오렌지 픽시 꽃잎은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한 오렌지 빛을 여태까지 간직하고 있다.

학창시절 길거리에 떨어진 단풍잎을 고이 말려 보았던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익히 이 즐거움과 가슴 두근거림을 알 것이다.

 

이 책'소유'는 내가 우연히 마른 꽃잎으로 지나간 시간의 추억을 떠 올리는것 처럼 아주 우연히 발견 하게 된 유명작가의 사적인 편지로 인해 시작되어진다.

빅토리아 시대의 유명한 계관시인인 '랜돌프 헨리 애쉬'를 연구중인 '롤랜드 미첼'은 어느 날  런던 도서관에서 한 번도 열람되지 않은 애쉬의 책을 보게 된다.

그 책에는 작가 자신의 육필로 된 여러 잡다한 기록들이 있었고 그 중에 누군가에게 보내는 연서로 추정되는 편지 2통이 들어있다.

경애하는 여인에게...로 시작되는 이 편지는 엄밀히 말하면 각기 다른 2통이 아니라 먼저 쓰고 다시 고쳐 쓴듯한 편지 한 통의 편지이다.

 

때는 1986년,롤랜드의 나이 29세.

현재의 그는 촉망받는 학자도 아니고 지하 셋방에서 여자 친구가 타이핑을 해서 받는 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엄격한 교수밑에서 의기소침하고 주눅 들어 있던 그는 학구적인 호기심으로 인해 이 편지를 감히 자신이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고 몰래 훔쳐 나온다.

아내를 사랑하는 연시를 많이 남긴 애쉬가 분명 다른 여인을 사랑했던 것이라 믿고 그 편지에 써있는 1858년 6월의 조찬 모임에서 애쉬의 마음을 앗아간 미지의 여인이 '크리스타벨 라모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라모트의 전문가인 '모드 베일리' 박사를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롤랜드와 모드는 신분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학문적 동지라는 결속으로 함께 기나긴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책의 내용을 보면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여러 시인들과 작품들이 나오고 이 애쉬라는 시인이 실존인물이었던가?하는 의문도 들고 롤랜드와 모드,그리고 애쉬와 라모트를 통해 사랑이란 과연 소유인지,무소유인지를 생각하게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은 A.S바이어트의 섬세하고도 정밀한 묘사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 느꼈던 지적 환희 만큼 이 작품 역시 오랫만에 좋은 책을 만났다는 만족감이 든다.

문장 속의 단어를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존재하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묘사가 탁월하다. 

 

상하 2권을 읽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을만큼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라모트와 애쉬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의 작품속 공통점으로 나타난 단서는 그들이 함게 여행을 떠났었다는것을 말해 주고  

레즈비언이었던 라모트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는데,

애쉬부부에게는 사랑과 신뢰는 있었으나 자식은 없었다는데,

라모트가 심령술 강회에 자주 참석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것인지...

처음 발견했던 그 편지의 결말은 애쉬부부의 무덤 속 마지막 편지로 완성이 된다.

애쉬가 병중일 때 라모트로부터 애쉬 부인에게 2통의 편지가 배달 된다.

한 통은 애쉬에게 보내는 편지이고 나머지 한 통은 애쉬에게 그 편지를 전할지 ,전하지 않을지를 결정권을 애쉬부인에게 일임하는 편지이다.  

편지의 수신인은 남편이니 남편것인가? 애쉬부인에게 전권을 부여했으니 애쉬 부인것인가?

애쉬 부인은 이 편지가 괜시리 남편의 병세를 악화시킬까 봐서 전하지 않기로 한다.

애쉬는 다른 사람이 봐서는 안 되는 것들은 다 불태워 없애라는 유언을 남기고 애쉬 부인은 그 전하지 않은 편지를 상자에 넣어 남편과 함께 묻어 준다.

그 시대 교양있는 부인네들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인가?

남편의 고백으로 불륜을 알게 되고도 평생을 헌신했으며  불륜의 상대가 보내 온 편지는 남편의 사후에라도 뜯어 볼 수 있었을텐데 자기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죽은 남편에게 보내다니...

상대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사랑을 소유하지 않으려 한 그들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일까?

그 사랑은 실패한 사랑일까?

 

낭만적인 편지교류로 시작해서 매 순간을 진실로 사랑했던 연인들.

그들의 비밀스런 사랑을 찾아가며 새로운 사랑의 모습을 발견하는 또 다른 연인들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무엇이든 쉽게 취하고 사랑은 변하고 움직이니까 역시 책임과 신뢰가 희박한 우리 시대의 빠른 시각으로는 인내하기 힘든 것일 수도 있다.

지금 나 역시도 아이들을 소유하고 있지나 않은지,

남편을 지나치게 옭아매고 있지는 않은지,

아니면 너무 많은것을 내 소유라고 끌어 안고 있지나 않은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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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많.다.

내가 욕심내서 갖고 있는 것들이.

 

d*****m 2007.07.1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