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0)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0%
  • 리뷰 총점8 35%
  • 리뷰 총점6 5%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8.0
  • 50대 1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풍장의 교실>을 읽고
"<풍장의 교실>을 읽고" 내용보기
풍장의 교실야마다 에이미/박유하민음사/2009.4.30.sanbaram   풍장의 교실나는 부모님의 직업 때문에 전학을 자주 다닌다. 5학년 2학기에 시골 학교로 전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표준말을 쓰고 세련된 옷을 입고 다니는 나를 반의 친구들은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체육복으로 갈아입을 때 꽃무늬가 있는 내 팬티를 본 여자애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 자기들이 입는
"<풍장의 교실>을 읽고" 내용보기

풍장의 교실

야마다 에이미/박유하

민음사/2009.4.30.

sanbaram

  풍장의 교실

나는 부모님의 직업 때문에 전학을 자주 다닌다. 5학년 2학기에 시골 학교로 전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표준말을 쓰고 세련된 옷을 입고 다니는 나를 반의 친구들은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체육복으로 갈아입을 때 꽃무늬가 있는 내 팬티를 본 여자애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 자기들이 입는 무늬 없는 팬티와 달랐기 때문이다. 체육 선생님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나를 반 친구들은 질투하였다. 자기들과 다른 팬티를 입는 것이 남자를 홀리기 위한 것이라고 남자아이들과 함께 놀렸다. 반장인 에미코는 반친구의 부모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큰 소리로 울었다. 그것을 보며 웃음이 나온 나에게 반 친구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리고는 에미코를 중심으로 나를 왕따시키며 이지매를 가하기 시작했다.


공부시간에 칠판을 지우라는 선생님의 지시에 칠판을 지우다가 지우개를 떨어뜨리자 선생님은 지우개로 내 머리를 때려 할머니처럼 흰머리를 만들고는 ‘가정교육이 엉망인 아이’라고 말했다. 그 후로는 그 말은 반 친구들이 나를 놀리는 신조어가 되었다. 이후로는 여러 가지로 나를 괴롭혔다. 말수가 적은 남자인 아코가 내 관심을 받는 유일한 친구였다. 그 애는 내가 심심해서 보내는 쪽지를 필통에 넣었다. 답장은 보내지 않았지만 특별히 말을 하지도 않았다.


에미코는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여러 가지로 애를 쓴다. 반 애들이 나를 집단 구타하는 것을 발견한 체육 선생님 이 보건실에 데려다 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마음속으로 나를 미워했다. 보건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벗어놓은 속치마를 잠든 사이에 가져다 물에 적셔 반 아이들이 모욕을 주었다. 반 친구들에게 모욕을 되돌려 줄 방법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니는 시골아이들의 치기라 생각하고 무시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불량고등학생인 언니의 거침없는 행동이 부러웠다. 언니의 조언대로 무시하기로 했다.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하는 친구들과 가족들의 일상은 항상 평온하였다. 불량학생 언니를 관대하게 대하는 엄마를 생각하였지만, 반 친구들에게 이지매를 당하는 나는 자살할 방법을 생각하며 유서까지 쓰게 된다. 그러나 자살에 쓰일 끈을 찾으러 부엌에 갔다가 엄마와 언니, 그리고 아빠의 대화를 듣게 되는데…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나 자신이 죽는 건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하지만 뒤에 남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공포로 몸이 떨립니다. 나는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임이라는 막을 실감했습니다. 자기 손으로 자신의 존재를 없애려고 결심하자. 책임이라는 족쇄의 존재를 알아버린 것입니다. 나는 그냥 하나의 인간이 아니었던 겁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족쇄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행복한 노예였던 것입니다.(p.72)

내가 탄생시킨 살인범은 경멸이라는 두 글자였습니다. 인간을 죽인다는 건 적절하지 않은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남자아이의 신발에 욕망을 느끼는 내가 인간이라면, 나는 그녀들을 나와 똑같은 위치에 두고 싶지 않습니다. 우선 자신들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이들을 동물로 끌어내립니다. 그리고 나서 조금씩 죽여 나가는 것입니다.(p.78)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인 나는 시골학교로 전학을 한다. 표준어를 쓰고 세련된 도시의 복장으로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다. 전학으로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하지만, 그들과 말투와 살던 곳이 다르다는 이유로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그로 인해 괴로워 하다 결국에는 자살까지 생각하고 유서를 쓰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는 중에 가족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되는 성장 소설이다. 어디서나 텃세는 있게 마련이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은 예민한 감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 소녀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게 되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지역주의에 함몰되어 있는 우리의 정치 현실이 아직 민주주의의 사춘기를 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게 생각되는 소설이었다.


나비의 전족

주인공 히토미가 다섯 살 때 이사를 한 집 앞에서 에리코를 처음 만났다. 그래서 옆집에 사는 에리코와 단짝이 되어 생활하며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자유롭고 다채로운 히토미네와 항상 침울하고 잘 정리된 에리코 집안은 분위기가 달랐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니면서 늘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세련되고 이국적인 멋을 가진 에리코에 비해, 나는 투박하고 촌스러운 취향으로 인해 급우나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그래서 에리코와 거리를 두고자 했지만 에리코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늘 관심의 중심에 있는 에리코 덕분에 큰 존재감이 없던 히토미가 학교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었다. 문제는 사춘기가 되면서 에리코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또는 에리코보다 앞서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던 중, 열일곱 살에 동급생 무기오와 첫키스와 성관계를 갖게 되면서 어른스럽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술과 담배를 하게 되었고 그점에서 에리코보다 앞섰다고 자부심을 갖는다. 에리코는 엇나가는 친구의 행동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 그러지 말 것을 권유했지만 히토미는 듣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남자친구 무기오를 찾아와 나쁜 습관으로 이끌지 말아 달라는 말을 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런 후 두 사람만의 대화를 통해 다시는 남의 일에 관심을 끊으라는 말을 하고 둘은 헤어지게 되는데…


나는 예전과 똑같이 에리코 옆에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녀 뒤에 숨어 있지 않다. 나는 사람들이 그녀를 통하지 않고 곧장 나 자신에게 던지는 시선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도 겨우 알아차리기 시작했다.(p.149)

“넌 내가 선택한 유일한 사람인걸. 내가, 네 앞길을 막은 건 널 위해서이기도 했어. 그렇게 하면 넌 계속 내 뒤에 있을 수 있잖아.”

“그러면 내가 행복할 줄 알았다는 거야?”

나는 광녀에게 붙잡힌 떠돌이 같은 기분이었다. 자신의 과거에 절망한 내가,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나한테는 내딛을 자리가 없는 것이다.(p.153)


*어려서 이웃으로 만나 서로 의지하며 함께 생활하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독립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나보다 잘나고 인기 많은 친구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다가 결국 어른의 흉내를 내게 된다. 그러면서 성인으로 성장해 가지만 서로 다른 성향 때문에 자기의 특성에 맞는 성인으로 자라게 되는 성장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제시의 등뼈

릭과 코코는 술집에서 처음 만나 술을 마시고 이야기하다 함께 릭의 집에 가서 하룻밤을 지냈다. 20대 초반의 코코는 섹스파트너로 릭이 마음에 들어 계속 집을 찾아가 만나는데, 릭의 아들 제시는 통제 불능이다. 그러던 어느 날 릭은 자기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제시를 친엄마에게 맡기려 하지만 200달러를 달라고 해서 무산된다. 할 수 없이 아들과 함께 여행으로 다녀오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자 코코는 자기가 제시를 맡아 보겠다고 한다. 그렇게 제시와 코코는 둘만의 시간을 지나게 된다. 쿠쿠가 제시를 위해 여러 가지로 신경을 쓴다. 그러나 제시는 코코를 번번이 힘들게 한다. 제시가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곤란한 일을 벌인다는 것을 알고 코코가 잘 대해 준다. 그러나 제시의 행동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

코코는 제시와 둘이 지내면서 제시 가족이 자기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제시와 릭을 위해 이사짐을 옮긴다. 그날 저녁 제시가 코코를 위해 팝콘을 튀겨 준다고 움직일 때 ,코코는 전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느라 제시가 무엇을 넣어야 하는지 묻는 말을 듣지 못한다. 그러자 제시는 달궈진 프라이팬으로 코코의 얼굴을 때려 화상을 입게 된다. 코코는 제시에게 악을 쓰며 욕을 하고 얼음찜질을 하다 잠이 들었는데, 릭이 돌아왔다. 제시로 인해 코코가 다친 것을 알고 릭이 제시를 구타한다.


어느 날 제시의 엄마가 쳐들어와 아이의 성적이 떨어졌다고 야단을 친다. 제시에게는 엄마인 자기가 필요하니 데려가겠다고 한다. 릭은 제시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자고 말한다. 그러자 제시는 엄마를 따라가지 않고 집에 남겠다고 말한다. 그날 밤 릭이 집을 나갔다. 이때 코코는 이 집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릭이 밤늦게 들어와 세 사람이 앞으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 여자는 아무것도 몰라. 어떤 기분으로 자기 아버지에 대한 욕지거리를 듣고 있었는지. 아이가 얼마나 현명한지. 그리고 그 현명함이 어디서 생긴 건지. 이 여자는 아무것도 몰라. 아이를 낳는 건, 조금도 대단한 일이 아니다. 중요한 건 키우는 일이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 일이다. 이 여자는 아무것도 몰라. 동물은 키울 수 있겠지. 하지만, 인간의 아이는 키울 수 없어. 이 여자는 어머니가 될 수 없어.(p.220)

“난 엄마가 좋아. 엄마가 좋다니까!”

코코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끝난 셈이다. 증오로 뒤덮여 있다. 이 아이의 등뼈는 원래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건 엄마에 대한 보답받을 길 없는 사랑이었다. 난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어. 당분간 슬픈 날들이 이어지겠지. 하지만 릭이 말한 것처럼 그 슬픔은 언젠가 꼭 사라진다. 난 릭을 잃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p.238)

”난 코코가 좋아. 코코가 날 좋아한다면, 나도 코코가 좋다고.“

코코는 그때 돌소금이 딱 하고 갈라지는 소리를 들었다.(p.241)


*코코는 남자를 섹스 파트너로만 생각하여 자주 사람을 바꾸며 인생을 즐긴다. 그러다 릭과 제시를 만나며 한 가정과 성인 여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점차 정신적인 사춘기를 지나 진정한 성인 여자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이로써 <풍장의 교실>의 사춘기 초기과 두 번째 <나비의 전족>의 사춘기 후기, 그리고 세 번째 <제시의 등뼈>를 통해 진정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되는 여자의 마음 변화를 세 편의 단편소설로 완성하게 된다. 이 세 편의 단편소설을 통해 여러분의 일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작가 야마다 에이미는 1985년 <베드타임 아이스>로 문예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1987년 <솔 뮤직 러버스 온러>로 나오키상을, 1988년 <풍장의 교실>로 히라비야시 다이코 문학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방과후의 음표>, <슈거 앤 스파이스>, <공주님>, <애니멀 로직>, <나는 공부를 못해> 등이 있다.

k******4 2024.05.16. 신고 공감 1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위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위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내용보기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집 <풍장의 교실>에는 표제작인 '풍장의 교실'을 비롯하여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 이렇게 세 편의 중편소설이 실려 있다. 야마다 에이미는 현대 일본 여성 작가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되고 있지만, '풍장의 교실' 역시 그녀의 작품 중 결이 다른 독보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육체가 관계의 매개 역할을 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위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내용보기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집 <풍장의 교실>에는 표제작인 '풍장의 교실'을 비롯하여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 이렇게 세 편의 중편소설이 실려 있다. 야마다 에이미는 현대 일본 여성 작가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되고 있지만, '풍장의 교실' 역시 그녀의 작품 중 결이 다른 독보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육체가 관계의 매개 역할을 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 작가는 그녀가 쓴 소설 속 여성들이 대개 '남자의 몸에 대한 욕망'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반면, '풍장의 교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초등학교 5학년의 어린 소녀라는 점과 주인공을 둘러싼 같은 반 여학생들의 '악의'가 소설의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모토미야 안은 유난히 전근이 잦은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여름방학이면 가족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여름방학 숙제에서 해방된 '나'(모토미야 안)는 혼자서 들판 같은 곳을 걸으며 시간을 소일했다. 당연한 일이지만 전학이 잦았던 '나'는 또래의 친구들보다 눈치가 빠르고 인간에 대한 이해도 높았다. 말하자면 '나'는 다양한 아이들과 만나며 일찌감치 애어른이 된 것이다.

 

"일단 세상에 태어난 인간은 결코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을 몸속 깊은 곳에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사는 곳이 바뀐다 해도, 카멜레온처럼 피부색은 변할지언정 기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쓸데없는 저항을 일찌감치 단념하고, 어딜 가든 나 자신을 바꾸지 말자고 결심했습니다." (p.16)

 

도회지에서 시골의 초등학교로 전학을 온 '나'는 처음에는 예쁜 용모와 도회지 출신 다운 세련된 미적 감각을 지닌 탓에 동경의 대상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점차 따돌림을 받게 된다.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요시자와 선생님과 에미코에게 있었다. 쾌활한 성격의 총각인 요시자와는 체육을 담당하는 인기 선생님이었다. '나'에 대한 요시자와 선생님의 편애가 반장인 에미코의 심기를 자극했고 그때부터 에미코의 복수가 시작되었다.

 

"나는 내가 제물이 되어 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것은 내가 제일 걱정하던 일입니다. 물처럼 잔잔한 인생. 나는 그것만을 바랐는데, 교실에선 언제나 제물을 필요로 하는 종교가 판을 칩니다. 나는 몇 번이고 전학을 하면서 그것을 실감했습니다." (p.38)

 

'나'에 대한 집요한 따돌림과 보복이 도를 넘어서고 있었고 담임 선생님조차 아이들과 동조하는 듯했다. 학급에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악코가 유일했다. '나'는 메모지를 통해 악코에게 속내를 털어놓고는 했지만 악코는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었다.

 

"내 피부 한 꺼풀을 벗겨 내면 슬픔의 덩어리가 있다는 걸 아무도 몰랐던 겁니다. 알아야 하는 선생님들조차. 하긴 어린애에 불과한 선생님들한테 그런 대단한 것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실망도 하지 않았습니다." (p.41)

 

"절망, 그건 인간에게서 감정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몸이 나른해집니다. 나는 턱을 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내 마음은 항상 쭈그리고 앉은 모습입니다. 일어서기가 귀찮습니다. 검은 장막을 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하는 게 고작입니다." (p.48)

 

어느 날 에미코를 향해 웃었다는 이유로 '나'를 향해 아이들의 무차별적인 폭력이 있었고, 이를 목격한 요시자와 선생님이 '나'를 양호실로 보내주었다. '나'는 양호실에서 더럽혀진 교복을 벗고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채 잠이 들었다. 그러나 일어나 보니 속치마가 사라지고 없었다. 교실로 돌아왔을 때 '나'의 속치마는 적셔진 채 '나'의 얼굴에 씌워졌고, '나'는 그때의 충격으로 인해 자살을 결심한다.

 

"인간이 짐승의 눈이 될 때, 거기엔 도덕도 상식도 없고 심지어 감정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거기에 존재하는 건 습성뿐입니다. 그리고 그 습성을 끝까지 완수하기 위해 끓어오르는 욕망뿐입니다.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는 요시자와 선생님에게 어깨를 맡긴 채로 교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p.57)

 

자살을 결심한 '나'는 유서에 남길 말을 고민한다. 그날 밤 '나'를 걱정하는 엄마와 언니의 대화를 듣고 마음을 고쳐 먹은 나는 수동적으로 당하기만 했던 그동안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을 놀리고 괴롭히는 아이들을 향해 공격적인 방법으로 대항한다. '나'는 그들을 철저하게 경멸하는 것이다.

 

"내가 탄생시킨 살인법은 경멸이라는 두 글자였습니다. 인간을 죽인다는 건 적절하지 않은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남자아이의 신발에 욕망을 느끼는 내가 인간이라면, 나는 그녀들을 나와 똑같은 위치에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선 자신들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이들을 끌어내립니다. 그러고 나서 조금씩 죽여나가는 것입니다." (p.78)

 

소설의 말미에서 '나는 생각한다. '죽은 사람을 들에 내버려 두는 것을 풍장(風葬)이라고 한답니다. 그건 잔혹한 풍습일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들의 따돌림과 집단 괴롭힘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직장 내에서의 따돌림도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비단 인성 교육의 부재나 윤리 의식의 상실에서 비롯된다고 보지 않는다. 과학이 발달하고 이런 추세에 따라 오프라인에서의 접촉이 현저히 줄어듦에 따라 사람들은 인간관계와 이해 충돌의 해결책을 학습하지 못한다. 어찌 보면 우리는 사회성이 결여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를 끝없이 양산하고 있는 셈인데 그것을 오직 법으로만 해결하려 하고 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들이 득시글거리고 있다. 본래의 모습을 숨긴 채. 우리는 지금 위험하기 짝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s*****l 2019.04.13. 신고 공감 5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풍장의 교실
"풍장의 교실" 내용보기
<달빛책방>을 읽으며 궁금해졌던 책! 처음과 같은 이유로 또 읽었다. 이번이 두 번째. 한 번 읽었고 이번이 두 번째로 읽었음에도 이 책은, 이 이야기들은.. 낯익으면서도 낯설었다.   3편의 단편 <풍장의 교실>,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 다른 듯 어딘가 묘하게 닮아있어 굳이 이렇게 한 권으로 묶어놓지 않아도 같은 작가의 글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굳이 작가의
"풍장의 교실" 내용보기

<달빛책방>을 읽으며 궁금해졌던 책! 처음과 같은 이유로 또 읽었다. 이번이 두 번째. 한 번 읽었고 이번이 두 번째로 읽었음에도 이 책은, 이 이야기들은.. 낯익으면서도 낯설었다.

 

3편의 단편 <풍장의 교실>,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 다른 듯 어딘가 묘하게 닮아있어 굳이 이렇게 한 권으로 묶어놓지 않아도 같은 작가의 글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굳이 작가의 이름을 외우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이야기들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한 목소리임을 잘 느껴졌다. 이런 게 작가색(!)이라 하는 건가??..^;;ㅋ

 

당하기만한 청승가증형이 아니여서 등장인물들이 마음에 들었다. 왕따에서 모두를 전따시키는 안도, 자신을 오도 가도 못하게 쥐락펴락하는 에리코에게서 독립선언(?)을 외친 히토미도, 애정결핍의 제시와 애정과다의 코코도.. 고이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들이여서 왠지 대리만족이 느껴졌다. <나비의 전족>에서 막판에 에리코의 남자색& 여자색에 약간 충격을 받긴 했지만, 그 에리코마저도 고이지 않고 흘러가는 인물이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스스로 조금 정체되고 있다 느끼고 있던 때에 책속의 인물들마저 정체되었으면 나는 여지없이 쿵↘ 바닥으로 가라앉았을거다. 스스로 떠오를 수 없다면 이렇게라도 버텨내는 것도, 살아내지는 한 방법이란 걸.. 나는 책을 통해 배운다.

 

나는, 오늘도, 지금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풍장의 교실>

p.21

"너, 이제 학교에는 익숙해졌니?"

언니가 나한테 물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요 며칠 사이 반 아이들이 나를 받아들였다는 것을 느꼈던 것입니다. 나는 나서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빼는 것도 아닌 방식으로, 모래밭의 모래를 헤치듯 새 교실에 내가 설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아무도 내 어른스런 말투를 비웃거나, 깔끔한 복장에 감탄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서서히 교실의 부품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주위를 삐걱거리게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따분한 평화야말로 바로 내가 학교에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p.30

"뭐가 우습니? 모토미야 안!"

선생님이 이마의 힘줄을 푸르르 떨면서 나를 노려보지 않겠습니까. 모두 일제히 내 쪽을 젖은 눈으로 바라봤습니다. 나는 난처해져서 고개를 숙이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까의 웃음은 울음이 터지기 전 입술을 삐죽거린 걸로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선생님은 자신의 실수라고 생각했는지 그 후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울지도 웃지도 않으면서, 묵묵히 지우개를 칼로 도려내고 있었습니다. 어른이란 난처할 때도 웃지 않고 적당히 넘기는 거라고, 그때 나는 배웠습니다.

 

<나비의 전족>

p.85

열일곱 살에 나는 인생을 모두 알아 버렸다. 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어쨌거나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 나에게 인생이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남자와 관련된 모든 것들? 섹스나 술이나 담배, 또는 육체에 주어지는 달콤한 쾌락 따위의, 좀 귀찮아도 경험해 두어야 하는 십 대의 의무? 그건 뭘 모르는 소리다. 난 암것도 모르는 어린애였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증오는 알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열일곱 살에 인생을 알 특권을 부여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기야 한 인간이란 정말이지 하찮은 존재다. 하지만 가증스럽게도 그 애는 내 가슴에 옹골찬 말뚝을 잘도 박았다. 그 말뚝은 시간을 흡수하며 가슴속 깊숙이 침투해 들어온다. 그리고 화석으로 변한 지금도 문득 가슴 밑바닥에서 쿵쿵 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를 상기시킨다. 그러면 난 기억해 낸다. 아아, 난 전족을 당했었지.

 

<제시의 등뼈>

p.215

그런 코코와 릭의 모습을 보아서인지 제시에게도 변화가 나타났다. 아버지한테 맞은 이후로는 침묵을 지켰지만, 코코가 혼자서 부엌에 있거나 하는 틈을 타서 아버지한테 다가가는 일이 많아졌다.

그녀가 책을 읽다 지겨워져서 릭이 있는 침실로 가자, 제시와 릭이 같은 침대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것을 본 순간 코코는 머리에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을 느끼고 저도 모르게 들고 있던 책을 떨어뜨렸다. 릭은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잠들어 있었지만, 제시는 눈을 살짝 뜨고 코코를 바라보았다. 그게 너무 교활해 보여서 코코는 큰 소리를 질렀다.

"미안하지만, 거긴 내 자리야!"

제시는 느릿느릿 일어나 묵묵히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분노에 떨면서 아까까지 제시가 있던 자리에 몸을 눕혔다. 그녀로서는 제시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몸 아래에 남겨진 제시의 온기가 불쾌했다.

 

p.248

"넌 몰라. 여자를 모르는 꼬마잖아."

"그런가. 음, 나 동성애자나 될까."

"뭐라고?"

"농담이야. 아, 뭐야. 불이 다 꺼졌다."

제시와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니! 코코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이게 자신이 바라던 것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느꼈다. 그녀가 바란 건, 자원봉사처럼 제시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그에 대한 감사를 받는 일도, 제시가 자신을 엄마처럼 따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한 사람의 여자로서 취급받는 것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j*******7 2015.05.01. 신고 공감 2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그녀,여자 이야기를 하다.
"그녀,여자 이야기를 하다." 내용보기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집 "풍장의 교실"은 '여자 이야기' 특히 '여성들의 성장 이야기'를 주제로,작가의 비교적 초기작 세 편을 묶은 작품집이다.책 뒷표지에 작품에 대한 간결한 설명과 작품의 의미를 함축하는 문장들을 보여주고 있는데,괜찮은 소개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집의 제목이자 첫번째 소설인 "풍장의 교실"은 한 학급에 새로 전학 온 소녀가 처음엔 계집애스런 아리
"그녀,여자 이야기를 하다." 내용보기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집 "풍장의 교실"은 '여자 이야기' 특히 '여성들의 성장 이야기'를 주제로,작가의 비교적 초기작 세 편을 묶은 작품집이다.책 뒷표지에 작품에 대한 간결한 설명과 작품의 의미를 함축하는 문장들을 보여주고 있는데,괜찮은 소개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집의 제목이자 첫번째 소설인 "풍장의 교실"은 한 학급에 새로 전학 온 소녀가 처음엔 계집애스런 아리따운 용모와 옷차림으로 다른 또래 아이들의 관심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다가,동갑내기 소녀로부터의 미움과 질투를 시작으로 나중엔 다른 소녀들과 소년들까지 가세한 한 무리의 또래집단으로부터(그리고 결국엔 연상의 동성에게까지) 괴롭힘과 따돌림을 받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번째 소설인 "나비의 전족"은 소녀와 성인여성의 중간단계인 사춘기 여자아이가 자신보다 훨씬 여성스런 또래 동성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방편으로써,동갑의 남자아이와 육체관계를 맺고 이를 탐닉하는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리고 있다.
 
세번째 소설인 "제시의 등뼈"는 육체적,성적으로 매력있는 젊은 여성이 자신보다 나이와 사회적 경험에서 앞서는 남성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마침내 삶을 공유할 계획까지 세우지만,그 남성의 앞선 관계의 산물인 어린 이성 때문에 겪는 여러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 세 소설의 제목은 "풍장의 교실","나비의 전족","제시의 등뼈"로 명사와 명사 사이에 조사'의'가 들어가는 전형적인 일본식 문법을 보여준다는 특징 외에도,내용을 보지 않고 제목만으로는 소설의 의미를 추측하기가 조금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세 소설의 주인공은 어린 소녀에서 사춘기 여자아이,그리고 성숙한 여성으로 소설의 배치순서도 나이를 기준으로 순차적으로 배열되어 있는데,이를 통해 주인공이 사회적 관계를 맺는 대상의 범위와 관계의 깊이가 달라지고,각각의 여자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해 대응하는 모습,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각각 다르게 그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풍장의 교실"에서의 주인공 소녀는 처음엔 또래집단으로부터의 괴롭힘(이지메)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그라들기만을 바라며 묵묵히 참아내지만,결국에는 이에 대한 항거의 방법(혹은 도피의 방법)으로 처음엔 자살을,나중엔 자신의 친언니(비슷한 경험을 가진,어쩌면 소녀와 가장 닮은 연상의 동성)로부터 전해 들은 깨달음을 토대로 조금 더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대응법을 선택한다.주인공이 습득한,'적대적인 타인에 대한 대처법'을 시체를 들에 내다버리는'풍장'에 비유한다는 점이 상당히 이색적으로 느껴졌던 작품이다.전체로서만 가질 수 있는,전체이기에 가능한 집단최면과 같은 광기에 소녀가 개인대 개인으로 맞서며 물리쳐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소녀가 이런 적극적인 의지를 가질 수 있게된 계기가 교감을 나누던 또래소년(의 더러워진 덧신)이라는 점,그리고 문제해결방식 중 하나가 여성스런 매력을 이용해 연상 남성의 마음을 끄는 것이라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나비의 전족"의 주인공은 늘 함께 있던 동성친구가 남들에게 주목 받을 목적으로만 자신을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여성으로써 다른 이에게 주목받고 싶다는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또래의 이성친구와 육체관계를 갖기 시작하고 이를 눈치 챈 동성친구와는 겹쳐지지 않는 평행선같은 대화만을 나눈 후 관계를 종결하게 된다.시간이 흐른 후,주인공이 그 친구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는 걸로 이야기가 끝난다.또래동성간의 미묘한 경쟁심리를 그리는 듯하던 초중반부와는 달리,사춘기 때 동성친구에게 느낄 수 있는 연정의 마음을 나타낸 듯한 결말이 의외의 반전으로 다가왔던 작품이다.또한 사춘기 소녀의 눈에 비친 이성의 신체에 대한 감각적인 묘사가 돋보였던 소설이기도 한데,특히 신체의 일부를 포착하는 시선이 느껴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제시의 등뼈"는 사랑만 있으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거라 믿었던 여성이 매일매일을 애인의 아들과 부딪히면서,사랑하는 대상과의 삶이란 그 대상에 속한 다른 존재와의 공존도 모색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고,그 존재와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다소 설득력있게 보여주면서 끝을 맺는다.언제나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던 여성의 애인이-행동의 계기가 있긴 하지만-갑자기 문제해결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부분에서 좀 뜬금없다,약간은 작위적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주인공의 눈을 통해 상황을 묘사하던 앞의 두 소설과는 달리 작가가 너무 적극적이다 싶을 정도로 주인공의 심리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는 듯해 어리둥절함을 느끼게도 했던 소설이다.

 

사실 "풍장의 교실"은 10-15여년 전쯤,우연히 도서관에서 '사람을 확 잡아당기는' 제목만으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에 가까운 상태에서 읽었던 소설이다.이렇게 뜻하지 않게 다시 접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읽었던 "제시의 등뼈"는 그때는 그저그랬는데,지금 다시 읽으니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나비의 전족"은 이상하게 마음에 와닿지가 않고 왠지 아리송하게 느껴지기도 했다.아마도 전족이라는 구속복같이 조이는 느낌의 단어와,나비라는 살랑거리고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개체가 쉽게 연관이 되지 않아서인 것 같다.

 

'풍장의 교실'과 함께 당시에 신선한 충격을 받아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또 다른 소설은,사카구치 안고의 "활짝 핀 벗꽃나무 아래서"인데 이 두 소설을 계기로 한 때 일문학에 푹 빠져 살았던 시절도 생각이 났다.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한동안 찾아다니곤했는데 이렇게 구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고,다시 읽게 되면 예전과는 달리 실망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했는데 여전히 그 때와 같은 변함없는 힘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젠 더이상 야마다 에이미의 작품은 읽지 않고,새로운 일본소설도 거의 읽지 않게 됐지만 그래도 한때나마 그런 시절이 있었고,그 시간은 나름대로 가치있는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람까지 느껴졌다.

 

 

 

사족.

-나이 순으로 배열되어 있는 책의 작품순서를 정반대로,즉 주인공들이 시간을 역행하도록 읽는 것도 이 작품집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y***6 2010.12.20.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풍장의 교실
"풍장의 교실" 내용보기
유난히.. '일시품절', '절판' 이란 단어에 약하다. 사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아니면 꼭 사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런 단어가 나오면 마음이 급~ 조급해지면서 오기가 생긴다. 어떻게든 찾아내서 갖고야 말겠다는~!!^;;;ㅋ   이번 <풍장의 교실>도 그랬다. <달빛책방>에서 보고, 이 책을 읽을려고 도서관에서 찾았더니 없었다. 예스나 다른 인터넷서점에서도 없자 마음이
"풍장의 교실" 내용보기

유난히.. '일시품절', '절판' 이란 단어에 약하다.

사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아니면 꼭 사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런 단어가 나오면 마음이 급~ 조급해지면서 오기가 생긴다. 어떻게든 찾아내서 갖고야 말겠다는~!!^;;;ㅋ

 

이번 <풍장의 교실>도 그랬다.

<달빛책방>에서 보고, 이 책을 읽을려고 도서관에서 찾았더니 없었다. 예스나 다른 인터넷서점에서도 없자 마음이 불안해지면서 또 조급해져 버렸다. 그렇게 막~ 읽고 싶었던 책은 아니였는데.. 당장이라도 못 구하면 큰일날 것처럼~ 그렇게 찾아내서는 또 후다닥 읽어버렸다.

 

그리고 든 생각..,

모야~ 이것도 연애소설이 아니네..ㅡㅡ;;;ㅋ

 

뭐랄까~ 사람들의 입소문에 제대로 또 속은 기분이다.

아놔~ 분명히 "연애소설의 여왕"이라고~!! 내가 그녀의 이름을 알기 시작해서 십 년 가까이 그렇게 들어왔는데.. 모르겠다. 혼란스럽다. 먼저 읽었던 <공주님>도 그렇고, 오늘 읽은 <풍장의 교실>도 그렇고.. 연애나 사랑이란 정말 단순히 소재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너무 그쪽으로만 기대심리를 키워서 그런가?? 으흠~ 뭔가 계속 속고 있는 느낌이다..ㅡㅡ;;ㅋ

 

「풍장의 교실」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

 

평범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루어진 전학생, 안의 왕따경험기,

겉으로는 친한 단짝 친구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였던, 오히려 미워하고 벗어나려 했던 히토미와 에리코의 우정 아닌 우정이야기,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하면 그의 아이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던 코코의 힘겨운 일상생활..

 

그렇게 세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의 성장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 깊으면서도 좀 충격적이기도 하고.. 왠지 그 모습에서 내 모습이 보이기도 해서 조금은 소름이 끼쳤다.

 

이건 성장소설이다.

몇 년째 같은 자리만 계속해서 맴도는 나에게, "너 지금 뭐하냐?" 퉁명스럽게 물어오는.. 좀 얄미운 성장소설이다.

 

 

 

p.23

마음속으로, 선생님이라는 사람들도 순진하네, 하고 느꼈습니다. 내 마음을 그런 식으로 사로잡으려는 선생님보다 귓불 뒤에 향수를 뿌리고 학교에 가는 우리 언니가 훨씬 프로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언니는 학교 갈 때 야한 냄새가 나는 향수를 뿌리곤 했는데, 남자 친구와 데이트할 때는 대신 엄마가 과자를 만들 때 쓰는 바닐라 에센스를 쓰곤 했습니다. 남자들은 그걸 훨씬 좋아하거든. 언니가 그렇게 말하면서 머리를 쓸어 올릴 때, 달짝지근한 냄새를 뿌리는 손톱이 계산된 것처럼 손질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나는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풍장의 교실」중에서..

 

p.31

어른이란 난처할 때에도 웃지 않고 적당히 넘기는 거라고, 그때 나는 배웠습니다.

-「풍장의 교실」중에서..

 

p.52

그 애한테는 요시자와 선생님 같은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에게는 있습니다. 가느다란 목과, 계속 깨물고 있어서 빨갛게 물든 입술 등, 스스로를 강하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약함이 있습니다.

-「풍장의 교실」중에서..

 

p.71

죽겠다는 중대한 결심을 한 나와는 아무 관계 없이, 그들의 일상생활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상생활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곳에서 어느 날 내가 갑자기 없어져 버린다면. 그렇게 되면 그들의 일상생활은 더 이상 성립되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을 누군가가 고의로 흐트러뜨리는 행위. 그건 반 아이들이 내게 했던 일과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나는 가족들한테, 내가 가장 혐호해야 할 그 일을 하려 한 것입니다.

-「풍장의 교실」중에서..

 

p.80

내 마음속에는 묘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시체를 흙으로 덮어 줄 만큼 친절하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을 들에 내버려 두는 것을 풍장(風葬)이라고 한답니다. 그건 잔혹한 풍습일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풍장의 교실」중에서..

 

p.181

그날은 친구 케이가 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오븐에 고기를 구웠다. 차츰 좋은 냄새를 풍기는 쇠고기가 릭이 보지도 못하는 채로 없어질 거라 생각하니 코코는 슬퍼졌다. 일상생활에 기대를 가질 때,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을 때, 무척 서글퍼진다는 걸 그녀는 처음 알았다.

-「제시의 등뼈」중에서..

 

p.231

어릴 때부터 부모의 증오를 보면서 자란 아이. 그는 그것에 반론할 권리를 전혀 갖지 못하고 자랐다. 그의 몸에 쌓인 증오는 자신의 것이 아니다. 그것들을 한 겹씩 벗겨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돌소금으로 굳힌 닭요리처럼, 한꺼번에 소리 내어 증오를 깰 수는 없을까. 깨진 소금 덩어리 속에서 나타나는, 깊은 맛의 육즙을 맛볼 수는 없을까.

-「제시의 등뼈」중에서..

 

p.239

그는 코코에게 내내 불쾌함만 안겼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다고 코코는 생각했다. 그는 사랑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걸 표현하려 해도, 제시의 그 두꺼운 껍질이 그것을 방해했다. 제시의 등뼈는 얼마나 욱신거렸을까.

-「제시의 등뼈」중에서..

 

p.249

그녀가 바란 건, 자원봉사처럼 제시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그에 대한 감사를 받는 일도, 제시가 자신을 엄마처럼 따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한 사람의 여자로서 취급받는 것이었다.

-「제시의 등뼈」중에서..

 

 

YES마니아 : 로얄 j*******7 2012.02.25. 신고 공감 0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세 편 모두 트리플 에이~!!!!
"세 편 모두 트리플 에이~!!!!" 내용보기
이 책에 대한 우스운 일화. 내가 이 책을 접하고 아직 읽기 전에, 근무하고 있는 보건실로 어떤 아이가 왔다. 그 아이는 담임선생님이 격리시키는 바람에 보건실로 오게 된 아이었는데, 무료해 보여 책장에 있던 이 책을 권했다. 책을 읽을 것 같지 않은 외모의 아이였는데, 왠걸 한시간 내내 칸막이 저편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가 들렸다. 한시간 뒤 책을 돌려받았는데 왠걸 반이나 읽어
"세 편 모두 트리플 에이~!!!!" 내용보기

 이 책에 대한 우스운 일화. 내가 이 책을 접하고 아직 읽기 전에, 근무하고 있는 보건실로 어떤 아이가 왔다. 그 아이는 담임선생님이 격리시키는 바람에 보건실로 오게 된 아이었는데, 무료해 보여 책장에 있던 이 책을 권했다. 책을 읽을 것 같지 않은 외모의 아이였는데, 왠걸 한시간 내내 칸막이 저편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가 들렸다. 한시간 뒤 책을 돌려받았는데 왠걸 반이나 읽어제꼈다.

 나는 그 순간 세가지 눈치챘다. 이 책이 물건! 이라는 사실과 중고등아이들의 취향에 맞는다는 사실!과 가독성!이 끝내주게 좋을 거라는 사실.

 실제 읽어보니 역시 그러했다.

 이 책에는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첫편은 도시에서 전학온 어린 초등학생이 서서히 왕따가 되어가는 이야기, 그러다가 다시 그걸 멋지게 떨치고 나오는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는 너무 화려한 친구의 옆에서 그 친구를 상대적으로 비춰주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한 여인이 그 친구에게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의 성숙을 도모하다가...결말을 끝까지 밝히지 못하겠다. 이 이야기의 여운이 나에게는 너무 슬프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마지막편은 제시의 등뼈라는 이야기인데 애딸린 이혼남을 사랑하게 된 여인이 이혼남의 아이와 불편하게 동거하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부분은 지독하게 재미가 없었는데 점점 갈수록 너무 재미있어져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되었다.

 이 책은 나에게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첫장을 펼친 순간 나는 금세 마지막 장까지 돌진할 수 있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3시간 뒤의 미래에 도달해 있었다.

j*****6 2010.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풍자의 교실
"풍자의 교실" 내용보기
오오, 좋습니다. 대단히 좋아요. 야마다 선생님, 정말이지 야마다하게 좋네요.       이 책은 250쪽에 단편이라고 보기엔 조금 길고, 중편이라고 보기엔 약간 짧은, 그런 길이의 소설이 세 편 실려있습니다. 세 편 모두 좋고 그중 <풍장의 교실>과 <제시의 등뼈>는 대단한 수준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딱,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소설이더군요. 거 뭐랄까, 뭔가 굉장히 부드러
"풍자의 교실" 내용보기

      오오, 좋습니다. 대단히 좋아요. 야마다 선생님, 정말이지 야마다하게 좋네요.

      이 책은 250쪽에 단편이라고 보기엔 조금 길고, 중편이라고 보기엔 약간 짧은, 그런 길이의 소설이 세 편 실려있습니다. 세 편 모두 좋고 그중 <풍장의 교실>과 <제시의 등뼈>는 대단한 수준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딱,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소설이더군요. 거 뭐랄까, 뭔가 굉장히 부드러운 티라미스 케익을 한 입 떠 넣었을 때의 만족감이랄까, 여튼 그런 흡족함에 입꼬리가 올라가게 되는 소설이었다고요.

 

      어떻게 하다보니 묘하게, 일본 순문학 여류 작가들의 소설은 잘 읽지 않게 되었습니다. 처음 에쿠니 가오리 쌤의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보고 홀딱 반해버렸는데 그녀의 다른 작품을 몇 권 보고는 아아, <냉정과 열정 사이>가 좋았던 것은 그녀의 필력이 아니라 내 경험의 눈을 통한 감정이입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랬죠. 가오리쌤의 타입이란 정말이지 지루하기 이를 데 없는 과도한 감상주의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래서 야마다 쌤의 책을 처음 들었을 때도-그것은 <슈가 앤 스파이스>- 가오리 쌤 같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왜냐면 누군가 그렇게 꼽았거든요. 에쿠니, 야마다, 그리고 누구더라? 그렇게 세 명이 일본을 대표하는 감성작가라고 말이죠. 아하, 그래서 저는 그랬죠. 아, 지긋지긋한 감성 따위.

      그러나 이런 왠걸, 야먀다 쌤의 작품은 에쿠니 쌤의 작품과는 레벨이 다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에 에쿠니 쌤의 팬쯤 되시는 분이 버럭하실 생각이시라면 그렇게 하세요. 저는 커피를 한 잔 마시겠어요.

 

      야마다 쌤의 작품이 좋았던 이유는 그녀의 묘사력 때문이었습니다. -묘사력이란 말이 있든가? 없으면 지금부터 있으면 되니까, 뭐.- 그 왜 뭐랄까, 나라를 떠나서 말이죠. 종종 과도하고 화려한 묘사를 보고 있으면 참 애는 쓰셨는데 와 닿는 건 하나도 없네요, 싶은 작품들이 적지 않잖아요? 그것은 아마도 저뿐 아니라 대부분의 독자분들도 그러실 겁니다. 그 따위 것을 좋아하는 부류는 평론가 쌤들 정도나, 자기 작품은 안 쓰고 노상 심사만 해서 먹고 사는 작가의 탈을 뒤집어 쓴 쌤들 정도겠죠. 

      그런데 그렇게 거부감이 들지 않으면서도 뭔가 매혹적이고 세련된 느낌의 묘사를 선보이는 작가 쌤들이 종종 있는데요, 야마다 쌤도 그중 한 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감성적이라기 보다 매우 감각적이라고 보는 쪽이 더 가까울 거 같아요. 그러니까 뭐랄까 대단한 관찰력과 그것을 감각적으로 변신시켜 독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그야말로 탁월하다고 생각되어지는 것이지요.

 

      <풍장의 교실>은 그 작중화자 '나'의 심리묘사와 관찰자 시각이 정말이지 정말이지 대단히 집요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전혀 그로테스크한 내용이 아님에도 은근히 피부 표면이 시원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말이죠. 흡사 알랭 로브그리예 쌤의 <질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초등학생 소녀가 당하는 이지메를 피해자 입장에서 서술한 것인데, 아우, 그 심리 묘사가 정말이지 끝내줘요. 은희경 쌤의 <새의 선물>에 등장하는 진희보다 만 배는 똑똑한 이 꼬마 소녀. 정말 대단하고요, 리얼리티 또한 생생합니다.

      <제시의 등뼈>에 등장하는 열두 살 소년 제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우, 어쨌거나 이 두 작품의 심리 묘사와 행동묘사의 수준은 프로 중에서도 투 플러스 일등급 한우 꽃등심 레벨에 속하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시를 바라보며 생각하는 코코의 입장을 너무나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완전히 감정이입이 되었달까?

 

      저 역시 초등학교 때 이 아이들 정도의 생각은 하고 살았었다고 기억하는 지라, 저는 지금도 초등학교 3학년만 넘어가면 별로 애라고 여기지 않거든요. 대개 어른을 대하듯이 말하는 편이죠. 녀석들 말이죠, 제 경험상 보면 지들이 아이라는 강점을 알아서 지들한테 불리한 건 모르는 척 할 뿐이지 실은 다 안다 그 말인거죠. 나도 그랬는데 지들이라고 왜 안 그러겠어요. 그래서 대충 저처럼 별로 성장하지 않는 어른의 경우는 아이와도 잘 싸운 답니다. 너는 아이니까 봐주겠어, 그런 거 절대 없거든요. 저나 나나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엉까는 건, 똥꼬에 불침을 놓아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것이니까요.

      천사와 악마를 한몸에 지닌 이 교묘한 아이라는 종족들은 조금만 신경을 늦추면 여지 없이 사람을 가지고 놀기 때문에 어른보다 상대하기가 더 어렵다니까요. 그래서 아이를 아이 대하듯 대하면 바로 농락 당하므로 결국, 저는 어른 대하듯 직선적으로 말을 하는 편입니다. 저는 육이오 때 남하한 중공군 만큼이나 많은 조카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모두 사악한 아이에서 멍청한 어른이 되었지만- 그들이 성장하면서 시전해보였던 그 수많은 암기와 술수와 흑마술에 단단히 훈련되어 있으므로 이제는 잘 안 속습니다만, 하여간 인간이 가장 똑똑할 때라고 한다면 바로 아이 때라는 생각에 있어서는 아직도 변함이 없어요. 

      자라면서 뭔가를 점점 더 많이 알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점점 더 멍청해지는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어른이 되는 게 더 좋아요. 멍청한 건 정말 편하거든요.

 

      어쨌거나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소설은 소년과 소녀, 그리고 소녀간에 묘한 관계를 정말이지 탁월한 심리묘사와 세련된 문장으로 멋들어지게 만들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당연히 베스트 감성의 단편 코너에 올라가게 될 거 같고, 단편집은 오랜만에 올리네요. 야마다 쌤, 뭔가 매혹적인 글쟁이셔요. 절대 사진은 찾아보지 말아야지. 또 비명을 지를 지도 몰라.

 

http://vitojung.blog.me/



b******k 2010.07.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풍장의 교실〉 - 야마다 에이미
"〈풍장의 교실〉 - 야마다 에이미" 내용보기
우연히 일본 작품의 책을 찾다가 처음 보는 작가의 작품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은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작가도 처음 만나는 작가였기에 기대감이 점점 커져만 갔다. 작가는 《야마다 에이미》였고 내가 만나게 된 책은 「풍장의 교실」이라는 책이었다. 책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책 표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너무 궁금했기에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갔다.
"〈풍장의 교실〉 - 야마다 에이미" 내용보기

 우연히 일본 작품의 책을 찾다가 처음 보는 작가의 작품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은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작가도 처음 만나는 작가였기에 기대감이 점점 커져만 갔다. 작가는 《야마다 에이미》였고 내가 만나게 된 책은 「풍장의 교실」이라는 책이었다. 책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책 표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너무 궁금했기에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갔다.

 

 이 책은 절판된 도서였지만 ‘민음사’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단편으로 되어 있었고 3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첫 번째 이야기가 ‘풍장의 교실’이었다. 이 이야기는 교실에서 왕따를 당하는 한 소녀 ‘모토미야 안’의 성장소설을 다루고 있었다. 평범한 성장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교실에서 왕따를 당하며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참아야 했고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소녀는 복수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전의 결말과 함께 이야기는 끝난다. 처음에 단순한 성장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모토미야 안’의 성장하는 모습과 그 주위를 둘러싸는 인물들 그리고 모습들의 묘사가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었고 그 표현력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친구가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미소 지으면서 바라보는 ‘모토미야 안’의 모습은 섬뜩하면서도 자신의 힘든 것을 그렇게 표출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섬뜩함을 전해준 것은 단지 왕따를 당하는 ‘소녀’의 눈으로 보이는 모습들이었기에 더 크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어서 두 번째 이야기는 ‘나비의 전족’이라는 단편이었고 이어지는 세 번째 이야기는 ‘제시의 등뼈’라는 제목의 이야기였다.

 

 이 책에 있는 세 편의 단편은 제목도 독특했으며 이야기 또한 색다른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일본 소설을 접하면서 그리고 일본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 책처럼 신선하고 색다른 느낌이 드는 책을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독특하지만, 일상에서의 이야기를 소재로 색다르게 이야기하는 작가 《야마다 에이미》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마도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일과 소재였기에 나도 모르게 공감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표현력과 세세한 묘사를 통해서 작가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고 단편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적인 마음과 상태를 통해서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 책이었다.

 

 

 

 

 

l*******0 2009.09.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여자로서의 욕구를 꺼내보다
"여자로서의 욕구를 꺼내보다" 내용보기
'이 세상에서 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세 가지 요소는 이해와 쾌락과 허영심이다.' 허영심에 콧대를 세우고, 쾌락에 젖어 전율하며, 타인을 이해함으로서 성장하는 자의 이름, 여자이더라. 여기 나이도, 처한 상황도 다른 세 사람이 있다. 살아남기 위해 경멸을 배운 초등학생, 복수하기 위해 사랑을 경험하는 여학생, 소년을 통해 진짜 사랑을 배워가는 여자. 야마다 에이미는
"여자로서의 욕구를 꺼내보다" 내용보기

 

 

 

'이 세상에서 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세 가지 요소는 이해와 쾌락과 허영심이다.'

허영심에 콧대를 세우고, 쾌락에 젖어 전율하며, 타인을 이해함으로서 성장하는 자의 이름, 여자이더라. 여기 나이도, 처한 상황도 다른 세 사람이 있다. 살아남기 위해 경멸을 배운 초등학생, 복수하기 위해 사랑을 경험하는 여학생, 소년을 통해 진짜 사랑을 배워가는 여자. 야마다 에이미는 거침없이 그 속을 파고든다.

 

첫 번째 이야기 풍장의 교실. 시골 학교에 전학 온 모토미야 얀은 친구들의 동경을 받지만, 이내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 죽음까지 생각할 정도로 괴로워하는 순간 찾아온 깨달음. 그건 경멸이었다. 마음 속에서 하나씩 친구들과 선생님을 죽여나가는 일. 동시에 얀은 남자선생님과 동급생을 유혹하는 법을 배운다. 무리가 되었을 때의 짐승과도 같은 인간의 잔혹성, 그 안에서 성장 하는 소녀의 모습이 등줄기에 서늘함을 던져준다.

 

두 번째 이야기 나비의 전족은 친구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자와의 관계를 시작하는 히토미가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부터 잘난 친구의 그늘이 되어 온 히토미는 사랑에서만은 앞서야겠다고 다짐하며 남자친구와 잠을 자고, 담배와 술을 한다. 막 소녀티를 벗어내고 여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야마다 에이미 특유의 세밀한 감성으로 표현해냈다. 가슴떨리게, 노골적으로.

 

마지막 이야기는 제시의 등뼈. 자유로운 연애만을 해온 코코는 애인의 아들과 동거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사랑에 당혹스러워한다. 울고 집어치우려는 힘든 과정을 겪어내면서 코코와 애인의 아들 제시는 새로운 관계를 맺는 데 익숙해져간다. 서로의 다른 점을 받아들이고 손을 마주잡는 순간 소년과 여자는 사랑을 이해한다.

 

야마다 에이미는 남녀 사이 성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작가다. 성에 대한 몸의 묘사도 직설적이다. 그녀의 소설 속 여주인공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욕망한다. 남자에 대해, 자신의 욕구에 대해. 그 모습은 때론 처절해보인다. 그러나 그 잔인한 과정을 통해 모두 나름의 성장을 한다. 오랜 세월동안 여자들은 쾌락은 접어두고 이해만을 강요당했다. 여전히 사회는 순종적인 여성을 바란다. 그러나 때론 이런 도발적인 소설을 통해 자기 안의 욕구를 가진 여자를 꺼내보는 건 어떨까. 몸을 통해 우린 마음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골드 z*****x 2009.07.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녀들의 성장기들..
"그녀들의 성장기들.." 내용보기
야마다 에이미를 많이 읽어 본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읽어 본 몇몇 작품에서 그 특유의 육체적 교감을 통한 심적 묘사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는 앞으로 종종 읽어 보려고 책을 좀 구비해 둔 상태다. 역시 가장 구하기 힘든 것은 웅진에서 나온 마치 전설과도 같은 작품이었던 <풍장의 교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웅진의 일문학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구하기 힘들었을까.. 하고
"그녀들의 성장기들.." 내용보기

야마다 에이미를 많이 읽어 본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읽어 본 몇몇 작품에서 그 특유의 육체적 교감을 통한 심적 묘사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는

앞으로 종종 읽어 보려고 책을 좀 구비해 둔 상태다.

역시 가장 구하기 힘든 것은 웅진에서 나온 마치 전설과도 같은 작품이었던 <풍장의 교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웅진의 일문학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구하기 힘들었을까.. 하고

항상 궁금했던 그 책이 민음사에서 재간되었다.

 

그러한 궁금증은 이 책을 읽고서 십여 분 지났을까,

까맣게 잊혀지고 나는 점점 책에 빠져들었고..

몇 시간이 지난 후에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나는 야마다 에이미의 팬이 되었다.

 

<풍장의 교실>, <나비의 전족>, <제시의 등뼈> 세 중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성장 소설의 범주에 들어간다.

각각 초등학생, 고등학생, 성인.. 의 세 여자가 등장한다.

 

표제작인 <풍장의 교실>이 역시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전학생이 겪어야 하는 통과 의례와도 같은 과정을

나 역시 겪어 보았던 일이기에 공감하면서 읽다가

점점 이지메를 당하는 과정에서 또래 보다는 나름 성숙한 정신 세계를 가진 여자 아이가

심적으로 움직이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감히 죽임으로써 극복해 나가려 하는 그 생각..

그것을 풀어버린 그 서술에 이 중편을 다 읽고는 더 이상 책을 읽을 수가 없어

책을 덮어 버렸다..

 

두번째 작품인 <나비의 전족>

어려서부터 얽혀져 있는 여자 친구..

그 친구의 그늘을 벗어나고자 남자 친구와 섹스를 이용하는 여고생의 이야기.

역시 또래보다는 깊은 정신 세계를 가진 여자 아이의 심리 묘사가 인상 깊으며,

마지막 장면의 문장 역시 인상 깊은데,,

아직 그 의미가 완전히 파악되지는 않아서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마지막 작품인 <제시의 등뼈>는 약간 다른 방식인데,

애 딸린 이혼남의 집에 들어가서 그 아들과 겪는 힘든 사건을 소재로 하는 것이

과연 이 자유분방 연애추구 아가씨의 성장담인지

12살의 나이에 증오로 뭉친 부모와 새로 살게 된 아빠의 섹시한 여자 친구 등의 사건을 통해

사내 아이가 성장해 가는 면을 나타내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결국 둘 모두가 성장하지만 시점은 철저히 주인공 여자인 코코의 심리만을 보여 준다..

 

명불허전이라 했던가..

과연 읽을 만한 가치 만빵의 소설이다.

정신적으로 한쪽을 향해 가는, 극한점에 가까워지는 부분을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것으로 풀어버리는 것은 야마다 에이미 만의 장기인 듯 싶다.

단순 섹스 뿐 아니라,

생리대, 달궈진 프라이팬이 남겨준 화상, 이름도 모르는 샹송 음악..

이런 것들이 양념처럼 들어가 의식의 성장을 자연스럽게 묘사하다가

결정적인 한 문장으로 독자의 마음을 멍 하게 딱 때려주는 작가의 실력이 너무나 맘에 든다..

l*****4 2009.05.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