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영화를 잘 안 보는 나지만 야구 소재로 워낙 개봉 당시에 화제가 되었던 이 영화를, 비록 상영관이 아니라지만 재판매시장에서까지 놓칠 수는 없었다.
우리의 경우 일제 강점기가 워낙 정서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소재다 보니, 사실 그 소재가 야구든 뭐든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정치와 경제, 군사와 서양 학문의 도입 면에서 뒤처진 게 식민지화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게 민족적 자존에 대한 크나큰 훼손을 낳았기에, 당장 일본을 일시로나마 누를 수 있는 엘리트 스포츠의 대결 기회는 전민족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사실, 근래 들어 자주 문화적 회고, 창작의 대상이 되는 이런 정예인들끼리의 경연에서도, 인프라의 부족과 자질 자체의 결여로 일인들에게 패배하는 일이 잦았다는 사실이다. 불패의 신화를 자랑해도, 근본의 칼날은 여전히 노예 상태로서의 민족혼을 능욕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가?
송강호의 연기가 벌써 이 시점부터 스테레오타입에 젖어있다는 게 눈에 거슬린다. 얼마 전 죽은 신해철은 '사람들이 노무현을 다 잊은 후에야 이 음반을 내겠다.'고 했다는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어도 어떤 트렌드, 경향성에 그저 편히 묻어가려는 건 예인으로서 다소 부끄러이 여길 만한 일 아닐까? 왜 (지금 이) 이호창 역이나 (그 영화의) 송우석 역이나 별 차별성이 눈에 띄지 않는 걸까?
착하고 따스한 영화지만 깊이 있는 고민(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다못해 할리웃물들도, 제아무리 코믹 컨셉 스포츠물이라도 좋은 메시지 잘만 삽입한다)이 아쉽다. 이런 컨셉과 소재라면 더 예쁘고 더 울컥하는 명작이 나올 수 있었다는 아쉬움의 표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