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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뛰기, 산에 오르기. 이 세 가지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별다른 교육이나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 데다가 건강과 시간만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을 굳이 찾는다면, 나는 일종의 '중독성'을 들겠다. 마약이나 도박과 같은 부정적인 애착과는 다른 종류의, 한 번 발을 깊이 들이면 몰입하며 흠뻑 빠져버리는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스무 살 무렵 지리산을 올랐는데, 2박 3일 일정이었다. 뱀사골로 올라 세석산장과 백무동을 거쳐 천왕봉을 찍고 중산리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였다. 안개 낀 멋진 아침 풍경, 해 질 녘 붉은 노을, 길섶에서 만났던 이름 모를 풀과 꽃들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정작 가장 또렷하고 생생한 기억은 발의 물집과 다리의 통증, 그리고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때의 '나' 자신이다.
그때 내가 살았던 것 이상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나는 산을 오르는 것을 그리 즐기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초행 이후 지리산을 두 번이나 더 종주했다. 무엇이 나를 그리로 데려다주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시간과 동료가 있었고 마침 그때 가장 할만한 일이 지리산을 다시 찾는 것이라고 느꼈을 뿐이다. 단지, 약간의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끼긴 했던 것 같다.
달리기와 마라톤에 대하여 그 많은 책과 글이 생산된 것을 보면 굳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하루키를 소환하지 않아도 '뛰기'의 매력은 그에 세레 받은 이로부터 여기저기서 발견하기가 어렵지 않다. 나도 십여 년 전에 10킬로 마라톤 완주를 위해서 한 달 동안 매일 그 거리만큼 뛰기 연습을 반복했는데, 결국 한 시간 남짓한 기록만 남긴 체 마라톤의 매력에 발 담그지는 못했다.
책에서 저자 김희경은 스페인의 산티아고길 800킬로를 걸으면서 체험하고 느꼈던 '순례의 길'에 대한 묘사와 감상을 유려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낯선 곳에서 처음 마주친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그는 마치 여러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본 듯 느끼게 된다. 삶은 드라마틱한 모험이 넘치는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에서 매일 새로운 세상과 자신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산티아고를 걷는 사람들을 가리켜 '산티아고 순례자'라는 말을 쓰는 것은 그들의 인종과 성별과 나이는 다르지만 마음과 태도에는 어떤 유사성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커피를 대접받고 다음 마을에서 한 잔 사겠다는 저자에게 미국에서 온 마이클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뇨. 나한테 말고 다른 순례자에게 사세요.", "계속 다른 사람에게 커피를 사면서 카미노에 연쇄적인 호의의 망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잖아요."
이 짧은 문구에 산티아고를 걷는 이들이 오랫동안 가져온 태도와 마음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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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마음이 울컥울컥한게.. 요즘 책읽으면서 이런마음 든적이 없었는데 저도 떠나야 될것 같습니다. 다시금 돌아보고 싶은 40대의 전환점에서 추천하고 싶어요. 산티아고 언젠가 한번 꼭 가보고 싶습니다. 작가의 마음이 꼭 저의 마음같거든요 저도. 한번쯤 뒤돌아볼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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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훌쩍 여행을 떠난다.
버리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건만 깨끗이 비워내지 못한 감정은 운동화 속 모래처럼 살며시 따라 돌아왔고,
이런 나에게, 이 책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생각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래서 올 여름, 나는 진짜 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
|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은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느낀 생각과 변화를 담은 여행 에세이다. 혼자 걷는 길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삶의 의미와 위로를 발견하는 과정을 통해 느림과 성찰의 과정을 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