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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오후였던 것 같다. ‘무한도전’ 재방송을 우연히 봤다. 설민석 선생이 한국의 역사 인물들을 강의했다. 윤동주 시인 이야기를 하는데 ‘규슈에서 일주일을’이 머릿속에서 떠올라 다시 책을 펴들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간의 여정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한 장씩 넘겨 갔다. 규슈는 몇 번 가본 적이 있어서 어디를 소개해 주실까? 궁금해 하면서 책을 펼쳤다. 이 책에는 요즘 유행하는 맛집도 카페도 꼭 사와야 할 선물 같은 내용은 없다. 한국과 일본의 뒤엉킨 역사적 관계 속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끈’들을 찾아 가는 이야기이다. 모두 일곱 군데를 소개하고 있다. 그 첫째 날은 후쿠오카 현에서 시작된다. 윤동주 시인의 추도식이 매년 2월마다 모모치니시공원에서 있고 ‘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이 20년 동안 계속되어 오고 있다. 타국의 차가운 형무소에서 생을 달리한 나라를 잃은 젊은이 윤동주의 시 중에서 ‘쉽게 쓰여진 시’가 소개된다. 둘째 날은 사가 현이다. 조선인 도공들의 흔적을 찾아 이마리에 있는 오카와치야마로 간다. 그리고 조선인 도공 이삼평을 찾아 아리타로 이동한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끌려온 조선인 도공들의 안타까움이 절절히 남아 있는 도공무연탑이 오카와치야마에 있다. 그들이 얼마나 고향을 그리워했을지……. 아리타 도자기의 원조인 조선인 도공 이삼평. 그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백자를 만들어 냈으며 이삼평을 신으로 모시고 있는 신사도 있다. 조선인 도공의 혼과 기술이 오늘날에 ‘신’이 되어 그 정신을 대대로 고스란히 후세에 전해주고 있다. 셋째 날은 나가사키 현이다. 군함도를 방문한다.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못 나올 것 같은 회색 섬’으로 표현 된 군함도는 한국인 징용자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고 오직 일본의 산업 발전의 초석으로서 그 활약상만이 군함도 탄광을 미화하여 소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좁은 갱도에서 작업해야 하므로 몸집이 작은 청소년들이 많이 끌려왔다. 어린 나이에 굶주림과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을 그들의 고난과 비참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러나 군함도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고 등재되기 전에 약속했던 사과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린 청년들이 군함도에서 흘린 피눈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넷째 날은 구마모토 현이다. 구마모토 성은 조선의 축성 기술을 사용하여 지은 성이다. 한국의 진주성 성곽을 모델로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일본으로 끌려가 성을 축조하느라 흘린 조선인들의 땀과 눈물로 얼룩진 구마모토 성. 돌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또 구마모토에는 ‘울산정’이라는 마을이 있다. 기요마사가 정유재란 때 울산을 점령한 뒤 조선인들을 동원하여 울산성을 축성한다. 그 후 기요마사는 일본으로 퇴각할 때 그 성을 축성했던 조선인들을 끌고 온다. 울산정의 유래는 기요마사가 죽을 고비를 넘긴 울산을 생각해서 붙인 이름이라고도 하고 조선인 포로들이 많이 살던 곳이어서 붙은 이름이라는 등 여러 설이 있다. 이런 악연으로 사백여 년이 지난 지금은 울산과 우호협력 도시를 체결했다.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본다. 다섯째 날은 가고시마 현이다. 이주인에서 미야마로 간다. 미야마에는 조선인 도공들이 단군을 모시며 제사를 드렸다는 옥산신사가 있다. 사백년 전에 고향을 그리워하며 제사를 올리던 그 곳이 그대로 남아 있지도 않을 것이고 이름도 옥산궁에서 옥산신사로 격하되어 버렸지만 갖은 고생을 하며 겨우 정착한 이곳에서 그들이 그리운 마음을 안고 살아가야했던 그 외로움과 그리움들이 어딘가에는 남아 있지 않을까. 고향의 산을 닮아 아름다운 산 미야마(美山)라고 이름 지어 돌아가지 못하는 고향에 대한 안타까움을 위로받았으리라. 사쓰마자기를 탄생시킨 심수관가마 이야기가 이어진다. 15대째 이어지고 있다는 이 가마는 메이지 시대까지 조선 이름을 사용하고 풍속을 유지해 왔다. 조선말도 보존되어 있는 것도 놀랍다. 영주가 요구한 도자기를 잘 만들면 고국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렇게 사백 년을 슬픔을 간직한 채 내려 온 것이다. 여섯째 날은 미야자키 현이다. 휴가시에 있는 남향촌으로 향한다. 백제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백제관, 미카도 신사, 서정창원. 백제의 정가왕을 모시는 신사인 미카도 신사. 신사로 오르는 계단 오른쪽에 서정창원이 있고 아래에는 백제관이 있다. 미카도 신사는 음력 12월에 열리는 시와스마쓰리가 있는데, 9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정가왕의 아들 복지왕을 모신 히키 신사에서 미카도 신사까지 아버지를 만나러 오는 의식을 재현하는 축제라 한다. 무려 1,300여 년이나 이어지고 있다고 하니 관심이 간다. 서정창원은 나라에 있는 정창원 원도를 토대로 재현한 건축물이라 서정창원이라 이름 붙여졌다 한다. 그리고 백제관은 한일 교류의 상징으로서 지어진 건물로 건물의 자재들이 전부 한국에서 들여온 것이다. 일본 전국에 남아 있는 백제 문화의 흔적을 소개하고 있다. 1,300여 년 전 이국 사람들을 받아들인 남향촌과 그 뜻을 이어 백제 마을을 만들어 낸 후손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일곱째 날은 오이타 현이다. 맑고 조용하고 깨끗한 히메시마에 도착한다. 택시도 없는 공주 섬, 히메시마. 렌터카 사무실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카트를 타고 히메코쇼사로 간다. 《일본서기》에 나와 있는 내용대로라면 스이닌 천황 시기에 쓰누가아라시토의 청혼을 피해 이 섬으로 왔다는 비밀의 공주가 이 섬의 수호신이다. 이 작은 섬까지 건너온 한반도 사람이 신이 된 섬, 히메시마가 마지막 이야기이다. 신라의 왕자 천일창은 일곱 가지 보물을 가져와 일본에 전해주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외에도 히메시마는 《고사기》에도 기록되어 있는 섬이다. 점점 흥미롭다. 그녀는 작은 신사에 모셔져 있다. 규슈의 일곱 개 현과 역사의 끈을 잊는 여행은 가슴 깊숙이 무언가 솟아오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렇게나 많은 연결점이 존재할 줄이야. 그 많았던 침략과 지배의 역사 속에서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야만 했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명의 강제 징용자들의 흔적들이 점점 희미해져 가고 그 자취를 잃어 가는 속에서 역사의 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전하는 메시지는 강하다. 물론 여행은 여행자 스스로가 각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고 누구도 그 여행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규슈에서 일주일을’은 우리가 보통 담고 있는 여행의 의미와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여 펼쳐나간다. 잠시 생각해 보니 나도 아리타 도자기 컵을 하나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 선물해 주신 분한테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때는 단지 고개만 끄덕거리며 예쁜 도자기에만 눈길이 머물었었는데 이런 애환이 녹아 있던 것이었구나. 이 책은 여행을 매개로 한국과 일본의 역사가 어떻게 이어져 왔고 지금은 어떻게 이어져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를 ‘끈’으로 묘사하여 이어준다. 역사를 알고 모르고는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어떤 행동을 하라거나 움직이라고 밀어붙이지 않는다. 단지 그곳에 갔을 때 그곳에 얽혀 있는 지나간 역사의 흔적을 다시 곱씹고 깊이 생각해 보자고 말한다. 더 더워지기 전에 히메시마에 가보고 싶다. 버스를 놓치면 안 되겠지만 나도 등대에 기대어 저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공주가 이곳까지 오게 된 비밀을 상상하면서 시원하게 자판기 캔커피를 마시는 상상을 해 본다. 역사와 함께 하는 일주일은 더 없는 여행의 가치를 일깨워 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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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여행 앞두고 도서관에서 몇권의 책을 골라왔는데 이 책에 붙은 부제인 한일간의 끈을 찾아서 라는 것을 보고 목차를 펴보니 기대가 되더군요. 단순한 관광이 아닌 것이 맘에 들었고 첫날 여행인 윤동주 시인에 관한 글을 보면서 눈물 많이 흘렸답니다. 이삼평, 군함도... 히메시마의 공주 이야기까지... 일본에 대한 반일감정으로 일본 여행을 원치 안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규슈로 자유여행 가게되어 책속에서 자료좀 찾아 짧지만 기억에 남을 여행을 통해 내 마음속에 묵직하게 자리한 감정들을 풀어내고 싶었는데 최미혜님의 책만 읽고도 응어리진 제 마음이 조금은 풀린듯 합니다. 소박한 여행자의 모습도 좋고... 함께 여행다니며 배우고 싶다는 소망에 여기에 리뷰를 남겨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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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휴가를 가게 되었다. 회사에 일은 없고 마음은 싱숭생숭하고 봄은 오고 꽃은 피고. 겸사겸사 친구와 둘이서 규슈로 떠나기로 했다. 일정은 2박 3일. 다녀오면 죽어라 일만 해야지(과연). 비행기 티켓을 끊자마자 규슈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한국인 여행자가 많이 찾는 여행지답게 가이드북도 블로그 여행 후기도 많다. 웬만한 맛집과 쇼핑 정보를 머릿속에 집어넣고 나서 이번에는 가이드북이나 블로그 후기에는 없는 여행 정보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책이 바로 <규슈에서 일주일을>이다. 저자 최미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교육대학원에서 일본어 교육을 전공했다. 현재는 송담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책장의 정석>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번 여행의 테마를 '한일 간의 끈을 찾아가는 여행'으로 정하고 일주일 동안 규슈에 있는 일곱 개의 현을 돌아보기로 한다. 후쿠오카에서 출발해 사가, 나가사키, 구마모토, 가고시마, 미야자키, 오이타를 거쳐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저자는 먼저 후쿠오카에서 '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의 회원들을 만난다. 회원은 모두 일본인. 이들은 윤동주가 생을 마감한 2월이 되면 윤동주가 눈을 감은 후쿠오카 형무소가 있었던 곳으로 짐작되는 모모치팔레스 근처 모모치니시공원에서 추도식을 한다. 모모치라면 후쿠오카를 찾는 여행자들이 반드시 들른다는 모모치해변이 있는 곳이다. 가이드북에는 모모치해변 근처의 관광지와 맛집 정보만 나오지, 근처에서 윤동주가 짧은 생을 마감했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사가에는 임진왜란 때 도공으로 끌려가 아리타 도자기의 신이 된 이삼평을 모시는 사당이 있다. 나가사키에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징용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군함도(하시마)가 있다. 구마모토는 임진왜란 때 조선 원정의 선봉에 섰던 가토 기요마사, 가고시마에는 가토 기요마사를 비롯한 왜군들에게 끌려간 조선인들이 만든 도자기 마을 미야마가 있다. 미야자키에는 백제왕의 전설을 안고 있는 남향촌이 있으며, 오이타에는 가야에서 건너간 여성을 신으로 모시는 히메시마 섬이 있다. 규슈 전역에 걸쳐 한일 간의 역사적 고리를 알 수 있는 유적이나 장소가 많이 남아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들이 거주한 지역이나 임진왜란 때 끌려온 도공들이 모여 살았던 지역 등 일본으로서는 '흑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곳인 까닭에 널리 홍보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2015년 세계 유산에 등재된 군함도 정도가 유명한데, 한국인들은 이곳을 일제 강점기 때 강제 징용이 이뤄진 곳으로 기억하는 반면, 일본인들은 근대화를 상징하는 자랑스러운 유적으로 기리고 있으니 개탄할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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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편집할 수 있다면 인생도 편집할 수 있다는 나루케 마코토의 ‘책장의 정석’을 옮긴 저자가 이번에는 규슈 지역의 숨어있는 한ㆍ일간 회색빛 역사의 현장을 구석구석 돌아보면서 쓴 여행에세이를 출간한다는 사실을 인터넷 서점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저자가 회색빛 역사의 현장을 여행을 하면서 그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의 만남에서 내게,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체험하기 위해 곧바로 예약구매를 했고 어저께 택배를 받은 후 곧바로 책을 펼쳐 들고 읽기 시작했다. 규슈에서 일주일을-한ㆍ일간의 끈을 찾아서-은 일주일 동안 규슈에 있는 일곱 개의 현(후쿠오카 현, 사가 현, 나가사끼 현, 구마모토 현, 가고시마 현, 미야자끼 현, 오이타 현)을 일주일간 여행하며 쓴 여행 에세이이다. 첫째 날은 후쿠오카 현에서 윤동주를, 둘째 날은 사가 현에서 신이 된 사나이 이삼평을, 셋째 날은 나가사키 현의 군함도에 강제징용 당해 스러져간 젊은이들을, 넷째 날은 구마모토 현에서 구마모토성 축조에 동원된 조선인의 눈물을, 다섯째 날은 가고시마 현에서 400년전의 조선 도공을, 여섯째 날은 미야자키 현에서 백제왕의 전설을, 일곱째 날은 오이타 현에서 고대 한반도에서 건너온 여성을 만나며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한ㆍ일간 끈의 의미를 찾으려고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을 펴서 덮는 순간까지 울컥한 적도 있고 화가 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저자가 내게, 우리에게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혐일, 극일 이런 것들이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 서로 진심어린 이해와 노력을 통해 한ㆍ일간의 회색빛 역사의 끈이 금빛 은빛의 상생하는 끈으로 이어지기를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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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끈’을 찾는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여행지인 규슈를, 관광지를 보는 시점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인 ‘끈’을 찾는 시각으로 본다는 테마가 마음에 들어서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책은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후쿠오카 현, 사가 현, 나가사키 현, 구마모토 현, 가고시마 현, 미야자키 현, 오이타 현에 있는 두 나라의 역사적인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에세이이다. 나도 혼자 여행하는 꿈을 꾸고 있기 때문에 여성 작가가 혼자 여행을 하며 쓴 에세이라 마음이 끌렸다. 특히 따뜻한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담담하고 솔직하게 자신을 생각을 풀어가는 점이 좋았다. 후쿠오카에서는 윤동주의 시를 읽는 모임을 소개하는데 우리나라도 아니고 일본에서 20년 이상 계속되는 이런 모임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 군함도는 방송에서 여러 번 나왔지만 실제로 한 작가의 눈을 통해 듣고 알게 되는 사실은 마음이 아팠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아픈 역사이지만 이런 중요한 사실들은 우리가 절대로 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관광지로 꼭 들르는 구마모토 성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끌려가 성을 쌓는데 동원 되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다. 도자기로 유명해진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사가 현과 가고시마 현은 가슴은 아팠지만 한편 뿌듯한 부분도 있었다. 그밖에도 백제왕의 전설을 가지고 있는 미야자키의 시골과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여성을 신으로 모시는 오이타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큰 여운을 안고 책장의 마지막을 덮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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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좋아하고 특히 규슈에는 여러 번 간 적이 있어서 규슈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다. 열흘 정도 길게 여행 계획을 짜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될까 하고 별 생각 없이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결론은 스스로 많이 부끄러워졌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역사적인 악연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쇼핑을 하고 유명한 식당을 찾아다니고 블로그에 올릴 사진 찍기에 바빴는지 스스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일주일 동안 규슈에 있는 한일 두 나라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장소를 여행하며 간략한 배경 지식과 작가의 감상을 실은 책이다. 전문적인 학자가 아니라서 딱딱한 표현이 없고 이야기가 쉬워서 마음에 편하게 와 닿았다. 시인 윤동주, 일본에서 도자기의 신이 된 이삼평, 군함도, 구마모토 성 같은 곳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역사적인 배경 지식도 얻었고 새로 알게 된 내용도 많았다. 특히 윤동주의 시를 20년이나 읽고 있는 모임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게다가 시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수준이 너무 깊어서 조금 감동을 받았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역사를 주제로 한 여행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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