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아이도 취업을 위한 자소서를 쓰고 있는데 때로는 기업에서 응시자의 독서능력을 알아보기 “당신이 읽은 책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과 그 이유를 한 줄로 말하라?”는 항목도 있는 모양이다. 책 한권을 읽고 한 줄로 이유를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차라리 A4 용지 한 장이나 반장이라면 서술이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해서 짜깁기를 하면 되는데 한 줄이면 뻔한 내용을 요구하지 않기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정답 맞추기에 익숙한 응시자들은 대부분 똑같은 내용을 적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에서는 그 한줄 속에 나타난 응시자의 독창적인 생각에 점수를 줄 것이다. 이미 포철이나 이랜드와 같은 대기업은 독서문화가 핵심이 되었고 또 놀라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논술이 필수가 되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글쓰기 실력도 갖춘 아이들을 원하고 있다. 젊은 시절 이성을 만날 때 취미를 물으면 대부분 독서라고 대답을 했는데 고상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독서를 취미로 해도 사는데 별 지장이 없었지만 지금은 독서를 취미로 한다면 생존경쟁에서 낙오되고 만다. 그래서 책 읽는 것도 기술이고 능력으로 인정받는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읽고 그 핵심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 때문에, 질적으로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우리 시대는 비싼 수강료를 마다하지 않고 글쓰기 강좌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런 욕구 때문에 독서의 방법과 글쓰기를 주제로 한 책들도 수없이 출판되고 있고 독자들에게 인정받는 필자들도 꽤 많이 등장을 했다. ‘비전을 실현해 주는 독서 컨설팅’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법에 대한 책이다. 이런 책들은 대부분 홍보문구가 거창하다. 마치 이런 책 한권 읽으면 독서의 대가가 될 것 같은 환상을 심어준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의 독서법은 잊어라’ 책 좀 읽은 독자들은 이런 자극적인 문구를 보면서 “자기계발서의 한계야”라며 평가절하할지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부분도 있지만 독서법에 대해 새로운 방법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기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부류의 책들은 수천 권의 책을 읽었다는 저자 자신의 독서량을 자랑하며 마치 독서에 대해서는 신의 경지에 오른 것처럼 자신을 소개하지만 이 책의 저자 심상민은 그런 자기 자랑이 없기에 좋다. 저자의 경력을 보면 신문기자에서 시작해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성신여자 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로 재직하고 있기에 독서가 보다는 학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책도 자신의 경험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독서의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는데 결론은 자기계발이다.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너도 나처럼 하면 성공할 수 있어!”라는 뻔한 이야기 때문에 평가절하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성공은 그 뻔한 이야기를 행동으로 옮겼기에 주어진 선물이다. 몰라서 실패한 사람은 없다. 알고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기에 뒤늦게 아픔의 눈물을 흘리며 후회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철저하게 행동을 요구한다. 한번 읽고 머릿속에 짧은 지식으로 남아있다면 안 읽은 것만 못하다. 설익은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이 책을 쓴 목적을 이렇게 말한다. ‘철저하게 직장인 스스로가 먼저 꿈을 품고 길을 떠나 소울메이트가 필요한 때 책을 만나 사귀고 서로 존중해 오래 오래 이어가는 관계를 이 책에 담고자 했다.’저자는 그 대상으로 모든 직장인이 아니라 ‘꿈을 품은’이란 전제를 사용하며 꿈이 책읽기의 출발임을 전제하며 그 방법으로 5단계 책 읽기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1단계는 독서를 통해 꿈과 목표를 구체화시키는 것이다. 2단계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책을 찾는 것이다. 3단계는 독서하기 좋은 환경을 꾸미는 것이다. 4단계는 몰입독서를 하는 것이다. 5단계는 책을 밟고 나아가는 것이다. ‘거리의 철학자’라 불리는 강신주는 이런 독서법에 대하여 불만을 토로한다. 그는 밑줄치고 요약하고 독서 토론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인데 감응의 독서법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감응되지 않는다면 내다 버려라.”라고 말하면서 합의, 요약, 정리보다는 어디에서 감동 받았는지를 말하라고 한다. 맞는 말이지만 감동받은 것을 말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관점이 필요하고 그러기위해서 필요한 것이 합의, 요약, 분석, 정리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
|
- 글은? 살아온 만큼만 나온다. 여행에서도 아는 만큼 더 잘 보인다. (프롤로그)
|
|
최소한의 노력을 통해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어라.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전략들이 도처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학생들은 우리 때보다 더욱 긴 시간을 공부하고 시험 성적만 놓고 본다면 그리 나쁘지 않음에도 상식 부분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많다. 수업 시간에 다루어진 부분에 관해서는 박사가 따로 없으나 그 이상의 것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엔 아주 서툰 것이다. 교사의 그리고 교육의 역할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에, 그 이상의 먹잇감은 스스로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냥을 나서지 않는 탓이다. 자고로 독서는 지식 함양을 위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임에도, 많은 이들은 독서를 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의 경우 한해 평균 독서량이 1권이 채 되지 않는다고도 하니 그 심각성은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책을 읽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독서법을 강구하려 들면 펄쩍 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왕 독서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막무가내로 읽어대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다지 좋은 독서가 아닌 듯하다. 독서에도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저자는 그렇다면 어떠한 독서를 좋은 독서로 보았을까 실용서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책은, 현대인에겐 독서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듯했다. 제한된 시간 동안 자신이 원하는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도를 닦는 것도 아니고 단지 책을 읽고자 함인데 스스로를 알아야만 한다니, 소크라테스가 환생한 건 아닌가 의문이 갈 법도 하다. 그렇지만 되고자 하는 무언가와 현재 자신간의 격차를 깨닫고, 이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독서를 받아들인다면 이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즉,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도구로서 책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물론 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좋을 리 없다. 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는 반면, 철저한 시장조사를, 직접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도 분명 존재한다. 무엇을 어떠한 방법을 통해 얻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다. 독서를 통해 이러이러한 것을 얻어야겠다 결정을 했다면 이제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나의 경우 눈 앞에 컴퓨터가 놓여 있을 때면 상대적으로 책으로는 손이 덜 가곤 한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책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환경에 있지 않나 싶다. 책보다 자극적인, 그래서 우리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들이 널려 있는 이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곧 금욕생활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독서만을 위한 자그마한 공간을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거실의 텔레비전을 없애고 대신 책장을 들여놓는 것도 독서를 유도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독서로부터 무엇을 얻을지 독서의 목표를 정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도 잘 갖추었다면 옳은 책을 골라 잘 읽어야 할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홍 과장의 이야기는 한 예가 될 수 있을 듯한데, 목적의식이 너무 투철해 보인다고 할까나. 개인적으로는 홍 과장처럼 철두철미한 독서를 하고 있지 못해서인지 마음에 잘 와 닿질 않았다. 그렇지만 제 목적을 세분화하고 이에 따라 읽을 책을 선정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하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이렇게 하라’는 구절을 수 차례 읽기보다는 직접 한 차례 해 봄으로써 자신만의 노하우를 발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서는 활자의 인식만이 아니다.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라는 말을 다들 한 번씩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미국의 시카고대는 서평을 작성하는 것을 독서의 최종 단계로 설정했고, 실제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이를 요구하고 있단다. 서평은 책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책을 이해하고 자신의 시각에서 이를 소화해냈을 때 비로소 글을 쓸 수 있다. 책 읽는 것 이상으로 글 쓰는 것을 싫어하는 현대인에게 독서 컨설팅은 읽고 또 쓸 것을 요구한다. 모르겠다. 이것이 제 직업적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고, 당장 연봉의 상승/삭감과 직결된다면 울며 겨자 먹기일지라도 다들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