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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한 의심과 확신, 또 내 자신에 대한 확신과 의심. 어쩜 우리들은 평생 이렇게
의심과 확신 속에서 방황하며 살아가게 만들어진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늘 해오고
있습니다.
자신을 잘 모르겠다는 의심은 정말 기가 막힌 슬픔이기도 하지만, 자신 외의 사람들에 대
해 갖는 의심 또한 많은 문제를 낳으면서 갈등의 소지가 되기도 하지요. 바로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이 그렇게 타인에 대한 의심으로 빚어지는 복잡한 인간 간의 갈등, 또 그것으
로 말미암아 결국 자신에 대한 확신성까지 무너지며 추락하는 인간성에 대한 탐구가 아닐
까 싶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의심으로부터 자신을 떼어내어야 한다
고 믿어지는 종교인들입니다. 단순히 종교를 믿는 이들이 아닌 종교를 전파하고 지켜야
하는 이들이지요. 천주교가 개혁의 물결 한 복판에 있던 1964년, 개혁의 중심적 인물인
자유 사상의 선봉자 플린 신부는 성 니콜라스 교구 학교에 유일하게 재학 중인 한 흑인
소년에게 꿈과 용기를 주며 가깝게 지냅니다.
![Image00023[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189/14189/23/Image00023%5B1%5D.jpg)
한 편 천주교회의 새 물결에 따라 신부와 동등한 입장에 있다고 믿고 있는 교장 수녀인
알로이시스 수녀는 자신의 보수적인 교육관에 반하는 플린 신부의 개방적 성향에 대해
은근한 위협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수시로 그의 행동을 관찰하고 견제하지요.
그렇게 팽팽하게 대립적인 두 사람 사이에 순진하고 이상주의자적인 제임스 수녀가 등
장하여 어처구니 없게 자신의 의심을 발설하므로 사태는 심각하게 전개됩니다.
아직 이 영화를 감상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세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겠지만,
한 순진한 수녀의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고백, 다시 말해 자신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
나는 의심으로 말미암아 활기차고 의욕 넘쳐 보이던 한 신부는 자신의 의지를 접게 되
고 결국엔 알로이시스 교장 수녀의 희생양(?)이 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주인공인 세 명의 종교인들 간에 벌어지는 의심과 불확신성에 대한 갈등
만을 다루고 있지,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에 대해서는 관객들의 판단에 모
든 것을 맡기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감독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확실하게 부각시켜 관
객들을 감독의 의도에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 각자가 스스로 판단하기를
유도했다고 볼 수 있지요.
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가 아니라 바로 의심을 하고, 받는
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통해 우리들이 평소 가지고 있는 확실성에 의문을 던져
보게 하는 것, 즉 우리가 알고 받아들이는 진실이 사실은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곰
씹어 볼 기회를 던져준 것이 바로 이 영화의 미덕이 아닐까 가 제 개인적 견해인데요.
더불어 자신의 진실된 소리가 대중이라는 거대한 함성에 파묻혀 버리고,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대인들의 비극에 대해서도 감독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여겨지고요.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자신의 신념에 투철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맹목적인 신념이라는
오류에 빠질 수도 있음을, 그것을 반성할 수도 있지만 때론 이미 되돌리기에 모든 것이
너무 늦어버릴 수도 있음을 우리에게 인지시키며 신중하지 못한 의심과 불 확신한 확신
에 대한 신념은 똑같이 위험하다는 것을 주지시키는 것이 영화가 말하고 하는 바 라고
저는 믿게 되었답니다.
![Image00024[1].jpg](http://blog.chosun.com/web_file/blog/189/14189/23/Image00024%5B1%5D.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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