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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발로 걷는 개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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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발로 걷는 개도, 웃는다   1.   『개는 어떻게 웃는가』는 4편의 중편 소설이 실려 있는 김병용의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에는 원장의 강아지 실종 사건으로 직업훈련원에서 빚어지는 권력의 훈육과 권력에의 순응 문제를 다룬 「원장의 개」,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면서 소설을 쓰고자 하는 ‘이상커피숍’의 여주인 ‘나’와 실연으로 정신이상이 되어 정신과 의사에게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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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발로 걷는 개도, 웃는다

  1.

  『개는 어떻게 웃는가』는 4편의 중편 소설이 실려 있는 김병용의 소설집이다. 이 소설집에는 원장의 강아지 실종 사건으로 직업훈련원에서 빚어지는 권력의 훈육과 권력에의 순응 문제를 다룬 「원장의 개」,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면서 소설을 쓰고자 하는 ‘이상커피숍’의 여주인 ‘나’와 실연으로 정신이상이 되어 정신과 의사에게 하루에 한 번씩 전화 통화를 해 대는 ‘순천댁’을 통해 사랑과 소통의 문제를 암시하고 있는 「개는 어떻게 웃는가」, 현장활동가인 두 남녀의 산행을 통해 운동권에서 벌어지는 타인에 대한 불신과 불안, 이념을 초월한 상호소통과 사랑을 다룬 「산행」, 릴레이 바통터치의 실패와 아내의 불임과 친구 ‘채욱’의 죽음과 친구 ‘경해’와의 전화 불통을 ‘세 발로 걷는 개’의 상처로 상징화한 「바통」이 실려 있다. 이 소설들은 모두 현대인의 소통의 부재, 그로 인한 상처와 ‘억울’, 그 치유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2. ‘억울’, 그 이중의 상처

  김병용의 소설에서 소통의 부재, 관계의 단절을 주재하는 것은 바로 ‘억울’이다. ‘억울’이란 단어가 갖고 있는 통속적, 신파적 분위기가 눈에 거슬린다면 그것을 ‘억압적 현실’이라 바꾸어도 될 듯싶다. 그의 소설 해독의 키워드라 믿고 싶은 이 단어는 그의 기행산문집 『길 위의 풍경』에 있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단어가 ‘억울(抑鬱)’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으로 인해서든 남을 통해서든 상처받은 자는 누구나 울분을 느낀다. 한데 그 울분을 토하면 안 되는 것, 누르고 또 억누르는 것이 ‘억울’이다. 이중의 상처, 끝끝내 말하면 안 되는 것, 그러니 피를 토하고 죽을 일이다. 

  상처를 견디고 억눌러야 한다는 것, 그 이중의 상처를 「원장의 개」의 서사적 인물 ‘경철’은 ‘인도’에게 강요한다. “이 일은 절대 함구해야 된다. 어차피 다친 일, ‘억울’하겠지만 그래도 서로 좋게 해결하자면 네가 입을 다물어야지.”

  그렇다면 ‘억울’하지만 참고 견뎌야만 하는 이 ‘상처’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것은 우연한, 아주 사소한 사건으로부터 온다. 「원장의 개」에서 보일러실에서 낮잠을 자다 학과 시간을 빼먹은 훈련생이 제적된 것은 제적시킬 의도가 없었는데도 누군가가 근거 없이 말한 ‘제적’이라는 대답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였다. 또한 원장의 똥개 실종으로 강아지를 찾는 과정에서 훈련원생들의 갈등과 반목과 상처는 소용돌이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개는 어떻게 웃는가」의 남편이 폭력을 행사하게 된 원인도 석사 학위는 현대문학으로 박사 학위는 고전문학으로 받은 그의 전공 때문이었다. 그것이 남편을 현대의 선비를 꿈꾸는 몽상가로 만들어 어느덧 폭력으로 의처증으로 발전된 것이다. 여주인 ‘나’가 사랑한 개 ‘영준’이 그녀를 꺼리고 외면하다 결국 웃음을 잃고 죽게 되는 것도 암캐를 발견하고 나가려는 ‘영준’을 나가지 못하게 제지한 그 조그만 사건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산행」의 ‘인철’이 산행 내내 공포감을 떨치지 못하는 것도 산의 초입에서 낯선 사내들을 만났던 그 사건 때문이었고, 「바통」에서의 ‘아내’의 불임과 부부의 불화의 원인 역시 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냐고 조심스레 어머니가 말을 꺼낸 그 사건 때문이었다. 농민운동가였던 ‘채욱’을 피해망상증으로 알콜중독자로 죽음으로 치닫게 한 사건도 늦은 나이에 한의대에 들어간 ‘채욱’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옛 동지들이 빨리 공부 마치고 돌아오라며, 술판이 벌어질 만하면 등을 떼밀던 바로 그 사건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채욱은 외톨이가 되고 만 것이다.

  우연하고도 사소한 사건은 집단 내의 권력이 인간의 신체를 통제하려는 데 있어 아주 유효한 기제가 된다. 즉 권력이나 권력과 연계된 폭력이 작동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던지면 그 때부터는 그 동안 훌륭하게 유지되었던 상호 존중의 정신이 박살나고 폭력이 행사되고 군대식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위계질서가 엄격하게 지켜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궁지에 몰리면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은 적을 향해 대드는 게 아니라, 옆에 선 동료에게 적개 어린 이빨을 들이대는 모양이야. 허망하게도 그렇게 자중지란이 일어나고 동료가 동료를 의심하고 헐뜯고, 그래서 같이 무너지고……. 알고 보면 우리 조직도 그렇게 몇 번씩이나 풍비박산났잖아. 인철이 불구속으로 처리한 거 저놈들이 머리 쓴 거야! 인철이를 의심하게 만들어서 우리끼리 이간질시키려는 수작이 아니겠어.”   ―「산행」 중에서 

  「산행」의 ‘선희’ 말대로 ‘인철’은 육신의 고통을 정신력으로 버팅긴다는 게 사실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무지막지하게 쥐어 패는 그놈들보다 만나기만 하면 자기를 씹어대던 선후배들이 더 미워져, 결국 후배들을 다 불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원장의 개」에서도 권력의 주구走狗가 된 말단 권력자 ‘이 주임’은 사환 출신의 임시직원이었던 자기를 깔보고 고작 깍두기 세 쪽을 줬던 수모를 이제 ‘완장’으로 복수하려고 한다. 체벌과 기합의 군대식 기율 폭력으로 훈련원생들의 ‘육신’을 짓이기는 것이다. 미셸 푸코가 말하는 근대적 훈육제도를 상징하는 이곳 ‘직업훈련원’에서, ‘이 주임’을 넘어선 권력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상징적 권력의 통제 목표 역시 인간의 신체가 되는 것이고, 신체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통해 생산되는 것은 ‘기계로서의 육체’와 더불어 ‘권력에 순응하는 주체’인 것이다.

  3. ‘억울’의 치유, 소통의 방법

  김병용의 소설에서 ‘상처’는 이 우연하고도 사소한 ‘사건’ 이전에 이미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 관계의 단절은 이미 던져진 주사위처럼 필연적인 삶의 조건이기도 한데, 이러한 소통의 원천적 봉쇄는 단독자로 살아가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다. 

  그 열흘 남짓, 우리는 다투어 떠들어댔지만 그건 모두 독백이거나 무의미한 방백이었다. 대화는 없었다. ‘내겐 이런 사정이 있다’까지는 허용되지만, ‘어떻게 해야 하니’ 물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아슬아슬한 묵계 속에 우리는 취했고, 울고 쓰러졌다.   ―「바통」 중에서 

  「산행」에서의 “뭐든지 마음에 담아두는 게 좋았다. 입 밖으로 내뱉어진 말은 발설자와 청취자 모두를 구속하는 법이었다.”는 ‘인철’처럼, “아무리 친구 사이라 하더라도 그런 것까지 내보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 내 고민을 털어 놓으면, 너의 고민도 들어줘야 한다, 그렇게 삼투되는 삶……. 난 그런 게 싫었다.”는 「바통」에서의 ‘나’처럼, 남의 삶에 간섭하지 않기, 대신 간섭받지도 않기, 암시할 수는 있지만 다 말하지 않기라는 삶의 방식이 바로 바통터치되지 않는 현대인들의 숙명적 단절감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소통의 부재는 때론 타인에 대한 자기중심적 사랑과 배려에서 오기도 한다. 

  2번 주자는 키가 작은 3번 주자를 배려해 손을 낮게 뻗었고, 3번 주자는 가속을 붙이는 그 순간에도 2번 주자의 신장이 자신보다 크다는 사실을 의식해, 손을 높이 뻗었다.   ―「바통」 중에서 

  아니, 이 사랑과 배려를 타인에 대한 불신 혹은 오해라고 불러도 된다. 이 오해가 지나치면 이것이 화근이 되어 바통터치는 실패하고 상호소통은 단절되는 것이다. 「개는 어떻게 웃는가」에서 ‘영준’에 대한 ‘나’의 사랑이 ‘영준’의 죽음을 불러왔다. 동네 암캐와 어울리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영준’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나’의 애정은 남편의 폭력을 불러온다. 대학 강사 남편에 대한 ‘나’의 악착같은 뒷바라지로 남편은 더욱 포악해지는 것이다. 한편에서의 ‘사랑’이 다른 한편에게 무능함을 알려주는 ‘상처’가 되면 상호소통은 가로막힌다. 사랑이라는 쓸쓸한 이름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폭력 앞에서.

  그러나 ‘상처’는 개인이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내면의 불안이나 공포, 고독과 소외는 인간의 숙명인 것이다. 질주하는 자동차에 다리 하나를 잃고 살아가는 세 발 짐승처럼 말이다. ‘억울’하지만, ‘억울’할 수 있지만, 모든 게 치명적인 ‘덫’이므로, 그 ‘덫’에 걸렸으므로, 우리는 불가항력적으로 ‘상처’를 누르고 또 억누르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너만 그런 것도 아니다. 누구든 팔다리 하나쯤 내주고 산다…… (중략) 모든 게 치명적인 덫이다. 짐승아……. 네 발로 걷던 한 시기가 지나고 이제 세 발로 걸어야 하는 때, 오직 너 혼자서 그 시간과 시간 사이를 건너올 수 있단다. 네 다리 하나를 내주고.   ―「바통」 중에서 

  하지만 김병용의 소설에는 이러한 염세적 허무주의적 소통의 부재를 뛰어넘고 관계의 단절을 봉합하려는 의지가 있다. 소통이란 타인에게 ‘상처’를 드러내려는 의지, 타인의 ‘상처’를 이해하려는 의지의 다른 이름이다. 누군가의 충고가 간절해지는 마음, 겁도 없이 남의 삶에 간섭하고픈 마음, ‘내겐 이런 사정이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하니’ 묻고 싶은 마음.

  「산행」에서 “그래! 서로 찢어발길 수 있는 만큼 찢어발기는 거야! 그래야 미련도 없을 거 아냐!”는 ‘선희’의 말에 ‘인철’은 결국 후배를 불어버린 과거를 고백하게 된다. ‘상처’를 드러냄으로써 두 남녀는 화해하고 이념의 공유가 아닌 진정한 사랑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쏟아 붓고 싶은 의지가 상호 대화라는 적극적인 형태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때론 글쓰기의 행위로 표출되기도 한다. 「개는 어떻게 웃는가」에서, ‘나’의 소설쓰기가 자아도취적인 글쓰기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어쨌든 문학은 인간 관계의 한 해결책으로 암시되고 있다. ‘나’는 ‘영준’에 대한 죄의식이나 남편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그 극성스런 집념에서 벗어나려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영준’을 소재로 어린 시절을 쓰던 중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개에게는 개의 삶이 있고 사람에겐 사람이 삶이 있다는 엄연한 질서를 깨닫는다. 이러한 질서를 깨닫는 한, 타인(대상)의 자유를 인정하는 한, 타인과의 소통이 가능해지고 우리 삶의 소외와 비애를 견뎌내는 일이 조금은 수월해질 것 같다.

  4.

  개는 웃는다. 개가 웃는다고 굳게 믿었던 ‘이상커피숍’의 여주인 ‘나’는 ‘순천댁’의 개 자랑을 엿들은 이후, 공중전화 부스 속의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참을 수 없는 고통 끝에 신음소리를 내지르듯 심하게 일그러진 채 벌어져 있는 그녀의 입을 보면서, 멀리서나마 그녀의 눈물방울을 똑똑히 보면서, 개도 웃는다.고, 그녀 소설의 끝부분을 빨리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 누구나 팔다리 하나쯤 내주고 산다는 믿음으로 타인에게 다가가고픈 마음을 먹는 한, 타인의 상처를 인정하고 아픔을 공유하려고 하는 한, 사랑의 가장 큰 원리가 삼투라는 것을 주저 없이 믿게 되는 한, ‘나’의 열 살배기 시절의 개 ‘영준’처럼, 모든 개는 웃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억울’을 거리낌 없이 타인에게 쏟아 부을 수 있는 한

  세 발로 걷는 개도, 웃을 수 있는 것이다.

k*******2 2009.06.21.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개도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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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우리에게 정말 친숙한 동물이다. 친숙한 만큼 개에게 우리는 함부로 대하고 생명체가 아닌 것처럼 대한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각종 안 좋은 말들을 개에 빗대어 이야기 한다. ‘개는 어떻게 웃는가’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개도 웃을 수 있었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도 행복 한다면 웃을 것인데 우리가 개의 행복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책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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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우리에게 정말 친숙한 동물이다. 친숙한 만큼 개에게 우리는 함부로 대하고 생명체가 아닌 것처럼 대한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각종 안 좋은 말들을 개에 빗대어 이야기 한다. ‘개는 어떻게 웃는가’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개도 웃을 수 있었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도 행복 한다면 웃을 것인데 우리가 개의 행복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원장의 개’ ‘개는 어떻게 웃는가’ ‘산행’ ‘바통’ 총4개의 소설로 이루어진 이 책은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원장의 개’에서는 권력에 대한, ‘개는 어떻게 웃는가’는 폭력에 대한, ‘산행’은 타인에 대한 그리고 ‘바통’은 친구에 대한 소통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 한다.

현대인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소통의 단절로 인해 서로를 오해하고 상처를 주고 자신만의 틀 속에 박혀 살아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통 즉 대화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


4개의 각기 다른 소설은 소통의 단절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룬듯했다. 각자의 시선과 다른 곳의 시선들을 통해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그리고 무심히 넘기고 있는 많은 것들을 다시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이들은 세상과 타인과 소통을 하기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삶속에서 얼마나 많은 단절과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것일까. 모두들 자신의 틀 속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상처받기가 두려워서 그런 것일 것이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언제까지나 자신의 틀과 상처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며 세상속에서 소통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f*******s 2009.10.12.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