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을 낯설게 볼 것인가에서 부터 짚어보아야 할 문제이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사고 방식을 강요당하면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에게조차도 '창의력'을 강요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엉뚱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이러한 현실은 참으로 우울하다. 비단 학교생활 뿐만이 아니라, 사회 속에 살면서도 늘 요구되는 것은 무언가를 남들보다 다르게 생각하는 아이디어 이다. 회사의 회의시간에는 늘 그런 말로 시작해서 그런 말로 끝나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의 조합으로부터 결론을 도출해내고는 만족해하거나 심각해진다. 움베르토 에코는 무엇에 대해서 심각하게 낯설게 보고 있는가? 에코는 이 책에서 몇 편의 강연 또는 책의 서두의 내용을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보되,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좋은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얇은 분량의 책이지만, 그리고 그 내용이 대부분 에코 자신이 강연을 했던 내용이거나 어떤 책의 서문을 발췌한 것이지만 이것은 그 어떤 두꺼운 책보다도 심각한 질문과 대답들로 가득차있기 때문에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일 주일 동안을 꼬박 할애하여서 읽고 또 읽었다. 아랫부분에 두텁게 쓰여진 주석이 나오면(물론, 대부분 생소한 내용이었다.) 그것을 웹에서 검색해서 찾아보았다. 그러면서 또 에코의 글과 대조해가면서 그가 말하려고 하는 바에 대해서 침착하게 공감대를 형성해갔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에코식의 아이러니 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에코의 책을 읽으면서 단번에 통쾌하게 흘러갔던 적이 없었다. 항상 주석을 파헤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사전을 찾고 인터넷을 검색하고 또는 다른 책을 통해서 지식을 쌓아올려서 에코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노력했었다. 에코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이없는 낯설음인가! 에코는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당신이 무드셀라보다 젊지 않은가? 그리고 피터팬보다는 어른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낯선 세계에 당신의 평생을 두고 도전해볼만 한 것이 아닌가? 오늘은 이만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도 좋다.' |
| 에코의 이름만으로 책을 주문해서 처음 읽었을때는, 사실 조금 당황했었다. 내가 읽고 있는 이 책은 도대체 뭘 말하는거지? 하는 마음이 들정도로, 다섯개의 강연, 기사를 모은 이 책의 첫인상은 어리둥절이었다. 게다가 첫페이지부터 이름도 모르는 사나이에 대한 분석이 나오니 읽는 맛도 안났다. 그러다가 문득, 이게 바로 <낯설게하기> 라는 걸 깨달았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물론 나는 모르는 것이었지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이렇게 달라보인다는 것을, 이만큼 강하게 느끼는건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5편의 모음글 중에서 칼리오라의 희극에 대한 글은 그대로 개그가 된다. (희극이니 당연한가) 그 개그가 바로 아이러니에 대한 통찰력, 당연히 여기던 것에 대한 탐구가 된다는 것을 발견할때, 그저 웃기기만 했던 말장난의 심오함(..)에 경탄하게 된다.낯설게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