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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디 착하다 착하디 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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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긴- 외국 생활에 위로가 되어준 몇몇 뮤지션들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루시드폴이다. 청명하고 맑은(Lucid) 가을(Fall) 하늘처럼 맑고 착한, 명징한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 속으로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마음속에 가득 담겼던 눈물과 울음도 견고한 둑을 허물고 저절로 흘러가게 되는 거다.   그래서 나는 루시드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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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긴- 외국 생활에 위로가 되어준 몇몇 뮤지션들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루시드폴이다. 청명하고 맑은(Lucid) 가을(Fall) 하늘처럼 맑고 착한, 명징한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 속으로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마음속에 가득 담겼던 눈물과 울음도 견고한 둑을 허물고 저절로 흘러가게 되는 거다.

 

그래서 나는 루시드폴이라는 이 뮤지션이 참 고맙다.

 

어떻게 이 뮤지션을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몇몇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근황을 살피다 알게 된 것인지, 아니면 누구에게 소개를 받은 것인지... 전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분명한 거 하나는 한국에 있을 때는 몰랐던 사람이라는 점.


내 기억이 맞다면 루시드폴을 처음 접한 게 3집인 '국경의 밤'이었던 것 같다.

가장 힘든 삶의 한 지점에서 친구를 찾아 지구 반 바퀴를 날아 온 오랜 친구와 밤새 유럽의 밤을 달린 기억을 노래로 만들었다는 이 곡도 그렇거니와......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기도 하지만, 유학 생활 중 외국에서 만든 곡들이라 그런지, 정서적으로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모두가 잠든 깊은 밤이나, 끝이 없이 쭉 뻗은 도로를 달리면서 이 음반을 들을 때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대서양 건너 나를 위로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참 힘이 되었다.

 

토닥토닥 토닥토닥.

 

분노도, 슬픔도, 외로움도, 쓸쓸함도, 아픔도, 고통도, 번민도, 두려움도, 부끄러움, 그리움도 모두 녹아내렸다. 사무쳤던 그 모든 감정들이.

 

그 뒤로 1집인 '새'와 2집인 '오, 사랑', 그리고 라이브 앨범인 'The Light Of Songs'까지 모두 소장하게 되었다.

 

아주 나중에라도 누군가 미국 생활 중 힘이 되었던 것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중 하나가 루시드폴'이었다고 말할 것 같다.

 

착한 노래가 갖는 착한 위로의 힘, 그 자체로 함께할 수 있는 정서적인 연대랄까, '그래, 난 이런 감정 알아.', '당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뭔지 알겠어요.', '아, 내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군요.' 뭐 이런 것들...... 이 세상 어딘가에 적어도 나를 이해해줄 것 같은 사람이 한 명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아무도 이해해주지 못할 것 같은 정서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는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모든 재킷 디자인이 맘에 들지만, 이 앨범 재킷도 맘에 든다.

어둠 속에서도 그 존재 자체로 빛이 될 수 있는 사람.

폭풍 치는 바다의 등대 같은 존재.

 

루시드폴이라는 사람은 잘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그는 그의 노래만큼이나 선량하고 착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매우 진지하고 성찰적인 사람이고 말이다.

 

이런 사람이 있어 삶의 등대같은 노래를 불러준다는 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가. 이런 뮤지션과 동시대를 살 수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큰 행운인가! 동시대에 태어나 동시대를 살았고, 이젠 같이 늙어가며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4집 '레 미제라블'은 지인에게 선물을 받았다.

 

마음이 자꾸 강팍해지려고 할 때마다 많이 들은 음반이다.

 

루시드폴은 그런 사람이다. 내면에만 침잠하는 사람이 아니라, 눈을 들어 세상을 보고, 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본다. 사람들의 작은 신음 소리에도 귀 기울인다. 착하고 따뜻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시선이다.

 

모르고 무지해서 착한 게 아니라, 모든 걸 너무나 잘 알지만 착한 사람. 그렇지만 격앙된 목소리로 분노하지 않고, 따뜻하고 부드럽게 속삭인다.

 

고요한 중에 세미하게 이야기하지만, 그러하기에 확성기를 들고 떠드는 사람들보다 그 메시지의 힘은 강력하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야 이 책을 읽은 게 신기할 정도다.

구입한지는 꽤 되지만, 이런 저런 일들과 책들에 밀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정말 힘들 때 읽으려고 아껴두었었는데, 너무 좋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한 권씩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혹은... 나를 잘 이해해주길 바라는 사람에게 '이게 나예요.'라며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국경의 밤'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라던가, 왜 학위를 딴 뒤 계속 연구 활동에 매진하지 않고 한국에 들어가 음악 활동만 하는지 등등... 음반으로는 알 수 없는, 뮤지션 루시드폴의 그리고 인간 조윤석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오픈하고, 자신의 고민이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럴 때 그러한 것들을 자기 고민처럼 진지하게 받아주고 귀기울여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그런 점에서 이 시점에서 루시드폴이 마종기 시인과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던 건 개인적으로도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거다. 나에게도 이런 '어른'이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얼핏 했다.

 

 

요즘 같이 스트레스풀한 상황의 연속인 하루하루를 살면서 이 책을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아마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을 것같다.

 

 

성경에 보면 누가복음 16장 19절에서 31절 사이에 부자와 거지 나사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의 후반부엔 지옥에 간 부자가 천국에 있는 아브라함에게 부탁하는 장면이 있다. 천국에 있는 나사로로 하여금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자기의 혀를 서늘하게 해달라고. 물 한모금을 마시겠다는 것도 아니고 단지 손가락 끝의 한 방울 물로 혀만 서늘하게 해줘도 소원이 없겠다는. 다른 건 바라지도 않고, 많이도 말고 단 한 방울의 물이면 족하다는.

 

 

그런 간절한 심정, 그런 갈급한 심정...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내리는 단비의 소중함을 알 거다. 목을 축일 물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단지 혀를 서늘하게 할 단 한 방울의 물이라도 족할 것 같은 상황에서 내리는 촉촉히 내리는 비.

 

루시드폴의 음악이 바로 그렇다.

 

책을 통해 만난 루시드폴은, 그의 음악만큼이나 착하고 진지하고 성찰적이다.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거겠지. 그러고 보면 그의 음악은 사람만큼이나 매우 정직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영혼을 위로하는 깊은 울림을 가질 수 있는 거겠고.

 

이미지 출처: 물고기마음
 

당신과 동시대에 태어나서 무척 행복합니다. 당신의 음악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서울에서의 삶은 스위스에서처럼 쓸쓸하지 않나요? 부모님들이 모두 건강하셔서 마음 고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당신과 마음 결이 닮은 착한 사람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서로에게 유쾌한 자극이 되어줄 좋은 음악적 동지들도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물론... 팬들도 중요하겠지만, 본인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을 계속 만들면 좋겠습니다. 방송 활동 등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기왕이면 원치 않는 일들은 하지 않고 원하는 일만 하면서도 잘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했으면 좋겠고, 그래서 지금처럼 오래오래 좋은 노래들을 많이 만들고 불러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는 단비가 되는 것처럼, 당신이 외롭고 힘들 때 당신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줄 그 무엇인가가 당신에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있어 무척 행복하고, 같이 나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덧붙임]

 

 

1. 그의 이름으로 나온 또 한 권의 책이 있다.

사실 이 책은 나중에 정말 좋은 사람에게 선물받고 싶어서 아직 구입을 미루고 있는데, 말하자면 일종의 가사집이다.

그동안 루시드폴이 만는 곡들의 노랫말을 엮은 책인데, 색다른 시도 같다.

노랫말이 그 자체로 시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러니깐 이 책은 일종의 시집이다.

 

더군다나 그 곡이 나오기까지의 과정도 곁들이고 있으니 루시드폴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소장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알면 알수록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는 법이니깐. ^^

 

2. '루시드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전 '미선이'라는 밴드로 나온 앨범들이 있고, [버스, 정류장]이라는 영화에 OST를 담당했다는데, 내게는 그 앨범들이 없다. 이 앨범들까지도 모두 들어본다면, 인간 조윤석에 대해서도 뮤지션인 루시드폴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 수 있게 될 듯하다.



YES마니아 : 로얄 c*****g 2010.06.01. 신고 공감 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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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공간을 뛰어넘은 마종기, 루시드 폴의 격조있는 교감-아주 사적인, 긴 만남
"나이와 공간을 뛰어넘은 마종기, 루시드 폴의 격조있는 교감-아주 사적인, 긴 만남" 내용보기
편지는 몇날 몇밤을 지새면서 나눌 수 있는 속내를  얼굴을 대하지 않고도 진솔하게 털어놓고 교감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 아닐까. 적어도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은 비록 메일이었지만, 편지가 지닌 힘을 실감하게 된다.   공학박사 싱어송 라이터 루시드 폴과 재미의사 시인 마종기,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도 있는데, 하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이 두 사람이  2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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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는 몇날 몇밤을 지새면서 나눌 수 있는 속내를  얼굴을 대하지 않고도 진솔하게 털어놓고 교감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 아닐까. 적어도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은 비록 메일이었지만, 편지가 지닌 힘을 실감하게 된다.

 

공학박사 싱어송 라이터 루시드 폴과 재미의사 시인 마종기,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도 있는데, 하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이 두 사람이  2여년 간에 걸쳐 주고 받은 메일을 보면 의외로 공통점도 많고, 궁합이 잘 맞는 오랜 친구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노래와 시를 만들어내는 창작인이라는 점에서나, 이국 생활을 하고, 공학박사와 의사를 겸업하고 있다는 점에서나 또 여행도 많이 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통하는 점이 많았다. 더욱이 루시드 폴은 널리 알려진 마종기 시인의 팬이었다고 하니, 아마도 노랫말이 시에 범접할만큼 뛰어나다는 평을 듣게 된 데에는 마종기 시인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루시드 폴이 스위스 로잔에서 박사 공부를 하던 시절 은퇴를 하고 플로리다에서 지내고 있는 마종기시인에게 메일을 띄우면서 시작이 됐는데, 진로문제, 살아온 이야기, 고국의 이야기, 정치, 예술관 등 모든 방면에 걸쳐 툭 터넣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이 살아온 지난 날과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와닿았다. 두 사람 다 대단한 선택받은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솔직히 이 두 사람의 성취가 워낙 엘리트에다 창작인이라는 극소수 인물에 속하는지라 그들의 이력에 위화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들의 편지를 통해 그들의 인생 전체와 노력들도 함께 전해졌기 때문인지,그들의 성취 속에서도, 창작인으로서 자세를  잃지 않는 모습이 괜찮게 다가오면서 위화감은 많이 희석됐다.

 

두 사람의 메일을 보면서 나이를 따지지 않는 교우, 망년교(忘年交)가 연상됐다,. 마종기 시인은 루시드 폴 아버지보다 더 연로한 세대임에도 루시드 폴에게 끝까지 말을 놓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훈계하는 분위기로 대하지 않았다. 대등하게 대화나누는 듯한  주고받음이 보기 좋았다.

곱고 아름다운 노랫말과 시를 쓰는 사람답게 정갈한 언어와 정돈되고, 차분하면서도 깊은 생각들을 서로 교환하고 특히나 루시드 폴이 좋아하는 브라질 음악 이야기는 분위기를 정감있게 만들어주었다.

이렇게 예의를 갖추면서도 격의를 잃지 않게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루시드 폴과 마종기 시인의 관계가 부러웠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속내를 터놓으며 격조있게 교유할 수 있다는 건 드문 관계인데..

 

이 책은 루시드 폴이 박사학위를 끝내고 귀국하는 것에서 마무리 되고 있지만, 그해 마종기 시인이 귀국했을 때 두 사람이 만나서 나눈 대담이 실려있다. 여전히 말을 놓지 않았고, 정중하게 이루어진 대화..그리고 함께 나란히 서울 북촌 한옥마을 길을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눈에 와 박혔다. 너무나 좋아 보여서.

 

e****0 2012.11.29. 신고 공감 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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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긴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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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친구는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친구는 나이, 전공, 성별이 달라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진실한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관계라고도 생각한다. 여기 예술과 문학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두 친구가 있다.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의 시인 마종기님과 가수 루시드 폴이 바로 그들이다. 잊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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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친구는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친구는 나이, 전공, 성별이 달라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진실한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관계라고도 생각한다. 여기 예술과 문학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두 친구가 있다.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의 시인 마종기님과 가수 루시드 폴이 바로 그들이다. 잊고 지냈던 벗에 대한 의미, 오래토록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하고 기쁜 일인지 아주 사적인, 긴만남을 읽으며 실로 오랜만에 느껴볼 수 있었다.


처음 이 책을 접하면서 나는 과연 의사이자, 시인인 마종기님과 가수이자, 공학도인 루시드 폴이 같은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서로 다른 꿈을 꾸면서 살아가는 이들이 어떻게 하나가 되어 멋진 연주를 들려줄 수 있을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단 한 번도 직접 만나본 적 없고, 더군다나 마종기님은 미국 플로리다에, 루시드 폴은 스위스 로잔에 거주하고 있었고 심지어 두 사람의 나이차이를 알게 된 후에는 이 둘의 교류가 가능할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게 다르게 느껴졌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조언과 생각을 풀어낼지... 책을 통해 만나기 전까지 나는 그들을 잘 몰랐지만 괜한 설레임이 들었던 건 의미있는 만남이 될 것같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커다란 기대를 불러 일으킨 것도 같다.


두 사람이 어떤 얘기를 주고 받을까..

서로가 추구하는 이상이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을까...

그러나 묘한 것은 책을 읽어갈수록 처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음악과 문학은 생각했던 것보다 참 많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서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그들의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지내던 두 사람이었지만 주고 받는 편지속에 그들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자리하며 서로에게 응원과 격려,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단단히 결집된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더더욱 강한 친구란 이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2년여 간 서로에게 솔직한 마음을 보이며, 허심탄회하게 다가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인생에서 친구란 의미가 어떤 것이었는지 진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다른 모습은 공존이라는 이름앞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던 것에 불과했고, 감성적인 교류는 아름다운 언어로 소통되어져 하나의 길을 이루어냈다고 보여진다. 처음 그들의 다른 예술은 각자의 이름앞에서 독특한 빛깔로 제법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어느새 그 누구보다도 진한 공감대를 나누고, 형성하며 하나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함께 거닐던 그 길가에는 그들이 나누었던 숱한 삶의 이야기만이 가득했고, 시인과 시인을 꿈꾸는 젊은이의 모습은 이제 또 다른 모습이 되어 다시 누군가의 삶속으로 조용히 스며들것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예술가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서로에게 다가가는 길은 참 의미가 있었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음악과 문학, 과학이라는 분야를 떠나서 그들이 하나가 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지극히 사적인 만남이었지만 오랜 시간동안 내게 많은 여운을 남길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y******5 2009.06.14.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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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음악, 과학 이야기가 담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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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누군가 영화 ‘미술관옆 동물원’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 영화가 나온 지 한참 되었지만 개봉당시 극장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 적극 추천했다. 말괄량이 역할로 나온 심은하가 예뻤고 너저분한 방에 다니는 길로만 먼지가 닦여있던 기억, 경쾌하고 포근한 느낌이 어렴풋이 남아있었다. 다음날, 추천받은 영화를 잔뜩 기대하고 봤던 사람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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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누군가 영화 미술관옆 동물원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 영화가 나온 지 한참 되었지만 개봉당시 극장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 적극 추천했다. 말괄량이 역할로 나온 심은하가 예뻤고 너저분한 방에 다니는 길로만 먼지가 닦여있던 기억, 경쾌하고 포근한 느낌이 어렴풋이 남아있었다. 다음날, 추천받은 영화를 잔뜩 기대하고 봤던 사람은 정말 너무 재미없었다, 대체 무슨 내용이냐, 보다가 잤다는 반응으로 나를 주눅들게 했다. 극장이 아니었으니 몰입해서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을테고, 무엇보다 그 사람의 취향도 모른 채 영화를 권한 내 탓도 있다. 아마도 누군가 읽을 만한 책 없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지금 막 읽은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을 적극 추천할 테고 오래전 그날처럼 권한 보람도 없이 볼멘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의사이자 시인인 마종기와 공학자이자 가수인 루시드 폴이 교류한 내용이라는 소개를 보고 선뜻 책을 사놓고도, 한참을 구석에 밀쳐두었더랬다. 괜히 심술이 났다. ‘누군 한 가지도 잘하지 못해서 헤매고 있는데, 공부도 잘하고 예술성까지 갖추었다니. , 잘난 사람끼리 사귀는구나. 대화수준이 높아서 못 알아들으면 어쩌지?’등등 갖가지 어리석은 생각이 책읽기를 방해했다. 나는 진정한 팬이 아닌가보다. 말로는 그들의 시와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구석에서는 영역을 넘나들며 승승장구하는 그들의 뛰어난 능력을 시기한다. 그러나 첫 번째 편지를 읽는 순간 열등감이 투사된 편협한 마음은 부질없어진다. 조심스럽게 서로를 알아가고 자신을 내보이는 그들의 편지에 나 역시 그들의 일부가 되고, 마치 내가 그들과 편지를 주고 받는 듯 책장 깊숙한 곳으로 발을 디뎠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진 뛰어난 능력과 성취는 그냥 주어지거나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 치열한 노력과 끝없는 번민, 시와 음악과 나라와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의 결과로 발현된 것임을 책장을 덮는 순간 알게 되었다.

r****g 2014.05.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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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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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름, 루시드 폴(Lucid Fall)이란 이름으로 작업했던 음악활동을 접고 유럽으로 유학을 떠난 갓 서른을 넘긴 청년은 대서양 건너 미국에 살고 있는 아버지 뻘 되는 老 시인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의 시를 좋아하여 항상 시집을 곁에 두고 마르고 닳도록 읽을 정도였다는 젊은 뮤직션은 한 출판기획자의 주선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거대한 '시인'이자 '음악인'과 이메일을 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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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름, 루시드 폴(Lucid Fall)이란 이름으로 작업했던 음악활동을 접고 유럽으로 유학을 떠난 갓 서른을 넘긴 청년은 대서양 건너 미국에 살고 있는 아버지 뻘 되는 老 시인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의 시를 좋아하여 항상 시집을 곁에 두고 마르고 닳도록 읽을 정도였다는 젊은 뮤직션은 한 출판기획자의 주선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거대한 '시인'이자 '음악인'과 이메일을 매개로 만남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대서양 건너 마종기 선생님께 편지 드립니다"
이 문구를 첫 문장으로 루시드 폴이 먼저 자신의 근황을 담아 보낸 메일에 시인이 다정한 답장을 보내면서 교류가 시작되었다. 이 십대 젊은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낯 선 이방의 땅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모국어를 조탁하여 시를 써왔던 시인과 역시 유럽의 한 대학에서 유학 중이었던 젊은 뮤직션은 편지를 통해 아름다운 소통을 이루어 내고 서서히 서로에게 스며든다. 1년 반 남짓 대서양을 사이에 둔 이 둘이 털어놓는 이야기 속에는 각각 자신들이 살아온 사적인 이야기에서부터 모국을 떠나 있는 사람들 만이 느낄 수 있는 고독, 삶에 대한 위로와 예술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 있다.

1인 그룹 '루시드 폴'은 맑고 투명하다는 의미의 'Lucid'와 가을이란 단어 'Fall'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는 또래 세대의 취향과는 드물게 포크를 음악적 기반으로 삼았다. 그의 음악은 어쿠스틱 기타의 맑고 투명한 선율 속에 아름답고도 서정적이며 철학적이기도 한 노랫말을 속삭이듯 나직하게 들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1993년에 '거울의 노래'로 제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고, 모던 록 밴드 '미선이'에서 활동하면서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2001년에 나온 1집 'Lucid Fall'과 2002년 발표한 미선이 'Drifting Again 1.5' 앨범이 경향신문 선정 한국 100대 명반에 선정된 실력있는 뮤직션이다.

그는 시인을 꿈꾸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아무 노래나 들어 보아도 한결같이 그림이 되고 시가 되는 듯하다. 가령, "종이배처럼 흔들리며, 노랗게 곪아 흐르는 시간, 어떻게 세월을 거슬러, 어떻게 산으로 돌아갈까, 너는 너의 고향으로 가네, 나의 하류를 지나" (나의 하류를 지나), 또는 "새벽녘 내 시린 귀를 스치듯, 그렇게 나에게로 날아왔던 그대, 하지만 내 잦은 한숨소리, 지친 듯 나에게서 멀어질 테니" (새) 등 대중적인 가요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다.

마종기 시인은 인간의 생과 사를 항상 가까이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의사라는 직업과, 모국어에서 멀어 질 수 밖에 없는 외국에서의 생활이 창작의 주요 모티브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서 그의 시는 같은 세대 한국 시인들과는 조금 다른 시적 감수성이 담긴 작품들이 많다. 

노 시인과 젊은 뮤직션 사이에는 36년이라는 시간의 벽이 존재한다. 급격하게 변화를 거듭한 한국사회에서 36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둘은 살아 온 환경도, 향유한 문화도 달랐고, 일 개인 앞에 우뚝 선 시대정신도 달랐지만 서로의 마음을 연 소통을 통해 세대를 넘어 싹 트는 따뜻한 연대감을 보여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루시드 폴의 내면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던 책 읽기 였다.

m****e 2009.06.14.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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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긴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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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마종기, 가수 루시드 폴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루시드 폴의 음악을 들으면 내가 '착함'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스스로 루시드 폴의 음악을 왜 좋아하냐고 질문해 봤을 때 그의 잔잔한 음악 속에 "선함"이라는 코드가 맘에 들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 같기 때문이다. 루시드 폴. 그가 착한 사람인지 어떻게 아냐고? 모른다. 그에 대해 알고 있던 정보가 없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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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마종기, 가수 루시드 폴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루시드 폴의 음악을 들으면 내가 '착함'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루시드 폴의 음악을 왜 좋아하냐고 질문해 봤을 때 그의 잔잔한 음악 속에 "선함"이라는 코드가 맘에 들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 같기 때문이다.
루시드 폴. 그가 착한 사람인지 어떻게 아냐고? 모른다. 그에 대해 알고 있던 정보가 없었다.
그냥  그의 노래는 착하게 들렸다. 아니 나를 착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루시드 폴이란 가수가 공학도 그것도 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따고 그의 연구 결과가 특허까지 받은 대단한 공학도란 뉴스를 보게 되었다. 나는 신의 불공평함에 잠시 불평을 했다.
  '노래만 하게 하시든지, 공부만 잘 하게 하시든지....누구에게는 두 가지의 재능을 주시고....'

  이유없는 내 질투를 받아오던 루시드 폴과 그가 존경해 마지 않은 시인 마종기님이 만남을 갖게 되었다. 얼굴을 보는 직접적인 만남이 아니라 메일이라는 매체를 사이에 둔 '기획적 만남'이었기에 "책"이라는 산물이 남게 되었다. 난 기획적인 만남이 아주 맘에 들지 않았다.
'뭐야? 책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만나게 하는 거야? 그게 무슨 사적인 만남이야. 공적인 만남이지. 그래서 나온 글이 과연 독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
라고 딴지를 걸며 책장을 넘겼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책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운전을 하면서도 책을 놓을 수 없어서 신호등에 빨간 불이 들어올 때마다 운전대 위에 올려 놓고 읽기도 했다. 신호가 바뀌어도 모르고 뒤에서 빵빵거려야만 출발하기도 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이 책에 빠지게 만들었을까?
처음엔 참 부러웠다. 루시드 폴.
그가 존경해 마지 않는 시인과 어떻게든 인연이 닿았다는 사실만으로 부러웠다. 존경하는 사람과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것.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희망이며 꿈이지 않는가?
내가 좋아하는 작가, 내가 좋아하는 가수, 배우들과 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참으로 황홀할 거라며 루시드 폴을 부러워했다.
그러다가 감동했다. 두 사람의 치열한 삶의 방식에 무한대로 감동 받았다.
조국의 민주화에 이바지 할 수 없다 판단했었던 마종기님은 도망치듯 미국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터를 잡고 의사로서 살아가면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시를 썼다. 꾸밈없고 자연스런 인간의 감성을 노래한 그의 시는 많은 사람들을 오히려 위로하게 되고 루시드 폴도 그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의사라는 직업만해도 녹록치 않았을텐데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버리지 않기 위해 개인적으로 얼마나 안간힘을 썼을까?
루시드 폴 역시 공학도로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가수 역할을 해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억지로 상상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부러웠다.
두 사람에게는 나를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
내가 힘들때는 힘내라고 위로해 주는, 나에게 큰 행사가 있을 때 잘 되길 바란다고 빌어주는, 내가 뭔가 결정했을 때 잘 한 거라고 칭찬해주는 그런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두 사람에겐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싶었다.
사람에 대한 사랑,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자연스럽게 주고 받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으로 부러웠다.

단순한 기획에 의한 만남이었을지라도 한 사람의 가슴에 오래 담아온 세월이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세월을 겸손하게 받아 주었기때문에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학문에 대한 얘기, 인류의 사랑에 대한 얘기, 미래에 대한 희망, 나의 소용가치 등의 대한 이야기도 참 좋았지만 나는 이 두사람이 여행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일상으로 복귀가 계획된 일탈. 여행. 두 사람의 예술적 감성에 힘을 얹어주는 여행이야기는 나를 설레게 하였다.

내가 알지 못하였던 마종기 시인에 대해 알게 되어 감사했고, 그리고 내가 좋아하던 음악의 창조자였던 루시드 폴을 더 좋아하게 되어 행복했다.
l*****9 2009.06.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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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인과 젊은 뮤지션의 아름다운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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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젊은 음악인과 노시인의 소통이 부러웠다.  노시인과 그의 아들보다도 어린 젊은 청년이 나누었던 진솔한 대화들은 읽고 있는 내내 행복했고 즐거웠다. 두 사람의 편지는 조용히 흐르는 맑은 시냇물같은 느낌.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고, 기분 좋아서 잠시 그 언저리에서 마음도 몸도 쉬어가고픈 그런 느낌이었다.   마종기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루시드폴(조윤석)은 스위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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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젊은 음악인과 노시인의 소통이 부러웠다.  노시인과 그의 아들보다도 어린 젊은 청년이 나누었던 진솔한 대화들은 읽고 있는 내내 행복했고 즐거웠다. 두 사람의 편지는 조용히 흐르는 맑은 시냇물같은 느낌.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고, 기분 좋아서 잠시 그 언저리에서 마음도 몸도 쉬어가고픈 그런 느낌이었다.

 

마종기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루시드폴(조윤석)은 스위스에서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공학박사이다. 그러면서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다. 그는 유럽에서 6년동안 공부를 하는 틈틈이 음악을 만들고, 한국에서 공연을 하는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공학도이면서 음악을 하는 청년의 고뇌와 어떤 길로 가야할지, 둘 다 끌고 가야할지, 고민하는 청춘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날씨와 여행,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와 사회에 대해, 한국에 대해 느꼈던 생각들을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마종기 시인은 1966년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오면서 꾸준히 시인으로써의 삶도 병행했다.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외로움, 힘들때마다 시가 있어서 견딜 수 있었다던 시인의 모습에서, 치열하게 사는 중간중간, 외롭고 지칠때마다 낙오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근간은 문학이었다는 시인의 말은 진실한 울림이 있었다. 그래서, 윤석군이 공학도의 삶을 포기하고 음악을 선택하려고 했을 때 아쉬워했고 안타까워했던 모습은 강요된 충고가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는 조심스러운 배려이었기에 더 와닿았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시인과 30대의 젊은 청년은 때로는 시인과 독자로, 때로는 친구같은 우정을 나누는 모습으로, 때로는 아버지와 아들처럼, 때로는 인생의 대선배가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청춘을 이끌어 주는 모습으로 관계를 형성해간다. 

 

미국과 유럽, 지리적으로는 다른 공간이지만 고국과 타향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의사이면서 시인과 공학도이면서 음악인은 다른 듯 보이지만 비슷하다. 두 사람은 성격이 다른 두 분야를 놓치 못한다는 부분에서 비슷하다. 세대간의 격차가 크지만,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서로를 이해하기에 충분한 권역이 많기에 두 사람의 대화는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느끼기에 충분했으며, 그 둘이 가까워지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화를 조용하고 낮게 그렇지만 진실되게 소통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다. '그래, 서로의 마음이 와닿는데, 대화가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데,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나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 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이제 두 사람은 2년여의 편지 끝에 서울에서 얼굴을 맞대고 더 깊고 사적이 대화를 나누게 된다.

 

나는, 이제 어디에서 내 마음이 가 닿는 친구를 만날 것인가? 선뜻 편지쓰기가 쉽지 않은 시절에 살고 있기에 두 사람의 소통이 부럽고, 지켜보는 내내 따뜻했다. 추운 겨울이 이제 막 지나고 창을 통해 비치는 기분좋은 햇살같은 느낌. 이 느낌이 참 좋다. 

 

...겨우 나 자신을 위로하고 나 자신의 깊이 침잠할 수 있는 영혼의 작고 따뜻한 방을 마련하고 싶어서 시를 썼습니다. 볼품없는 시를 하나 마치고 혼자서 목소르를 죽여 가며 울었던 날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시를 만드는 시인, 언어의 연금술사보다 골목길 장돌뱅이의 목소리를 더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내 시는 그래서 실체가 미처 보이지 않는 내 상실감을 채워주었고, 내게 깊고 아늑한 위로를 주었으며, 한 세월이 그렇게 지난 후에 주위를 둘러보니 내 시에서 나같이 작은 위로를 받고 있는 분이 제법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누가 비웃을지라도 계속 그런 진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가며, 그런 목소리에 화답할 수 있는 시를 쓰려고 합니다. <p.297...마종기>

 

언젠가 마음속으로 누군가 네가 사는 목표가 뭐냐는 질문을 한다면, 저는 'knowing'이라고 대답하리라 생각했던 적도 있지요. 알아가는 것, 깨달아가는 것, 무언가를 수동적으로 배운다기보다는 자극에 반응하는 내 내부의 앎. 이것을 저를 밀어가는 힘이자 목표라고 여겼어요. <p.220...조윤석>

 

유럽의 생활에서 비판적으로 그러나 깊게 깨달은 것은 '지금'의 중요성입니다. 왜, 영어로도 현재를 'present'라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주어진 선물. 이 순간순간으 기쁨, 행복, 즐거움을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놓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가. 앞만 보고 인내하고 달려가라는 프로그래밍만 되어 있지, 왜 지금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사람들을 온통 지배하고 있는 경쟁과 천박한 자본주의가 극복되지 않는다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우리 민족의 DNA가 그렇게 인코딩되어 있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요......하지만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되겠지요. 제 위치에서 '재미있게' 그리고 당당하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이 아침에 문득 해봅니다. <p.223...조윤석>

 

s*******5 2009.06.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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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긴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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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써 본적이 언제일까? 이메일이 아닌... 손수 편지지에 쓰는 편지를... 나는 어릴 적부터 편지쓰는 걸 참 좋아했었다. 그래서 연애편지도 많이 쓰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처음으로 시를 접해본 시기는 중학생 시절. 그때는 시가 어찌나 좋던지... 시집을 많이 사기도 했었고, 직접 시를 지어보겠다며 쓰기도 많이 썼었다. 시를 쓰는 일은 20살 초반까지 계속 이어졌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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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써 본적이 언제일까? 이메일이 아닌... 손수 편지지에 쓰는 편지를...

나는 어릴 적부터 편지쓰는 걸 참 좋아했었다. 그래서 연애편지도 많이 쓰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처음으로 시를 접해본 시기는 중학생 시절. 그때는 시가 어찌나 좋던지... 시집을 많이 사기도 했었고, 직접 시를 지어보겠다며 쓰기도 많이 썼었다. 시를 쓰는 일은 20살 초반까지 계속 이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새 삶의 여유를 점점 잃어가면서 내가 누리던 기쁨도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이 읽던 시집도, 많이 적어 놓았던 일기장도, 그렇게 열심히 쓰던 내 모습도, 어느새 잊혀져만 가고 있었던 어느 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왠지 다른 사람의 편지를 몰래 뜯어보는 듯한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넘겨가고 있었는데... 읽으면서 나에게는 다시 시에 대한 잊고 있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조윤석씨가 마종기 시인을 그리고 그분이 써 내려간 시를 사랑하는 마음처럼 나역시도 많은 시인들을 사랑했었는데... 그때의 잊고 있었던 내가 다시 생각났다.


두사람은 시를 하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지만 예술이 본업이 아닌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를 본업으로 삼은 사람들보다 못할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건 아닌 말씀.

이 두사람을 보면 분명 예술이 업은 아니지만 굉장히 사랑하고 본인들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깨달아 알고 있으며 그걸 표현해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이제 나이 일흔이 넘어가는 그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쉬운 시를 쓰기위해 노력한다는 마종기 시인. 생명공학 과정에 매달리면서도 한시도 음악을 소홀히 하지 않고 살아온 조윤석(루시드 폴).


이 책은 이 두사람이 주고받은 서신으로 만들어졌다. 이 서신으로 인해 삶의 속이야기를 알게 되고 이 사회에 대해서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며 다른 이들이 느끼는 세상을 조금 더 알게되었다.


이제 나는 다시 시속으로 빠져 보려한다. 루시드 폴의 음악을 들으면서 읽는 마종기 시인의 시집은 나에게 또다른 어떤 인생을 선사할지 기대되는 저녁이다.

YES마니아 : 로얄 m******1 2009.06.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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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초월한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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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시인과 젊은 음악가.   미국과 북유럽.   처음에 이 책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들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도대체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있었을까?   처음에 책이 내 손 위에 놓인 순간 마음에 드는 파란색 표지에 나의 약간 삐딱했던 시선은 바로 누그러들었다.     아주 사적인, 긴 만남 sincerely yours.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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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시인과 젊은 음악가.

 

미국과 북유럽.

 

처음에 이 책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들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궁금했다. 도대체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있었을까?

 

처음에 책이 내 손 위에 놓인 순간 마음에 드는 파란색 표지에

나의 약간 삐딱했던 시선은 바로 누그러들었다.

 

 

아주 사적인, 긴 만남

sincerely yours.

시인 마종기, 가수 루시드폴이 2년간 주고받은 교감의 기록

 

이라고, 표지에는 정갈하게 박혀 있었다.

 

나는 천천히 하드커버 표지를 열고 그들이 주고받은 서신들을 읽기 시작했다.

 

글쎄, 내용에 대해서는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저 읽어보라는 말 밖에는!

다만 확실히 이야기해줄 수있는 것은-

둘의 아름다운 언어 사이에서 나는 자주 마음이 움찔했고,

시공을 초월한 둘의 교감이 너무나도 부러웠다는 점이다.

 

사실 나는 경어라는 것을 굉장히 걸리적거리고 불편한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경어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있구나 하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물론 여전히 내게 경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길고 먼 거리임에는 변함 없지만 어쨌든 그 표현 자체가 아름답다는 사실은 이제 알겠다는 말씀.

 

둘의 편지들이 시공을 초월하는 동안 나도 이들을 따라 유럽을 돌고 미국을 돌고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돌며 마음껏 고국을 그리워했다.

 

참 이상한 감정이었다. 나는 분명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데 남들이 주고받은 편지를 훔쳐 읽으면서는 마치 나 역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착각 속에 있었다니. 그런데 그 감정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어쨌든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애틋한 감정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나도 누군가와 이런 교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상상해봤다.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나에게 그만큼의 내공이 있을까 하는 것.

윽-

결론은 아직-

ㅡ_ㅡ;;;;;

 

어쨌든 문학과 의학, 음악과 생명공학이라는 기묘한 공통점을 가진 둘의 소통을 지켜보는 일은 즐거웠다.

 

밖에서 애틋한 감정, 서로의 문화적 지평을 넓혀주려는 노력 같은 것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부러웠다.

 

정말 책이 끝나면서 이제는 진짜 둘만의 은밀한 교감이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하니 궁금해졌다.

 

아. 아냐. 그 중 일부라도 엿볼 수있게 해줬음에 감사하자.

 

마종기 시인의 시집들을 찾아 읽을 생각이다.

루시드폴의 음악들을 들어볼 생각이다.

이들이 언급한 음악가들의 음악을 찾아 들을 생각이다.

 

덕분에 내 문화적 소양도 넓어질 예정이다.

참 고마운 일이다.

 

:)

s******y 2009.06.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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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혼의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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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인이자 의사인 마종기와 음악하는 사람이면서 공학도인 루시드 폴의 공저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고백하건대 나는 마종기 시인의 시를 읽어본 적이 없고(한 두 편이나 알까) 루시드 폴의 음악을 잘 알지 못하며 또 듣고도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가면서 두 사람에 대한 열광이나 호감을 전제로 독서행위를 해 나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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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인이자 의사인 마종기와 음악하는 사람이면서 공학도인 루시드 폴의 공저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고백하건대 나는 마종기 시인의 시를 읽어본 적이 없고(한 두 편이나 알까) 루시드 폴의 음악을 잘 알지 못하며 또 듣고도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가면서 두 사람에 대한 열광이나 호감을 전제로 독서행위를 해 나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읽었다

처음엔 두 사람이 서로 편지를 보내는 것이 싱숭맹숭했고 담담한 맛이었다

그러다 속 깊은 곳을 마치 간을 꺼내어 보여준다는 중국 속담처럼 서로가 터 놓고 얘기한다는 것에서 어떤 머나먼 울림같은 것을 들었다 그랬다 그 울림은 미약하고도 자그마한 공감이었나 대단히 강도가 큰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다 그것은 진실을 담지한 자만이 연주할 수 있는 영혼의 화음이었으니까

두 사람은 아마도 서로를 잘 몰랐던 것 같다 루시드 폴은 마종기 시인의 시들을 탐독하는 열정적인 독자라고는 해도 마종기 시인은 고국을 떠나 미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재미 교포라 루시드 폴을 알 수가 없었다(설령 이름을 들었다 해도 세대적 차이로 음악까지 공감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러다 우연히 루시드 폴이 편지를 보내게 되면서 서신 왕래가 활발히 이루어진 것 같다

편지들은 모두 과장이나 미화하는 것들 없이 담백하고 진솔하다 그리고 자신들의 생활과 일상에 대해 자세하고 상세하게 그리고 풍부히 기술하고 있다 그런 외적인 것들에 대한 묘사 속에 언뜻 언뜻 쓰는이의 내면에 대한 관조도 순간 순간 비치게 된다 그 내면의 반짝임을 읽는 것이 몹시 즐겁다 마치 작은 창으로 들어오는 매직 아워 때의 부드러운 햇살을 느끼는 것처럼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고독한 영혼의 편력 그리고 순수한 인간의 교감같은 것들이 어렴풋하게 그러나 몹시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루시드 폴은 비와 그리고 흐린 날 동시에 가을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런 루시드 폴을 가만히 상상해 본다 아마도 퍽이나 감성적이고 예민하며 내향지향적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아주 따스한 사람일 것 같다는 나만의 섣부른 예감(!)을 해 본다

그런 루시드 폴의 글들은 낯선 이국에서의 멜랑콜리한 애수와 고국을 그리는 조금은 애수를 띠는 약간의 상심으로 다가온다 내가 루시드 폴의 친구라면 없는 돈을 들여서라도 휴가 기간에 그를 만나러 스위스 비행기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미소를 감돌게 한다 누구보다 예민하면서도 신중하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삶을 돌아보며 삶에 있어 소중하고 그리운 것들을 나직히 입속으로 읊조리는 그의 영혼이 나는 좋다 나는 루시드 폴의 음악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루시드 폴이 좋아졌다 그의 따스함 선량함 온화한 사색과 넉넉한 마음 투명한 시선같은 것들이 나의 마음에 어느 새인가 스며 들어와 이제는 익숙해져 버리게 된 것이다

루시드 폴은 참으로 다정한 편지들을 쓴다 아마 이렇게 찬찬히 해야 할 말만을 하면서도 이렇게 진지한 이끌림을 주는 편지는 근래에 읽어 보지 못한 것 같다 조용하게 낮게 그리고 진실하고 진솔하게 과장도 없이 고양된 상승도 없이 하강도 없이 그러나 어쿠스틱 사운드만이 가지는 가장 인간적인 호흡소리처럼 그의 글들은 잊고 지내던 낡은 앨범 속 사진처럼 먼 그리움들을 일깨운다

마종기 시인은 고국을 떠난 지 벌써 몇십년이 다 되어 가는 노시인이다 의사로도 인정받으며 성공적인 의술을 베푸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루시드 폴보다 나이가 더 많은 아들이 셋이나 된다 마종기 시인은 솔직하고 또 소탈하게 자신만의 목소리로 고백하듯이 글을 써 내려간다 고백하듯 말하는 화법의 동일함은 루시드 폴과 마찬가지이지만 마종기 시인의 고백에는 어떤 돌아보는 관조와 여유 그리고 노년에 이른 사람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연륜이나 지혜라고 달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연륜과 지혜로 젊은 루시드 폴에게 아들처럼 제자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삶에 대해 들려주고 충고한다 그럴 때 마종기 시인의 마음은 열리어 푸르른 바다처럼 출렁이며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마치 어제 겪은 재미난 일을 이야기하듯 인생에 대해 꿈과 고독과 시간을 말하는 마종기 시인의 언어는 순수한 기쁨으로 갈 곳을 찾아 조용히 흐르는 강물처럼 루시드 폴과 마침내 독자에게까지 스며든다

두 사람은 대화를 한다 그 대화는 거짓이 없고 투명하며 무엇보다 자신들이 겪은 일들에서만 말한다는 순수한 맹서의 감정에 기초한다 어디까지나 자신들이 겪은 영혼의 흠과 상처 영혼의 기쁨과 고독의 순간들만을 이야기하기에 가장 개인적인 영역의 지점에서 어느 순간 가장 보편적이며 가장 광대한 영역으로 확장되며 전환된다 당연하다 나는 바로 우리니까

나는 이 영혼의 교류를 적은 책에서 나이와 세대를 떠난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두 영혼이 만나 빚어내는 아름다운 영혼의 화음을 들었다 그 화음은 조용하고 투명했으며 거침이 없는 가장 진실한 곳으로 흘러들어가는 강물들이었고 나와 너가 만나 우리라는 바다로 들어가는 가장 진솔한 강물들었다

우리는 누구나 고독하다 그러나 영혼의 고독을 서로 알아챌만큼 닮은 너가 있기에 가슴을 맞대고 그 온기로 세상을 껴안을 수 있다

마종기 시인과 루시드 폴은 서로 닮은 영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