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미니즘 잔혹동화라는 평에 읽어봤습니다. 정말 말그대로 페미니즘적 잔혹동화네요. 동화를 비판하고 깨부시는 잔혹동화. 나는 페미니즘 자체가 고루한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의 사회를 깨부시는 잔혹동화라고 생각한다. 그래 그동안 왜 의문을 품지 못했지.. 요즈음 변화하는 사회를 보며 희망적이지만 씁쓸하고 기쁘지만 슬픈 기분을 느낀다. 이 책도 그렇다 시원하고 에로틱하고 찝찝하고 씁쓸한 책이다. |
|
피로 물든 방 앤절라 카터 저 , 이귀우 역 , 문학동네 최근에 고전 문학에 푹 빠져서 이것저것 구매하고 있는 중이다 (할 말 없어서 단골멘트 오억번쓰는중)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줄거리에 이끌려서 구매하게 되었다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기대중이다 |
|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나 옛 우화에는 그 당시의 심각한 여성혐오, 차별적 시선들이 녹아들어있어 불편하다. 끊임없이 여성이 등장하고 가혹한 환경에 내던져지지만.. 그의 마음이 어떤지 생각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속이 시원하다. 이미 오염된 이야기를 닦아내어 그 속에 여성을 불어넣는 과정을 통해 공주 나부랭이나 나오는 현실 착오적 동화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재탄생된다.
|
|
원제 - The Bloody Chamber 이 작품을 처음으로 알게 된 계기는 내가 즐겨보는 호러무비 리뷰 블로그의 글이었는데, 이 작품을 토대로 한 호러/판타지 장르 영화였다. 제목은 The company of wolves, 1984 (늑대의 혈족). 줄거리는 늑대인간에 관한 꿈을 꾸는 한 소녀가 꿈과 현실의 교차식 액자성 구성을 통해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는 영화이다. 이 작품은 단편집이라 그 중 하나인 늑대인간을 기반으로 한 영화를 만들었고, 각본가 중엔 저자인 안젤라 파커 작가님이 직접 참여하셨다. 피로 물든 방은, 우리가 흔히 알 법한 유럽 고전 전래동화들을 안젤라 파커만의 현대적과 페미니즘적으로 비튼 단편집이다. 예를 들어 미녀와 야수, 빨간망토, 장화 신은 고양이, 푸른 수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백설공주 등. 안젤라 파커만의 몽환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잘 녹여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고 나 또한 그렇다. (이 작품을 많이 알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에 더 비밀스럽고 솔직히 나와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만 알았으면 좋겠다) 이 작품을 소개나 줄거리로만 알았다면 단순히 성인용, 어른을 위한 동화로만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을 제대로 읽고 해설, 작가의 의도를 잘 알았다면 그런 생각은 싹 들어갈 것이다. 나도 잘 알기 전에는 그런줄로만 알았지만, 뒷 표지 맨 아래 작가의 한 줄을 보고 깨달았다. 내가 안다고 그게 전부고 맞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안젤라 카터는 고전민담에 숨어있는 남녀의 성 역할, 사회, 가부장제, 문화를 꼬집어 페미니즘적으로 비판하며 연구한 자신만의 작품이다. 이런 작품이 얼마나 더 많이 있을까? 사회적 문제를 자연스럽게 넣은 것뿐만 아니라 고딕,몽환,빈티지,중세와 근대의 시대적 배경과 문화를 넣어 이런 미학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취향을 저격했다. (안젤라 본인도 그런 것 같다.) 정말 많이 연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느껴지는 작품. 흔한 로맨스, 동화, 페미니즘적 문학이 지쳤다면 색다른 이 작품을 강력추천 한다. |
|
[도서] 피로 물든 방 애드거 앨런 포를 뒤를 이은 작가의 ...거의 우리나라로 따지면 콩쥐팥쥐, 뭐 전래동화를 약간 각색해서 만든건데 ~~ 재밌었습니다 ㅠㅠ근데 역시나 동화를 알아야지만 ㅋㅋ 앗 이 장면 뭔가 비슷한데?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장화신은 고양이나 늑대와 빨간머리 ?아 맞나? ....암튼 .. 미녀와 야수 등! 이러한 이야기가 새롭게 저한테 느껴져서 신선한 책이었습니다 ^^~~ |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와 구전 민담을 여성적 시각에서 재구성한 소설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역시 최고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피로 물든 방”일 것이다.
17세기 말 동화 작가 샤를르 페로가 저술한 『푸른 수염』을 새롭게 각색한 내용으로 처음 읽었을 때에는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었다. 시대적 배경이 현대와 가까워진 것, 그리고 구원자가 오빠들에서 어머니로 바뀐 정도 그래서 다시 『푸른 수염』을 찾아 읽어보기도 하였고, 해설을 찾아보기도 하였다. 본래 『푸른 수염』은 여성의 호기심을 경계하여 비판하기 위하여 쓴 내용이라고 한다. 17세기면 우리나라 조선이 더욱 보수화되어가던 시기이니 이상할 것도 없다.
읽으면서 뭔가 불편함을 느꼈던 것은 동화로 만났던 어린 시절의 text가 노골적 묘사로 바뀜에 따른 불편함은 아니었을까
소설 본문 내용도 흥미롭지만 해설이 큰 도움이 되었다. p252 구전 민담은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었고 주로 농민층에서 어른들이 어른들에게 입으로 전해주던 이야기였다.(중략) 19세기의 그림형제는 구전민담을 아동보다는 성인을 대상으로하여 중산층의 가부장적 가치관을 담은 동화로 문자화 했다. p254 카터의 작품이 고전 동화와 가장 다른 점은 몇몇 여성 인물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겁없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이다. 이런 여성상이 독자에게 가장 큰 불편함과 당혹감 내지 거부감을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할 것이다.
여성에게 앎의, 배움의 권리가 주어진지 얼마나 되었을까 교사로 근무하면서 공부하기 싫어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여성의 역사를 다시 떠올려보게 된다. |
|
제목이 섬뜩하다. 표지도 멋지다. 뭔가 있다. '페미니즘 잔혹동화'라 불리는 책. 동화 비틀기, 동화 다시쓰기의 원조쯤 되려나. ''작품 전반에 흐르는 기괴하고 몽환적인 분위기, 폭려과 성에 대한 노골적 묘사 때문에 평론가들은 '여자 애드가 앨런 포', '영문학의 마녀' 라고 칭했다''는 '안젤라 카터'. 이런 매혹적인 표현에 책을 안 살 수가 없었다. 엄마로부터 벗어나려 20살에 결혼하고 28살에 일본으로 떠나 서양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느꼈다는 안젤라 카터는 여성해방의 해체적 글쓰기로 유명하다. 동화, 민담, 고딕소설, 포르노그래피를 차용한 소설들을 발표해서 '카터식 글쓰기' 라는 독립적 세계를 확립했다고 한다. '피로 물든 방'은 '푸른 수염'의 새로운 글쓰기라고 할 수 있는데, 엄청 흥미로왔다. 아주 선명하게 영상을 떠올리며 영화보듯 글을 읽게 한다. 전개가 빠르고 매우 강렬하다. 원제가 ''The Bloody Chamber''인데 번역가님이 '유혈의 방'은 좀 그렇고 고민을 하셨다는데 친한 작가님이 '피로 물든 방'이 어떠냐고 권해주셨단다. 역시 소설가는 다르다면서. 내말이~. 소설가는 다르다. 아는 내용을 이렇게 멋진 문장들로 변주 하다니. 페미니즘 잔혹동화라는데 나에겐 그저 재미있고 다른 시각으로 본 이야기였다. 왕자의 키스를 받아야 구원받는 공주에서 자매간의 사랑으로 저주가 풀리는 겨울왕국처럼 거창한 페미니즘을 붙이지 않아도 이젠 시각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 공주가 술탄이 되고, 희생적이기만한 엄마는 전사가 되는 요즘이 있게 만든 소설같다. 1992년 51세에 타계한 안젤라 카터가 좀더 사셨다면 어떤 작품을 쓰셨을지 궁금해진다. |
|
대학에서 중세문학을 공부했기에 앤절라 카터에게 민담과 구전동화는 먼지속에 갇혀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깊이있는 배경지식은 ‘전해져 내려왔다’ ‘원형에 가깝다’는 신성한 정당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대신 의심하고 반론을 제기하는 새로운 관점을 가능케 했을 것이다. 완결된 이야기의 퍼즐탑을 흔들어 오래묵은 먼지를 날리고, 떨어지며 완성된 반짝이는 재질의 새로운 블록탑은 두려운 동시에 통쾌하기도, 불편한 동시에 신비롭기도 하다. 비틀어본 상상의 결과물은 한 번 더 생각하고 다르게 바라보는 일의 중요성과 가치를 분명히 보여준다. 구병모의 ‘빨간구두당’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처럼 ‘권위에의 안주’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피로 물든 방'(문학동네/이귀우옮김/2010)은 열 개의 단편을 담고 있는데 제목만으로 원형동화를 연결시켜 본다면 쉽게 유추 가능한 것도 있고 아리송한 제목도 있다. 읽어 나가다 보면 아아, 하고 친숙한 작품이 떠오르고 때론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화려한 장면이 부자연스럽게 겹쳐보이기도 한다. 이중 가장 인상깊은 작품은 표제작인 ‘피로 물든 방’이었다.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은 제목만으로도 으스스한데 ‘피로 물든 방’은 금단의 공간을 더 강하게 부각시킨다. 자신의 욕심으로 선택한 결혼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조율사 장이브는 그, 그 소년, 내 친구, 내 연인으로 호칭을 바꿔가지만 그녀를 구원할 조력자로는 역부족이다. 구원은 장애물을 모두 깨뜨리고 도착한 어머니로부터 확실하게 이루어지는데 그녀 역시 ‘도움이라면. 엄마.(51쪽)’임을 안다. ‘우리를 두고 많이들 수군거리고 소문도 돌지만 우리 셋은 진실을 알기 때문에 수다 따위에 절대 상처받지 않는다. 나는 단지 그날 밤 내 전화를 받고 나서 당장 기차역으로 달려가게 한 엄마의-뭐라고 불러야 하나?-모성적 텔레파시를 찬양할 뿐이다. 난 한 번도 네가 우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어. 엄마는 이렇게 설명했다. 네가 행복할 때는 안 울었지. 도대체 누가 황금 수도꼭지 때문에 울겠니?(68쪽)‘ 섬뜩하고 그로테스크한 이야기가 강력한 모성의 감동으로 모아진다. 결말의 의미, 작가의 의도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도 있었고 ’아놔...‘, ’오잉?‘ 혼잣말을 하게 만드는 결말도 맞닥뜨리게 된다. 그러나 선명하고 유려한 문장을 감탄하며 한껏 읽어나갈 수 있었다. ’숲은 상자 안에 또 상자가 겹겹이 들어 있는 장난감처럼 둘러싸고 또 둘러싼다. 숲 속 침입자에게 가까이 보이는 경치는 계속 바뀌었고, 이 가상의 여행자가 저만큼 가면 되겠지 하는 곳으로 걸어가도 그곳은 앞에서 계속 멀어져갔다. 이 숲 속에서는 길을 잃기 쉽다.(158쪽)‘ 표현이 예술임을 문득문득 발견하게 된다. ’이런 상상력의 부족이 그 영웅에게 영웅심을 부여한다.(198쪽)‘ 흠칫 놀라면서도 책을 계속 붙잡게 하고 책을 덮은 후에도 새로운 질문을 찾아내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을 경험한다. ’(사랑이 유령들로부터 나를 해방시킬 수 있을까? 새는 아는 노래만 부르는가, 아니면 새로운 노래를 배울 수 있는가?)(196쪽)‘ 운명을 바꿀 새로운 노래를 기다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