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비행기를 타고 차로 이동하는 여행,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여행, 걷기 여행 등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에 여행의 자체에 설렘을 비롯하여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기에 여행은 정말 좋다. 나 역시 여행을 좋아하지만,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여행은 언제나 꿈꾸고 있다.
직접적으로 여행을 한다면 가까운 곳 외에는 갈 기회가 적다. 그렇기에 간접으로나마 여행의 재미를 안겨준 여행 에세이를 통해서 그들의 여행 이야기를 만나는 재미 또한 쏠쏠하기에 이번에 만난 책은 「아프리카 트렉」이라는 책이었다. 여행지는 물론 책 제목처럼 아프리카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가기 위한 그 둘의 여행은 ‘도보 여행’이었기에 힘들기는 하지만 걷는 여행을 통해서 맛볼 수 있는 재미를 안겨준 책이었다.
여행을 하는 두 사람은 부부이다. ‘알렉상드르 푸생’과 ‘소냐 푸생’이었다. 낯선 길을 걸으며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처음 보는 사람의 집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음식 대접도 해주는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푸생’부부는 아프리카 최남단에서부터 이스라엘의 티베리아 호수까지 14,000km를 걸으면서 3년간 여행길에 오른 것이다. 그리고 그 여행 중 희망봉에서 킬리만자로 정상까지의 7,000km의 여행기를 이 책에서 담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어떤 여행 에세이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여행 역시 도보 여행이었기에 3개월 정도 도보 여행을 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 여행에서도 걷기 여행은 무척이나 힘들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아프리카 트렉」에서 ‘푸생’부부는 3년간 도보 여행을 했기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여행에서의 에피소드와 걷는 여행을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여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아프리카 하면 생각나는 ‘기아’와 ‘전쟁’, ‘에이즈’가 연상되는 그곳을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눈에 보이는 그리고 몸으로 느껴지는 아프리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체험하여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푸생’부부는 아프리카를 사랑하고 아프리카 여행길을 오르면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낯선 곳에서의 생활과 처음 본 사람들의 환영 인사, 대접을 통해서 따뜻한 정도 느낄 수 있었다. 더욱 재미있었던 것은 아프리카의 도보 여행이 ‘푸생’부부의 신혼여행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이 부부의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그들을 만난 그리고 거쳐 간 사람들과 여행을 통한 만남은 색다른 느낌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문화와 생활이 다르고 먹는 음식과 풍습은 다르지만 모두 따뜻한 마음과 정을 나누고 교감하면서 아프리카의 모습과 그들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가져다준 책이었다. ‘푸생’부부의 여행 에피소드와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아프리카로 떠나고 싶어지는 느낌과 함께 감동과 아프리카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
|
책 소개를 볼 때만 해도 기존의 아프리카 관련 책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내가 그동안 가져왔던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를 여행을 하면서 책으로 옮겨놓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다른 책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가졌던 거다. 저 멀리 보이는 킬리만자로를 배경으로 드넓은 평야의 야생동물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한 흑인 아이들이 카메라 렌즈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모습들, 사파리 의상을 갖춰 입은 서구인들이 아프리카 다큐를 촬영하는 모습들... 더불어 최근 들어 시사프로그램에 등장하곤 했던 독재정권하의 핍박받는 아프리카 사람들, 혹독한 기후 속에서 활기를 잃은 듯 보이는 사람들... 내가 가진, 책장 속의 책들도 이들 모습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다들 하나같이 우리가 평생 직접 보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큰, 말 그대로 야생속의 동물들 사진, 관찰자의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 속의 투박하지만 정제된 이미지의 그들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그 두께감에, 책을 휘리릭 들쳐보았을 때, 사진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그 외양에서 오히려 신선함을 느꼈다. 최근 들어 보아왔던 여행기들은 감각적인 사진이 없다면, 사진첩에 가까운 책들만 보아왔다. 그 와중에 ‘아프리카 트렉’은 말 그대로 여행‘기(記)’였다. 시작부터 ‘나의 여행은 어쩌고, 저쩌고...’하는 식이 아니라 이들 ‘병아리’들의 긴 인생여정에서 아프리카에서의 행보를 툭 덜어내어서 통째로 옮겨놓은 듯, 그렇게 흘러가듯 시작을 한다. 이것은 꾸밈과 가장 없이 아프리카로 흘러들어가는 게 목적인 듯한 이들의 여행기의 단편이기도 했다. 일부 책들이 이미지만을 나열하면서 짤막한 감상을 덧입혔다면, 이 ‘병아리’들은 여행을 하면서 자신이 느낀 감정을 서사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난 듯 말이다. “나 이런 곳에 가봤어요.” 가 아니라 “난 이런 곳에서 이렇게 느꼈어요.” 라는, 철저한 자기만의 여행을 통통 튀지는 않지만 진솔한 글로 표현함으로써 실제 내가 여행을 하면 이리 느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달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이들 프랑스인이 아프리카인이 된 양 굴지 않는다거나, 이 긴 여정의 목적이 자신들의 커리어를 위한 것도 아닌, 그들 인생 속의 어떤 당위성 때문에 길을 나선 듯한 모습에서 다른 여행기들과 차별성이 도드라졌다. 서양인의 시각으로서 게를 먹지 않는 한 부족에게 게를 먹을 수 있다는 걸 알리기도 하지만, 그 부족민이 다음부터 먹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음을 알고 다음 여정을 떠나는 모습에서, ‘그들 역시도 아프리카 인에게는 지나가는 한 백인의 모습일 뿐이군.’ 하는 걸 느끼게도 해버렸지만 이게 바로 진짜 여행의 모습이 아닐까? 난 나름 그 지역에 완전히 동화되기 위해 그들처럼 먹고, 입고, 걸어서 긴 여정을 가고 있지만, 사실은 난 어쩔 수 없는 나그네임을 절대 부정할 수 없는 게 여행자의 입장일 것이다. 그들 스스로 본인들을 소개할 때 계속 얘기한 것처럼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가기 위해 지나가는 백인들인 것이다. 그 여정동안 최대한 아프리카에 동화되거나 또는 완벽한 타인으로서 그들의 모습을 관찰할 뿐이다.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여행을 계속 하는 것이다. 월드컵의 남아공이나 짐바브웨의 가혹한 사회문제나 킬리만자로를 배경으로 펼쳐진 야생의 동물들만을 생각하는 나로서는 아프리카를 잠시 다녀가는 여행지로만 생각을 하지, 끝도 없이 걷고 걸어서, 어쩌면 목숨의 위협이 늘 존재하고, 쥐와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현지에서 생활할 자신도 없다. 그렇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언제나 태고의 모습을 가진 아프리카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도 있다. 가장 오래된 지구상의 대륙이 가진 가장 원시적이며 태초의 모습에 대한 환상 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나의 이런 환상에 약간은 균열을 준 ‘아프리카 트렉’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 제국들의 식민지화 정책 때문에 어이없이 근대화에 동참하게 됨으로써 아프리카인 그들의 삶이 아닌 서구인들의 삶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과정에서의 문화충돌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었고, 그들이 떠난 자리를 아직 메우지 못하는 처절한 현실의 그들 모습이 어떠한지 들여다 보고픈 용기를 주었으니 말이다. 킬리만자로에서 끝난 이 책은 이제 이들의 아프리카 여행 2부가 시작됨을 알리는 듯,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예감하게 한다. “'End'가 아닌 'And'로(서태지 1996 “Good bye"앨범 중에서)” 새로운 시작을 기다린다. |
|
걷는다는 건 기다리는 것이며 인내심을 기르는 일이다..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걷기여행, 희망봉에서 킬리만자로까지 3년 3개월에 걸친 푸생 부부의 여행담은 560에 달하는 페이지의 압박이 있지만 그들의 신혼여행으로 선택한 7kg의 가방을 메고 잠잘곳과 먹을 것을 미리 정해 놓지 않고 길에서 만나는 <만남>으로 그 긴 시간을 행하였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인류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14,000km> 의 아프리카 종단여행을 과연 몇 명이나 성공하였을지... 옛 인류의 조상들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동안 인류의 발자취를 쫓아 여행할 수 있었지만 그때는 생각지도 못한 <만남에서 도움까지> 정말 행운의 여신은 그들의 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프리카 보다는 걸으면서 그들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아프리카는 더 심각한 인종문제가 얽혀 있기도 했지만 다행히 큰 사고없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도와 주는 것을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아직은 살만한 곳임을 말해주고 있다. 땅은 있어도 씨가 없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곳, 농장주는 있어도 일꾼이 없이 비어 있는 농장들, 가슴 아픈 일들이 많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김없이 천사가 숨어 있다 나타난 것처럼 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그들을 부르는 희망의 소리가 아프리카 트렉을 꿈꾸는 다음 이에게 희망을 가져다 준다. 3년3개월동안 걷기여행을 하라고 한다면 나 그리고 나를 제외한 사람중에 이를 혼쾌히 받아 들이며 실천할 자가 몇 명이나 있을까. 한달만이라도 이런 걷기여행을 추천한다면 한참을 망설였을터인데 한달도 아니고 일년도 아닌 3년3개월이란 어마어마한 시간동안 오로지 두 다리에 의해 아프리카를 종단했는 것은 많고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쓰여지지 않고 보여지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긴 시간동안을 단축한 이야기 속에서도 그들의 길 위에 노출된 위험이나 어려운 고비들은 구멍난 운동화처럼 속이 다 들여다 보인다. '곧 보시게 되겠지만 아프리카는 기쁘면서 슬픈 땅입니다.' 처음 백인을 보는 아이들도 있고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백인들이 아프리카를 차를 타거나 말을 타는 것이 아닌 오직 걸어서 여행을 한다는 것에 깊이 공감을 하며 자신들이 간직한 슬픔도 거리낌없이 토해내는 순박한 사람들. '왜 여행을 하시죠?' '두 분을 만나려고요!' 걸어서 여행하지 않았다면 진솔한 사람들을 만나지도 진솔한 삶을 만나지도 진정으로 아프리카를 깊숙히 보지 못했을 것이다. 진정한 여행의 참 맛은 걷기여행인것 같다. 걷으며서 세상과 함께 할때 오롯이 들어오는 진실된 것들. 희망봉을 출발한 것은 푸생부부 둘이었지만 함께 것은 아프리카 였고 아프리카인었으면 아프리카속의 모두였다. '길은 반드시 어딘가로 통하게 되어 있다는 것과,인간은 노력을 적게 하려고 애쓴다는 원칙이다.' '모든 길은 인류로 통한다.' 길을 잃었거나 광활한 곳에서 물이 떨어지고 오아시스를 만나지 못했을때 길을 따라 달리는 차를 세우면 그들에게 반드시 물이나 음료를 보충해주면서 응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 다음 종착지의 잠자리와 먹거리까지 제공하며 다음의 길까지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실어준 사람들이 있어 아프리카 트렉의 희망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 아프리카. 둘이서 취재와 촬영 글쓰기까지 모두 하면서 이 여행을 하였다는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그것도 소냐 푸생은 오직 치마로 아프리카와 맞서 있는 듯 하다.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이다.' 광활함속에 오아시스처럼 인생의, 삶의 의미를 전해주던 사람들도 많다. '집은 살 수 있지만 가정은 사지 못하잖아요.' 처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던 사람도 있는가 하면 자신이 농장을 다 빼앗기듯 했어도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저버리지 못해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일도 하지 않는 그들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 자신이 떠나면 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당장 머무를 곳도 먹을 것도 없는 것을 알기에 그 많은 사람들을 이유없이 책임지는 사람도 있다. 그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걷기 여행의 맛인듯 하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나아갔다. 물론, 깊은 하나뿐이기에 문제는 해결되었다. 하지만 서스펜스는 우리가 누구의 집으로 갈지 알지 못하는 데 있었다. 이 만남들이 우리의 유일한 생존 방식이며, 우리의 유일한 존재 이유였다. 소냐는 활짝 피어났다. 그녀와 함께 매일매일이 결혼기념일이었고, 그녀의 심장이 나의 나침반이었다.' 정말 맘에 드는 구절이다. 알렉상드로가 힘들다고 느낄 때 소냐를 보면 그녀는 강하게 잘 버티고 있다. 그래서 이 여행이 더 버틸 수 있었던 것처럼 소냐에게서 알렉상드로는 에너지를 더 얻은것 같다. 서로에게 든든한 등대같은 빛을 발해 아프리카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자신들이 나아가고자 한 길을 갈 수 있었던 아프리카 트렉, 정말 대단한 책을 만났다. 아프리카를 담은 생생한 사진들이 좀더 보충되었다면 그들의 여정이 담긴 지도가 더 많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로지 그들의 생생함을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것으로 더 맛이 나는 여행서였던 것 같다. 걷는다는 것은 제일 쉬운 방법중이면서 제일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막상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옷 두어가지와 함께 짊어져야할 키로그램을 정해 놓고 가방을 싸는 것 자체부터가 문제일것 같다. 그렇게 해서 한달이고 두어달이고 떠나라 하면 떠날 수 있을까. 내 일상을 접고 두다리에만 의지해 지구위에 서서 모든 것을 해결하라면 힘들것이다. 발에 생겨나는 물집만큼이나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얼마나 많이 일어날까. 줄줄 흐르는 땀방울만큼이나 후회스럽기도 하고 주저 앉고 싶을 터인데 아무것도 길 위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간직하며 희망을 발견하는 푸생부부의 에너지가 읽는동안은 내 자신에게로 전해진것 같은 생각이 들어 하루에 한시간 뒷산 산행이라도 날마다 하리라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실천은 되지 않고 있다. 걷기를 실천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끼며 그들이 지나간 아프리카의 종단 길을 한번 더 훑어 보았다. 정말 대단하다. 까마득한 그 길, 희망이 점점이 찍혀 길이 된듯한 아프리카 트렉은 내 삶이 지쳤을때 나약하다 느낄 때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인듯 하다. |
|
아프리카, 인류의 발자취를 따라 오직 두 발로 걸으며, 아프리카를 만나고 아프리카 사람들을 만났다. 가장 의아스러웠던 것은 그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오직 걷는나는 것, 그것은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더구나, 그 곳은 아프리카지 않은가! 제 아무리, 사람들의 심성이 착하고, 관대하더라고, 민족간 갈등, 에이즈, 가난, 등등 아프리카가 처한 상황들,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국경을 넘고 걸어서 길고 긴 여행을 한다는 것은 너무도 우려스러웠다. 물론 이렇게 책이 출판되었다는 것은 그런 우려를 불식하는 것일지라도, 그래서인지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걷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 어떤 것보다 단순함! 걷기 예찬자가 아니더라도, 그들이 매일 40km되는 거리를 묵묵히 걸었다는 것 자체로 숭고함이 느껴졌다. 장장 7000km라니, 실상은 14000km인데 이 책 <아프리카 트렉>에는 그 여정의 반인 7000km의 이야기(희망봉에서 킬리만자로까지)가 담겨 있다. 온전히 걷는 행위를 통해서만 그들의 여행은 의미가 있었다. 삶 또한 그런 것일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여행의 목적지와 7000의 숫자만 생각했던 나의 어리석음. 솔직히 7000km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아득히 먼 거리~ 하지만 피부로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지치고 힘들어도 오로지 함께 걷는 모습, 한 발 한 발 내디는 그 걸음걸음 속 삶의 여유와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생생한 아프리카가 그대로 전해졌다. 나 역시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하며, 내 주변을 돌아보고, 여유를 갖고 더불어 산다면, 그 어떤 삶보다 멋지고 멋지지 않을까!
"신은 가난한 사람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코를 요란하게 골았다." (22) - 이 짧은 문장에 숨은 큰 뜻! 그들의 무모할 것 같은 여행에 대한 괜한 긴장감과 우려가 한 순간에 사라져버렸다. 유쾌함이 가득한 여행에 동행하겠다는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그 어떤 순간도 나의 부푼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프리카에 대한 나의 우려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 현장 속 그대로, 진솔하게 담고 있었다. 때론 잔인하게, 때론 더없이 후덕하게.
책의 문장 하나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흥미진진한 기대감 속에서도 글 읽는 속도를 낼 수 없었다. 그들의 여정과 함께 하고픈 마음에, 그들의 걸음에 맞추며, 그들의 이야기에 기대다보니, 절로 여유롭게, 느림의 미학에 취했다. 글쎄~ 상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아프리카를 만났다. 다른 책을 통해 만났던 아프리카보다도, 그 어떤 도보 여행기보다도 더 특별하고 유쾌하였다. '아프리카' 속 인류의 기원을 찾아 나선 부부의 이야기는 내게 마음의 풍요와 여유를 가져다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