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0)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0%
  • 리뷰 총점8 60%
  • 리뷰 총점6 1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7.0
리뷰 총점 종이책
빛(진실)을 찾아서
"빛(진실)을 찾아서" 내용보기
내 모교의 연못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연꽃이 핀다. 가을에 축제를 위해 연꽃 줄기들을 다 베어내 버리지만 다음 해면 어김없이 연꽃이 피는 것이다. 그놈의 생명력 참 질기다, 고 생각하며 들여다본 적이 있다. 수심이 깊지 않은 연못인데도 바닥이 보이지 않아 그 뿌리까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소설, 󰡔연화󰡕는 그런 책이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맑
"빛(진실)을 찾아서" 내용보기

내 모교의 연못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연꽃이 핀다. 가을에 축제를 위해 연꽃 줄기들을 다 베어내 버리지만 다음 해면 어김없이 연꽃이 피는 것이다. 그놈의 생명력 참 질기다, 고 생각하며 들여다본 적이 있다. 수심이 깊지 않은 연못인데도 바닥이 보이지 않아 그 뿌리까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소설, 󰡔연화󰡕는 그런 책이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맑고 깨끗하지 않고 탁하지만, 그 속에서 힘이 느껴진다.

이 책에는 주요 인물이 세 명 나온다. 병든 몸으로 티베트의 여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여류작가, 칭자오. 어린 시절부터 사랑한 여자를 만나기 위해 티베트로 온 남자, 샨성. 샨셩의 가슴속에 여전히 슬프고 강렬한 기억을 남기는 여자, 네이허. 이들의 인생과 사랑은 어렵다. 마치 연꽃이 어두운 연못 속 진흙에서 싹을 틔우는 것처럼. 하지만, 연꽃은 어둠을 뚫고 물 위로 올라와 꽃을 피운다. 그들의 여정은 그러한 과정인 것이다.

칭자오와 샨성은 여행객들이 많이 들르는 곳인 라싸에서 우연히 만난 사이다. 타지에서 만난 여느 여행객처럼 친한 척을 하지도 외면하지도 않지만, 모퉈로의 여행에 동행한다. 칭자오의 모퉈행은 즉흥적이지만 그의 영혼에 끌려 필연처럼 이루어진다. 모퉈까지 가는 여정은 험하기만 하다. 모퉈는 자동차도로가 따로 없을 정도로 중국에서도 오지 중에 오지에 속하는 지역에다 물사태가 일어나 길이 무너져 있다. 그 길은 꼭 그들 삶과 같다. “어서요, 샨셩! 어서 빨리요. 위쪽이 곧 붕괴할 것 같아요.”라는 외침은 “어서 와, 샨셩. 나를 따라와.”라는 말과 오버랩된다. 곧 무너질 것 같은 길처럼 어수선하고 흔들리는 샨성의 인생에서 네이허와 어머니의 부름은 절대적 명령과 같이 들린다. “우리에게는 사실,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권리가 전혀 없어요. 그것은 가망 없는 일이에요.”라는 칭자오의 말은 언뜻 샨성의 인생을 대변하는 것 같다. 샨성은 인기 많은 학창시절을 보내고 일에서 성공하고 결혼을 함으로써 나무랄 데 없는 인생을 산 것같이 보이지만 실상 그가 선택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의 인간관계도 그렇다. 끌려 다니듯이, 무심한 듯이. 네이허와의 사랑도 그런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두 사람은 서로의 유일한 친구”였지만 “누구에게도 말하거나,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두 사람만의 은밀한 비밀”인 것은 그들이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같이 있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허가 미술 선생님을 사랑해서 함께 도망을 갔을 때도, 다시 돌아와 다른 사람의 질타를 받을 때도, 낙태를 했을 때도, 떠났을 때도 그는 방관자일 뿐이었다. 그녀의 아픔을 함께할 수 없었다. 그는 선택할 수 없었으므로. 네이허가 샨성에게 “예전에 너는 나를 따라 오다가 길을 잃고 숲속으로 들어갔을 때 주저하고 곤혹스러워 했어. 그때 나는 우리가 다른 세계에 속해 있다는 걸 알았어.”라는 말을 한다. 샨성은 그녀에게 빛이 되어줄 사람이 아니었다. 아직 그도 어둠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들은 다른 세계에서 빛을 찾기 위해 헤매는 사람들이었다. 샨성과 칭자오의 모퉈로의 여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어떤 이끌림에 의해서 함께 여행하지만 가까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여행이 끝나고 다시 만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여행도 빛(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샨셩, 그것은 단지 신비한 볼거리만은 아니에요.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진실한 것을 믿고, 그것의 표상에 가리어서는 안 돼요. 전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것을 증명하길 원해요. 비록 그 대가가 충분히 이성적이지도, 보답이 없다 할지라도 말이죠.”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모퉈로의 여행은 어둠에 갇힌 인생의 빛(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던 것이다. 모퉈에 도착해서 그들을 기다린 것은 네이허가 아니었다. 2년 전에 죽은 그녀. 그들은 진실을 찾았을까? “하지만 모든 게 그래. 인생은 고통스러운 거야. 우리에게는 말이 필요 없어. 행동하는 거야.”라고 했던 칭자오의 말처럼, 고통스러웠지만 행동했던 그들의 여정 끝에는 빛이 있었을 것이다. 칭자오, 샨셩, 네이허에게.

“그건 아주 진실한 순간이었죠.”

v*******m 2009.05.2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연화
"연화" 내용보기
서로의 유일한 친구.같은 반이었지만 학교에서는 아는척도 하지 않고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지만서로의 영혼까지도 함께 할 서로의 유일한 친구인 샨셩과 네이허, 그리고 네이허를 찾아티베트 모퉈로 가는 여정을 함께하는 칭자오의 이야기이다.아픈 몸으로 티베트 라싸의 한 여관에서 지내는 칭자오는 많은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지만 라싸의 여관에서 두문불출하며 지낸다.어렸을때부터
"연화" 내용보기
서로의 유일한 친구.
같은 반이었지만 학교에서는 아는척도 하지 않고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서로의 영혼까지도 함께 할 서로의 유일한 친구인 샨셩과 네이허, 그리고 네이허를 찾아
티베트 모퉈로 가는 여정을 함께하는 칭자오의 이야기이다.
아픈 몸으로 티베트 라싸의 한 여관에서 지내는 칭자오는 많은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지만 라싸의 여관에서 두문불출하며 지낸다.
어렸을때부터 사랑하고 상처와 아픔,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네이허를 찾아 티베트로 온 샨셩은 칭자오를 만나 연꽃이 숨어 있는 성지로 전해오는 버스조차 들어가지 않는 산골 모퉈로 출발한다.
그 계곡은 흙이 무너져 내려 죽을수도 있는 위험한 곳이지만 자신의 아픔들을 얘기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네이허를 만나러 간다.
그 길들에서 얘기하는 칭자오의 이야기.
샨성이 얘기하는 아버지의 부재를 메꾸려 나이든 남자를 사랑하고 상처받았던 네이허의 이야기.
네이허의 아픔과 상처가 자신의 상처처럼 아프고 수치스러웠던 샨성.
필요에 의해 결혼까지도 했지만 그 자신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샨셩의 아픔을 지켜보며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이토록 내면의 슬픔을 가지고 있는 샨셩에게 네이허는 한줄기의 빛같은 존재였다.


움직일 때는 반드시 자신의 몸을 죽음 위에 올려놓고 그것과 몸을 스치며 지나가야 해. 내면의 고요와 전신의 집중을 유지해야 해. 이것은 사람이 모종의 수행에 이르는 본질이야. 시간이 귓가에서 째깍째깍 빠르게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천지가 너를 향해 열리고, 서로 대립적인 힘 사이에 상호 작용과 영향을 일으켜. 설령 네게 죽음을 강요하고 있을지라도, 그것은 너의 생명력과 선과 악의 강렬한 대비를 부각시키지. 인간의 내면은 무한히 자유롭고 열려 있어.
                                                   ~~~~~ 249 ~ 250페이지 중에서

많은 일들은 반드시 그것을 다양하게 겪고 난 후에야 특별함을 배우게 되지. 나는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것을 원해. 주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자신을 낮추며 뭔가를 내어줄 테야. 어쩌면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은 하나의 물방울에 불과할지도 몰라. 그래서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결코 크지 않을지도 몰라. 세상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권력과 욕망에 의해 전복될 거야. 하지만 나는 스스로 체득한 사명을 완성할 거야. 그것은 나 자신만의 작지만 진실한 신념이야.
                                                   ~~~~~ 280페이지 중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칭자오와 샨성이 모퉈의 네이허의 숙소에 도착했을때 샨성이 얘기했던 사진속의 네이허를 바라보는 칭자오를 보며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글을 쓰는 지금까지 그 장면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 눈시울이 붉어진다.

안니바오베이는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많은 작가라고 한다. 
깊은 감성을 지니고 심연을 들여다보는 글을 쓰는 작가인것 같다.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중국작가들이 적어서 그런지 중국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를 못했다.
중국문학을 아주 오랜만에 읽었는데 느낌이 상당히 좋다.
책을 읽고난 뒤의 여운이 오래가는 책이다.   
이런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이 좋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0.07.06. 신고 공감 1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찾아서 떠나는 여정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찾아서 떠나는 여정" 내용보기
처음으로 접하는 중국소설.. 정확히 표현하자면 처음으로 접하는 중국현대소설이라 해야겠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읽는데 조금은 힘이 부친게 사실이다. 우선 초반부에 등장하는 티벳의 지명이 생소하고 소설의 인물이름들이 어려워 읽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현대소설치고는 주(註)가 많고 설명이 길어서 가독성이 떨어졌다.    연화의 작가 안니바오베이의 문체가 원래 이렇게 딱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찾아서 떠나는 여정" 내용보기

 처음으로 접하는 중국소설.. 정확히 표현하자면 처음으로 접하는 중국현대소설이라 해야겠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읽는데 조금은 힘이 부친게 사실이다. 우선 초반부에 등장하는 티벳의 지명이 생소하고 소설의 인물이름들이 어려워 읽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현대소설치고는 주(註)가 많고 설명이 길어서 가독성이 떨어졌다.

 

 연화의 작가 안니바오베이의 문체가 원래 이렇게 딱딱한건지 아니면 번역과정에서 딱딱하게 번역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번역자를 통한 안니바오베이의 소설을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연화만 놓고 봤을 때 소설보다는 한편의 논문 혹은 기행문을 읽는 것 같아서 <신비의 티벳 오지여행>이라는 제목이 어울릴법했다.

 

 소설속 대화들에서도 각 인물들이 비슷비슷하게 일관된 어투로 말하고 있어서 대화를 통한 인물들의 특성을 파악하기가 힘들었고, 심지어 부연설명이 없었다면 대화를 통해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성별조차 파악하기 힘들었을것 같다. 이 부분은 분명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심한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소위 잘나가는 소설들이 사랑, 불륜, 이혼 등의 자극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고, 그런 내용들에 길들여진 독자들이 많기 때문에 소설의 처음 시작부터 마직막까지 일정하게 유지되는 내용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들이 판을치는 소설계에서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듯한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갈 수도 있겠다.

 

 『두 사람은 서로의 유일한 친구였다. 하지만 그것은 누구에게도 말하거나,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두 사람만의 은밀한 비밀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실이나 공공장소에서는 말 한마디 나눈 적이 없었고 눈길조차 보내지 않았다.』

 나는 이 구절에서 이 소설 연화에서 내가 느낀점을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샨셩과 네이허의 만남은 서로를 소유하려 하지 않은채 스토리가 진행된다. 네이허를 찾아 모퉈로 향하는 샨셩과 칭자오 역시 그렇게 오랜시간 동안 아무일도 없는 스토리가 진행된다. 마치 작가가 의도적으로 어떤 선을 그어 놓고 그것을 넘지 않으려는 것처럼..

 

 아마도 작가는 사랑이라는 감정 역시 결국은 깊은 자아의 추구에서 비롯된다고 여기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과 남을 이해하는 과정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연화를 읽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굳이 연화라 했을까? 옮긴이의 말까지 다 읽고 난 후에야 작가가 모퉈로 향하는 여정을 불교의 윤회와 연관시켰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작가가 제목을 왜 <연화>라 지었는지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작가는 사랑을 연꽃에 비유한 것이다. 진흙속에 감추어진 연꽃을 통해 인간 내면의 자아성찰을 강조한 것으로 보여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프롤로그에서 사진에 관해 언급되고 있는데 책 어느 곳에서도 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 원판에서는 사진이 삽입되어 있었을 거라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사진이 책의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었다면 읽는데 흥미를 돋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m********h 2009.05.2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련한 사랑 이야기 ~ ㅎ ㅎ ㅎ
"아련한 사랑 이야기 ~ ㅎ ㅎ ㅎ " 내용보기
<연화>는 책을 읽는 내내 티베트에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티베트는 굉장히 낯선 장소라서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소설 속의 인물이 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한 장씩 읽어 내려가면서 점점 샨셩과 네이허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던 티베트의 향기와 풍경이 떠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한 번쯤 티베트에 가서 소설 속에 나
"아련한 사랑 이야기 ~ ㅎ ㅎ ㅎ " 내용보기

<연화>는 책을 읽는 내내 티베트에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티베트는 굉장히 낯선 장소라서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소설 속의 인물이 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한 장씩 읽어 내려가면서 점점 샨셩과 네이허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던 티베트의 향기와 풍경이 떠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한 번쯤 티베트에 가서 소설 속에 나온 여러 장소를 다녀보고 소설 속의 이야기를 좀 더 가깝게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에 네이허는 병고와 밀려오는 허무감으로 작품 활동을 중단한 여성 소설가이다. 네이허가 느끼는 삶의 허무함은 나에게 아주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느끼는 마음속의 공허함은 나와 닮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음 속의 공허함을 메꾸려고 노력하지만 언제나 실패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소설 속 네이허는 그러한 삶의 공허함과 허무함에서 탈피하고 싶어서 티베트의 오지로 찾아간다.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삶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허무, 갖가지 외로움을 탈피하고 싶어 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나도 그 무리와 마찬가지로 일상속의 허무함과 공허함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이다. 그러한 점 에서 네이허와 샨셩의 모퉈까지의 여행은 소설을 읽는 내내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나의 욕구를 채워주었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언제나 담담하게 샨셩과 네이허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남 녀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닌 하나의 정신적인 감정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소울메이트의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샨셩이 가진 추억 속에서 네이허와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을 넘어선 내면의 깊은 연결고리가 형성되어 있는 형태로 그려지고 있었다. 소설 속의 모든 이야기는 잔잔하고 단조로운 어조로 들려오고, 현재의 삶에서 탈피하여 추억을 그리며 허무함을 채우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서정적인 음악처럼 들려온다.

소설 속에서 칭자오와 샨셩이 향해가는 모퉈는 티베트어로 ‘꽃송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세상과 단절돼 편지조차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옛날에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비밀의 연꽃 성지’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그곳은 신비하고 거룩한 곳으로 많은 이들이 동경하고 있다. 그리고 모퉈에서는 샨셩의 추억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만나고 싶은 여자인 네이허가 있는 곳이다. 이 모든 곳은 칭자오에게는 현재의 삶의 탈피처이자 샨셩에게는 지금의 고독과 외로움을 도피할 수 있는 곳이며 자신의 추억 속에서 어린 시절 부터 사랑해온 여자인 네이허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러한 모퉈라는 존재는 칭자오와 샨셩에게는 새롭고, 신비로운 곳으로 동경의 장소가 될 수도 있다. 현재 부족한 영혼을 가진 나에게도 모퉈로의 여행은 매력적인 유혹으로 다가왔고, 칭자오와 샨셩이 모퉈로 가는 과정에서 깨달은 정신적인 정화를 나도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속적인 사랑이야기가 아닌 정신적인 사량이야기를 담아내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는 네이허와 샨셩의 추억 속에서 연꽃처럼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게 피어났다고 생각한다.

m******3 2009.05.2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 연화
"- 연화" 내용보기
p.132    어떤 사람들의 인생은 발생한 어떤 일로 인해 바로 하나의 문이 영구히 닫혀 버립니다.              이것이 바로 상처입니다.[연화]는 좀 특이한 인연의 남녀를 다루는 소설이다.  주목받고 있다는 중국의 여류작가의 작품을 읽는 도중 문득 우리 문학소설 제목이 하나 떠올랐다. 박범신 작가의 [외등]. 드라마로 먼저 접하고 원작을 읽었던 그 소설은 드라마와 원작 모두 훌륭
"- 연화" 내용보기
p.132    어떤 사람들의 인생은 발생한 어떤 일로 인해 바로 하나의 문이 영구히 닫혀 버립니다.
              이것이 바로 상처입니다.


[연화]는 좀 특이한 인연의 남녀를 다루는 소설이다.  주목받고 있다는 중국의 여류작가의 작품을 읽는 도중 문득 우리 문학소설 제목이 하나 떠올랐다. 박범신 작가의 [외등]. 드라마로 먼저 접하고 원작을 읽었던 그 소설은 드라마와 원작 모두 훌륭했으며 개츠비보다 더 절절하게 한 여자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의 마지막 생명까지 희생한 남자의 절절한 사연이 가슴메이게 만든 작품이었다. 남자가 여자를 평생 사랑하며 놓치지 못했던 그들 사이의 인연의 끈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설명되어진다. 

하지만 [연화]에서 남자가 여자를 평생 놓치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찾아나선 매듭은 '사랑'보다는 '공감'의 이름으로 설명되어져야 할 것만 같았다. 아버지가 일찍 죽고 홀어머니의 손에서 자라난 지샨셩은 모범생이었다. 어머니가 바라는 길 외의 그 어느 것에도 눈길을 돌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던 소년 샨셩은 단 한 사람 네이허와의 친분은 어머니의 뜻과 달리 끊어내지 못했다. 모든 면이 그와 달라 보이는 그녀에게서 그가 발견한 것은 공감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 채 외삼촌의 집에 더부살이형태로 얹혀사는 소녀, 네이허는 모든 면에서 자유분방했다. 공부에 연연하지도 외무나 청결에 연연하지도 심지어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조차 초연했는데, 단 한 사람 샨셩과는 죽이 잘 맞아 늦은 밤 아무도 몰래 그의 방에서 자고 가는 일도 허다했다. 

두 사람 모두 타인과 관계맺기에는 서툴고 귀찮은 인간형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독을 그림자처럼 붙여 다니는 인물들이었다. 그렇다보니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내면속 같은 동굴을 갖고 있어 위안과 위로를 받으며 함께 성장해나갔다. 적어도 네이허가 유부남 선생과 불륜관계에 빠져 낙태와 정신병원 감금의 수순을 겪기 전까진. 


p.37   우리에게는 사실,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권리가 전혀 없어요

이후, 샨셩은 두 여자를 아내로 맞았다가 헤어졌고 네이허 역시 여러 남자를 전전하다가 티베트의 외지 마을에 정착해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그런 네이허를 만나러 모퉈로 가기 위해 동행을 찾던 샨셩 앞에 여류작가 칭자오가 나타났다. 

칭자오. 티베트 낡은 여관, 르마 307호 투숙객이며 1년반째 매일 아침 복도에서 한약을 달이며 체류중인 병든 여자가 바로 그녀였다. 샨셩과 함께 동행하여 도보로 나흘이 걸리는 모퉈로 향하는 동안 그들의 지난 과거를 다 듣게 된다. 그녀 역시 그들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도 적합한 통로를 찾지 못한 사람 중 하나였기에 향해가는 내내 그들은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목적지에 도착했을때 그들을 기다리던 것은 네이허가 아니라 그녀가 남긴 유품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2년 전에 사망한 상태였고 모든 것을 알면서도 네이허가 마지막으로 머물던 곳에 와 봐야했던 샨셩의 추억 여행이 바로 [연화]였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의 방에서 자고 일어나며 ' 나 여기 있어. 아직 안 갔어."라고 말했던 것처럼 어쩌면 그녀는 죽어서 육신만 사라진 채 오래된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의 외로움은 다른 사람으로 덮어지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만든 소설, 연화.

외등처럼 철저하게 자기 희생적이면서도 진국빛 사랑이 아닌 잔잔하면서도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았던 그들의 인연은 강렬한 기억과 함께 영원히 남아버렸다. 어린 시절부터 매혹되었으면서 단 한 번도 그녀의 손목을 잡지 못했던 샨셩. 언제나 다가설듯 가까운 거리에서 애만 태우던 네이허, 병든 시간을 받아들이며 묵묵히 병과 함께 살아내던 칭자오. 잔잔하면서도 애틋한 이들의 삶은 연화라는 제목과 함께 꽤 오랫동안 기억속에 머물 것만 같다.




 

i*****i 2011.06.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다른 세상을 사는, 같은 영혼의 울림
"다른 세상을 사는, 같은 영혼의 울림" 내용보기
땅거미가 내려 앉았고 능선이 적막했다. 쇠락한 작은 마을 이곳저곳에서 개들이 짖어댔다. 둥근 달이 빈 들판에 빛을 뿌리고 있었다... 설산의 정상에는 달빛에 드러난 청량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사랑의 정의란 무엇일까? 여기,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서로의 영혼을 울리는 사랑이 있다. 쑤네이허와 지샨셩은 중국 동남 해안의 작은 마을에서 만났다. 부모가 없이
"다른 세상을 사는, 같은 영혼의 울림" 내용보기

 

 

땅거미가 내려 앉았고 능선이 적막했다. 쇠락한 작은 마을 이곳저곳에서 개들이 짖어댔다. 둥근 달이 빈 들판에 빛을 뿌리고 있었다... 설산의 정상에는 달빛에 드러난 청량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사랑의 정의란 무엇일까? 여기,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서로의 영혼을 울리는 사랑이 있다.

쑤네이허와 지샨셩은 중국 동남 해안의 작은 마을에서 만났다. 부모가 없이 더부살이하는 9살 소녀 네이허는 학교에서 샨셩이라는 소년를 만나고 밤이면 그를 찾아간다. 그리고 둘은 매일 밤, 서로의 등을 기댄채 혼곤한 잠속에 빠져든다. 이렇게 시작된 둘의 만남은 더 이상 함께 존재하려 하지도, 서로를 소유하려 하지도, 또 기대려 하지도 않는다. 무심한 듯 시작된 그 인연은 아무것도 하려하지 않은 채 결국에는 서로의 닿을 수 없는 깊은 부분에까지 도달한다.

“한달 후, 그 사람이 나를 때리기 시작했어... 집 근처에 가면 그의 아내와 이웃 사람들이 벽돌로 나를 내려쳤어.”

성년이 된 네이허는 유부남인 미술선생을 사랑하게 되고 남자는 그 사랑을 잠시 잠깐의 불꽃에 비유한다. 그리고 그 불꽃은 현실의 실망에 의해 이미 꺼져버리고 자신의 삶은 화상을 입었을 뿐이라며 떠난다. 이를 듣고 있던 샨셩의 눈에는 천천히 눈물이 고였다. 소녀를 위로하고자 떠들썩하게 과장하지 않아도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눈물을 짓는 샨셩을 바라보며 네이허의 영혼은 치유된다. 소년에게 있어서도 그녀를 보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을 보는 것이었다.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샨셩 또한 아내에게서도, 직장 동료에게서도, 친구에게서도 관계를 발견하지 못한다. 샨셩은 이를 그저 줄을 서서 허겁지겁 패스트푸드를 먹어치는 것이라고 묘사한다.

그의 세계는 규칙적이고 하자가 있어서는 안 되지만 그녀는 일탈자가 없는 도시의 삶을 숨 막혀 한다. 이렇듯 한 번도 서로에게 속해 본적이 없는 그들이지만 서로는 어린 시절을 공유하는 유일한 친구이자 상호 확인자가 되어 간다. 그리고는 결국 그는 그녀가 자신의 육체에서 분리된 하나의 영혼임을 인식해 간다.

매일 전철을 타고 똑같은 곳으로 출근해 집과 아이와 교육에 관해 얘기하는 우리들은 무엇인가에 거창한 정의를 두려한다. 그것은 사랑에도 마찬가지다. 만남 이후로 중요한 날을 기억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며 늙어가는 것을 사랑으로 정의하고 만다. 그래서 마치 함께 하지 못하면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그러나 네이허와 샨셩은 이 모든 것을 공유하지 않고서도 서로의 마음에 닿는 오솔길을 발견하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글을 읽으며 ‘존재’. 그것 외에 어떤 것이 보태어지지 않아도 위안이 되는 관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가만히 인물을 들여다보며 사랑을 그리는 작가에게서 무심한 듯 펼쳐지는 언어의 묘미에 빠져들 수 있었다.

작가는 서두에 “모퉈의 길은 매우 험하다.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내 몸에서 분리된 하나의 영혼을 만날 수 있다면 그 위험은 또 다른 축복이 아닐런지.

d****2 2009.06.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연화
"연화" 내용보기
안니바오베이의 소설 <연화>는 티베트 라싸 지역의 르마 여관에서 투숙하는 한 여인이  낯선 사람의 기척에 잠을 깨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2년 동안 르마 여관에서 지내온 그 여인의 이름은 칭자오, 칭자오의 잠을 깨운 남자의 이름은 샨셩이지만 다른 소설이라면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도 남았을 분량인 1장이 다 끝나갈 때까지도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거나 친밀
"연화" 내용보기
 

 안니바오베이의 소설 <연화>는 티베트 라싸 지역의 르마 여관에서 투숙하는 한 여인이

 낯선 사람의 기척에 잠을 깨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2년 동안 르마 여관에서 지내온

그 여인의 이름은 칭자오, 칭자오의 잠을 깨운 남자의 이름은 샨셩이지만 다른 소설이라면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도 남았을 분량인 1장이 다 끝나갈 때까지도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거나 친밀한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작가는 다만 라싸라는,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생소할 배경을 자세히 묘사한다. 바코르 거리에서 불경을 읽는 현지인들,

베이징동로에서 꼬치구이를 파는 여인의 묘사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현실적인 동시에 이국적인 느낌을 불러온다. 

 함께 사뮈에 사원을 구경하러 간 샨셩에게 칭자오는 그의 목적지인 모퉈까지의 길을

선뜻 동행하겠다고 말한다. 며칠간의 힘든 여정을 선뜻 같이하자고 할 정도로

두 사람 사이의 감정교류나 유대가 있었다는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책이 다 끝나갈 때까지 단둘이 그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도 샨셩과 칭자오와의

사이에는 연애감정, 심지어 어떤 특별한 감정이 생겨나는 것조차 발견할 수 없다.

그저 그들은 며칠을 동행하는 완전한 타인일 뿐... 과거 시점에서 다루어지는 샨셩과

네이허와의 이야기 속에서도 통상적으로 사랑을 다루는 소설에서 기대할 만한 감정의

굴곡은 포착되지 않는다. 몇 십 년 동안의 긴 시간을 함께하면서도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관계는 친구 그 이상을 넘어서지 않는다. 네이허가 샨셩에게 “우리가 상대에게

주는 사랑은 어떤 정해진 범주에 속하지 않아.” 라고 말하는 데서 알 수 있듯

두 사람간의 관계는 일반적인 남녀 간의 사랑으로 정의될 수 없다. 오히려 두 사람은

이성과 감정이라는 상반된 태도로 자신 속의 허무를 메우려고 애쓰는 거울 반대편의

자아일 뿐이고, 서로는 상대를 연민에 휩싸여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h******k 2009.05.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 안에서 찾는 사랑의 의미...
"내 안에서 찾는 사랑의 의미..." 내용보기
“어서 와, 샨셩. 나를 따라와.”   몽환적인 대사다. 네이허가 샨셩에게 하는 말이지만 순간적으로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허가 샨셩에게 동행을 요구하는 표현인지, 샨셩안에 갇힌 자아가 스스로에게 던진 일탈의 언어인지... 두 소년, 소녀의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야기라기 보다는 자신과는 절대 같아질 수 없는 상대를 보며 스스로를 찾
"내 안에서 찾는 사랑의 의미..." 내용보기

“어서 와, 샨셩. 나를 따라와.”

 

몽환적인 대사다. 네이허가 샨셩에게 하는 말이지만 순간적으로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허가 샨셩에게 동행을 요구하는 표현인지, 샨셩안에 갇힌 자아가 스스로에게 던진 일탈의 언어인지...

두 소년, 소녀의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야기라기 보다는 자신과는 절대 같아질 수 없는 상대를 보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책, ‘연화’.

 

처음에는 너무도 우울하고 자폐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작가에 대해 들은바가 떠올라 단지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어울린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놓는 순간 단순히 그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시종 잔잔하지만 섬세하여 감정 전달이 뛰어났다.

단조로운 이야기 전개 때문에 잠깐의 집중력을 잃는다면 ‘그’와 ‘그녀’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헷갈리기도 하다. 아니, ‘그’인지 ‘그녀’인지 조차도 말이다. 이런 부분은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하지만 세 명의 주인공 샨셩, 네이허, 칭자오가 모두 다른 사람이 아니라 한 인간 안에 숨겨져 있는 여러 가지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읽으니 오히려 읽기가 더 쉬웠다. 겉으로 보이는 내가 아닌 갈망하고 닮고 싶은 모습들 말이다.

 

이렇게 나는 그들의 감정을 함께 하기에도 바빴지만 어느새 그들과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생소한 지명과 본 적이 없는 풍경들. 작가는 실재하는 장소를 배경으로 했지만 소설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허구에 바탕을 두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아름답고 신비롭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그들이 지나는 진흙탕을 밟고 갑작스러운 폭우를 함께 맞은 느낌마저 들었다.

「대해. 노란 보름달이 수면을 비춘다. 은화 부스러기 같은 맑은 빛이 반짝거린다. 파도는 달의 중력을 받아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부단히 위로 솟구치며 암석에 부딪혀 물보라를 일으키다가 다시 서서히 물러가며 파도에 씻겨 들쭉날쭉한 모래사장을 드러냈다. 나지막한 메아리. 부딪힌 뒤의 욕망과 기쁨으로 여전히 가볍게 숨을 내쉬는 것 같다.」

이 장면은 어릴 적 네이허가 샨셩과 숲, 오솔길을 지나 개울가를 향해 가는 도중을 나타낸 것이다. 나는 고요하지만 뭔가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이 장면이 네이허와 샨셩이 함께 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인물들은 철저히 자신만의 세계가 있고 감정을 공유하는 방식 또한 독특하다. 하지만 우리와 다르다고 하여 전혀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왜 난 항상 함께하는 것만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나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어딜 가든 부대끼는 현대인의 삶과 사랑에 대해 다시금 ‘나’라는 존재에 대해 고민해 봐야함을 깨닫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책이다. 내 안의 자아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어서 와. 나를 따라와.”

YES마니아 : 로얄 h********s 2009.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안니 바오베이~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안니 바오베이~" 내용보기
책 초반에는 배경 묘사라고 할까 상황 묘사랄까 여하튼 이런 것들이 다소 지나친 것 같아 내용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스토리가 빨리 짐작이 돼야 쉽게 책에 빠져들 수 있는 개인적 성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는 책 뒤에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지도 않는다. 얕은 독서 실력이지만 나름의 눈을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많은 사람들은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안니 바오베이~" 내용보기

책 초반에는 배경 묘사라고 할까 상황 묘사랄까 여하튼 이런 것들이 다소 지나친 것 같아 내용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스토리가 빨리 짐작이 돼야 쉽게 책에 빠져들 수 있는 개인적 성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는 책 뒤에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지도 않는다. 얕은 독서 실력이지만 나름의 눈을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많은 사람들은 눈을 감으면서 자신만은 아무런 손상 없이 장수하거나 심지어 썩지 않을 거라 생각할 겁니다. 손안에 영원히 시간을 쥐고 있을 거라고 믿지요. 거리낌 없이 낭비하고 후회할 일들을 합니다. 그리고 항상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기지요.” 라는 p.44 구절에 깊이 공감하면서부터 읽기에 속도가 조금 붙기 시작했다.

 

이 구절은, 손안에 영원히 시간을 쥐고 있을 거라고 믿는 나에게, 기회는 항상 얻을 수 있다고 믿는 나에게 작가가 담담하게 조소하는 것만 같았다.

 

머리로는 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다짐하곤 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시간과 기회... 그리고 사랑에 대하여 풍족하다고 믿고 살았던 것 같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이러한 이중적 가치관에 조금이라도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불안과 고독에 필연적으로 싸워야하는 현실 탓이다. 이런 식으로라도 위로와 안정감을 얻으려는 인간의 욕구는 채워져야 하니까 말이다.

 

칭자오와 샨셩 역시 흔들리는 자아를 그대로 안은 채 모퉈로 향한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로 세상과 단절된 오지 마을로 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들은 모퉈로 가는 여정을 함께 하며 진정한 ‘자신’을 마주한다. 완벽한 타자 앞에서 완벽히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진실을 이들의 대화와 고백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작가는 사랑에 관하여도, 사랑에 투신(?)하는 주인공을 설정하지 않았다. 자기 자신을 깊게 성찰할 수 있어야 타인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고, 그래야 타인과 타인이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꽃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작가는 연꽃 같은 사랑을 이야기 하면서도, 험난하고 치열한, 인내하고 때론 침묵할 수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사유를 전제한 것이다.

 

비록 지금 당장 모퉈로 떠나진 않을 지라도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진지하게 삶에 대하여, 가치에 대하여 그리고 사랑에 대하여, 내 자신에 대하여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운 좋게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그 여정 속에서 함께 고민하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타자를 만나 더욱 진실한 나 자신을 만날 지도,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깨달은 가치와 삶의 종점은 모두 각자의 몫이니까, 그냥 우리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으면 될 일 아닐까.

h*****4 2009.05.2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연화
"연화" 내용보기
"허가가 나기는 조금 어려울 거예요. 당신이 갈 곳은 전국에서도 도로가 뚫리지 않은 유일한 도시거든요. 예전에 정부에서 보미 - 모퉈 간 도로를 가설했지만 빈번한 토사 붕괴로 무너져 사라지고 말았어요. 도움을 받을 교통수단이 전혀 없어요. 진입하는 데 최소한 나흘은 걸어야 하고, 나오는데 다시 나흘을 걸어야 해요." (31)티베트에서 유일하게 도로가 나있지 않은 도시 모퉈를 찾
"연화" 내용보기

"허가가 나기는 조금 어려울 거예요. 당신이 갈 곳은 전국에서도 도로가 뚫리지 않은 유일한 도시거든요. 예전에 정부에서 보미 - 모퉈 간 도로를 가설했지만 빈번한 토사 붕괴로 무너져 사라지고 말았어요. 도움을 받을 교통수단이 전혀 없어요. 진입하는 데 최소한 나흘은 걸어야 하고, 나오는데 다시 나흘을 걸어야 해요." (31)

티베트에서 유일하게 도로가 나있지 않은 도시 모퉈를 찾아가려는 두 사람 칭자오와 샨셩, 모퉈를 찾아가기 위해 라싸를 찾은 샨셩은 라싸를 여행하고 돌아간 여행자들이 올린 여행기나 일기를 통해 르마 여관 307호에 장기투숙 중인 여자 칭자오에 대해 알게되고 그녀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여행지를 바쁘게 돌아다니는 일반 여행자들과 달리 그녀는 라싸에 정착했다 여겨질만큼 오래 머물고 있다. 도로가 뚫리지않아 걸어서 들어가야만 하는 도시 모퉈, 그곳을 찾아드는 사람들은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중국을 대표한다는 감성작가 안니바오베이, [연화]로 첫 대면을 하게 되었다. 라싸에 오기전 베이징에서 수술을 했다는 재발하기 쉬우니 결혼을 통해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라는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새로운 삶을 찾아 여행을 떠나왔다. 작품 활동을 중단하면서 떠나왔던 오지 ‘모퉈’로 여행을 왜 그녀는 라싸에서 멈추고 있었을까? 아니 목적이 있는 여행이기는 한 것일까? 이야기는 칭자오와 지샨셩의 과거를 각자의 기억을 토대로 재생되고 있다. 지샨셩의 과거 기억속에 존재하는 쑤네이허가 어떤 여성인지도 알려준다. 

샨셩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쑤네이허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모퉈로 가는 동반자가 된 두사람, 오랫동안 고원을 유랑하며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던 여자와 지난 날의 인생을 종결하고 과거의 기억속의 자유분방한 그녀(쑤네이허)를 찾아가려는 삶에 지친 한 남자가 라싸에서 만나 모퉈로 향하고 있다. 모퉈로 향하는 험난한 여정속에서 그들이 찾게 되는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 세상에서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모퉈가 세상살이에 상처입은 그들에게 피난처가 되어 줄수 있을까? 어렵게 그를 키워준 홀어머니의 바램대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오던 한 남자가 두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고서야 과거의 여자 슈네이허를 찾아 모퉈로 향하고 있다. 

2007년 정부에서 모퉈로 통하는 도로를 다시 시공하면, 보미와 모퉈 사이에 차가 다닐 수 있게 될 것이다. (347) 단절되었던 도시 모퉈가 세상과 다시 소통하며 살아가게 될까? 안니바오베이의 소설을 처음 대했고 읽어가는데 힘에 겨웠지만 그속에서 한줄기 바람을 느껴볼수 있었다. 병들어 죽음을 기다리던 여자가 어떤것을 계기로 다시 삶을 살아가게 되었는지, 창자오, 지샨셩, 슈네이허 등 각각 사람들의 삶속에서 다양한 삶을 간접경험할수 있었다. 티베트 모퉈로 가는 여행길에 올라 내 인생의 참된 모습을 찾아보고 싶다.

"이쪽은 베이징에서 온 친굽니다. 다음에 가서 친구에게 하이둥 집을 구경시켜줘도 될까요?" "되죠. 환영해요." (331)  

옴 마니 팟메 홈. 옴 마니 팟메 홈. 옴 마니 팟메 홈. 옴 마니 팟메 홈. 옴 마니 팟메 홈.



s*******1 2011.05.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