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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면 내용의 시작에 앞서 소리나는 모래에 관한 짧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 내용은 이 책의 마지막 에피소드의 일부이면서, 또한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처음 보는 작가의 이름이 낯설었지만, 책의 제목만큼은 충분히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소리 나는 모래...그리고 그 위를 걷는 개... 설마하니 그 개가 주인공일 것 같지는 않았고, 결코 뭉쳐지지 않는 모래라는 단어의 이미지 때문일까? 어쩐지 외로움이 잔뜩 묻어있는 제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인공들은 모두 외톨이였다.
혼자일 수 밖에 없는 사회, 그러나 결코 혼자가 아닌 다섯가지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는 홈리스를 꿈꾸는 중년의 샐러리맨이 주인공이다.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도 그는 보이는 유령일 뿐이었고, 그 자신도 그런 삶에 갑갑함을 느낀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며, 씻고 싶을 때 씻는 홈리스는 그에게 자유의 표상과도 같았다. 작은 일탈로 시작했지만, 어짜피 그것은 그에게 진짜가 아닌 가짜의 삶이었다. 언제든 돌아가고 싶을 때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홈리스'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다른 의미로 어쩌면 길 위에서 사는 홈리스들보다 집도 있고 직장도 있지만, 진정 마음 편히 쉴 곳은 하나도 없는 그가 진짜 홈리스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보자면 우리 주변에도 겉으로는 멀쩡한 홈리스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은 집이라고 이름 붙인 그 곳에서 집의 의미를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아이돌(그러기엔 나이가 좀 많은)소녀를 사랑하는 오타쿠 청년이 주인공이다. 그가 좋아하는 아이돌은 한 마디로 비주류 아이돌이다. 펜들을 구름같이 몰고다니는 여느 아이돌과 달리 고작 팬미팅에 참석한 인원은 4명이 전부인, 그래서 연예인이 아니라 연외인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그러나 그녀를 향한 오타쿠 청년의 짝사랑은 진정 펜심(心)이란 이런 것!! 이라는 교훈이라도 안겨주려는 것처럼 늘 한 걸음 물러서서 그녀의 화려한 성공을 위해 지극정성을 다한다.
여기서 이 책의 묘미가 처음 등장했다.
첫번째 이야기만 읽고서는 알 수 없었던 등장인물들 간의 상호연관성이다. 앞의 이야기에서 홈리스 체험에 나섰던 샐러리맨 아저씨가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이 오타쿠 청년과의 만남 때문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물질적, 정신적)을 아이돌님께 바치느라 피폐해진 모습으로 동네 편의점 쓰레기 더미를 뒤지던 그와 샐러리맨 아저씨는 운명적으로 만나고, 훗날 두 사람은 다시 재회한다. 각각의 개성넘치는 이야기들이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뜻밖의 상황에서 마치 다음 이야기를 들려줄 사람에게 바통 터치하듯 한 번씩은 마주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지금까지 읽어 왔던 옴니버스 구성의 소설 중에서 <소.나.개>의 구성과 이야기 전개방식이 단연 일품이다. 분리된 이야기들이 이처럼 긴밀하게 엮여서 일심동체를 이루듯 굴러가는 소설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그 때서야 나는 작가를 다시 보게 됐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개그맨이자 연예인이었다. '게키단 히토리' 라는 예명으로 드라마와 쇼오락 프로그램 등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그가 책을 쓴다고 했을 때 일본 내에서도 큰 기대가 없었단다. 연예인이 자신의 인기에 힘 입어 이름만 빌려준 허울 좋은 책들이 일본에도 없지 않았나 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발간한 게키단 히토리의 <소.모.개>는 일본에서도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어 나가면서 충분히 이 책은 그럴만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했다.
아울러 다섯 가지의 이야기들은 모두 작지만 의미있는 반전 하나씩을 숨겨 놓았다가 매번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작가가 슬며시 꺼내 보여준다. 그 순간 순식간에 <소.모.개>의 매력에 더욱 깊이 빨려 들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세번째 이야기는 꿈이 없는 것이 부끄러워 카메라맨이 꿈이라 말하고 다니는 한 소녀가 등장한다. 앞서 말했듯 등장인물 간에는 서로 연결고리가 있다. 그 중 이 소녀의 정체는 제일 처음 등장했던 샐러리맨 아저씨의 딸이다. 듣기 좋게 꾸며낸 꿈이라도 명색이 '꿈'인데 카메라 하나는 들고 사진찍는 시늉이라도 해야했던 그녀. 그러나 디카의 성능은 커녕 메모리카드가 뭔지도 잘 모르던 그녀의 무식함이 카메라 메모리를 고장내고, 졸지에 디카는 좀 비싼 일회용 카메라로 둔갑해 버린다.
사랑이라 믿었던 남자의 장난과 배신, 그리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인연...여기서의 반전도 슬쩍 웃음짓게 한다.
네번째 이야기는 특이한 채무개념을 가지고 도박에 빠진 역무원이 주인공이다. 그의 논리를 빌리자면, 마음껏 현금 서비스를 받게 해주는 마법의 카드가 진 빚은 카드사에게서가 아니라 엄밀히 말하면 그 돈을 갚아나갈 미래의 나에게 진 것이니 결국 내 돈을 내가 쓰는 것이라 말한다. 듣고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오히려 이런 황당하지만 굳이 틀렸다 할 수 없는 생각을 풀어낸 작가의 기발함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채무개념을 가진 그였으니, 그가 하는 도박의 논리 또한 확률 0%에 가까운 것이고 그의 빚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 스스로도 빚을 갚으려는 의욕마저 상실한다.
그리고 운명처럼 세번째 이야기의 소녀와 역무원이 승강장에서 마주친다. 상처받은 소녀는 금방이라도 철로에 뛰어들 것처럼 보이고, 정작 철로에 뛰어들 준비를 하던 역무원은 얼결에 소녀를 설득하며 주옥같은 말을 남긴다.
"그렇군. 나도 고민은 많아요. 하지만 말이지, 난 이렇게 생각해요. 인생은 도박이라고... 대학입시도 도박이고, 취업도 도박이고, 인간관계니, 연애니 하는 것도 모두 다 도박이거든. 모든 것에 다 이기고 지는 게 있어요. 하지만 고민은 결코 패배가 아니야. 고민은 결과가 아니라 아직 진행중인 과정이거든요."
"알겠어요? 대학입시 실패도, 일에서의 문제도, 그건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야. 결과는 자신 속에서 결정하는 거에요. 어떤 사소한 행복이라도 언젠가 웃을 수 있는 날이 오면 그게 결과라고!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노력한 결과. 나는 아직... 아가씨는 아직, 그 결과를 못 봤어요. 그러니까 죽지 말아요. 살아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거라고요."
소녀에게 해 주려던 위로와 충고의 말은 그 자신에게 하는 말과 같았고, 그의 인생은 또 한번 전환점을 맞는다. 그리고 가장 진한 감동을 남기며, 마지막 다섯번째 이야기의 주인공들에게 바통을 넘긴다.
마지막 이야기는 드디어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이다. 책의 맨 앞장에 적힌 그 글은 다시 이야기의 시작에 등장하고 마지막 이야기는 현재가 아닌 과거로부터 출발한다. 소녀가 소년을 만나고, 다시 세월이 흘러 소녀는 소년을 찾아 나선다. 재회한 기쁨도 소녀를 몰라보는 소년 앞에서 내색할 수 없었다. 이미 소년은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물 같이 바람 같이 흘러간 시간들 속에서 두 사람의 이별을 앞에 두고 소녀가 다짐처럼 속삭였던 말... 헤어져도 그녀에게는 소년을 찾아내는 재주가 있다는 그 말을 끝으로 먼 길을 돌아 현재의 자리에서 소녀는 다시 소년을 찾아냈다.
<소.모.개>는 이렇게 총 다섯가지의 작은 이야기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권의 책을 읽어도 마치 여러 권의 책을 읽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이런 형식의 소설을 나는 좋아하지만 잘 짜여진 옴니버스 소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무색할 만큼 게키단 히토리는 충분히 작가로서의 자질을 갖고 있는 동시에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능력까지 갖추었다. 작은 양장본의 책을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어버리게 하는 매력! <소.모.개>가 가진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역자의 해설에서 게키단 히토리의 인생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그의 예명인 게키단 히토리가 '1인 극단'을 의미하듯 마지막 이야기에 등장했던 삼류개그맨 소년은 그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 책의 원제는 <음지에 양지에 핀다>이다.
[열심히 살아도 그 대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사람들을 그를 감싸 안고 싶었다. 나 또한 10대 시절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열등감에 시달렸다.그러나 음지에도 꽃은 핀다. - 게키단 히토리 -]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바는 바로 이것이었을 것이다.
이 세상에 하찮은 사람이 없듯 하찮은 인생 또한 없다.
또한 고독에 몸부림치며 홀로 살아가는 우리가 옷깃 한 번 스치며 지나는 데에도 수천겁의 세월이 필요하다는데, 의미없는 만남도 없는 것 같다. <소.모.개>에서 등장인물들의 인연이 만들어낸 기적같은 일들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말이다.
모래알처럼 산산히 흩어져 외로이 굴러다니는 우리네 인생이지만, 서로 부딪히며 뭉쳐졌다 산산히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사각 사각 특유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그리고 그 모래 위를 묵묵히 걸어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바로 내가 읽은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였다.
앞날의 인생이 어떻게 될 지 그런건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고 생각한다. 뭐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걸어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 <소.모.개> 중 p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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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게키단 히토리는, 혼자서 몇십명 분의 역할을 하는 "일인다역"의 연기로 유명한 현직 개그맨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그런 재능을 종이위에서(활자로) 발휘하고 있습니다. 수록된 5편의 단편속에 등장하는 남녀노소, 각양각색의 인물들은 그 말투에서부터 가치관까지 뚜렷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서, 저자가 그 인물들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빙의"(사실은 몰입이겠지만) 해서 그려냈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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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뒤통수를 맞는 기분으로 차인표씨의 <잘가요, 언덕>을 읽었다. 내용의 훌륭함에도 놀랐지만 내 좁은 편견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계기였다. 이 책이 출간 되었다는 광고를 인터넷 서점에서 보기는 했지만 사실 인기있는 연예인이 쓴 그저그런 책일거라는 편견으로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물론 연예인이 쓴 책은 그저그렇다는건 전적으로 나의 편견이다. 주위의 호평을 듣고 책을 읽었고 정말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 편견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노력한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편견덩어리구나 자책하면서....
이 책을 쓴 사람도 일본의 유명한 개그맨이자 배우라고 한다. 연예인이 쓴 그저그런 책일거라는 나의 못된 편견을 발휘할 새도 없이 이 책이 일본에서 굉장한 호평을 받고 밀리언셀러가 되었다는 얘기에 주저없이 책을 선택했다. 내가 본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도 나왔다길래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마츠코와 불륜상대로 나왔던 멀끔하게 생긴 배우였다. 차인표씨의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거지만 어쩜 이리도 다재다능한 사람들이 많은건지...
얄팍한 책은 그야말로 게눈 감추듯 읽어 치웠다. 책의 두께는 얼마 안되어 가벼웠지만 책이 내 마음에 울리는 파장은 무겁고 깊었다. 오랜만에 웃다가 울면서 혼자서 감동에 흠뻑 취했다. 누구에게라도 권해주고 싶은 따뜻한 이야기들이지만 결코 무겁거나 칙칙하지만은 않다. 개그맨의 성품이 녹아있어선지 이야기는 엉뚱하게 유머러스하면서 감동적이고 따뜻하다. 인간을 향한 작가의 따뜻한 애정이 내게도 느껴졌다. 어쩐지 세상은 살아볼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불끈 들었다.
이 책에는 다섯 편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홈리스를 꿈꾸는 회사원, 아이돌 스타를 순애보적으로 좋아하는 청년, 일단은 카메라맨을 꿈으로 갖고 있는 아가씨, 신의 레일에 올라타 한 탕의 꿈을 꾸는 도박꾼, 삼류 개그맨까지 등장인물의 면면이 심상치 않다. 어딘가 조금씩은 부족한 구석이 있는 주인공들은 어쩐지 나의 모습과 닮아 있는 듯해서 마음이 쓰인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샌가 동화되어 웃다가 울다가 하고 있다. 다섯 편의 단편이 조금씩 가느다란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끈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앞으로 나에게 '게키단 히토리'는 개그맨이라는 이름보다는 작가라는 이름으로 기억될것 같다. 그가 개그맨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한 까닭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의 소설이 내 마음에 오래토록 남아있을 것이기에....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부디 좋은 작품으로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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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게키단 히토리의 책이다. 그의 이름이 생소한 사람이 많겠지만 일본드라마나 쇼프로를 자주 본 사람에게는 아주 낯익은 얼굴일 것이다. '게키단 히토리' 는 즉, 1인극단이란 예명으로 활동하는 개그맨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얼마전에는 우리나라 드라마 '마왕' 을 리메이크한 일본판 드라마에서 명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평소 관심이 가던 연예인이어서 그런지 그가 책을 냈다고 하니 꼭 읽고 싶었었다. 언제쯤 한국에서 출간이 될 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손에 쥐게 되었다.
이 책은 옴니버스 형식을 띄고 있는 소설로 각각의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교차하는 장면이 나온다. 예전에 읽은 이사카 코타로의 '러시라이프' 같은 형식과 비슷한 것 같다. 처음 소설을 쓴 사람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치밀한 구성이 엿보인다. 또한 각 이야기들에는 숨은 반전도 있어서 읽을때마다 뒤통수를 맞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큰 충격으로 다가오거나 해서 눈살이 찌푸러지는 것들은 아니었다. 재밌고 톡톡튄다고 해야할까. 개그맨이라는 작가의 직업기질이 십분 발휘된 것 같아 괜시리 흐뭇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또 이 책의 좋은점은 깔깔깔 하고 크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심해서 남에게 말 붙이기도 어려운 한 여자가 디지털 카메라 사용법을 몰라 쩔쩔매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재미있다.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 센터의 직원에게 물어볼 용기도 없고 기껏 산 메모리카드는 기기에 맞지 않아 깎아 쓰기까지 하다니... 또 아이돌을 사랑하는 한 남자가 그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지하철에 혼자 앉아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웃겨서 하마터면 남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을뻔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한바탕 크게 웃고 나니 마지막엔 눈물이 났다. 사랑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남자가 아이돌에게 일편단심 민들레인 모습, 일상의 자유가 너무도 그리워 홈리스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나는 가장의 모습, 소심한 여자가 남자들에게 철저하게 이용당하거나 도박빚에 쫓겨 급기야 범죄까지 저지르려고 결심한 한 남자... 이렇게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외롭고 소심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분명 재미있긴 했지만 끝은 허전하고 아릿한 마음이 들어 연민마저 느껴졌다.
이야기 중에서 책의 제목인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론 '신의 게임'이 더 좋았다. 이 이야기야말로 한없이 재밌다가 마지막엔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내용이었다. 도박에 인생을 걸고 한탕을 노리지만 결국 빚만 늘어가는 한 남자가 할머니를 상대로 사기를 쳐서 돈을 갈취하려고 한다. 처음엔 그렇게 나쁜 의도였다. 순진한 시골할머니를 속여 빚을 탕감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 못한 결과가 벌어지고 만다. 마지막 장면에선 너무 슬퍼서 눈물이 절로 났다. 특히나 반전이 대단해서 과연 이 책이 게키단 히토리가 처음으로 소설을 쓴 것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기엔 모든 구성과 이야기 전개가 뛰어났으니 말이다.
역시나 뛰어난 원작은 영화로 다시 만들어진다. 이 책 역시 오카다 준이치와 미야자키 아오이라는 젊은 남녀배우가 주연을 맡아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원작의 내용도 워낙 탄탄하고 배우들 역시 이름있는 이들이니 정말 보고 싶어진다. 이제는 영화가 개봉되길 손꼽아 기다려야겠다. 오랜만에 읽은 일본소설이었고 게다가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책이었기에 만족도가 높았다. 원래 기대가 높으면 실망이 큰 법인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정말 십점 만점에 십점을 주고 싶은 책이었다고 표현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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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지켜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외톨이들의 이야기" 이 카피 하나에 이 책에 끌려 읽게 되었다. 유난히 바쁜 회사일에 치이고 기운이 빠져 있는 요즈음은 머리 써야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책 보다는 단순하게 읽을 수 있는 미스테리/스릴러 류의 가벼운 장르 소설이나 아니면 읽고 나서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즐거운 책을 읽고 있다.
얼마 전에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 그네>가 그러했듯이 이 책 또한 저 카피 대로라면 읽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들어 보지 못한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런 일은 최근의 나에겐 흔하지 않은 일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만큼 읽어야 하는 작가들이 너무 많아졌다..
알고 보니 저자는 (아직까지는) 전업 작가가 아닌 개그맨이라 한다.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제목 만큼은 들어본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나 "전차남" 등에 출연했다 하니 제법 이름이 알려 졌을 연예인.. 그가 그려낸 이야기들은 과연 코미디인가..
그가 연기했던 극중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범상치 않은 '외톨이'들이다. 스스로 홈리스가 되고 싶어 하는 회사원, 한물간 아이돌 스타를 짝사랑하는 사회 부적응 청년, 아무런 꿈없이 남자들에게 이용당하여 자신을 버리고 싶어진 아가씨, 도박에 빠져 다중 채무를 진 상태에서 희망없이 범죄를 꿈꾸는 역무원, 아버지가 없는 상태에서 무책임한 부모를 떠나 범상치 않은 사람을 좋아하게 된 가출 소녀, 재능없는 개그를 하면서 스트립 걸을 좋아하는 개그맨..
이 사회 부적응적 외톨이들의 삶은 처음에 (일반적인 시각으로) 들여다 보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왜 좋은 집과 가정을 놔두고 공원에서 자며, 자신의 마의 구렁텅이에 빠져 들고 있음을 알면서도 도박과 범죄를 꿈꾸고, 재능없이 방귀 개그 밖에 할 줄 모르다가 성희롱범으로 처벌받은 생면부지의 남자를 찾아 가출까지 해버린단 말인가..
그러나 그들은 밉상이거나 단순히 동정심을 유발시키지는 않는다. 구차한 배경이나 분석 같은 것 없이 자연스럽게 그들은 원래 이러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되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그들의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들은 오히려, 귀엽거나 재미있게 보인다..
그들의 행동을 재미있게 바라보다 보면, 각 에피소드들의 결말 부분에 가서는 따스한 미소를 짓게끔 된다. 모두들 사랑을 만나게 된다. 그것이 과거의 짝사랑이든, 알지 못했던 옆 사람의 마음이든,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 미래의 연인이든, 단순히 삶과 생활에 대한 애착이든 간에 작은 에피소드 하나로 자신이 미처 알고 있지 못했던 작은 사랑을 만나게 됨으로써 우리의 외톨이들은 더이상 외롭지 않고 사랑이 충만한 따뜻한 삶을 살아가게 되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그렇게 된다..
기대했던 대로 기분이 좋아졌다.. 너도 역시 외롭지 않은 거야, 라고 책이 말해주는 듯.. 요즘의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도 기분좋게 따가운 햇볕이 드는 날씨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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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키단 히토리라, 전혀 처음 듣는 이름이다. 일본의 영화배우 겸 탤런트라고 하는데 2006년에 그가 쓴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라는 책이 2년 만에 백만 권이 팔리면서 일본에서 5년 만에 밀리언셀러가 탄생했다고 한다. 아니 그렇게 대단한 책이란 말인가? 사실 밀리언셀러라는 타이틀에 현혹이 되긴 했다.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인생> 그리고 드라마 <전차남>에도 출연했었다고 한다. 그전에 <전차남>을 아주 재밌게 본 적이 있어서 그의 모습을 떠올려 봤지만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연기보다는 글 쓰는 재주가 더 뛰어난 걸까? 맨 끝의 역자 후기를 보니,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미국 알래스카와 일본을 오가면서 외톨이로 자라게 됐고 그 때의 경험이 축적되어 그만의 문학세계를 이루게 되었다고 했던가. 작년 여름에 아주 인상 깊게 읽었던 가네시로 카즈키의 <영화처럼>의 구성처럼 게키단 히토리의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역시 연작 옴니버스 형식을 취하고 있다. 모두 5개의 작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보다 더 예리한 주의력이 요구되는걸 느낄 수가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부분들이 책 속의 다른 이야기 속에 불쑥불쑥 튀어 나오니 말이다. 그리고 또 어떤 이야기들은 그전에 나왔던가 하는 착각적 기시감을 창조해 내기도 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의 생활을 하던 보통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홈리스들의 생활에 매력을 느끼게 되고 낮에는 샐러리맨으로 그리고 밤에는 홈리스로 살아가게 된다. 아예 나중에는 정상적인 삶 대신에 홈리스로 변신해 버리고 만다. 하지만 철저하게 홈리스로 살아가면서도 성욕과 자존심은 통제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홈리스 모세가 유명한 야구선수로 성공한 아들을 만나는 것을 보고, 또 쓰레기 처리장에서 폐기된 도시락을 두고 어느 젊은 홈리스와 드잡이 질을 하다가 자신의 가정과 일상으로 복귀할 결심을 하게 된다. 다음 이야기는 한물간 아이돌 스타를 흠모하는 어느 오타쿠 청년의 이야기다. 이젠 이십대 중반으로 아이돌 스타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다케다 미야코를 극중의 화자 나는 너무너무 사랑한다. 물론 그건 일방적인 원웨이 사랑이다. 그녀에게 정성이 담긴 손 편지를 쓰고, 행사장에 가는걸 마다하지 않지만 달랑 네 명의 팬만이 모인 사진발매 기념 행사장은 초라하기만 하다. 그녀는 데뷔곡 “돌아보며 키스”를 부르며 관객들을 돌아보다가 깜짝 놀란다. 우여곡절 끝에 텔레비전 프라임 시간대에 출연을 하게 되지만, VTR 화면 속의 정말 하찮은 존재로 등장하게 된다. 일상의 고고한 꽃이기 보다는, 꽃밭 가운데 튀어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도통 운이 따르지 않는 아이돌 스타의 고달픈 삶을 ‘나’는 관조한다. 세 번째 에피소드 <핀트가 안 맞는 나>, 스무 살 여성 프리터로 생활하는 나는 아무런 꿈도 없다. 누가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뭣해서 그냥 카메라맨이라고 둘러댄다. 게다가 핑계 김에 디카도 사고, 메모리도 구입을 하게 된다. ‘나’는 타인과의 소통에 있어서 너무 서투르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자신이 사모하는 남자에게 철저하게 이용만 당한 나는 전철역에서 그만 ‘추락’하고 만다. 하지만 전혀 의외의 장소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랑. 네 번째 인물인 역무원 ‘나’는 25살 때부터 시작한 도박과 다중채무자라는 굴레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다. 파친코와 슬롯머신 그리고 경마에 모든 돈을 쏟아 붓는다. 나에게 확률의 여신은 외면을 하고, 결국 벼랑 끝에 몰린 나머지 삶의 터전인 역에서 세상을 하직하려다 ‘핀트가 안 맞는 나’와의 조우로 모진 삶을 이어나간다. 이번에 내가 생각한 방법은 전화사기, 하지만 무엇 하나 되는 일이 없다. 어느 할머니와의 전화는 거의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만, 엔딩에 가서는 진부하면서도 먹먹한 멍울을 가슴에 남긴다. 마지막엔 타이틀인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다. 왠지 철학적일 것 같은 제목이지만 사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소리나는 모래 위해서 사랑을 해서 주인공 나루코가 태어나게 되었노라는 깜찍한 이야기다. 나루코는 어려서 친부와 새아버지를 잃고, 아사쿠사에서의 옛 인연을 찾아 도쿄로 떠난다. 그녀는 어쭙잖은 개그를 선보이는 푸들 라이타를 찾아 헤맨다. 그리고 그를 찾는데 성공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다른 여인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역시나 엇갈리는 사랑의 이야기. 그리고 이별. 지난 가을에 처음으로 일본 도쿄에 다녀왔는데 그 때 갔었던 장소들 덕분인지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에 등장하는 장소들이 하나 같이 낯설지가 않고 친근하게만 느껴졌다. 아이돌 팬들이 사인 한 장 받겠다고 장사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는 아키하바라, 도쿄의 골목길 어디에서고 볼 수 있었던 파친코와 슬롯머신들 그리고 숙소가 있었던 아사쿠사의 센소지가 특히 그랬다. 게키단 히토리는 거창한 이야기들이 아닌 우리네 일상의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소박한 면들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마치 독자들의 감정을 저글링하듯이, 웃음과 울음 사이로 인도한다. 거기에 유기적인 순환적 옴니버스 구성은 극적 긴장감을 바짝 조여 온다. 너무 몰입해서 책을 읽다가 그만 퇴근길 전철 안에서 그만 내려야할 정거장을 지나칠 뻔 했다. 그 정도로 대단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멋진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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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을 구입하는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편이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고 단지 다른 책을 구입하다보니,
또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애매모호한 문장이었기에.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소갯글들은 상당히 자주 읽어보게 되었다.
그저 읽어보자란 생각으로 이 책을 고작 몇장 넘겼었지만,
그 임팩트에 밀려 내가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최단 시간으로 읽게 되었던 책이다.
그렇게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굳이 형식적인 소갯글은 읽어볼 필요없고
당신은 이 책이 소장가치가 있다는 사실만 알아두면 된다는 점이다.
이 책의 내용을 모른다면 소갯글이 와닿을 턱이 없다고 결론을 지었다.
실제로, 그렇게 많이 읽었던 소갯글은 별 도움 없다가 책을 다 잃은 뒤에야
이 책이 그렇게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제목 또한 그렇다. 저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 않는가?
단지 당신이 알아야 할 점들은 이 책의 사람들은 모두 개성이 있으며 사랑스럽고
별개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그들의 인생 한편 한편들의
교차점이 깜짝 등장하는 의도된 웃음코드에서 미소를 지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 한편이 끝날 때마다의 감동을 가져가면 되는 것이다.
또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기에 자세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내용에서는 분명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당신이 이 책을 소장하는 것을 추천하고, 재미를 분명하게 보장할 수 있다.
단, 소외받은 감정을 너무 현실적이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려는
작가 덕분에 내용이 조금 야한 것은 감수해야 할 것이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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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키단 히토리의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는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얇은 책이라 보자마자 금방 읽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그 감동의 여운은 한참 지속되더라. 단편이지만 연작 옴니버스로 내가 제일 좋아아하는 스타일인지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은 길 위의 생, 안녕하세요 나의 아이돌님, 핀트가 안 맞는 나, 신의 게임,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등 다섯가지 이야기가 들어있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여섯명의 각기 다른 인생을 이야기한다.
길 위의 생 - 휴일도 반납하고 몸을 가루로 만들어가며 하루 온종일 일하느라 아내와 딸의 얼굴도 볼 수가 없고,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없어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 때문에 괴로운지 알 수가 없는 그. 차라리 모든것을 끝내버릴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홈리스, 작은 일탈을 꿈꾼다. 자유를 찾아 홈리스가 되면서 벌어지는 샐러리맨의 이야기 자유를 원했지만 자유롭고 싶다는 고상한 불만을 빌려 일로부터 도망칠 구실을 찾으려 했다고. 자유를 동경한 것이 아니라 자유를 동경하는 사람을 따라했을 뿐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그의 모습에서 나역시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안녕하세요 나의 아이돌님 - 다케다 미야코. 보통 먀코라 불리우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녀를 위해 죽을수도 있고 죽더라도 성불하지 않고 미야코의 주위를 맴돌며 그녀의 수호신이 되어 악과 재난으로부터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 그의 마음은 처절할 만큼 절절하기만 하다. 신문을 읽지 않는 그녀를 위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기쉽게 설명한 펜레터를 편지지를 사서 손으로 직접 편지를 쓰기도 하고, 월급날 그녀에게 명품 핸드백, 노트북 컴퓨터 등등을 구입해 선물하느라 생활이 어려워져 아침에 물만 마시며 살고, 끈적이로 등장한 그녀를 위해 재밌다는 글을 밤새 게시판에 작성하는 등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절대 못했을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해낸다. 아이돌 스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친 오타쿠 청년. 그 아이돌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가슴 한켠이 뭉클해졌다. 홈리스와 도시락 하나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장면에서의 그 홈리스가 첫번째 이야기의 샐러리맨이다 크
핀트가 안맞는 나 - 스무 살, 프리터, 여자다. 동네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다들 자신의 꿈을 얘기하기 시작하게 되었고 꿈을 갖고 있지 않은게 창피하기도 하고 뒤처지는 것 같아 '난 꼭 카메라맨이 될 거야' 외치게 된 나. 내가 한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니게 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샀다. 얇고 가벼운 명함 크기의 디카를. (카메라를 사기 위해 아버지 돈을 훔치는데 까만 가죽가방 안 넝마가 있었다는 얘기를 하는걸 보니 아무래도 첫번째 이야기의 샐러리맨 딸인듯 크크) 메모리 카드도 없고 사진 삭제하는 법도 몰라 본체로는 열여섯장밖에 못찍는데 발톱, 에어컨 등을 찍느라 남은건 열장뿐. 굉장히 비싼 일회용 카메라다. 그런 그녀가 찍게되는 열장의 사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찾은 소중한 사람. 카메라맨을 꿈꾸지만 수명이 열 장뿐인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프리터. 여기에도 끈적이의 흔적이~
신의 게임 - 카레이서가 되고 싶었지만 빚더미를 지고 불수레를 타게 된 그. 스물 다섯에 도박을 배웠고 성실하게 모았던 돈이 없어지자 그녀에게 차이면서도 질리지않게 계속해 도박을 하다 신용대출에 손대게되고 돈과 시간을 헛되이 쓰면서 인생을 낭비하게 된 그도 자살하기 위해 뛰어들 것만 같은 소녀를 위로하면서 희망을 얻는다. (이 소녀가 핀트가 안맞는 나의 그 카메라맨이 되고팠던 소녀) 그 희망이 엉뚱하게 나야 나 사기전화로 이어졌을때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정도. 그렇게 전화통화로 한 할머니의 아들, 겐이치 흉내를 내게 되는데 돈을 받으러 가는 날 그 할머니가 심부전으로 돌아가신걸 알게 된다. 그 앞으로 남겨놓은 돈과 편지. 아 ~ 편지내용은 넘 안타까우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우는 모래라는 뜻에서 글자를 따서 내 이름은 나루코. 그래서 그런지 울보 인생이다. 행복이 넘치는 나날을 보내야 할 사람. 그렇게 되기 위해 도쿄로 가는 그녀. 수학여행때 주차장 한구석에서 개그를 봐달라고 했던 그 남자를 찾으러 간다. 한 번 만난 남자를 찾아 무조건 도쿄로 상경한 울보아가씨와 몇 년째 '가스 엉덩짝'만 외치는 아사쿠사의 삼류 개그맨. 그가 사랑하는 주피터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결합하면서 묘한 감동을 주는 이 이야기는 마지막이 묘미인 것 같다.
정말 웃다가 가슴이 뜨거워지고 사람이 사랑스러워지는 소설이라 극찬했던 야마다 무네키님 말이 맞는 듯~ 묘하게 이어진 인연. 그 인연으로 위로받는 사람들. 역시 가장 큰 상처도, 가장 큰 위로도 언제나 사람이 중심에 있다.
"나도 고민은 많아요. 하지만 말이지. 난 이렇게 생각해요. 인생은 도박이라고. 대학입시도 도박이고 취업도 도박이고, 인간관계니 연애니 하는 것도 모두 다 도박이거든. 모든 것에 다 이기고 지는 게 있어요. 하지만 고민은 결코 패배가 아니야. 고민은 결과가 아니라 아직 진행 중인 과정이거든요. 알겠어요? 대학입시 실패도, 일에서의 문제도, 그건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야. 결과는 자신 속에서 결정하는 거예요. 어떤 사소한 행복이라도 언젠가 웃을 수 있는날이 오면 그게 결과라고.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노력한 결과. 나는 아직 . . . 아가씨는 아직. 그 결과를 못 봤어요. 그러니까 죽지 말아요. 살이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거라고요." [p.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