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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과연 그렇다. 어느 누가 이렇게 쉼없이, 열정적으로 편지를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싶다. 빈센트 반 고흐의 속내를 알고 싶다면, 그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그림을 보았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느끼고 싶다면 역시 그가 남긴 편지를 읽는 것이 제격이다.
내용을 보니 빈센트가 평생 남긴 편지는 무려 909통에 달한다고. 거의 천 통인 셈이다. 그 중 가장 편지를 많이 나눈 사람은 당연히 그의 동생 테오이다. 이 책은 테오 외에도 고갱이나 베르나르 등의 친구, 여동생과 부모님에게 보낸 편지들 중 골고루 솎아서(빈센트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편지들로 골랐다고) 125통을 담고 있다. 125통. 이 또한 대단한 숫자다. 그래서 이렇게 책이 단단하고 두툼한 모양이다.
책을 읽다 보면 그림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빈센트가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종종 등장한다. 그 부분이 또 은근히 재미있다. 생활비를 얼마로 줄였으며, 올해에는 속옷과 구두를 장만하고 싶다거나 누군가의 그림을 보았는데 그게 정말 훌륭하더라거나 등등. 이처럼 빈센트의 속마음과 생활을 훤히 들여다보는 느낌, 이것이 그의 편지를 읽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옮긴이의 해설도 매우 유용하다. 편지를 쓰던 당시 빈센트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정확히 짚어주고 있다. 양이 워낙 방대해서 빈센트의 편지를 읽다가 뭔가 아, 이때 빈센트가 뭘 하고 있었더라 하고 갸우뚱해질 즈음 하나씩 해설이 등장한다.
아무튼 이 책은 한 번에 일독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양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것저것 곱씹으면서 볼거리가 많은 덕분이다. 시기별 스케치와 편지 원본 등의 화보는 책장을 넘기면서 지치지 않게 해준다. 천천히 조금씩 빈센트와 매일 만나는 기분으로 읽으면 딱 좋을듯. 책을 보면 볼수록 빈센트가 테오에게 한 말 "아름다운 것에 충분히 감탄'하면서 살라는 말이 맴돈다. 빈센트는 아름다운 것을 알아보는 눈이 너무 밝아서, 신념과 집념이 너무 강해서, 그리 아프게 살다 간 것일까.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빈센트가 했던 생각들은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프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를 집에 들이는 것을 덩치 크고 털 많은 개를 집에 들이는 것처럼 꺼리시지. 젖은 발로 드나들 게 분명한 그 개는 너무 더러워 모두에게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짖는 소리도 시끄럽지. 요컨대 더러운 짐승이야. 그래, 좋아. 하지만 그 개에게는 인간의 역사가 아로새겨져 있어. 한 마리 개라고 해도 인간의 영혼을 가지고 있어. 게다가 보통 개가 갖지 못한 예민함도 있어서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느끼지. 나는 자신이 일종의 개라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고, 그들의 가치관을 받아들이기로 했어.”
이런 대목을 보면 빈센트가 평생 안고 가야 했던 열패감, 좌절과 고독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가 광기에 사로잡힌 천재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생활인이요, 언젠가는 인정받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보통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사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신선했다. 요절한 천재화가요, 드라마틱할 정도로 불운으로 일관한 삶으로만 알려졌지만, 빈센트의 매일은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식사를 줄이고, 화구를 이끌고 들판으로 나아가 노동하듯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지친 몸으로 돌아와 편지를 쓰고. 그렇게 그는 세상에 다시 없을, 아름다운 편지를 남겼다.
*이 책을 읽은 김에 최근 산울림소극장에서 하는 연극 <우리, 테오와 빈센트 반 고흐> 을 보았다. 사전지식이 있는 상태로 보았더니 빈센트와 테오가 나눈 편지를 바탕으로 한 대사와 상황이 굉장히 정확하게 이해가 되서 무척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연극을 볼 예정이라면 이 책을 읽고 가는 것이 두 배는 효과적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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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빈센트 반 고흐의 노란색을 좋아한다. 수많은 그림들 중에서 노란색이 많은 그림일수록 더 좋다. 고흐에 관한 여러 책을 봤지만 이 책은 띠지에서 광고한 '고흐가 쓴 편지 그대로' 읽는다라는 문구에 혹해서 구매한 책이다. 이 책은 편지 선집이다. 고흐의 편지는 모두 909통이 있단다. 그 중에 이 책은 모두 125통의 편지를 소개하고 있고. 이 책을 엮고 옮긴 박홍규님이 필생의 작업으로 고흐의 편지 전집을 만드신다고 하니 언젠가 그 고흐의 편지 전집을 보고 싶다.
사실 책이 798페이지라는 걸 알고 구매했는데도 실제로 받아보니 더 두께감이 느껴진다. 절대 들고 다니면서 볼 수는 없는 책이다. 이 책은 침대 옆 협탁에 두고 밤마다 조금씩 읽고 있다. 고흐의 일생에 대해서는 여러 전시에서도 봤고 책으로도 봤다. 이렇게 편지로 읽으니 또 새롭다. 고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그림을 다시 보게 되면 더 아름답게 보일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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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빈센트 반 고흐가 쓴 편지글이 있는 책을 읽었다. 그때는 그렇게 두껍지는 않았다. 이번에 본 것은 예전에 본 것보다 세 배 정도 두꺼운 것 같다. 또한 다른 데서 두 권으로 편지글 묶음이 나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도 볼까 말까 생각하고 있다. 나중에 도서관에 그 책이 돌아와 있으면 훑어보고 마음을 정해야겠다. 솔직히 이 책을 보다가 조금 지루해지기도 했다. 그림이나 그림 그린 사람에 대한 것을 잘 모르니 말이다. 그림 그린 사람이란 빈센트가 편지에 쓴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도 테호나 친구들은 알았을 테니 나와는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 안에는 여동생, 친구한테 쓴 편지도 조금 나온다. 빈센트가 편지를 가장 많이 쓴 사람은 동생인 테오다. 이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이 일을 언제 알았을까. 아마 예전에 읽은 그 책 때문일 것이다. 그때하고 지금 느낌이 조금 달랐다. 오래전에는 빈센트가 무척 외로운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이번에는 그때만큼은 아니었다. 편지 안에 담긴 마음을 잘 보지 못해서 그렇게 느낀 것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