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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중독증에 걸린 남자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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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척 팔라닉 <질식> 알코올중독에 빠지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어떤 사람들은 섹스에 중독된다. 알코올중독자들이 술없이 살지 못하는 것처럼 섹스중독자들은 섹스없이 살지 못한다. 섹스중독자들은 강박적으로 섹스 또는 자위행위에 집착한다. 직장에서도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를 찾아다니고 자신의 이상형과 섹스를 하는 상상을 한다. 알코올중독자들이 술 때문에 정상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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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척 팔라닉 <질식>


알코올중독에 빠지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어떤 사람들은 섹스에 중독된다. 알코올중독자들이 술없이 살지 못하는 것처럼 섹스중독자들은 섹스없이 살지 못한다. 섹스중독자들은 강박적으로 섹스 또는 자위행위에 집착한다. 직장에서도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를 찾아다니고 자신의 이상형과 섹스를 하는 상상을 한다.


알코올중독자들이 술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섹스중독자들도 그렇다. 업무시간에도 머릿속이 섹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중독자라는 사실을 우선 인정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중독에서 탈출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알코올이나 니코틴에 중독된 사람들이 거기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것처럼.


게다가 섹스는 알코올이나 마약처럼 몸을 심하게 망가뜨리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굳이 중독에서 빠져나올 필요도 못 느낄지 모른다. 그들에게는 섹스야말로 인생의 기쁨이니 당당하게 이렇게 주장할 것이다. 성적충동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천만에! 세상에 섹스보다 좋은 게 뭐가 있지?


섹스중독에 빠진 남자와 여자들


척 팔라닉의 2001년 작품 <질식>의 주인공 빅터 맨시니도 섹스중독자다. 그는 의과 대학을 중퇴하고 박물관에서 18세기 시대 재연배우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부업으로 레스토랑을 돌아다니면서 질식사를 연출해서 손님들에게 돈을 뜯어낸다.


빅터가 이렇게 된 것은 치매에 걸려서 요양병원에 누워있는 어머니 때문이다. 빅터는 형제도 아버지도 없기 때문에 어머니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시작한 것이다.


빅터는 섹스중독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이기도 하다. 같은 증세로 고민하는 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여서 서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방식으로 치료과정이 진행된다. 이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의 성욕은 가히 전설적이다. 한 시간에 한 번씩 화장실로 달려가서 자위행위를 하는 남자도 있고, 승용차 안에서 기어 변환 레버로 신나게 자위하다가 죽을 뻔한 여자도 있다.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일 것이다. 그런데 빅터를 포함해서 이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은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별로 없는 모양이다. 빅터는 모임에 참가하는 여성 한 명과 모임시작 전에 여성화장실에서 섹스를 한다.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모임에서 새로운 섹스파트너를 만난 셈이다.


그러던 어느날, 빅터는 어머니가 입원해있는 요양병원에서 새로 부임한 여의사 페이지를 만난다. 빅터는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 페이지에게 끌리고 페이지는 빅터에게 어머니를 완치시킬 획기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그리고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빅터에게 자신의 일기장을 건네며 그 안에 빅터의 출생이 비밀이 담겨있다고 말해준다.


어떻게 섹스중독을 치료할까


섹스중독자는 끊임없는 섹스로 생산되는 신체적 화학작용에 의존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르가즘을 느낄 때 나오는 엔도르핀이 통증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진정시켜 주는 것이다. 알코올중독자들이 술에 의존하듯이 섹스중독자들은 엔도르핀에 의존한다. 그리고 거기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다. 회복되는 것 같으면서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작가 척 팔라닉은 섹스중독자 모임에 참석했다가 이 작품의 소재를 찾았다고 한다. 독특한 소재처럼 <질식>의 등장인물들도 특이하기만 하다. 빅터는 자신을 한심한 못난이이자 패배자라고 생각한다. 빅터의 친구는 자위행위를 참을 때마다 기념으로 돌덩어리를 하나씩 집으로 가져온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뭔가에 중독되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굳이 섹스나 알코올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활자에 중독되고 어떤 사람은 TV에 중독된다. 자신이 중독된 대상에 탐닉할 때마다 사람들은 어려운 현실을 잊는다. 빅터도 자신의 내면을 짓누르는 열등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섹스를 택했을 것이다. 중독이 좋은 것만은 아니겠지만, 현실을 살아가다보면 피하기 힘든 것일 수도 있다.

t****o 2011.03.15.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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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오라! 이 책을 사랑하는 부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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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의 작가...척 팔라닉이 쓴 소설" 이 책의 표지나 다른 소개글 같은 것을 보면 항상 이런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만큼 [파이트 클럽]은 대단한 책이다. [파이트 클럽]은 척 팔라닉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으로 책은 물론이고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영화로도 큰 각광을 받은 작품이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파이트 클럽]보다 이 책 [질식]이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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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의 작가...척 팔라닉이 쓴 소설"
 
이 책의 표지나 다른 소개글 같은 것을 보면 항상 이런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만큼 [파이트 클럽]은 대단한 책이다. [파이트 클럽]은 척 팔라닉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으로 책은 물론이고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영화로도 큰 각광을 받은 작품이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파이트 클럽]보다 이 책 [질식]이 끌어당기는 몰입감, 재미, 기발한 상상력 등 여러 면에서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아! 물론 [파이트 클럽]은 영화로 먼저 봐서 정작 책을 볼 때 흥미가 좀 떨어져서 그런거지 단순히 섹스 관련이기 때문에 그런건 아니다. 그리고 섹스 코드라고 절대 야하거나 외설적이지 않다.(물론 내 기준으로...^/^)

 

이 책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내 말 뜻을 다 알거다.

그러니까...[파이트 클럽]이 폭력이라는 코드로 건조하면서도 매섭게 세상을 풍자했다면...

[질식]에서는 섹스라는 코드로 촉촉(?)하면서도 해학적으로 세상을 풍자했다라고 보면 된다.

거봐! 넘 말이 어렵지...암튼, 더 좋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팔라닉의 책이 다 그렇듯이 이 책 또한 그리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챕터가 바뀔 때마다 처음에는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왜 갑자기 이런 게 나와? 뭔 소리여 이게?' 라는 의아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게 누구 책이냐? 바로 척 팔라닉꺼잖아...에이! 그래, 일단 가보자고...'라고 마음을 다잡고 그냥 읽어 나간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하나하나 상황들이 제자리에 맞혀지며 결국 '아! 이 얘기구나...'라는 큰 줄거리가 머리에 남게 된다.

 

 팔라닉...차암 신기하게 글 쓰는 작가가 아닐 수 없다.

가독성 보다는 묘한 중독성을 가졌다고나 할까?
그리고 되씹으면 되씹을수록 맛이 베어나오는 유머러스한 문장들...
또한 문득...불현듯...툭툭 뱉어지는 그 유머들을 줏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나는 이 팔라닉의 문장이 무척 마음에 든다.(물론 원서가 어케 생겨 먹었는지 잘 모르지만...ㅡ.ㅡ 번역을 잘 해서인가?)

암튼...처음엔 이 무슨 또라이 같은 소린가 싶다가 읽으면 읽을수록 웬지 딱 내 스타일다.

 

이 책의 주인공은 빅터 맨시니다. 고급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음식이 목에 걸려 질식하는 척 연기를 하고 누군가 나타나 그의 목숨을 구해주면 그 영웅에게 빌붙어 살아가는 사기꾼이다. 거기에 섹스중독자다. 물론 흥미롭고 순수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한 캐릭터는 빅터도 아니고, 친구인 데니도...매력적인 페이지도 아니다. 바로 빅터의 어머니 아이더 맨시니이다. 아이더를 보면 [파이트 클럽]의 타일러 더든과 비슷하다. 기발하고 섬뜩하며 무정부적인 성향 또한 닮았다.

 

"내 목표는 나 자신을 단순하게 만드는 거야."
"사람들은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신경도 안 써. 세상이 설명되거나 이해될 수 없다는 것도 몰라."
"우리가 통과한 유일한 국경은 그 외의 모든 것은 너무 단단하게 꿰메어져 있어. 너무 많은 법에 갇혀 있어."

 

이 책에서 팔라닉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들을 아이더의 입을 통해 배출된게 아닐까?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빡빡하고 찌들린 삶을 살고 있는 남자들에겐 이 팔라닉의 책들이 하나의 로망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의 책은 일단 한번 보면 팬이 되어 버린다.

왜 사람들은 팔라닉의 책에 열광하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ㅎㅎ
직접 읽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아무리 내가 좋다고 지껄인다고 당신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으니...

책 뒤에 이런 문구가 있다.

 

"질식의 독자는 오직 두 부류다. 사랑하거나, 질색하거나."

 

맞는 말이다.

나도 앞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은 넘이 있으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할란다.

 

이 책을 보고도 열광하지 않는다면...

나랑 친구되긴 글러먹은 넘이다. 그냥 아는 사이로만 지내자고...

 

만약, 사랑한다면...

와우~~나에게 오라! 나도 당신을 빡빡히 사랑해줄테니...^/^

 

w**********6 2009.06.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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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섹스중독자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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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는지 정상인지, 성인(saints)인지 섹스중독자인지, 영웅인지 피해자인지, 우리가 선한지 악한지는 역사가 판단해 줄 것이다.”   이 구분의 실익은 진정 존재하는 것인가? 소설은 수시로 플래시백(flashbacks)되고 마치 몽타주처럼 삽입되는 어린 시절 엄마와의 기억은 현실의 사건을 독자에게 납득시키고 정당화하는 도구가 된다. 영화를 상정한 기법이리라.     망상과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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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는지 정상인지, 성인(saints)인지 섹스중독자인지, 영웅인지 피해자인지, 우리가 선한지 악한지는 역사가 판단해 줄 것이다.”

 

이 구분의 실익은 진정 존재하는 것인가? 소설은 수시로 플래시백(flashbacks)되고 마치 몽타주처럼 삽입되는 어린 시절 엄마와의 기억은 현실의 사건을 독자에게 납득시키고 정당화하는 도구가 된다. 영화를 상정한 기법이리라.

 

 

망상과 치매에 시달리는 엄마의 치료를 위해 의대의 학업을 중단하고 일종의 테마파크에서 18세기 식민지 정부시대 아일랜드 노예역할의 일당과 고급식당에서 목구멍에 음식을 가득 넣고 질식을 가장함으로서 사람들로부터 동정과 연민의 구호를 얻어내는 사기행위로 비루하게 연명한다. 질식으로 절명하려는 인간을 구하는‘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사람들에게 제공함으로서 그들을 영웅으로 만드는 자신의 행위는 성인의 행위이기도 하다고 당위(當爲)화한다.

 


 
이야기는 섹스중독자들의 치료 4단계인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자신에 대한 모든 행위를 기술(記述)하는 것이고, 소설은 바로 이 과정의 기록이란 형식을 갖는다.
 

주인공‘빅터 ’는 세상의 이로움을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하지 않음으로서 세상을 해롭게 하는 인간이기이기도 하고, 예수의 삶을 살고자 하기도하며, 자신을 강박하는 엄마의 존재를 어쩌지 못하는 25세의 섹스중독자이다. 포르노 영상의 한 장면을 가능한 사실적으로 묘사하려한 듯한 니코와의 화장실 정사는 쓰레기 같은 일상으로서 작품의 서두를 의도적으로 장식한다. 그리곤 버스의 헤드라이트 앞에 발가벗겨져 서있는 어린 소년의 고통과 그 아이의 비쳐진 그림자가 새겨진 암벽에 색을 칠하는 엄마의 분열적인 행동이 중첩된다.

 

한편 빅터에게 현실감을 갖게 해주는 인물로서, 섹스를 잊기 위해 돌 모으기에 열중하는 동료‘데니’, 작품의 환각성과 현실성을 오가게 만드는‘페이지 마셜’박사는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여주는 캐릭터로서 깊은 인상을 준다. 자신의 호칭을 마셜박사로 부르도록 간호사에게 요청하는 장면은 멋진 소설적 도구이자 헐리웃 영화의 매혹적인 한 컷이 된다.

 

이태리어로 쓰여 진 엄마의 일기장과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페이지의 그 상상력 넘치는 해석, 그리고 “예수가 하지 않을 짓은 뭘까? (What would Jesus not do?)”를 반복하는 성자(聖者)와의 자기 동일시는 우습지만 슬픈 이야기이고 너무도 인간적이기도 하다.

 

섹스중독이 의미하는 것이 필수아미노산‘펩티드 페닐에틸라민’의 과도한 희구라 할지언정, 빅터의 중독은 어떤 측면에선 진실이 아니다. 빅터의 적극적 행위는 단 한 차례도 묘사되지 않는다. 모두 여성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동적 자세를 견지한다. 더구나 사정을 억제하기 위해 혐오스런 상상을 해댄다. 어린 시절 반복되었던 유괴행위를 통한 엄마의 수많은 음모론과 불분명한 의학적 사실의 강박에 대한 억압된 고통에서 비롯된 자기학대의 다름 아닐까?

 

연민의 행위, 엄마의 입속에 푸딩을 떠먹이는 빅터, 순교, 사마리아인들이 던져대는 돌팔매질, 과정과 결과의 이 상이함, 삶과 세상의 모순. 무엇을 이룰지 상정되지 않은 허물어진 돌쌓기. 이처럼 모순되고 기이한, 뒤틀린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이 쌓아 올릴 궁극의 미래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이 어둡고 모호한 이미지의 퍼즐 맞추기에 어느새 중독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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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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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게 말해 주지 않는 거야?" -299p척 팔라닉이란 작가를 처음 알게된건, 드럽게 더럽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인 어느 단편으로 부터였다. 눈 한번 질끈 감고 술자리에서 까발릴 정도의 부끄러움이 아닌, 생각만해도 눈물이 흘러나올정도로 부끄러운 것들에 관한 이야기. 아무도 말하지 못하는 진실의 극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책 역시나 더러운 세상을 적나라게 비추고 있다.(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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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게 말해 주지 않는 거야?" -299p

척 팔라닉이란 작가를 처음 알게된건, 드럽게 더럽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인 어느 단편으로 부터였다. 눈 한번 질끈 감고 술자리에서 까발릴 정도의 부끄러움이 아닌, 생각만해도 눈물이 흘러나올정도로 부끄러운 것들에 관한 이야기. 아무도 말하지 못하는 진실의 극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책 역시나 더러운 세상을 적나라게 비추고 있다.(아, 나 변탠가바. 이런게 좋아.) 그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아무도 보려고 하지 않는 추악한 세상이.


어려운 책이었다. 순서는 뒤죽박죽, 이 얘기하다가 저 얘기하다가. 책에서 손을 뗄 때까지도 정신이 혼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흘이라는, 내게는 엄청나게 순식간인 시간만에 읽어버렸다. 더럽게 자극적이면서도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들의 집약체였다. '푸들'에서 한번의 큰 폭소가, 닥터 '페이지'에서 한번의 영화를 보는듯한 반전이 나를 즐겁게 했다.

w********c 2012.09.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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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 Ch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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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의 독자는 오직 두 부류다. 사랑하거나. 질색하거나.....휴스턴 클로니클   첫 장부터 기분이 묘했다. 독자에게 도전을 하는 건가 싶게 쎈 어조로 나온다. 책을 읽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니 두 페이지를 채 넘기지 못하고 손을 놓고 싶어질 거라니 그리너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니... 은근히 부아가 돋는다. 책을 읽고 재미있다 재미없다를 결정하는 것은 독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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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의 독자는 오직 두 부류다. 사랑하거나. 질색하거나.....휴스턴 클로니클

 

첫 장부터 기분이 묘했다. 독자에게 도전을 하는 건가 싶게 쎈 어조로 나온다. 책을 읽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니 두 페이지를 채 넘기지 못하고 손을 놓고 싶어질 거라니 그리너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니... 은근히 부아가 돋는다. 책을 읽고 재미있다 재미없다를 결정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그런데 미리부터 선수를 쳐서 당하기 싫다면 몸을 아끼고 미리 꺼지란 얘길 하다니 끝까지 읽어 보고 말리라 라는 마음이 든다.

 

두 페이지는 넘었다. 하지만 슬슬 빅터를 가장한 저자의 말에 동의를 하는 듯한 내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이게 뭐야? 어쩌란 거야?

이런 책은 없었다. 파이트 클럽의 작가라는 말에 두말 없이 선택했던 책이다. 현대인의 광기를 표현했다 싶었던 영화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보았고 그 영화의 원작이라면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탄탄한 내용일거고 그런 원작의 작가이니 이 책 또한 나를 만족시키려니 했다. 그런데 몇 장을 넘어가도 아리송하고 온통 섹스얘기 뿐이다. 수위가 높다. 그렇다고 덮을 수는 없다.

 

무정부주의자로서 미쳐버린 어머니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의대를 중퇴하고 돈을 벌고 있는 빅터가 주인공이다. 테마파크에서 엑스트라 연기를 하고 있으며 식당에서 입속에 음식을 가득 넣고 질식하는 연기를 하면서 사람들의 동정을 이끌어 내며 사람들에게 영웅심을 선사하는 것으로 돈을 벌고 스스로를 착한 사람으로 자부하지만 삶 자체는 패배주의자로서 비관하며 비루한 인생을 살고 있다. 또한 그는 섹스중독자이며 약물중독자이다. 어머니와의 상처 그리고 기억 이 모든 것들이 빅터의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주지만 어머니의 병원에서 만나게된 닥터 페이지와의 관계속에서 세상에 대한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뉴욕타임즈의 베스트 셀러이고 영화화되어 24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한 수작이다. 현대인의 성에 대한 탐닉과 과도한 약물복용을 거름없이 표현하고 있기에 읽는 이로서는 불편할 듯도 싶다. 싸워야만 자신을 알수 있었던 파이트클럽에서 보다도 모든 것은 섹스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을 가진 빅터의 생활을 따라가기 힘들다. 그가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세상에 대한 불만이며 규제와 규칙에 대한 조롱이며 야유임도 알지만 광적인 듯한 행동은 그래도 힘겹다. 그저 야한 얘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여전히 이해는 안되고 컬트작가의 생각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중독적이라는 말이 맞을 만큼 끌리는 무언가가 있음을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음을 말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읽어 봐야 겠다. 두번씩 책을 읽는 경우는 흔치 않으나 척 팔라닉을, 그의 작품세계를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이거 하나만은 분명한 듯하다. <<질식>>의 독자는 오직 두 부류다. 사랑하거나. 질색하거나.....

n***y 2009.06.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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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의 삶이 궁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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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책 읽기를 멈추라고 했던 빅터의 음성이 귓가에 아직도 머물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오기가 있지, 보지 마라고 하면 더 보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말을 들을 것 같아? 아마 이것이 그가 의도한 일이겠지만 나는 마지막 책장까지 깔끔하게 머릿속에 집어 넣고야 말았다. 광적인 섹스중독자인 빅터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그의 일상 어느 부분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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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책 읽기를 멈추라고 했던 빅터의 음성이 귓가에 아직도 머물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오기가 있지, 보지 마라고 하면 더 보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말을 들을 것 같아? 아마 이것이 그가 의도한 일이겠지만 나는 마지막 책장까지 깔끔하게 머릿속에 집어 넣고야 말았다. 광적인 섹스중독자인 빅터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그의 일상 어느 부분에 나의 관심을 쏟아부어야 하는지 당황스럽긴 하지만 식당에서 질식사 연기를 하며 돈을 모아야 하는 그가 애처로워서 감히 중간에 책을 덮어 버릴 수가 없었다.

 

세인트 앤서니 요양 센터에 있는 어머니를 위해 그는 많은 돈이 필요하고 음식을 거부하는 어머니에게 급식 튜브를 살 돈도 없는 처지다. 돈이 있어도 그는 급식 튜브를 살 것인가? 이것을 놓고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 생각은 없지만 자신의 출생에 대해 한마디씩 던지는 어머니를 그냥 떠나보내지 않으려면 그가 무언가 하긴 해야 할 것이다. 어머니의 담당의사 페이지를 통해 빅터의 인생도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했었다면 나는 아직 그에게 아름다운 로맨스가 남아 있음을 믿고 있었다 할 수 있겠지만 어디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던가, 조금은 순수했던 그가 세상으로부터 한 방 멋지게 제대로 당하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유쾌하게 웃어줄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의 인생이 너무 가여워서 어찌 바라봐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말이다.  

 

빅터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 책은 한순간에 섹스중독자 빅터가 아닌 위대한 한 사람의 영웅으로 그를 탈바꿈 시키게 되나 보다 했다. 밑바닥까지 내려간 그에게 이제 더 나빠질 것이 무엇이 있나 싶겠지만 최악의 상황은 또 오기 마련이라, 그의 인생이 어디까지 흘러가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의 마지막장까지 넘길 수 밖에 없으리라. 그의 곁에 있는 데니는 대체 돌을 왜 모으는 것인지, 무언가 건설한다는 의미 같기도 하고 수양을 하는 것 같기도 한데,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은 현재와 과거의 시점을 혼동하고 툭툭 던지는 주인공의 대사에 적응하지 못해 읽어내는 것이 힘들었는데 다행히도 '질식'에서는 작가의 이 엉뚱한 이야기에 녹아드는 것을 보니 하하하, 꽤 유쾌하게 웃어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베스, 데니, 페이지 등 빅터의 곁에 있는 인물들 어느 하나 정상적인 사람들이 안보이니 웃다가 돌이라도 맞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그냥 뚝, 웃음을 그치련다.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낸다는 것이 정상적인 마음을 가지고는 힘든 일이라, 어린 시절의 빅터의 모습과 지금 빅터의 모습이 교차하며 내 마음속은 점점 더 말을 잃어간다. 몇 장 읽어내지도 못하고 멈추게 될 것이라는 그의 경고에도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는 것은 아마도 처음엔 '호기심'때문이었겠지. 그 다음엔 정상적이지 않은 어머니 밑에서 그가 겪은 일에 대해 궁금해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버리지 않고 요양 병원에서 돌보는 빅터를 보면서 그가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 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면 그가 처한 모든 삶이 눈 앞에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밑바닥까지 다 드러나는 것이다. 왜? 독자들아, 이 책을 찢어버리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 바닥까지 드러내는 거북한 문장들을 읽으면서도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은 나라고 빅터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삶이 다 그런 것을.

y*****6 2009.05.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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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이라는 놀라운 소설을 세상에 내놓은 척 팔라니의 작품다운 작품이다. 이 세상을 묘사하는 그의 필치는 놀랍기도 하고 끔찍스럽게 대범하기도 하다. 이 책이 보여주는 그의 상상력은 파이트 클럽에서 보여준 세상을 뒤엎어서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다. 아니 세상을 완전히 다른 각도 바라보게 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매일저녁 일부러 음식물에 목이 막혀  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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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이라는 놀라운 소설을 세상에 내놓은 척 팔라니의 작품다운 작품이다. 이 세상을 묘사하는 그의 필치는 놀랍기도 하고 끔찍스럽게 대범하기도 하다. 이 책이 보여주는 그의 상상력은 파이트 클럽에서 보여준 세상을 뒤엎어서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다. 아니 세상을 완전히 다른 각도 바라보게 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매일저녁 일부러 음식물에 목이 막혀  질식을 하여 죽음의 직전까지 이르는 사람. 그래서 번번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죽음의 입구에서 빠저 나오는 사람.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념으로는 도저히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중독에 거린 사람. 그리고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평범하지 않은 행동을 마치 즐기듯이 행하는 사람들.

 

번번히 정신병원에서 탈출하여 자신의 아들을 납치하듯이 데리고 엉뚱한 일을 벌이거나, 함꼐 범죄라고도 불릴만한 일에 참여시키는 어머니의 존재. 그리고 그 엄마가 시간을 쪼개가면서 아이에게 주는 가르침의 놀라움. 파격...

 

그래서 이 책의 전반부를 읽기가 무척 부담스럽다.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 책인지, 이 놀랍고 부산스럽고 엉터리 같은 이야기의 전개들이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왜 이런 내용들이 필요한 것인지, 도대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솟아오르게 만든다. 그러나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저자의 의도를 서서히 이해하게 되면서 이 책의 의미는 급반전하게 된다.

 

힘든 일과의 대가로 주어진 여유로운 저녁을 스스로 반납하고 (가짜)죽음에 이르른 사람을 살려주려고 나서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우연히 보게된 TV화면에서 자신이 목숨을 구해(주었다고 생각한)준 사람이 나온 모습을 보고 다시 그를 돕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천여명의 사람들의 존재. 그런 정상적인 사람들의 모습과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아주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을 오가는 존재.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의 애매함.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가치 판단에 대한 통렬한 비웃음.

 

이 책은 파이트클럽 이상으로 우리가 사는 삶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질식이라는 것은 매일저녁 질식으로 죽음에 이르는 퍼포먼스를 행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질시한 사람을 구해내려 나서는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범적인 삶의 질식할듯한 답답함에 대한 고발이다. 이 책이 붉은 도발적인 표지로 꾸며진 것도 파이트 큰럽의 표지를 장식한 큰 주먹만큼의 의미가 있는듯한 느낌이다.

 

s***g 2009.05.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질식 Ch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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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하다'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지만 그게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음.       음.       마치 반응고 상태의 끈적끈적한 페인트 통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 같은 느낌. 몸이 무겁고 질퍽거리는 느낌.       나는 좋은 소설이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몰입. 내 의지로서의 몰입이 아니라 나를 그렇게 만드는 작품. 척 팔라닉의 소설이 그렇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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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묘하다'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지만 그게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음.

      음.

      마치 반응고 상태의 끈적끈적한 페인트 통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 같은 느낌. 몸이 무겁고 질퍽거리는 느낌.

      나는 좋은 소설이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몰입. 내 의지로서의 몰입이 아니라 나를 그렇게 만드는 작품. 척 팔라닉의 소설이 그렇다.

 

      사람들은 흔히 뭔가를 두고 의견이 갈릴 때 이런 얘기를 하고는 한다.

      서로의 취향이 다르니까.

      맞다. 그럴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령, 그 뭔가의 범주를 문학이라는 틀로 한정시켜서 예를 들자면 이렇다. 취향이 달라서 좋고 싫고가 갈라질 수도 있지만 작품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게 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건 취향 문제가 아닌거지. 이건 너도 그럴수 있고 나도 그럴수 있다.

      왜, 아닌 거 같아?

      퉷. 아님 말고.

      그런데 이 작품의 경우는(적어도 내 생각에는) 이해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100% 선호도에 따라 호불호가 결정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작품을 이해했어도 이렇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꼭 그런 식으로 표현해야 해?

      이때, 내가 못 배워서 그렇지 뭐. 라고 말하면 바로 성질 더러운 놈이 되는 거다.

      왜, 아닌 거 같아?

      퉷. 아님 말고.

      그러니까 책 소개에 있는 말이 맞는 거 같다는 얘기이다.

 

      <질식의 독자는 오직 두 부류이다. 사랑하거나, 질색하거나.>

 

      맞아. 니 말이 맞아.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전자야. 어때, 기분좋아?

      한마디로 나랑은 코드가 맞는 작품이다. 이 작품만이 아니라 척 팔라닉이라는 작가가 생각하는 세계가 나랑 코드가 맞는 것 같다. 컬트적이라고? 으흠. 그래. 그럼 나도 컬트적인가?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 다만,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생각을 좀 더 용감하게 생각할 뿐이지. 그리고 표현하는 거야. 좀 더 사회성이 있어 보이게 말이지. 나이 먹으면서 그런 요령을 배웠으니까. 덜 배우긴 했지만.

      지독하게 냉소적인 작품이다. [파이트 클럽]도 그런 것으로 보아, 작가의 시각 자체가 냉소적인 것 같다. 그런데 어떤 대상을 향한 시니컬은 정확해야 한다는 게 중요한데 팔라닉은 정확하다. 그래서,

      '매혹적'이라는 단어가 적절하진 않지만 그게 가장 먼저 떠오르네.

 

      척 팔라닉은 장르 작가로 알려져 있지 않나? 넘버원 베스트 셀러 작가라니 아마도 그렇겠지. 그런데 나는, 그 어떤 순수문학보다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 질식이.

      그 뭐냐, 끊임없는 우주적인 철학과 사념의 내면화, 그리고 현실을 알레고리적인 수법으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순수문학이라면 말이다.(이런 빌어먹을. 내가 써놓고도 뭔 말인지 모르겠네. 이런 말도 쓰던 놈이나 써야지. 젠장.) 내가 순수문학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그러는 너는 아냐?

      퉷. 메타포나 물고 있어.

      작가가 표현하는 이야기가 단순하게 잔인하기만 하다거나, 기이하기만 하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적 자체가 단지 말초신경을 자극하려고 쓰인 자극이냐, 아니면 어떤 현실의 깊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위해 수단으로 쓰인 자극이냐에 따라 그 가치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누가? 내가.

      왠지 이유치고는 그럴듯 하잖아. 뭔가 논리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참고로 나는 캐건방진 자세로 다리를 떨면서 이 리뷰를 쓰고 있다. 껌도 씹을 걸.)

      그러니까 적나라한 섹스 장면이나 기내 화장실에서 벌이는 애정 행각에만 몰두해서 짜증내지 말고, 작가가 왜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가도 좀 생각해보란 말이지. 머리를 드라이할 때만 사용하지 말고, 좀 다르게 써보라고. 

      아, 이건 제 말이 아닙니다. 척 팔라닉이 작품에서 하는 얘깁니다. 그러니까 저한테 싸가지 없다고 하지 마세요. 저는 아무 잘못이 없어요. 시킨대로 했을 뿐이예요. 세뇌 당했어요.

 

      그러니까 이 작품은 단순히 적나라한 표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이면에 뭔가 묵직한 의미들을 담고 있다. 또, 그 의미들이 상당히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도 많다. 평론가들이 댑따 좋아하는 뭐 그런 거 말이다. 가져다 붙이면 장자의 철학도 등장할 수 있고, 다르게 붙이면 묵시록적이네 어쩌네라는 말도 어울릴 것 같은 그런 거. 그러니까 평을 하는 사람이, 작품과 상관없이 자신의 지식을 마음껏 뽐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작품인 거지.   

 

      내가 싫어하는 꼴통 후배놈이 하나있는데 이유는 얍샵해서이다. 얍삽한 놈들이 대개 머리는 똑똑해서 그 좋은 머리로 이런 문장을 구사하기도 하는 것이다.

      저는 미각이 뛰어나요.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안 그런 척 하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럼으로써 그들이, 저한테 맘껏 잘난 척을 할 수가 있거든요. 잘난 척을 하지 않아도 내심 흡족해 하죠. 자신의 뛰어난 미각에 대해서 말이죠. 제가 그들에게 상대적인 우월감을 부여하는 겁니다.

      그리고 후배는 속으로 씩, 웃는다지. 그래서 내가 말했다.

      참 그럴듯 해. 그치? 니가 얍삽하지만 않으면 그따위 철학도 제법 쓸만하게 들릴텐데 말이지.

 

      <약한 척하면서 힘을 키우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그들에게 자신이 강하다고 느끼게끔 만들어 준다. 그들이 나를 구제하도록함으로써 나는 그들을 구제한다. 그저 허약하고 감사하는 모습을 보이면 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 빅터(이름도 빅터다)가 질식 연기를 하면서 갖는 자신만의 철학이다. 질식 연기? 그것도 여기다가 설명하라고? 책을 사서 읽어 이 양반아. 날로 먹을라고 들지 말고. 하여간 빅터가 극강의 마이너를 지향하는 나름의 이유가 바로 저것이다.

      공장에서 나오는 빵같은 놈들아, 라고 비웃으면서. 자기는 다르다 이거지.

 

      내가 언젠가 타국의 휴양지에서 만난 한국 대학생들을 수영장에 앉혀놓고 사기를 친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이 빅터의 어머니가 주장하는 것과 같다.

      나는 니들에게 나쁜 걸 가르치고 있어. 그리고 니들은 지금 내 얘기를 듣는 게 더 중요하지. 왜냐하면 좋은 건, 항상, 누구나, 앞을 다투면서 가르쳐주려고 하거든. 학교에서부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말이야. 그래놓고 마치 자신이 어린 양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한 것마냥,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이잖아. 딴데서 사기친 걸 그런 식으로 회개하려고 든다고나 할까? 그 놈은 그렇게 뿌듯하게 가고 딴 놈이 와서 니들한테 사기를 치는 거야. 그러니까 니들이 만날 사기를 당하는 거지.

      하지만 봐, 나쁜 걸 알면 사기당할 확률이 적어지는 거야. 왜? 아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나쁜 걸 배울 수 있는데가 별로 없다는 거야. 죄다 좋은 것만 가르치려고 드니까. 모든 걸 당하면서 익히다가는 너덜너덜해진다 그말이야. 그러니 생각해 봐, 내가 지금 니들한테 가르쳐주는 나쁜 짓이 니들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얘기들이냐. 안 그래?

      이런 궤변을 늘어놓으면 간혹 침이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이는 애들이 꼭, 한둘 씩 있기 마련이다. 나이먹은 냥반들은 비웃고. 어쨌든 나는 이때, 순진한 어린 양에게 마지막 도장을 찍는 거다.

      그러니까 칼 쓰는 법을 배우는 건 말이지. 남을 공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겠지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법이야. 알겠어? 그러니까 칼 쓰는 걸 배우는 게 전부 나쁜 건 아니라고. 쓰는 놈이 어떻게 쓸 지를 결정하는 머리가 문제인거지.

      이러면서 검지로 내 머리를 톡톡, 두 번 건드려주면 아이들이 이렇게 말하곤 하는 것이다.

      형님, 한국에서도 뵐 수 있을까요?

      이런 젠장.

      내가 원하는 답은 이거다.

      형님, 2차는 제가 쏠게요.

      나는 그들을 다시 볼 이유가 없다. 그런 식으로 뇌를 헷갈리게 만드는 건 처음이나 재미있지 재탕하면 재미가 없고, 일단 형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 모든 돈이 내 주머니에서 나가기 때문에 다시 만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빠라고 부르는 종족은 생각해볼 수도 있지. 물론 공장에서 찍어낸 빵 같은 미모를 지니고 있어야 겠지만. 걔가 걔야. 아우 헷갈려.

 

      그러니까 한마디로 척 팔라닉이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생각과 내 생각은 코드가 맞는거다.

      이 작품은 무언가에 중독되어 사는 현대인, 그렇게 된 이유는 정형화된 틀에서 처박혀 살았기 때문이고, 그렇게 산 이유는 그렇게 교육받았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틀의 기준이 있어야만 안정적인 삶이라고 믿는 중독. 그 틀을 부수고 싶어하는 의지가 이 작품에 담겨있다.

          

      [파이트클럽]도, 이 작품도, 은근히 아나키즘을 선동하는 척 팔라닉.

      뭘 쌓으면서, 뭘 쌓는지 과거의 기록을 대조하면서 틀을 만들지 말라는 거지. 꼭 그걸 보면서 제대로 하는 게 맞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그 말인거야. 뭘 쌓든 당신 내키는 대로 쌓고 그걸보고 사람들이 뭐라든 신경쓰지 말라는 거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에 얽매이지 말고 니꺼를 만들라고, 팔라아아아아아닉은 얘기를 하는 거 같은데? 그래서 이 질식할만큼 틀에 박힌 세상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그걸 좀 거칠게 표현했지.

      이쯤 되니 나도 꿈보다 해몽하고 앉았다. 이게 전부 다 교육 때문이야. 빌어먹을. 중독된 거지. 

 

      '통찰력'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지만 그게 가장 먼저 떠오른다.

      냉소가 매혹적이려면 확실히 통찰력이 뛰어나야 한다. 나는 새로운 걸 좋아하지만 모든 새로운 걸 좋아하는 건 아니다. 잘 만들어진 새로운 걸 좋아한다. 척 팔라닉이 보여주는 새로움은 잘 만들어졌다.

      아님 마는 거고.

      취향이 다를 수도 있는 거니까.

      퉷.

 

      번역이 매끄럽지는 않다. 매우 흡족한 작품이어서 그다지 문제가 될 건 없지만, 단어의 순서가 어색한 게 많다. 그것은 문장을 읽는 리듬을 어그러뜨린다. 가령, '나는 매일 책을 읽는다'라는 문장에 익숙하다면, 이 작품에서는 '매일 나는 책을 읽는다'식으로 쓰인 것이다. 그런 문장이 제법 많다. 탁, 탁 걸리는 거지. 장문에서도 그러니, 이건 좀 곤란하다. 그래서 어렵지 않은 내용임에도 한 호흡에 읽히지 않는 문장이 꽤 많다. 

 

     <납빛의 늙은 여자들이 점심으로 짓이겨진 갖가지 음식을 먹고 있다.>

 

     두 번 읽으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수고스럽다. 장문으로 들어가면 그 예는 더 많다. 읽다보면 당연히 짜증이 나지. 작품이 마음에 안들었으면 역자에게 욕이 나가는 거고. 멋진 문장 이전에, 좋은 문장이란 게 그래서 있는 거니까.

      뭐, 그것도 습관에 중독된 거라고?

      아, 뭐. 그럼 그런 거고. 그리고 오타 좀 있어.

      아니, 많아.

      반말하지 말라고?

    

      네.

 

      디자인은 따봉.

b******k 2009.05.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역시 척 팔라닉 -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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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던 책인것같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형체가있는 모든것들을 부정하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듯한 모습을 보이는 정신나간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밑에서 가엾게 끌려다니며 어머니가 원하는 모습대로 그저 멍청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지냈던 빅터, 이 기묘한 두사람의 인생은 쉽게 받아들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도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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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던 책인것같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형체가있는 모든것들을 부정하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듯한 모습을 보이는 정신나간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밑에서 가엾게 끌려다니며 어머니가 원하는 모습대로 그저 멍청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지냈던 빅터, 이 기묘한 두사람의 인생은 쉽게 받아들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도무지 쉽게 받아들여 지지가않는다. 대체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걸까.?

 

어떤 이유로 그녀가 정신이상자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존재하는 모든것으로부터 자신과 혹은 빅터를 보호하기위한 행동이랍시고 어이없는 사건 사고와 교육적 이념들을 빅터에게 가르쳐주는데(혹은 세뇌시키는데), 이는 결국 빅터가 성인이되어 섹스중독자라는 모습으로 자라게되는데 일조한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쉽게 접할수없었던 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인 섹스중독자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리고 그의 그런 행동들을 도무지 이해하기어렵지만, 어쩐지 나는 빅터가 너무 가엾다는 생각을 책을 읽는내내 지울수가 없었다. 부족한 어머니 밑에서 자라 정상적인 가정에 입양 될수 조차 없었던 어린시절의 불행한 기억은 무거운 족쇄가 되어 빅터를 따라다니며 결국 그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남자로 자라게 만들었다. - 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물론 환경이 다 사람을 만드는건 아니라지만..그래도 역시..안쓰럽다.)

 

그렇게 타인의 애정을 갈망하는 빅터는 어린시절의 기억을 따라 매일밤 레스토랑을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영원히 타인의 머릿속에 각인되기 위해 질식하는 연기를 하고, 타인이 자신을 생명을 구하게끔 만듬으로써 스스로를 가차없이 바닥으로 내몰며 타인을 영웅으로 만든다. 인간내면의 본능을 참 적극적으로 잘 이용한다고 해야할까? 타인의 마음을 갖기위해 매일밤 생사의 길을 드나드는 빅터가 너무 안쓰럽다.(물론 그들에게 영웅이라는 이름을 붙인후 그들의 동정심과 책임감을 이용하기는 하지만..그건 내게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스스로를 더이상 떨어질 바닥도 없을만큼의 나락으로 끌어내리면서까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싶어했던 빅터의 모습은 다시 생각해도 마음이 짠하다.

 

상당한 흡입력과 가독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이 책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는 애정결핍 섹스중독자와 그의 과대망상뿐만이 아니라, 책의 환경적 배경요소에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빅터의 직업은 그가 의과대학을 그만두고 18세기의 식민지 시대의 모습을 재연한 박물관의 재연배우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어디한군데씩은 꼭 문제가있는 사람들이 모여 재연한 18세기의 모습을 현대의 사람들이 관광이랍시고 와서 즐겁게 관람하고 간다는것인데, 어딘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듯한 박물관의 모습이지만 그곳에서 일하고있는 그들이야말고 이 시대의 어두운 현대인의 모습이라는점들이 느껴지는듯하다. 이건 뭐 업타운사람들이 뒷골목의 삶들을 구경하는것도아니고..깔끔하게 정리하기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흐르는 이런 기묘한 환경이나 관계들이 무척 흥미롭다.

 

책은 분명 재미있었던것같다. 빅터라는 특이한 캐릭터에 휘둘리면서정신을 차릴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이해하기엔 너무 먼 빅터와 그의 어머니의 사상들이 난해했다고 해야할까..덥석 받아들이기는 좀 힘들었다. 결과적으로는 단 한사람만의 애정이라도 갈구하던 그에게 남겨진 친구가 그를 사랑해줬으리라 믿고싶지만, 글쎄..빅터는 어땠을까.?

 

예기치못했던 반전에 어안이 벙벙하지만, 그리고 생각보다 너무 야해서 당황했지만, 다시 만난 척 팔라닉의 이야기는 여전히 강렬했으며, 찐했다. 독특한 캐릭터와 그들의 성격, 책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또 다른 사회의 모습의 축소판인 배경환경들의 설정의 아이러니, 어머니에 대한 사랑, 여러가지로 참 강렬하다. 그 중 단연코 최고는 빅터의 최강의 찌질함을 추구하던 그 성격!!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같다. - 너무 강렬해.


l******k 2009.06.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미친 세상에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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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클럽>, <서바이버>, <인비저블 몬스터>등 써내는 작품마다 기존 소설의 개념을 깨부수는 파격적인 방식을 채용해 왔다는 척 팔라닉이라는 작가. 천재라는 것 같다.(상징적인 의미겠지만) 이중 실제로 읽어본것은 데뷔작인 파이트 클럽뿐이지만, 이 작가의 책은 없어서 못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관심을 가지고 보니 국내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작품이 소개되어 있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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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클럽>, <서바이버>, <인비저블 몬스터>등 써내는 작품마다 기존 소설의 개념을 깨부수는 파격적인 방식을 채용해 왔다는 척 팔라닉이라는 작가. 천재라는 것 같다.(상징적인 의미겠지만) 이중 실제로 읽어본것은 데뷔작인 파이트 클럽뿐이지만, 이 작가의 책은 없어서 못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관심을 가지고 보니 국내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작품이 소개되어 있는게 아닌가. 어쨌든 파이트 클럽의 쇼킹함 하나만으로도 나는 이 작가가 천재라는 사실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그런 팔라닉의 작품이라기에, 이번에는 과연 또 어떤 놀라운 장소에 어떤 기상천외한 탑을 쌓아 올렸을 것인가 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책을 열면 아마도 독특하고 기발한 것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했던 예상과는 달리 처음에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그 실체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독자는 언제나 지그소 퍼즐의 조각들처럼 뿔뿔이 흩어져 있는 단편들만을 쫓아다니게 된다. 그 조각들이 하나씩 끼워 맞추어져 나중에 완성되는 최종적인 그림은, 그 조각 하나하나에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 

주인공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이상인가, 아니면 과거에 대한 회상인가 싶은 독백부분의 세계는 일인칭인듯 일인칭의 시점에서 미묘하게 비켜나 있다. 그렇지만 지극히 자신감 넘치는 진행 스타일. 이것이 아마도 팔라닉 스타일인 듯 하며, 독특한 긴장감과 불안을 유지한 채로, 항상 예상못한 플롯이 독자의 머리를 앞질러간다. 일상생활에 싫증내고 있던 독자에게라면 상당히 강렬한 자극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소설이지만, 반대로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던 독자에게는 감당하기 버거운 강력한 바람이기도 하다. 

파이트클럽을 내내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질식>은 그보다는 홈 드라마에 가깝다. 미쳐 버린(미쳤다기 보다는 치매에 가까운) 모친의 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서 큰 돈이 필요한 주인공 빅터는, 의대를 중퇴하고 스스로를 낙오자라 단정지은 인생. 18세기의 식민지를 재현한 테마파크에서 연기하는 엑스트라이며, 동시에 섹스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모임에도 나가고 있다. 친구 데니는 섹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언제부턴가 온갖 "돌"을 긁어모으는데 전념하기 시작하고. 빅터는 "돈"을 긁어 모으기 위해서, 레스토랑마다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먹다 목에 걸려 질식하는 연기를 계속 해나간다. 질식하는 연기가 어째서 돈을 벌어다 주는지는 책속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모든 의미에서 이색적이며, 광기에 사로잡혀 있는 듯한 스토리를 왠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척 팔라닉이란 작가의 굉장함이다. 책을 읽고 있는 동안에는 도무지 그 의도를 파악할수 없도록 여기저기 흐트려 놓은 에피소드, 단락들, 몇몇 상징물들, 현란하고 칼라풀한 인상의 풍경들, 반복되는 문구들이, 환각과도 같은 효과를 내지만, 다 읽고나서 보면 어느새 모든것이 제자리에 잘 끼워 맞추워져 있다.

어머니의 고백과 미녀 의사와의 만남이 무기력하고 지루한 빅터의 생활을 순식간에 헤집어 엎고, 어지럽혀, 그는 지금까지 맛본 적 없는 아픔을 체험한다. 그리고 그 아픔이 안타깝고 상쾌한 엔딩을 가져온다. 질식은 절묘한 유머로 물들인 블랙코미디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복잡하고 진지한 부분도 있어서, 그 어처구니없음과 드라마틱함 사이를 왕래하는 것이 매력이다.

시도때도 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이미지의 파편들은 저마다 크고작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장을 덮기까지는 알 수 없는 이야기. 정해진 모든 여정을 순차적으로 걸어서 마지막 종착점에 도달했을때, 비로소 스윽하고 답답하던 호흡이 돌아온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질식할것 같던 독자를 틀림없이 이전보다 훨씬 행복한 기분으로 해방시켜 준다. 기묘한 잠재의식. 척 팔라닉만의 릴랙세이션 효과다.

p********a 2009.06.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