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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철학, 읽기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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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리쾨르(Paul Ricoeur, 1913-2005)는 현상학, 실존주의, 해석학, 언어학, 정신분석, 문학비평, 기독교신학 등의 이론을 두루 섭렵하고 이에 영향을 끼친 프랑스 사상가다. 리쾨르의 후기 사상은 정치학과 법학에 대한 관심도 드러낸다. 그는 구조주의나 해체주의처럼 당시 프랑스 지성계의 무신론적 유행사조에 휩쓸리지 않았던 유신론적 철학자였다. 칼 심스의 [해석의 영혼 폴 리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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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리쾨르(Paul Ricoeur, 1913-2005)는 현상학, 실존주의, 해석학, 언어학, 정신분석, 문학비평, 기독교신학 등의 이론을 두루 섭렵하고 이에 영향을 끼친 프랑스 사상가다. 리쾨르의 후기 사상은 정치학과 법학에 대한 관심도 드러낸다. 그는 구조주의나 해체주의처럼 당시 프랑스 지성계의 무신론적 유행사조에 휩쓸리지 않았던 유신론적 철학자였다. 칼 심스의 [해석의 영혼 폴 리쾨르](앨피, 2009)는 폴 리쾨르의 생애와 지적 여정을 간단히 살핀 입문서다. 폴 리쾨르의 철학과 사상을 다루는 저자의 내공이 무척 얄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폴 리쾨르의 사상적 입문서는 올리비에 몽쟁(Olivier Mongin)의 [폴 리쾨르](1994)를 추천한다. 

 

폴 리쾨르의 철학은 '삶의 철학'이자 '읽기의 철학'이다. 해석학자답게 리쾨르는 우리네 인생과 세상을 일종의 텍스트로 간주하여 해독하였다. 가령 리쾨르는 시간의 독서를 우주론적 독서와 심리적 독서로 구분하고, 세계의 시간과 영혼의 시간을 구별했다. 또한 리쾨르의 철학은 신비의 철학이자 역설의 철학이다. '비판과 확신의 변증법'을 고수한 현상학자답게, 리쾨르는 자유와 은총, 계몽과 신비, 의심과 믿음, 정의와 사랑의 두 측면을 모두 끌어안고자 노력했다.

 

1950년 리쾨르는 ‘의지 철학’의 전반부에 해당하는 [의지적인 것과 비의지적인 것]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리쾨르는 삶을 의지(의지적인 것)와 정념(비의지적인 것)의 변증법으로 인식한다. 리쾨르는 의지의 양태를 선택의 자유, 움직임의 자유, 동의의 자유라는 자유의 세 가지 양태와 대응시킨다. 의지는 결정, 몸을 움직임, 동의라는 세 가지 양태로 구분된다. 중요한 점은 비의지적인 특성이 자발적인 의지를 구성하는 본질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가령 결정은 이성으로, 몸을 움직임은 무의식과 습관의 힘으로, 동의는 필연성으로 촉진된다.

 

"인간의 자유는 욕구·감정·습관·필연성 등의 부정적 개념들로 제한되는데, 이때 부정적 개념들은 자신을 거절할 수 있는 의지의 가능성을 통해 인간의 자유를 결정한다. 리쾨르는 그것들을 '한계 개념'이라고 불렀다."(42쪽)

 

인간이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는 한, 인간은 오류를 면할 수 없다. 오류를 면치 못하는 인간은 상상력(정신), 성격(자아), 감정(마음) 때문에 부조화를 일으킨다. 상상력은 인간의 자기반성에 기인한다. 성격은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구체성에 기인한다. 주의할 점은 인격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성격이 미리 주어진 것이라면 인격은 사람이 지니고 있는 인간성이다. 인간성은 개별자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특질이다. 감정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정서에 기인하는데, 감정은 크게 지향적인 것과 정서적인 것으로 나뉘어진다. 감정은 한편으로는 사물에 대해, 인간에 대해, 세계에 대해 느끼는 특성을 가리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아가 내적으로 영향받는 방식을 명백히 보여주는 매우 낯선 지향성이다.

 

"상상력을 통해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듯이 나 자신을 본다. 성격을 통해 나는 나머지 인류에게서 나 자신을 구별해 낸다. 감정을 통해 나는 타인의 좋고 나쁜 특성을 인식한다."(66쪽)

 

리쾨르는 존재론적 측면에서 갈등에 주목한다. 갈등은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능이다. 자아와 타자의 갈등, 성격과 인격의 갈등, 사유와 감정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지성과 비지성의 갈등은 창조적인 힘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악의 가능성을 허용한다. 악의 상징은 인간이 지닌 악의 가능성이다. 리쾨르는 고백이 흠, 죄, 허물 세 가지 원천에서 발생한다고 본다. 흠은 '나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윤리적인 두려움, 불순함과 오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흠의 상대역은 정의다. 반면에 죄의 상대역은 구속이다. 부정적인 죄의 상징은 상실한 목표, 구불구불한 길, 반역과 타락 등을 포함한다. 허물은 실수를 내면화하기에 주관적이다.

 

리쾨르는 네 가지 유형의 신화를 통해 악이 선과 대칭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네 유형의 신화는 창조 신화, 비극적 인간관의 신화, 타락한 인간의 신화(아담 신화), 유배당한 영혼의 신화(오르페우스 신화)다. 아담 신화는 악을 인간 자신의 실수 탓으로 돌리고, 오르페우스 신화는 영원한 영혼을 약속한다.

 

 

z***a 2013.04.12.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