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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연합적군 : 서브컬처와 전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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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연합적군 : 서브컬처와 전후 민주주의>  71년 일본에서 연합적군이 공동군사훈련을 위해 산장에 모이고 72년 경찰에 체포되는데 그들 내부에서 린치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게 그들이 붙잡힌 후에 드러난다. 그 살인 사건에 대해 대부분의 책은 정치적인 언설을 이용해 서술했지만 이 책은 주로 여성학적인 시각과 함께 남자들의 이념 중심적인 사회-60년대-에서 여성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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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연합적군 : 서브컬처와 전후 민주주의>


 71년 일본에서 연합적군이 공동군사훈련을 위해 산장에 모이고 72년 경찰에 체포되는데 그들 내부에서 린치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게 그들이 붙잡힌 후에 드러난다. 그 살인 사건에 대해 대부분의 책은 정치적인 언설을 이용해 서술했지만 이 책은 주로 여성학적인 시각과 함께 남자들의 이념 중심적인 사회-60년대-에서 여성들의 소비사회-80년대-로 전환되는 격변기를 주로 이 사건을 통해 살펴본다. 어떻게 일본 진보가 쇠퇴했는가를 알게 될 거로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으나 내내 한동안 떨어져 있던 여성학 쪽 시각을 갖고 읽었다. 저자의 관심분야가 넓은 것에 새삼 감탄했다.

 

 1부 `「그녀들」의 연합적군`에선 아사마 산장에서 잡힌 연합적군 여성지도자였던 나가타 히로코를 중심으로 당시 산장에서 내부에서 린치당해 죽은 그들의 동료 여성들과 나가타 히로코, 남성지도자였던 모리 쓰네오가 어떻게 갈등을 일으키고, 결국 그런 참극을 일으켰는지 분석한다. 오츠카 에이지는 그들의 갈등을 남성 이념중심사회와 여성 소비사회 시대의 교차점에서 발생한 두 집단의 의사소통 불일치와 갈등으로 본다.
 연합적군 사건은 열두 명의 사상적 동지를 총괄이란 형태로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이 총괄에 의한 린치 사건은 71년 12월 31일 오자키 미츠오의 죽음에서 시작, 72년 2월12일 야마다 타마시의 죽음까지 약 일 개월 반 지속한다. 그런데 총괄이란 이름의 개인비판이 개시된 건 좀더 앞의 일로 희생자 나오기 일개월전 71년 12월 5일 나가타 히로코가 토오야마 미에코에 대해 한 비판(토오야마 비판)이었다.
 토오야마 비판은 토오야마의 여성적인 행동-`반지`와 `화장`-에 대한 비판으로 토오야마 비판으로 시작한 총괄은 결국 모리를 비롯한 남성에 의한 여성성 그 자체의 부정으로 바뀌었다. 연합적군 사람들이 배제하려 한 것은 여성들 사이에서 여성들이 혁명사상과 같이 공유한 소비사회적 감수성이었다. 연합적군의 여자들 대다수는 이것을 꺼리는 남성들에게 대항할 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것이 연합적군 비극의 요인이었고 두 시대정신의 교차가 바로 그곳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오츠카는 모리를 이전 남성 세대와 다른 새로운 자신들의 언어를 만들지 못한 세대로 보고, 그 연장선에서 일본 남성은 여성처럼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말을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연합적군과 모성`에선 연합적군 사건에서 아기 구출에 과도하게 미디어들이 관심을 쏟았던 일을 분석하고 있고, `그녀들과 옴 진리교`에선 여성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찾기 위해 옴 진리교를 선택했다고 분석한다.
 2부 `「그녀들」의 일본국헌법`에선 일본국헌법이 만들어진 과정을 그리면서 어떻게 `남녀평등`이란 래디컬한 법조문이 들어갔는지 알려준다. 그렇게 해서 오츠카 에이지는 전후민주주의와 일본국헌법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보여줬다. 최근에도 계속되는 그의 저작들을 봐도 줄곧 같은 생각을 하는 듯하다. 헌법 9조를 중심으로 한 헌법개정론에 대해서도 그는 호헌파의 모습을 유지한다.
 또한, 80년대 소비사회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살고 그 속에서 자신들의 언어를 구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려 했는지와 여성의 자립을 꿈꾸었으나 결국 좌절하고 전향하게 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로 일본의 유명한 소녀만화가 그룹 `24년조`를 중심으로 한다. 의도치 않게 여성주의적 시각이 깃든 작품을 내던 그녀들이 90년대 들어와 변한 예로 하기오 모토의 『이구아나의 딸』을 들면서 작품 해석과 함께 당시 여성 만화가들이 출산본을 속속 낸 일들의 의미를 분석한다. 그는 그것을 곧 페미니즘에서 `전향`한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여성의 자립, 파워, 멋진 여성 등의 논의를 상당히 자본주의적인 색깔을 띠고 떠들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어떻게 된 걸까. 소비사회 속에서 자본주의와 결탁해버린 여성주의의 몰락일까.
 종장에선 흥미롭게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태엽 감는 새』에 대해 이야기한다. 얼마 전 오츠카가 낸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자키 하야오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론 관련 책을 떠올렸다. 아직 그 책은 읽지 못했지만 여기선 『태엽 감는 새』가 호러 소설의 구조를 그대로 따오고 있으며 역사에 대한 `저주`와 함께 역사의 부활을 저지하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쓴다. 『양을 쫓는 모험』부터 무라카미 책을 안 읽어서 대충만 이해했다. 좀 더 오츠카의 논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한번 읽어봐야겠다.
 보론에선 연쇄 소녀살인범 미야자키 츠토무, 노부코 등의 사람들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책 전체의 흐름으로 볼 때 결국 자신들의 `언어`를 찾으려고, 자신들의 힘으로 노력했으나 절반의 승리밖에 거두지 못한 여성들과 자신들의 힘으로 자신들만의 `언어`를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던 가련한 남성들에 대한 일종의 고백록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원래 다른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왔었는데 어떤 정치적 사정으로 절판되었다가 카도카와 쇼텐에서 문고본화되었다고 한다. 잘은 모르지만, 책 내용상 오츠카가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 듯하다. 나는 그래서 오츠카 에이지를 좋아한다. 용감하게 비판할 줄 아는 사람이라서.

 

(주: 적군파-1960년대 주로 활동한 일본의 좌파테러단체. 하이잭 사건으로 와해.

     연합적군-구 적군파와 구 혁명좌파의 연합.

     연합적군 사건- 70년대 초반 일어난 사건. 2기 적군파, 리더 모리 쓰네오를 중심으로 적군파 각 분파들이 공동군사훈련을 위해 아사마 산장으로 모임. 지명수배자도 있어 경찰이 잠복. 아사마 산장 농성 사건 결국 체포됨. 사건을 파헤치면서 동지 린치 사건이 드러남. 모리 쓰네오는 결국 감옥에서 자살.

    일본의 60년대 안보투쟁, 진보 운동이 활발했던 때라고 하면 70년대는 80년대 소비사회로 넘어가기 전의 과도기다.

     헌법 9조-일명 평화헌법. 전쟁포기, 전력보유 금지 및 교전권 금지. 일본국헌법은 일본 패전 후 연합군의 헌법 개정 요구로 연합군 총사령부에서 제시한 맥아더 초안에 기초해 작성됨. 그래서 종종 보수 쪽에서 개정 논란 일으킴. 보수 쪽은 패전 후의 역사는 진정한 자신들의 역사가 아니라고 자주 말함.

     24년조-쇼와 24년(1949년)에 태어난 소녀만화가 그룹. 특별히 그룹을 결성한 건 아니고 비슷한 작품 성향-여성주의적 시각이 두드러짐.-으로 묶여서 불리게 된 것. 다케미야 케이코, 하기오 모토, 오오시마 유미코, 야마기시 료코.)

a****o 2009.08.31. 신고 공감 1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