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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음악시간에 서양음악가와 그들의 음악을 외워, 지금의 영어 듣기 들려주는 음악을 맞추는 시험을 본 기억이 있다. 서양 음악은 이렇게 억지로, 주입식으로라도 알게 했으면서, 반면 우리 음악에 대해 자세히 배운 기억은 없다. 덩달아 우리의 음악가도 잘 모르고. 그래서인지 이 책은 참 새롭다. 우리 음악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알려지지 않은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소리’를 통해, ‘악기’를 통해, 이론이나 다른 것을 통해 평생을 음악과 함께 한 우리의 조상들이 책 속에 있었다. 남성 중심의 사회일 텐데, 과연 여성 음악가들이 존재 할 수 있었을까? 싶지만, 분명 아름다운 목소리로 세상에 이름을 남긴 여성 음악가들이 있었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비파, 대금, 퉁소 등 우리가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악기를 사랑하여 한평생을 바친 사람들이 있었다. 누구도 억지로 그 길로 가라한 사람은 없지만, 우리의 음악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 가지고, 배고픔을 잊고, 외로움을 잊고 그 길을 택한 그들을 보며, ‘장인 정신’ 의 의미를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예전에 라디오에서 “ 전설 따라 삼천리~~” 하며 풀어 놓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듣고 있는 느낌이었다. 조금은 폐쇄적인 사회일 것이라 생각했던 옛 시절에, 그저 묵묵히 음악을 위해 정진한 그들의 이야기는 재미뿐 아니라 세월의 깊이와 감동을 전해 준다. 오랜만에 우리 음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