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10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6.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홀리 가든
"홀리 가든" 내용보기
몇일동안 심한 감기로 굉장히 고생했다. 기침과 콧물은 그냥 저냥 버틴다 치더라도 온몸을 뜨겁게 달구는 열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어 자리를 깔고 눕게 만들었다. 병원에 실려갈 정도의 열은 아니었지만, 떠나지 않고 나의 몸안에 머물러 있던 열기는 나를 이상한 기분속에 던져 놓았다. 마치 현실이 아닌 가상의 공간속에 머문듯한 몽롱하고 어질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 기분이
"홀리 가든" 내용보기

몇일동안 심한 감기로 굉장히 고생했다. 기침과 콧물은 그냥 저냥 버틴다 치더라도 온몸을 뜨겁게 달구는 열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어 자리를 깔고 눕게 만들었다.

병원에 실려갈 정도의 열은 아니었지만, 떠나지 않고 나의 몸안에 머물러 있던 열기는 나를 이상한 기분속에 던져 놓았다. 마치 현실이 아닌 가상의 공간속에 머문듯한 몽롱하고 어질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 기분이 그렇게 싫은 것이 아니었기에 계속 그 기분에 취해있고픈 생각이 들었다. 약을 했을때 느끼는 기분이 이것과 비슷할 것이란 확실치 않은 예감이 약에 중독된 사람들의 기분을 이해하게 만들었다.

감기란 것이 원래 한곳에 오랭 머물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나도 몇일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다시 일상속으로 돌아왔을때 나에게 에쿠니 가오리의 새로운 소설이 찾아 왔다.

'홀리 가든'이란 책이 나의 손에 들어왔을때, 감기로 인해 몽롱했던 기분이 되살아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글을 읽을 때 내가 느끼는 기분은 감기로 인한 열기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책은 한장한장 넘길수록 이상한 열기를 몸안에 불어 넣는다. 그리고 그 열기는 감기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몽롱하고 어질한 기분속에 취하게 만들어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아마 이 열기에 취해서 에쿠니 가오리의 글을 계속해서 찾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약에 중독된 사람들처럼 그녀의 글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았다.

하늘색 바탕에 놓여있는 하얀 찻잔에 손을 얻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에쿠니 가오리의 글이 잔안으로 흘러든다. 이번에 그녀가 대접하는 향기로운 홍차는 가호와 시즈에라는 삼십대로 접어든 두명의 여인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헤어진 애인 쓰쿠이를 잊지 못하는 여인 가호와 멀리 떨어져 있는 유부남을 애인으로 둔 시즈에가 자신들의 이야기와 자신들이 바라본 서로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어린시절 부터 붙어다니며 굉장히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이지만 미묘한 거리를 가지고 있는 두 여인의 잔잔한 여운이 담겨있는 수다는 듣는 이를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 한잔의 홍차는 그냥 일상생활에서 물처럼 한순간에 들이키는 그런 차가 아니다. 시간을 들여 찻잔에서 전해지는 온기와 차의 향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한모금씩 마시며 음미해야 한다.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이 묻어 있는 캐릭터와 과거의 기억들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한순간에 들이켜서는 절대로 그 매력을 알아챌 수 없는 것이다.

에쿠니 가오리가 준비한 홍차의 진가를 알기위해 그녀의 글을 음미하며 읽어 나갈때 그녀의 글속에 담겨있는 황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가오와 시즈에의 이야기에 담겨진 열기에 취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에쿠니 가오리의 차향에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d******r 2014.05.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