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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수사법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던 때가 생각난다. 문장의 예를 들어가며 꼼꼼하게 외워야했던 중고들학생 시절에 그런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글 쓰는 것이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맨 뒷자리에서 일기장에 연습장에 끄적거리던 기억이 난다. 너무 흔하게, 국어의 첫 시작에는 매번 반복되는 수사법에 대한 이야기가 그 당시에는 참 지겨웠다. 하지만 지나가는 시간만큼 더 나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에 그 때의 지겨웠던 공부도 나름 그리워지고 있나보다. 글 쓰는 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매일같이 하다가 손글씨보다는 컴퓨터로 처리하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나의 글쓰기는 점점 익숙치 못한 일이 되었다. 인터넷이나 문자로 편리하게 편지를 전달하거나, 일기마저도 컴퓨터 사이트에 남기게 되는 생활이 편리하게 느껴지다보니, 매일 다이어리를 꺼내드는 빈도도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 점점 나의 마음을 적어놓는 일은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던 요즘 문득, 기본부터 다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작성하고 있는 문장을 살펴봐도 정말 기본적인 단어들만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왕 하는 것 좀더 잘하고 살고 싶었다. 점점 예전의 감수성이 사라지고 있는 듯한 느낌, 무뎌진 마음으로 표현까지 무덤덤해지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엔 이 책을 보면서 낯선 느낌이 들었다. 머리말에 적힌 <진도아리랑>을 읽으니 맛깔스런 표현에 기가 다 죽는 느낌이었다. 또한 중간에 보면 처음 보는 표현들로 겨우겨우 뜻을 짐작해가며 읽게 되었다. 확실히 더 많이 알면 더 많이 표현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다양하지 못한 표현만 접하다가 이 책을 보니 이렇게 문장을 잘라보고 바꿔보고 다듬어보고 맛을 내는 것이 참 재미나다. 아주 기본적인 것이며, 중간중간 점검해야하는 우리말 부림에, 좋은 스승을 만난 듯한 뿌듯함이 느껴진다. 이왕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름다운 한글을 잘 구사했으면 좋겠다. 영어를 잘 한다고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잘 쓰는 것을 우대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부분을 잘 익히고 다듬어서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좋은 글들을 많이 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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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장하늘 선생은 이십여 년 간 고등학교와 대학 강단에서 문장론을 가르쳤다. 그는 교육의 현장에서 문장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한국문장론의 구조를 세우는데 한평생을 바쳤다. 그는 우리말의 올바른 쓰임새에 한해서 무척이나 까칠했던 것 같다. 그런 까칠함은 결국 우리말에 대한 지극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그에 대한 일화를 소개해본다. 중앙일보 이장규 편집국장은 그가 쓴 칼럼에 대해 장하늘 선생에게서 따끔한 질책을 들었다. 장 선생은 이 국장의 중학교 때 은사였다. “나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는데 어찌 너는 그따위로 글을 쓰느냐”라는 말로 제자인 이 국장을 질타했다. 장 선생은 이 국장이 쓴 칼럼을 확대복사해서 조목조목 꼬집어 비판했다. 이 국장은 부끄러움을 무릎 쓰고 지적당한 칼럼 두 편을 편집국 게시판에 올렸다. 글쓰기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 기자들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서였다. 이런 일화를 통해서 장하늘 선생의 한 면모를 볼 수 있다. 그는 간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이 책을 집필하고 있었다. 머리말을 보면 ‘내 몸 속의 암이 어찌될지 몰라(일차 수술은 했지만), 우선 초벌을 내어두는 바다.’ 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는데, 선생은 2008년 6월에 작고했다. 돌아가실 때까지 우리글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았던 선생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책의 마지막 장에 실려 있는 선생의 육필원고는 가슴을 더욱 찡하게 했다.
이제 <수사법 사전>의 내용을 들여다보자. 저자는 수사법을 ‘말부림새’, 즉 말을 부리는 새(태도․ 깜냥)- 언어의 구사술이라고 했다. 그리고 ‘수사법은 언어의 창조이며, 원활한 일러듣김으로 메마른 사회를 부드러운 사회로 가다루는 무텅이(거친 땅을 개간하여 곡식을 심음)의 손길’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렇다면 막말이 횡행하는 요즘, 제대로 된 수사법을 써야할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하다고 하겠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제대로 된 말은 우리 사회를 순화시키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유연하게 해 줄 것이다. 별 생각 없이 매일 쓰고 있는 말이지만, 사실 말의 위력은 굉장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말 한 마디에서 한 사람의 인격이 느껴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되어 있다. 1장 수사법이란?, 2장 뜻바꾸기, 3장 꼴바꾸기, 4장 틀바꾸기, 5장 에두르기, 6장 재미붙이기, 7장 글짜기로 되어있다. 목차에서도 보이듯이, 그는 될 수 있으면 순수한 우리말 표현법을 쓰려고 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직유법을 ‘바로빗대기’, 은유법을 ‘줄인빗대기’, 활유법을 ‘산것빗대기’, 의인법을 ‘사람삼기’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생경스런 느낌마저 들었지만 자꾸 접하다보니 정감이 갔다. 그동안 우리말과 글은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언어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변화한다. 그런데 우리말이 변화된 과정을 살펴보면 그리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온 것 같지는 않다. 국적불명의 외래어에 잠식당하거나, 지나치게 거칠어진 면도 보인다. 그런 변화를 그 누구보다도 더 민감하게 느꼈을 저자는 우리말과 글에 대해 더욱 신경을 썼을 것이다. 저자는 책의 각 장마다 수사법의 실례를 들어 보여주거나, 문학작품에 쓰인 수사법의 일부를 발췌해서 분석을 해주었다. 그리고 도표 등을 이용해서 글의 쓰임새를 상세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독자는 강의실에서 직접 강의를 듣는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어느 때보다 말과 글의 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주었다. 책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이 책은 사전이다. 그래서 일회성으로 한 번 보고 덮어둘 책이 아니라, 글을 쓸 때마다 곁에 두고 보면서 참고로 해야 한다. <수사법사전>은 우리말과 글이 방향을 잃었을 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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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작고, 2009년 5월 초판 발행, 장하늘 선생님은 이 책을 내고 돌아가셨고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 책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20년동안 우리 국문의 문장론을 연구하고 가르치시면서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고자 했던 책, 자신 안의 체계와 실례의 결핍에 망설이고, 선생님의 말을 빌리자면 만용을 부리면서 완성 하고자 했던 책. <수사법 사전>. 아마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셨는지, 이 책의 초벌을 서둘러 완성하자마자 돌아가셨고 끝내 이책이 세상에 나오는 것은 지켜보지 못하셨습니다.
어쩌면 이 책은 한낱 250페이지의 종이책 뭉치가 아닌 소망 한페이지 한페이지 육화(肉化)된 김하늘 선생님의 20년 교단 인생의 자취이자 삶의 기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장하늘 선생님은 소중한 책 한권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셨네요
우선 이 책 <수사학 사전>은 지금까지 내가 보아왔던 어떠한 문장강화 책이나 수사법 사전 책보다 방대한 용법의 수사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하나의 용법에 순수한 우리말의 이름을 붙여놓은게 특징입니다. 이를테면, 직유법을 바로빗대기로 은유법을 줄인빗대기로 바꾸어 부름으로써 우리말의 풍부한 설명성을 참신하게 사용하였습니다. 아직은 그것이 익숙치 않고 이름 또한 생소하여 책을 읽기에는 방해가 되나 죽어있는 우리말에 생명을 불어 넣고 널리 사용되어야 한다는 마음에 즐겁게 읽었습니다.
하나의 방대한 수사법 사전이라고 정의해야 하나? 하지만 너무 급하게 쓰고 정리한 감이 있어 250페이지 분량의 책으로 담기에는 그 안의 내용들이 너무 거대해 약간 아쉬움이 남는 책입니다. 용법의 실례들이 적고 쓰임새가 가져오는 느낌에 대한 부차적 설명이 적어 나같이 빈약한 상상력과 말부림새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 책을 읽고 당장 풍부한 표현력이 가미된 멋스런 글쓰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 수사법 사전에 나와 있는 수사법의 기초와 용법들의 쓰임새를 깊이 이해하고 익히고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면, 훌륭한 문장가가 되어 있으리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만큼 풍부한 수사학의 용법과 기초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루고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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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작고하신 장하늘 선생님의 귀중한 책을 읽을수 있었던 기회였다. 한글을 사랑하고 전파하셨던 분의 한국문장론의 구조를 세우는 일에 한평생을 바쳤던 분이기에 수사법 사전은 소장하여 두고두고 보면 때에 따라 발췌해 보아도 된다. 학문의 이름 조차 생소한 수사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첫 장에 다룬다. 수사학의 역사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체계적인 수사학이 없었으며 일본의 문장론을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답게 책은 한자말이 아닌 우리 고유의 말로 수사법을 표현하고자 했다. 예를들면 제유법은 묶어잡기, 환유법은 바꿔잡기 라고 표현한 것이다. 시 한편에 얼마나 많은 수사법이 들어갔는지 든 예는 놀랍다. 국어시간에 들어보지도 못한 수사법들이 쓰이기도 하거니와 재미있기까지 하다. ‘바다여,/ 날이 날마다 속삭이는/ 너의 수다스런 이야기에 지쳐,/ 해안선의 바위는/ 베토벤처럼 귀가먹었다.’ 바다는 너가 되고 바위는 베토벤이 되는 것이다. 이 시 안에 쓰인 수사법은 돈호법, 의인법, 은유법, 풍유법, 대칭법, 활유법, 직유법으로 무려 8가지의 얽힌 수사법이 있다. 명강의 도중 교수가 절정을 설정해 두고선 일부러 쉼을 두거나 물을 마시는 일은 묵언법에 속한다. 일부러 끊고 여백을 두는데 그 여백의 내용을 은근히 깨우치게 하는 것이다. 아.. 그래 이런 부분은 판소리나 음악을 들을 때 종종 있었는데 이런게 묵언법이라는 수사법으로 글에서 쓰일수도 있구나. ‘침묵은 말 이상으로 웅변적이다’라는 토마스 칼라일의 말이야 말로 묵언법의 효과를 꿰뚫는 것이다. 책이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한번 읽어두면 글쓰기 뿐만 아니라 남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때 더 풍자적으로 혹은 내용을 더 풍부하고 아름답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