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혁의 <무엇이든 쓰게 된다>를 읽는 중에 눈에 띄는 이야기와 책이 있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집인 <아버지의 여행가방>. 무슨 문학상 같은 것을 받을리는 없을 뿐더러 수상 연설같은 것을 하지도 않을 것 같지만, 이 책은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책을 모두 읽을 수는 없을 것 같기에, 그들의 수상 연설문 정도만 읽으면 그나마 그 작가들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해서. 그냥 막연한 생각이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오르한 파묵이 노벨상을 수상했던 해에 그의 책들을 많이 샀는데 결국 아직도 다 읽지 못했다. 그래서라도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어줍잖은 이유를 찾았다. 책은 수상 작가의 일생과 문학 관련 약력, 수상 연설문, 작가를 이해하기 위한 해제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제목인 '아버지의 여행가방'은 오르한 파묵의 수상 연설문 제목이었다. 아무래도 이 책을 출간할 당시 나름 유명했던 작가였기에 사용한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해본다. 또 다른 이유는 오르한 파묵 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10인 지음이라는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무슨 탐정도 아니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연설문이긴 한데 조금은 어렵다. 작가의 사상을 담고 있고, 대부분 개인보다는 보다 넓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런 자리에서는 저런 말들을 해야하나보다. 쉽게 할 수 없는 말들, 대의적인 것들에 대해 말들, 부조리와 억압에 대해, 그리고 인류애에 대한 말들. 정치적인 발언들. 이 책을 읽노라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은 연설문을 준비하느라 꽤 고생을 할 것 같다. 노벨상을 수상하는데 그 정도는 해줘야하겠지. 언젠가 우리 나라 작가가 스웨덴에서 한국어로 연설했으면 좋겠다. 가까운 시일내에. 오늘 노회찬 의원의 소식을 접했다.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책의 활자들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약자의 편에 서서 올곧은 목소리를 내던 사람. 마치 이 책의 작가들이 했던 말들을 이 시대에 대신해 주었던 것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책이 출간된지 꽤 되었지만, 시기가 중요한 책이 아닌 것 같다. 마음을 울리는 책이다. 연설에서는 늘 첫마디가 제일 어렵다고들 합니다. 자, 이미 첫마디는 이렇게 지나갔군요. 하지만 다음 문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세번째, 여섯번째, 열번째,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 이를 때까지도 이러한 고민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p.1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