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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안드레아스 글,그림/평화네트워크 역 | 창해(새우와 고래) | 원서 : Addicted To War | 82쪽 | 322g | 2003년 02월 28 | 정가 : 6,500원
[십자군 이야기 1]을 읽고 책에 소개 된 이 책을 발견했다. 미국이 전쟁중독인 것은 모르는 바도 아니고 얇은데다가 만화 책인지라 가벼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는 것과 그 사실을 다시 읽어내는 것은 차이가 컸다. 어렸을 때부터 선진국의 대표주자 이며 최고의 물품을 만들어 내는 미국에 대해서, '역시 미제야'라는 말을 많이 듣기도 하기도 했었다. 이 책은 역시 전쟁도 미제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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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전시위가 세계 여러 곳에서 벌어졌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이 반전시위는 유럽과 미주, 중동, 아시아 등 대륙과 나라를 가리지 않고 1천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대대적으로 개최됐다. 이날 이후에도 이탈리아의 최대 노조 CGIL은 전쟁이 일어날 경우 총파업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는 '석유를 위한 전쟁 반대'를 외치며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세계의 반전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라크를 기어코 공격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할리우드의 스타 배우 마틴 신은 TV 광고에 나와 전쟁은 안 된다고 호소하고 있고, 워싱턴 D.C., 볼티모어, 시애틀 등 미국의 104개의 주요 도시가 이라크 공격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반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부시는 '국가안보의 위협' 운운하지만 정작 미국의 국민들 중 많은 이들이 이 말을 믿지 않는 것이다.
도대체 부시는 왜 그토록 이라크 공격에 집착하는 것인가? 이 의문에 명쾌한 해답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전쟁중독(addicted to="" war)="">이다. '미국이 군사주의를 차버리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만화는 미국이라는 국가의 탄생부터 이라크 공격을 앞둔 지금까지 어떻게 전쟁에 중독되어 갔는지를, 그리고 왜 거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지를 사진과 그림으로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신대륙을 정복하고 개척하는 것을 자신의 '명백한 운명'으로 여긴 기독교도들은 신의 뜻에 따라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것으로 이주의 역사를 시작했다. 그 뒤 멕시코 땅이었던 텍사스, 캘리포니아 주 등과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필리핀, 푸에르토리코, 괌을 차례로 빼앗은 다음, 하와이의 왕국을 무너뜨리고 파인애플 농장을 만들어버리는 것으로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었다. 냉전이 시작되자 미국은 '세계 경찰'로 스스로 나서서는 한반도로, 베트남으로, 레바논으로 군대를 보냈으며, 냉전이 끝난 후에도 파나마와 이라크, 유고의 수많은 민간인들이 미군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미국의 역사는 한마디로 침략 전쟁의 역사였다는 것이 이 책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미국이 벌인 전쟁들이 겉으로는 '민주주의'나 '자유', 또는 '정의'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은 거대 군수업체, 은행, 석유업체 그리고 그들로부터 돈줄을 대고 있는 정치인, 군장성 등 소위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당사자들이 직접 나와 실토하게 만든다. 한 해병대 장군은 자신이 한 일을 가리켜 "1902년부터 1912년 사이에는 브라운 브라더스의 국제은행을 위해 니카라과를 공격했고, 1916년에는 설탕을 탐내던 미국 기업을 위해 도미니카공화국 사태를 해결했다...... 1927년에는 중국에서도 스탠더드 오일이 방해받지 않고 사업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하며, 전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는 "석유는 아랍인의 손에 맡겨두기엔 너무나 중요한 물건"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전쟁의 이익이 미국의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막대한 전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하고, 무기 구입에 들어가는 돈 때문에 의료비와 교육비가 줄어들고 있으며, 일상의 자유를 제한 당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전쟁에서 죽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전쟁으로 부자가 되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죽어 가는 사람은 누구"인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그리고 "당신이 할 수 있는 뭔가를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이 비록 미국인들을 위해서 처음 쓰여졌다고 해도 앞의 물음과 제안은 지금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하다. 북핵을 둘러싼 북미간의 갈등이 해결 조짐을 보이지 않고 위기가 점점 높아 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쟁중독자들은 공공연히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라며 선제 공격의 가능성까지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혹시 전쟁이 무엇인가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털끝만큼이라도 생각하고 있다면 함석헌 선생이 하신 다음 말을 곱씹어봐야 한다. "이때까지 전쟁은 자연의 법칙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지배자들이 일부러 만들어내고 선전한 결과란 것이 밝혀졌습니다. 또 무기의 발달은 전쟁을 이기고 짐의 구별 없이 다 망해버리게 할 정도로 파괴적인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해서 이날까지의 습관으로 하면 전쟁을 해야만 할 듯하나 현실로는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이때에 있어서 비폭력 반항은 오직 하나의 길입니다."(간디자서전, 한길사, 2002) 지난 15일에 한국에서도 수십 개 시민단체들의 주도로 수천 명이 참여하는 평화적인 반전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는 것과 함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도 함께 촉구하고 나서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시위가 계속 될 것임을 알렸다. 전쟁을 막고 싶다면 이제는 우리 모두 이웃들과 함께 어깨를 걸고 나서야 한다. 그것만이 전쟁중독자들로부터 한반도를 지키는 길이다. [인상깊은구절] "미국이 지금 맛보고 있는 것은 우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경험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사소하다. 우리의 나라(이슬람 세계)는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러한 굴욕과 멸시를 맛보아왔다. 땅에는 죽임을 당한 아들들의 피가 흐르고, 성지는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고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수백만 명의 무고한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아무 죄도 없는 어린이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다... 미국, 그 국가와 사람들에 대해 나는 단지 몇 마디만을 말하고자 한다. 나는 기둥도 없이 천공을 떠받치시는 위대한 맹세한다. 이곳 팔레스타인에 사는 우리들 앞에 평화가 돌아오고, 이교도의 군대가 마호메트의 땅에서 물러가지 않는 한 미국, 그리고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안전을 꿈꾸는 일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신께 평화를"(오사마 빈 라덴, 2001년 10월 7일)전쟁중독(addi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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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모처럼 알기쉽게 시원한 답변을 주는 책이 조엘 안드레아스의 만화책 <전쟁중독>이다. 헐리우드 영화의 장미빛 프로파갠다에 중독된 이들에겐 '자유의 나라'로 상징되어 온 미국이지만 그 허상 뒤에는 이 나라의 수뇌부들이 이 나라 역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걸어온 길이 숨어있다. 바로 제국주의, 군사주의, 팽창주의가 그것이다. 독립전쟁으로부터 시작, 남북전쟁, 인디언 학살 등, 전쟁에서 전쟁으로 역사를 이어가며 팽창일로를 걸은 미국은 19세기 중반까지는 멕시코 영토의 절반을 빼앗고 19세기 후반에는 남미국들은 물론 필리핀까지 식민화 하는 등 북미 밖으로도 팽창화를 계속했다. (이 와중에 우리로선 신미양요를 겪은 바 있다.)
그러면서 2차대전 참전을 계기로 세계지배의 가능성을 엿본 이후 끊임없이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일으키며 마치 쇠붙이를 먹고 크는 전설 속의 괴물 불가사리처럼 끊임없는 팽창을 계속해왔고, 이제는 "전지구적 지배"라는, SF영화 속 악당이나 내뱉을만한 황당무계한 계획(이 표현은 부시행정부내 신보수주의자들이 만든 보고서에 등장하는 표현이다)을 위해 전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 이득을 보는 이들은 누구며, 피해를 보는 이들은 (무력의 희생자들 외에도) 누구인가를 이 책은 파헤치고 있다. 이제는 패권과 자원에 대한 국가적 탐욕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서 유기체처럼 끈질긴 생존과 팽창을 모색하는 거대한 괴물 군수업체들의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세계의 무고한 수 십, 수 백만의 희생자들이 끊임없이 목숨을 잃고, 생활의 터전을 잃고, 미래에 대한 꿈을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민 모두가 그 혜택(?)을 보는 것도 아니다. 이미 10여년전 동구권의 몰락과 함께 풍선 거품 빠지듯 쪼그라들었어야 했을 국방비는 여전히 세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일련의 전쟁과정을 통해 또 다시 급팽창의 '호황기'를 맞고 있는 반면, 교육, 사회보장, 사회 인프라와 같은 일반 시민들을 위한 혜택은 갈수록 축소되어 가고 있으니 극심한 빈익부 부익부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막 가고 있으면서도 체재가 완벽히 유지되는 것은 이런 군산복합체들이 군과 행정부는 물론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인들과 미디어까지 완벽하게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들이 불러일으키는 왜곡된 '애국주의' 바람에 일반 미국민들은 뭐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자국의 불량정부의 눈먼 지지자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자유세계가 지금 무서운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 한, 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소비되는 막대한 예산을 의회가 가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디어가 선도하는 여론의 지지를 받아야 비로소 우리는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다." 이 말을 군수업체인 GE의 회장이 한 것이 벌써 50여년전이니, 지금쯤은 얼마나 확실한 미디어 장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짐작할만 할 것이다. 이렇듯 끊임없는 미국의 팽창주의의 결말은 과연 어떤 것이 될 것인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 역사의 시초로부터 아직까지 그 어떤 상대로부터도 위축을 받아온 일이 없는 팽창일변도의 국가가 전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날, 지구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인상깊은구절] 1980년대초 레이건 정권은 이란을 걸프지역에서의 미국의 이익에 주요한 위협이라고 판단해 동맹국들과 함께 이라크의 이란 침공을 지원하고, 이라크군에게 많은 첨단무기를 제공했다. 심지어 미국회사들은 탄저균을 비롯해 생화학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물품들을 이라크 정부에 판매했다. 미 국방부는 이란 병력의 배치상황을 담은 위성사진을 이라크에 제공했고, 이라크 정부가 독가스를 사용했을 때는 모른 척하기도 했다. 1988년 이란과 이라크의 전쟁이 끝나자 미국정부는 자신들의 지원에 힘입어 막강하게 성장한 이라크군이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지배권을 위협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라크를 무장해제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미국이 이라크를 자극함으로써 쿠웨이트 침공을 유도해놓고는 오히려 그것을 군사개입의 구실로 삼았다는 증거가 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 침공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가 자신들에게 혹독한 경제적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었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쿠웨이트 침공 결의를 미국에 전했을 때, 미국정부는 후세인에게 사실상의 승인의사를 전달했다.전쟁중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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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나쁘다, 제국주의 혹은 미국의 전쟁 사업은 여러 모로 나쁘다.
이제 이런 말들은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문제는 그 상식이 실천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식이라는 점이다.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비판 논리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거다. 미국이 군사주의를 차버리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이 책의 부제)에 대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반전주의가 단순한 사상이 아니라 '운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질문들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매우 얇긴 하지만(90쪽 안팎) 큰 판형 때문에 굉장히 애매하게 느껴졌다. 또 만화라고는 하지만 글자가 굉장히 많아서 처음엔 적응이 안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애매한(?)' 책에는 운동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구체적 사실들, 역사적 사실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또한 전쟁에 반대하는 것이 미국 땅을 밟고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왜 중요한지 그 이유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얼마전 마이클 무어의 'sicko'도 봤지만, 미국내의 의료시설, 교육시설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폐기되거나 사기업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무기를 사고 만들 돈은 넘쳐 난다는 사실.)
이 책의 매력은 바로 그것이다. 만화로서는 흔치 않게 미주가 빼곡히 달려 있고 인용된 말들의 출처가 꼬박꼬박 기록되어 있다는 것. 저항과 연대를 위해서는 구체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즘, 적절한 타이밍에 읽게 된 책.
가격도 싸니(정가 6,500원) 한 번 사서 읽어보심도.. ^^;
p.s. 표지에 '이 반전 만화를 부시 대통령에게'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 이 책을 부시 대통령에게 보낼 필요는 없다. 읽어야 할 사람은 그가 아니다. 그가 어디 이런 사실을 몰라서 전쟁을 일으키고 다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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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서평만 아니었다면 아마도 나는 결코 이 책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ꡔ전쟁중독ꡕ은 책이라기보다는 꼭 ‘운동권 찌라시’ 같다. 거친 붓 자국과 조악한 그림, 만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지문과 작은 활자... 실패할 만화책의 특징은 모두 갖춘 셈이다. 나아가, 이 책은 ‘만화’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오히려 긴 지문에 많은 ‘삽화’가 들어있다는 설명이 더 맞을 정도로 자잘한 지문이 많다. 책의 겉모습만으로도 독서 전의(戰意)를 잃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결론부터 말하면, ꡔ전쟁중독ꡕ은 매우 훌륭한 책이다. 앞서의 단점들은 오히려 책의 메시지를 가벼이 흘려듣지 않게 하는 ‘안전장치’ 같은 구실을 한다. ‘만화책’이기 때문에 지적 긴장을 늦추려 하는 독자들을 다잡는 역할 말이다. 70여 페이지를 넘지 않는 이 짧은 만화책을 통해 우리는 ‘전쟁 중독’에 빠진 미국의 문제를 그 어떤 길고 정교한 논문에서 보다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전쟁에 대비하지 않는 국가는 없다. 하지만 전쟁은 최후에, 그것도 최악의 해결 수단이다. 개개인 사이에서 종종 일어나는 주먹다짐이 최악의 ‘추한’ 해결책이듯이 말이다.(따지고 보면 해결책도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마지막 카드인 전쟁을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다. ‘자유의 나라’라는 미국은 전쟁으로 태어나고 전쟁을 통해 국력을 키워나갔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대량 학살하며 삶의 터전을 확보했고 ‘주인’이던 영국과 싸워 독립을 쟁취했으며, 멕시코 등 미주 나라들과의 싸움을 통해 영토를 넓혔고, 1,2차 세계대전으로 전 세계로까지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나갔으니 말이다. 미국은 ‘세계경찰’임을 자처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만 쳐도 미국이 외국에 군사 개입한 횟수는 200번이 넘는다. 미국은 전 세계 군사비의 36%를 지출하고 있으며, 이는 국방비 지출 상위 25개국이 지출하는 총 액수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미국은 1 분당 100만 달러의 돈을 군대에 쏟아 붇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 어느 국가도 미국과 경쟁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투자’다.
하지만 폭력은 폭력을 낳을 뿐이다. ‘신속하고 철저한 공격과 패퇴’는 그 만한 원한과 보복을 불러온다. 9.11. 테러는 미국이란 ‘해결사’에게 보내는 피해자들의 응징이었다. (물론 테러 자체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힘든 또 다른 폭력이기는 하다.) 미국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또 다시 ‘전쟁’을 택했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은 더 많은 원한을 불러오고 오히려 수많은 테러리스트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결과 테러와 싸우기 위해 군사력을 증강하는 데 더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되고, 그럴수록 미국에 대한 분노와 혐오는 더욱더 증대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 것이 ‘전쟁중독’에 빠진 미국의 현실이다. ‘전쟁중독’은 미 국민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못하다. 미국의 소수 군산복합체들만 살찌울 뿐이다. 항공모함 1척의 1년 운영비만으로도 미국은 1만 7천 채의 집을 지어서 6만 7천명에게 살 곳을 제공하거나 34만 명의 약물 중독자를 치료할 수 있으며, 5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영양실조 어린이들에게 1년 동안 무료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정치인들은 사회복지를 위해 군사비를 절감하기를 원치 않는다. 정치자금의 큰 부분은 군산복합체에서 흘러나오기에 국방 산업체의 이익은 곧 그네들 자신의 이익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군산복합체는 주요 언론사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언론 또한 전쟁을 지지하는 쪽으로 여론을 몰고 가기 마련이다. 서로의 이익이 물고 물리는 관계에 있는 지배 권력층의 속성상 미국은 이미 ‘전쟁체질’이라 할 만하다. 전쟁을 통해서만 그들의 이익을 채워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전 세계 뿐만 아니라 자국 내 대다수의 국민들을 희생자로 만들며 자신의 배를 불리고 있을 뿐이다. 전상자에게 “...제너럴 다이내믹스, 엑슨, 체이스맨하탄 은행, AT&T, 맥도넬 더글러스, 제너럴 일렉트릭스 이름으로 귀하의 전장에서의 활약을 칭송합니다.”라고 악수를 건네는 만화의 한 컷은 “미합중국과 자유의 이름으로...”라는 명분으로 전쟁에 뛰어드는 미국 지배층의 본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전쟁중독’은 미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인류역사를 살펴보면 수많은 전쟁중독 국가들이 있었다.
“....무수한 참극의 원인은....일반 대중이 일으킨 게 아니다....여러분의 노동으로 즐겁고 게으른 나날을 보내고 여러분의 땀과 가난에 의해 부유해진 자들이 도당과 노예를 얻기 위한 싸움 때문이었다. 그들은 여러분의 주인이 되기 위해 파괴적인 광신(狂信)을 고취했다....” 볼테르(Voltaire)의 말이다. ꡔ전쟁중독ꡕ에서 묘사되고 있는 미국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역사는 이처럼 반복된다. 하지만 진보도 한다. ‘전쟁중독’을 진단하고 평화를 호소하는 이 책이 전 세계적인 공감을 얻고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본다. 부디 폭력보다는 사랑이, 대결보다는 설득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충격과 공포’의 이라크 전이 끝나고 ‘다음 타자’인 북핵문제가 불거지는 시점에서 더욱 절실해 지고 있는 소망이다. [인상깊은구절]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이 제안하는 미래 세계는 너무나 냉혹하고 잔혹하지 않은가/ 전쟁은 테러리스트들의 흉악한 행위를 더 크게 불러울 것이고, 그에 대항한 전쟁이 또다시 일어날 것이다. 그것은 또 새로운 태러를 파생시킬 것이다. 의식 있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폭력과 보복의 연쇄 반응이라는 함정에 호락호락 말려들기를 결코 바라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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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중독』초판은 제1차 걸프전 직후인 1992년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미국의 군사패권주의의 피해자가 미국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 ‘안’에도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래서 만화 전개도 미국에 살고 있는 평범한 주부가 자신의 아이에게 군사패권주의가 외국은 물론이고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 주는 방식 택하고 있다. 2003년 미국 연방정부는 예산 총액에서 국채 관련 비용을 뺀 자유재량 예산 중 51.6%를 군사비로 교육 관련 예산은 6.7%를 책정하였다. 이런 정책 때문에 국민은 세금을 내면서도 충분한 사회복지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외국에서 전쟁을 하는 동안 치루는 희생은 돈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병사들이 생명을 잃거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병들었다. 미국이 이처럼 광적으로 전쟁을 치루기 시작한 배경은 1776년 토머스 제퍼슨의 ‘독립선언’에서 찾을 수 있다. “지상의 모든 나라들과 모든 사람들은,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묶여 있던 자신들의 정치적인 사슬을 끊고, 자연의 법과 하나님의 법에 의해 주어진 본래의 독립적이고 대등한 지위를 주장해야 한다.” 독립을 쟁취한 이들 식민지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북아메리카 전역을 지배하도록 신에 의해 선택받았다고 믿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선택되었다는 확신을 ‘명백한 운명’이라고 표현하며 정당화하였다. -<전쟁중독> 13쪽- 이와 같은 종교관으로 무장한 미국의 지도자들은 인디언을 몰아 낸 뒤, 멕시코 영토의 반을 빼앗는다. 그들의 욕심은 거기에 멈추지 않고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쿠바, 필리핀을 빼앗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미국의 기업가들은 그런 미군을 앞세워 경제적 침략을 가하고, 독재정권의 권력층을 옹호하여 미국에 순종하는 체제를 만들어 왔다. 세계의 패권의 유지하려는 미국의 욕심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 냉전체재를 유지하면서, 전쟁의 새로운 명분을 만들었다. 한반도에서 치룬 6.25전쟁도 미.소 양국의 땅 따먹기 한판 승부였던 것이다. 이 책에선 현재 한반도가 둘로 분단된 상태이고 미군이 한국에 주둔한 상황을 다음 전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 표현하고 있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섬뜩한 공포가 느껴진다. 이 밖에도 <전쟁중독>에선 미군이 여러 약소국을 상대로 치루는 다양한 전쟁의 잔혹성을 고발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미국 서민들의 삶의 질이 얼마나 황폐해지고 있는지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가, 전쟁의 피해자가 외국뿐만 아니라 미국에 살고 있는 서민들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미국 기득권층의 패권주의가 미국 서민들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는가를 알려 국민을 전쟁반대에 참여시키기 위해서이다. 미국 국민이 패권주의 전쟁을 반대한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평화를 원하는 새로운 정치가들이 정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버락 오바마 제 44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은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먼저 그의 당선은 흑인 대통령의 등장이라는 것으로 백인 우월주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세계 각 처에서 ‘악의 축’, ‘테러국’이라 몰아세우며, 군사적 침략은 물론 경제적 압박을 가해 많은 생명을 아사상태로 만든 부시 정부와는 달리 온건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 흔들림 없이 유지된 백인 자본가들의 권력 구조 속에서 오바마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 국민은 백인 우월주의를 깨고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품었다. 더 이상 백인 권력자들 아래서 불이익을 받으며, 꼭두각시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런 변화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전쟁중독> 같은 책들이 미국의 패권주의의 실체를 알리는데 앞장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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