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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책을 읽다보면 책 주인공에게 (특히 1인칭일 때는 더욱) 감정을 이입하거나, 괜시리 '주인공 편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이 책 속의 '시몬 페터스'에게는 그런 감정이 도저히 생기지 않는다. 신기한 건, 답답하고 왜 이러나싶긴 하지만 밉지는 않다. 묘하고 재밌다.
사실 이 책은 반납해야하는데 내 생에 첫 '장기연체'까지 하면서 읽은 책이다. 주인공을 따라 어수선하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글이지만 재미있고, 재미있으면서도 속터지고, 속터지면서도 귀엽다. 이런 말만 들으면 이상하게 느껴지겠지만, 그렇다. 이상하다. 시몬은 잘난 점은 하나 없으면서 자존심은 강하고, 영락없이 당하는 걸 본인이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저항하지도 않고, 여자와는 온통 할 생각 뿐이고, 그런데다가 문제가 생기면 이상한 해결책을 도출해낸다. 게다가 은근히 달변가라서 스타벅스를 가기 싫은 이유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사회경제적 영역에 미치는 범세계적인 결과에 이르는 녀석이다. 사실 책 초반에 점원에게 30C라는 코너를 외우게 만들었다고 화를 내는 모습부터 이런 시몬의 '또라이'기질을 느꼈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지루하거나 식상하지않고 오히려 재밌게 만들어주기도 하다. '또라이'라는 말이 좀 심한가 싶지만, 읽다보면 그 생각밖에 안든다. 그래도 책을 읽고있자면 이 '또라이'는 귀엽기까지 하다.
어떻게 이런 시몬에게 플릭이나 파울라같은 친구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은 시몬의 바보스러운 점이나, 괜히 자존심세우고 밉살맞게구는 면도 다 이해해주는 좋은 친구들이다. 그런가하면 '필'같이 자기가 더 잘나가면서도 어리숙한 친구에게 빌붙고 그러면서도 무시하는, 이런 못된 친구도 있다. 여튼, 이런 친구들이 있어서 이들이 시몬과 재미있게 얽히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시몬의 '끝을 모르는 바보스러움과 정신없음'이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지만.
하지만 꽤 재미있게 읽다가 마지막 부분에서는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다. 시몬이 일으킨 사고의 잘못된 해결법들이 불러온 결과들이, 마지막에 빵, 한꺼번에 터진달까. 그러면서 이 정신없는 일상이 더욱 정신없어지고 시몬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과정들이 조금 '??' 물음표를 자아내게만들기도. 근데 그런 것들까지도 다 이 책이라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여튼, 꽤 즐겁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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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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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통신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시몬. 그는 태어나서 한 번도 제대로 연애 한 번 못해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친구인 플릭, 폴, 파울라는 그런 시몬의 단조로운 삶에 변주점을 주지만, 스물아홉, 이젠 누군가를 만나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시몬은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하지만 모든 사건을 이상하게만 해석하는 그의 성격은 ‘보통의’ 연애를 힘들게 만든다. 클럽에서 만난 승무원, 휴가지에서 만난 구급대원, 소개를 받은 아가씨와 짝사랑하던 스타벅스 여직원까지... 그의 짝은 과연 누구일까.
2. 감상평 。。。。。。。
책 뒷표지에 실린 ‘세상의 모든 싱글 남성들이여 여자의 몸속이 아니라 맘속을 파고들어라!’라는 문구는 이 책이 뭔가 재미있는, 일종의 연애지침서 같은 내용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지만, 결국 그건 출판사의 과장된 홍보문구였을 뿐이었다. 책은 그냥 주인공 시몬의 괴이한 상황인식에 기초한 황당한 사건들의 연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장된 주인공의 성격이 가끔씩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게도 하지만, 이게 뭐 재미있어 죽을 정도는 아니고,(아마도 독일과 우리나라의 유머 코드가 다르다는 게 핵심인 것 같고) 이 작품이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는 데 우리나라였으면 과연 흥행을 했을까 싶기도 하다. 이런저런 사건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지니 지루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뭔가 꼭 읽어야만 하는 깊은 맛까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딱 재미로 보면 될 듯한 책. |